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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6년 07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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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400쪽 | 566g | 127*187*30mm |
ISBN13 | 9788965745617 |
ISBN10 | 89657456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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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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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를 빼고는 유럽을 이야기 할 수 없다. 한 제국으로 천년을 넘어선 로마가 문화,경제,종교 등 여러 면에서 현재의 유럽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을 당연할 것이다. 그럼 어떻게 로마는 그 긴 시간을 이어올 수 있었을까? 내가 아는 좁은 지식으로는 새로운 피의 수혈 덕택이다. ‘고인 물은 썩는다.’ 라는 표현처럼 만약 로마가 계층 간의 이동이 어려워 새로운 계층의 인물이 로마 중심부에 입성하지 못했다면 로마는 썩은 물로 역사에 기록되었을 것이다.
자원이 부족한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 유일하고 믿을 만한 것은 인적자원이다. 우수한 인물의 등장과 새로운 인물의 중심부로의 입성은 한국의 변화와 혁신을 꾀할 수 있다. 당연히 한국의 부모들은 그 어떤 나라 사람들보다 자식교육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그 중심부에 우리의 자식이 있기를 바라므로) 그러다 보니 나라의 교육정책도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시로 변화를 거듭한다. 그 변화 속에서 부모와 학생들은 혼돈과 갈등으로 시간과 돈을 쏟아 붓는다. 그런데 과연 교육정책이 문제일까? 물론 올바른 교육정책의 확립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 바꾼다고 교육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올바른 방향으로 교육이 나아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소되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결국은 도로아미타불이 될 것이다.
1.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 필요성
직업이라는 것은 사회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만들어진다. 다시 말해 어느 직업에도 높고 낮음이 없고 우러러보거나 얕잡아 봐도 되는 직업은 없다. 그런데 지금의 한국은 조선시대도 아닌데도 직업에 의해 계층이 나누어진다. 의사를 대할 때나 변호사를 대할 때의 우리의 태도와 청소부나 마트 직원을 대할 때의 우리의 태도를 생각해보라. 이런 직업에 대한 인식의 불평등은 자식교육에 목맴으로서 (자신의 아들, 딸을 위한다는 미명아래) 아이들을 혹사시킨다. 만약 어떤 직업이든지 같은 눈높이로 바라볼 수 있고 자신이 가진 직업의 사회적 가치와 직업에 대한 사명감을 가질 수 있다면, 남이 바라보는 직업이 아닌 자신이 바라보고 좋아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낼 수 있게 되고 특정 직업을 획득하기 위한 잔인하고 피 터지는 싸움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2. 직업 간 격심한 소득차이 줄이기.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더불어 중요한 것이 소득문제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직업이라는 것은 사회가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의사, 청소부 등도 그래서 만들어졌다. 그런데도 소득의 차이는 너무 크다. 의사와 같은 전문직은 많은 공부를 해야 되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만큼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한다. 반면 청소부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지만 덥고 추운 날씨에 먼지와 쓰레기와의 싸움을 하기 때문에 누구나 피하고 싶은 일이다. 결국 두 직업 다 각자의 직업적인 면에서 좋고 나쁨이 존재하는 것인데 왜 소득의 차는 커야 하는가? 만약 이와 같은 직업 간의 소득차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면 그리고 직업 간의 불평등한 인식을 해소 할 수 있다면 좋은 대학 좋은 학과를 선호할 필요가 없으며 고등학교의 공부도 입시가 아닌 진짜 공부를 할 수 있게 될 지도 모른다.
3. second chance 의 제공
우리는 이런 말을 많이 한다. 만약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진짜 열심히 공부할 건데 라고!
왜 하필 학창시절일까? 물론 풋풋하고 생기발랄한 그 시절이 그리워 일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학창시절이 주는 기회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넘어가는 관문이 우리의 인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점이며 이 지점을 관통하고 나면 다시 한번 기회를 가지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딱 한번 주어진 기회. 어른들은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아이들에게 학창시절에 공부해야 된다고 수시로 주입하고 압박한다. 만약 두 번째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사회적 여건과 직업적 기회가 누구에게나 주어진다면, 학창시절을 아쉬워하거나 그리워하는 대신 내 인생의 다른 순간을 그리워하게 되지 않을까?
조정래 선생님의 책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도 교육에 대해 아는 바가 없음에도 이렇게 바뀌면 더 낫지 않을까 라고 쓸데없는 생각을 해 보았다. 하지만 쓸데없는 생각들도 정답은 아니지만 정답에 가까워 질 수 있는 길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이가 고3이다. 어떤 엄마들은 아이의 일상에 맞춰 일어나고 아이가 들어올때까지 깨어있다가 아이가 자면 그때 본인도 잠드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삶은 없고 오로지 아이의 일상에 맞춰져 있는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 친구들이 나에게 말하길 고3 엄마같지 않다고 말한다. 어딜 봐서 고3 엄마냐고. 주말이면 등산 다니고, 여행을 다니기 때문일 것이다. 공부란게 어차피 아이가 하는 것이고 나는 아이를 위해 먹을 간식과 음식만 준비해 주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공부하라고 하거나 감시해봤자 공부할 아이들은 하고 하기 싫으면 절대 안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언젠가 아이에게 성적과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가 잔소리로 받아들이는게 속상했다. 그래서 몇 마디의 말을 하고 싶어도 참는 편이다.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도 있잖은가. 자신의 아이를 조카나 이웃집 아이려니 생각하면 아이와 싸울 일도 없다고. 아이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대화하다보면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지금은 잘 안다. 오히려 지금은 아이가 자신에게 관심을 좀 가지라고 말할 정도다. 그 적정선을 지키는게 참 힘든 일이며 쉽지 않다.
이 땅의 학부모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책을 만났다. 바로 『태백산맥』과 『정글만리』의 작가 조정래의 『풀꽃도 꽃이다』라는 책이다. 고등학생의 자녀를 둔 나도 겪고 있는 일이기에 더 공감하게 읽게 된 책이다. 내 아이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부모들.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관심없고 부모가 원하는 대로 어떻게든 SKY를 보내려고 하는 부모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소설이다. 흔히 하는 말 중에 첫번째가 아빠의 경제력, 두번째가 엄마의 정보력이 있어야 SKY를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아이를 SKY 혹은 인 서울을 하는데는 경제력이 우선이라는 소리다. 과외를 시키면 아이의 성적은 오를 수 밖에 없으니 부모도 시키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아이가 진짜 어떤 대학 무슨 과를 원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닐까.
친구 중에 아이에 대해 자신의 온 시간을 할애하는 친구가 있다. 물론 공부를 잘한다. 공부를 잘하고 부모가 아이를 위해 조력할 수 있는 경제력도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아이를 위해 학교를 밥 먹듯이 다니는 걸 아이 초등학교때부터 해왔다. 그 친구가 하는 말을 들어보니 어떤 교재로 공부하는지 서로 비밀에 부친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지만 그게 그쪽 지방의 현실인듯 했다. 나와는 동떨어진 세계랄까. 이제 마지막 몇개월을 남겨두고 있는데 여러가지 생각이 많은 듯 했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사실 아이들이 공부에 치여 있지만, 인생에 가장 중요한 질풍노도의 시기가 이 때가 아닐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을 해야하는데, 정작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진로를 부모가 대신 결정해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다. 그런 부모의 마음을 모르는게 아니다. 나 또한 아이가 되도록이면 고생하지 않은 길, 편한 길을 찾아 갔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그래서 이러한 직업도 괜찮다는 말을 하곤 하지만 결국엔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가 결정을 하는 건 자신이 아니던가.
그래서 작가가 하는 말에 더 귀기울여졌다. 부모가 꽃길이라 여겨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다보면 아이는 아무 말 없이 부모 말을 따라가다 자살에 이르기도 하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아이가 원하지 않는 것. 원하지 않은 공부를 한다는게 너무도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주인공 강교민의 입을 빌어 고등학생이지만 자신의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하는 아이들을 끌어안는 법을 보여주고, 반 아이들, 혹은 친구의 아이들이 진짜 원하는 일을 하도록 도와준다. 물론 강교민이 하는 일에 무조건 찬성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알면서도 무시하고 싶고, 부모가 생각하기에 좀더 편할 길을 가기를 바랄테니까.
작가가 이렇듯 강력하게 말하고 있어도 중고등학생인 자녀를 둔 부모는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알고 있는게 좋지 않을까. 이렇듯 아이들은 하기 싫은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을. 고통스러워 한다는 것을. 고통으로 인해 죽고 싶어한다는 것을. 작가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부모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고민들을 함께 했고, 영어 공부를 하지만 영어를 못하는 우리나라의 교육 행태를 말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직시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부모와 자식은 절대 변할 수 없는 한 핏줄이되, 그 생명체로서의 존재는 완전히 별개의 독립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개성도, 능력도, 성격도 다 다르다는 사실, 그래서 그들의 인생도 다 다르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2권, 279페이지)
위 문장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작가가 하는 말을 새겨듣고 아이가 진정 원하는 것을 해주려는 부모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아이에게 공부를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것. 자기 스스로 하길 기다리는 수밖엔 없는데, 그러기엔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뿐이다.
(* 전2권, 합권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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