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쟁이크's 책수다] 전작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도 참 좋은 느낌으로 기억되는
에세이 였는데, 이번 책 '보노보노의 인생상담'도 전작에 이어 괜찮게 출간되었네요. ^^
이번 책은 일본의 원작자가 독자들의 크고 작은 고민들을 받아서 보노보노와 친구들이 고민을
해결해 주는 포맷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주로 보노보노와 포로리의 대화가 주를 이루지만
너부리, 도로리 누나 등 주변 인물을 찾아가 같이 독자들의 고민을 나누고 함께 해결합니다.
원작자는 정말로 다양한 고민들이 있었지만 사연들을 대략 추려내보고 나니 우리는 대부분
비슷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아가도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서 놀라기도 했다고 합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는 (평균적으로) 비슷비슷 하구나' 라며 마음 한 편으로는 안심이 되기도
했답니다. '뭐, 나만 그런 고민 하는 게 아니구나' 이런 생각들요. ^^
대화 내용앞에 누구의 말인지 아이콘으로 표시해줘서 귀엽긴 했는데, 이름을 써주었으면
좀 더 가독성도 좋고 편하게 읽었을텐데 … 하는 아쉬움은 남더라구요.
보노보노와 친구들의 대화가 어떻게 보면 선문답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질문에 비해 가벼운
답변인 것 같은 부분도 있지만 그들의 대답은 정말로 심플하게 고민을 해결해 주기도 합니다 :D
- 실패하면 어떻게 해?
- 실패하면 관두면 되니까 해보면 돼.
- 뭔가를 하는 게 먼저지.
- 그냥 하면 돼.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 아무도 자기를 칭찬해주지 않을 때는 스스로 자기를 칭찬하는 거야.
그러면 조금씩 자신이 생겨.
- 다들 자기만 불안해 한다고 생각할 뿐이지.
- 다들 나이 드는 건 처음이니까.
- 다들 사는 게 처음이니까, 처음인 것 투성이야.
- 다들 조금씩 남들과는 다른 자기만의 인생이 되는 거야.
- 헤어지는 길목이지. 거기서부터 지금까지와는 다른 인생이 되어버리니까.
- 평범한 사람은 알 수 없는 세상.
- 거기서 관두지 않고 울면서라도 계속해 나가면,
평범한 사람은 알 수 없는 세상에 갈 수 있을지도 몰라.
보노보노와 친구들의 고민해결 과정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이예요.
다 괜찮아. 실패하면 그만 두면 되니까 일단 도전해봐. 그냥 해보는 거야.
너만 불안한 게 아니야. 모두가 처음이라 다 그래. 괜찮아.
관두지 않고 계속 나아가면 평범한 사람은 알 수 없는 신기한 곳에 다다르게 될지도 모르지.
각기 다른 고민들이었는데 정리해서 이어 붙여보니.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인생의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던 한 방향의 표지판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 )
괜찮다고 말해주는 친구가 있다면, 실패한다고 해도 도전해 볼 수 있는 용기가 나는 것 처럼요!
든든하게 다가온 에세이라 그런지, 다 읽고 나서는 마음이 한결 단단해 진 느낌입니다! 용기 ♥
★★★★☆ (매력쟁이크's 평점별) - 괜찮아, 불안하긴 마찮가지야. 해보고 싶으면 하는 거지 ^^
보노보노) 되고 싶은 게 있는 사람은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겠지만,
되고 싶은 게 없다면 고민 같은 거 안 해도 되는 거 아닌가.
포로리) 그러게. 되고 싶은 게 있는 사람이 대단한 것도 아니고.
보) 되고 싶은 게 있는 사람이 더 멋있는 걸까?
포) 그럼 우리들은 안 멋있어?
보) 안 멋있다고 해도 뭐.
포) 맞아. 아무도 그런 말 안 했어.
보) 응응. 아무도 그런 말 안 했어. 그러니까 괜찮지 않아? 되고 싶은 게 없어도 말야.
포) 맞아 맞아.
보노보노) 도리도리가 조금 더 컸을 때 모르는 애들한테 괴롭힘을 당했어.
근데 그 전까지는 툭하면 울었는데, 그때 만큼은 '울면 안 돼'라는 목소리가 들리더래.
그 말을 누가 한 건지 생각해봤더니 바로 또 다른 자신이 한 말이었다는 거야.
그 순간, 왠지 자기를 토닥여주는 친구가 생긴 느낌이더래.
하지만 다시 괴롭힘 당했을 때, 또 하나의 자신이 '울면 안 돼'라고 말했는데도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났고, 그게 억울해서 더 많이 울었댔어.
포로리) 또 하나의 자신이 한 말을 지키지 못해서.
보) 응.
포) 그거 되게 슬프네.
보) 응. 슬퍼 …….
포) 또 하나의 자신은 분명 누구보다 나를 위해줄 거야.
보) 응응. 그 누구보다 나를 생각해주지.
보노보노) 뭐? 관둘 거라구?
너부리) 그렇게 계속 실패만 하면 관두지.
포로리 ) 와, 그렇구나 . 보노보노! 실패하면 관두면 되니까 해보면 돼.
보) 자신감은 없어도 될까?
포) 자신감이 있어도 실패할 때는 실패한다고 봐.
보) 아, 그런가. 그럼 해보면 되겠네.
포) 응. 실패하면 관두면 되는걸.
보) 하지만 실패하면 더 자신감이 없어질지도 몰라.
포) 하지만 잘하면 자신감이 생겨.
보) 그렇지.
포) 뭔가를 하는 거랑 자신감이 생기는 거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랑 비슷해.
뭐가 먼저인지 모르는 걸.
너) 뭔가를 하는 게 먼저지.
포) 응?
보) 그렇구나. 뭔가를 해서 잘 되면 자신감이 생기니까, 역시 뭔가를 하는 게 먼저구나.
너) 아니야. 그냥 하면 돼.
포) 하면 돼?
너) 하고 싶으면 하면 되지.
보노보노) 슬픔에 익숙해지려면, 제대로 슬퍼해야만 해.
포로리) 응. 슬퍼하는 게 싫다고 뭔가를 하면서 그 기분을 달래거나 얼버무리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슬픔에 익숙해질 수 없어.
보) 응응응. 하지만 슬퍼하는 건 힘들지.
포로리) 아무도 자기를 칭찬해주지 않을 때는 스스로 자기를 칭찬하는 거야.
그러면 조금씩 자신이 생겨.
보노보노) 겁쟁이에다 우유부단하고 여린 데다 서툴기만 하면 불안하겠지.
포) 불안해하지 않는 사람 따윈 없어. 다들 자기만 불안해한다고 생각할 뿐이지.
보) 나도 불안한데.
포) 뭐가 불안해?
보) 제대로 나이를 먹고 있는지가 불안해?
포) 아, 제대로 나이를 먹고 있는지?
보) 응응.
포) 제대로 어른이 될 수 있을지 불안한 거야?
보) 맞아 맞아.
포) 다들 나이 드는 건 처음이니까.
보) 다들 사는 게 처음이니까, 처음 인 것투성이야.
포) 그래서 다들 불안한 거야.
보) 응응.
보노보노) 그럼 원래는 일 안 해도 돼?
포로리) 아니. 일해야 돼. 자기 자신을 위해서.
보) 자기를 위해서구나.
포) 그래. 보람이나 즐거움을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야. 자기를 위해서 일하는 거잖아.
다 자기 살려고 일하는 거야.
보) 하지만 망야. 그렇다면 즐거움 따윈 하나도 없는거야?
포) 있어. 있지만 그건 딱히 일에 있는 게 아니야.
같이 일하는 사람 때문에 즐겁거나, 퇴근길이 제일 좋거나, 휴일이 제일 반가운 것 같은 거야.
그리고 어딘가에 가거나 맛있는 걸 먹거나. 일하는 거랑은 전혀 상관없는 곳에 즐거움이 있는거야.
그리고 그건 일을 안 하면 맛볼 수 없는 거라구!!
포로리) 뭐, 힘들겠지. 하지만 살다보면 다들 아프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죽기도 하잖아. 그러면서 조금씩 남들과는 다른 인생이 되는 거 아니야?
보노보노) 아, 그렇구나. 하지만 다른 경우에도 그래.
태풍 피해를 봤다거나, 지진이 났다거나 해일도 그렇고.
포) 응. 더 힘든 일을 겪은 사람도 있고.
다들 조금씩 남들과는 다른 자기만의 인생이 되는 거야.
보) 그렇구나. 헤어지는 길목 같은 건가.
포) 헤어지는 길목이지.
거기서부터 지금까지와는 다른 인생이 되어버리니까.
포로리) 재미없더라도 계속해나가면 '재미없는 것도 괜찮네'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지.
보노보노) 왜 괜찮은데?
포) 음. 왠지 편안하니까.
보) 아. 편안하구나. 편안한 거 좋아.
포) 그러니까 다들 편안해지고 싶어서 참는 걸지도 몰라.
보) 그렇구나. 그럼 편안한 게 가장 가치 있는 걸까?
포) 그건 잘 모르겠지만,
편안함이란 즐거움이나 기쁨이나 재미를 뛰어넘은 거야.
보) 응응. 편안하다는 건 신기해.
포) '뭐. 이만하면 됐어' 싶은 거지.
포로리) 재미도 없는데 지겨워하지 말라고 하면 좀 그렇잖아. 아하하하.
보노보노) 지겹지만 울면서라도 해보면 어떻게 될까? 아하하하.
포) 그거 나름대로 다른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보) 우와, 그런가. 다른 세상이라면 어떤 세상이야?
포) 평범한 사람은 알 수 없는 세상.
보) 평범한 사람은 지겨우면 그만두니까.
포) 응. 거기서 관두지 않고 울면서라도 계속해 나가면,
평범한 사람은 알 수 없는 세상에 갈 수 있을지도 몰라.
보) 그런 세상에 갈 수 있다면 더 이상 지겹지 않을지도 몰라.
포) 아니. 그래도 지겨울 때는 지겨울 것 같아.
보) 지겨워지면 어떻게 해?
포) 관두고 싶거나 아니거나.
보) 관두고 싶지 않다면?
포) 계속하는 수밖에 없겠지.
보) 관두고 싶다면?
포) 관두면 되는 거야.
도로리 누나) 아니. 돌아갈 수 없어. 그렇게 혼자가 되더라도 그건 돌아간 게 아니야.
전혀 다른 '혼자'가 되는 거야.
포로리) 아, 그런 거야? 하긴 다른 혼자가 될 뿐이구나. 그게 괴로운 거야?
도) 괴로운 게 아니라,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게 왠지 조금 쓸쓸한 거야, 상실감이지.
포) 하하. 하지만 결혼만 그런 게 아니라 세상에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는 건 없잖아.
도) 그렇지, 하지만 왠지 결혼 만큼은 다른 것 같아서 …….
포) 우와, 그럼 결혼해서 좋은 점은?
도) 그건 역시 망가지는 거지. 결혼은 의미가 있어.
포) 어떤 게 망가져?
도) 글쎄. 그동안 내가 하고 싶었던 게 대단한 일은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어.
포) 그동안 하고 싶었던 거라니?
도) 내 경우에는 시를 쓰거나 노래를 부르는 거였어.
포) 그걸 못 하게 됐는데도 괜찮아?
도) 아니. 요새도 시를 조금 쓰고 가끔은 노래를 불러. 그걸로 만족해.
그리고 여기저기 여행도 하고 싶었는데 더는 그럴 수 없지.
포) 가면 되잖아.
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어렸을 때 보던 낯선 풍경이랑
지금보는 낯선 풍경이 더는 같을 수 없거든.
포) 아. 그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네.
도) 하지만 괜찮아. 다른 낯선 풍경을 볼 수 있었으니까.
포) 다른 낯선 풍경이라니?
도) 만약 결혼 안 하고 살았더라면, 계속 같은 풍경이 이어졌을 거야.
하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이제껏 보지 못했던 여러 낯선 풍경들을 볼 수 있었어.
포) 그래서 즐거웠어?
도) 물론 즐겁고 아름다운 풍경만 있었던 건 아니지.
더럽고 냄새나는 풍경도 종종 있었어. 하지만 그것 역시 본 적 없는 풍경이었지.
포로리) 엄청 화가 났을 때, '엄청 화나네!'라고 자기 자신한테 말하는 거야.
소리는 안내도 돼. 마음속으로 말하면 돼.
보노보노) 스스로한테 말하는 거야?
포) 응. 그런 다음 화나게 만든 상대방이 떠오르면 '아, 떠오른다'라고 말하는 거야.
더 화가 나면 '열받기 시작한다', 잠깐 밖을 쳐다보거나 하면 '밖을 보고 있다' ,
밖에 새가 날고 있으면 '새가 날고 있다', 여전히 콧김을 씩씩대면 '콧김이 거칠다',
바람이 불어오면 '바람이 불어온다' 하고 말하는 거야.
나에게 벌어지는 일을 다 말로 하는 거야.
보) 그러면 어떻게 돼?
포) 얼마 안 있어 진정돼.
보) 우와, 대단하네. 왠지 재미있다.
포) 응 응. 스스로 자기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또 하나의 냉정한 자신이 나타나는 거야.
독자들의 고민을 모았습니다.
진지한 내용도 있었고, 장난스러운 것도 있었고, 진심인지 아닌지 의심스러운 것,
그저 웃기고 싶은 마음에 보낸 사연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순 같지만 다들 비슷한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더군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다들 자신감이 없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자신감을 갖고 사는 사람은 고민하지 않느냐고 할 때 딱히 그렇지도 않아요.
고민은 하지만 '조만간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여기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일들이 조만간 어떻게든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어 보입니다.
진짜예요. 대부분의 일은 조만간 어떻게 되게 되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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