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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4년 01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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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84쪽 | 433g | 173*228*20mm |
ISBN13 | 9788974742157 |
ISBN10 | 8974742152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안락사, 윤리와 생체과학 발전 사이
매주 화요일, 우리 가족은 도서관에 간다. 도서관이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아서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기에 안성맞춤이다. 며칠 전 과학코너를 뒤지던 나는 ‘생명윤리논쟁’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같은 시리즈였던 ‘역사 논쟁’ 도 재미있게 읽었고, 내 꿈 또한 과학자이다 보니까 궁금함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생명윤리가 먼저인가? 과학발전이 먼저인가?’를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하는, 그 중에서도 생명을 연장하는 연명치료 외에 다른 방도가 없을 때 약물이나 치료 중단 등을 시행하여 고통 없이 사망시키는 ‘안락사’라는 내용이 나의 맘을 가장 무겁게 했다.
안락사는 누구의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존엄한 죽음’이 될 수 도 있고, ‘가면을 쓴 살인’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과연 안락사를 존엄한 죽음으로 봐야 할까? 아니면 가면을 쓴 살인으로 보아야 할까? 이 책을 읽는 내내 고민하게 만들었다.
불과 1달 전, 외증조모께서 돌아가시는 바람에 나는 죽음에 대해 접할 수 있었다. 소중했던 가족 중 한 분이 돌아가시니까 주변 분들은 매우 슬퍼하셨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에겐 갑자기 다가오는 별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를 준비할 틈 없이 사랑하는 이를, 가족을, 누군가를 떠나보내야만 한다. 언젠가는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도 모르겠지만 떠나보내야 하는 사람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마음이 아프고 떠나보고 싶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나에게도 쉽게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 바로 병환으로 투병 중이신 할아버지이시다. 내가 어릴 때 할아버지와 낚시를 가는 것이 소원이었다. 방학에 부산에 내려가면 낚시 가자고 할아버지를 조르고 또 졸랐고 할아버지는 매번 가주지 못하셔서 미안해하셨다. 그런데 1년 전 찾아온 병은 할아버지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고 병문안을 가면 더욱 핼쑥해지시고 야위신 할아버지를 보면서 도와드리고 싶어도 도와드릴 수 없어서 눈물이 흐른 적이 많다.
책을 읽고 나서 만약 난 할아버지와 같이 소중한 가족이 의식불명 상태에 놓여있을 때 생명만 연장해주는 연명치료를 계속해줄 것인가? 아니면 떠나보내 줄 것인가? 라는 섬뜩한 생각이 내 머리 속을 스쳐지나갔다.
나는 그때부터 ‘사랑하는 가족인데 보내드려야지.......’ 라는 생각과 동시에 ‘아니,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인데 어떻게 그리 쉽게 보내드려.......’ 라는 생각 사이에서 갈등하기 시작했었다. 그동안은 동물에 대한 안락사 이야기만 듣다보니 안락사에 대한 무섭다는 생각만 있었는데 사람들에게도 안락사가 시행된다고 하니까 생각이 복잡해졌다.
안락사를 허용해주게 되면 부작용으로 사람들이 죽음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 쉽게 선택할 수 있고 인생 중에 한번 쯤 있을 고비마다 병원에 가서 안락사를 통해 자살을 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렇다고 너무 규제하게 되면 일부 환자들은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야하고 돈이 없는 가족들은 연명치료의 어마어마한 비용 때문에 평생을 채무에 깔려 살아갈 수도 있다. 이처럼 과학기술은 돈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되겠지만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기회의 폭이 줄어들어 사회 불평들을 조장할 수 있다.
그동안 과학발전은, 그중에서도 생체과학 발전은 여러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그 이유는 과학발전과 생명윤리 중 하나만 중요시해왔기 때문이다. 일본의 731부대는 생명윤리를 무시했다. 비록 생체실험을 통해 과학발전을 이뤄냈지만 그리 좋은 평을 얻고 있진 않다. 그렇다고 몸에 칼을 대는 것을 매우 배척했던 조선시대에 경우 생명윤리는 중요시됐지만 서양에 비해 많은 과학발전을 이루어내지는 못하였다. 과학은 마치 부엌에 있는 칼과 같은 것 같다. 잘 쓰면 인류의 발전을 이뤄내겠지만 잘못 쓰게 되면 핵폭탄과 같은 대재앙을 일으킬 것이다. 그렇기에 생명윤리와 과학기술은 서로 견제 하면서 균형을 이루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안락사는 생명윤리와 과학의 발달 사이에서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야 참된 의미를 갖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엌에 있는 칼과 같이 말이다.
이 책은 나에게 앞으로 과학자로서의 ‘과학기술과 생명윤리 모두 평등한 위치에 서로를 견제하며 발전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사실’ 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다. 아무리 과학발전이 이뤄져도 생명윤리가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모래 위의 성이고, 생명윤리가 아무리 발전해도 과학발전이 없으면 항상 그 시대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과연 20년 후, 나는 생명윤리와 과학기술을 고르게 사용하는 과학자가 되어있을까? 라는 질문을 이 책을 통해 나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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