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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1년 02월 0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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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44쪽 | 376g | 153*220*13mm |
ISBN13 | 9788954677158 |
ISBN10 | 8954677150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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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믿어. 이름을 가져서 좋을 거 하나도 없어. 나도 이름이 없었을 때가 훨씬 행복했어. 게다가 누구든 너를 좋아하게 되면, 네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어. 아마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너를 관찰하겠지. 하지만 점점 너를 좋아하게 되어서 너를 눈여겨 보게 되고, 네가 가까이 있을 때는 어떤 냄새가 나는지 알게 될 거고, 네가 걸을 때는 어떤 소리가 나는 지에도 귀 기울이게 될 거야. 그게 바로 너야."그렇다. 우리가 비슷하게 생겼을 지라도 우리는 모두 습관, 말투 모든 것이 다르니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 관심 있는 사람은 우리인 것을 깨달을 것이다. '나' 와 노든은 이야기를 계속하며, 그들의 여정을 이어가지만 노든은 이제 '나'가 혼자 가야 된다는 것을 깨닫고, 파란색 지평선을 찾아가라고 한다. 하지만 '나'가 노든과 같이 코뿔소로 있겠다고 하자 노든은 "너는 이미 훌륭한 코뿔소야. 그러니 이제 훌륭한 펭귄이 되는 일만 남았네." 라고 하며 자신이 코끼리 고아원에 있을 때 들은 말을 해 준다. 그렇게 '나'는 바다를 향해... 그리고 노든은 뛰어가는 '나'의 뒷모습을 지켜보아 주었다. 세상의 일들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이치들로 이루어진다. 내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우연이든 노력이든 이 모든 것들이 어떠한 더해져서 나의 인생과 이 세계를 만들어 간다. 노든이 코끼리 고아원에서 나와 알지 못하는 세계로 뛰어드는 것은 도전과 용기이지만, 그가 사랑했던 가족과 친구들을 잃은 것은 의도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그러한 삶을 혼자만의 힘으로 이룰 것이 아니라 오롯이 기댈 존재가 있다면 잘 이겨낼 것이다. 노든이 가족과 함께 했던 초원에서의 시간들, 노든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던 앙가부와 함께 동물원에서 보낸 시간들, 치쿠와 노든이 바다를 찾던 그 긴 여정, 그리고 아기 펭귄과 노든이 각자의 바다로 가기 위해 준비했던 시간들. 그 긴긴밤들은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었기에 버텨낼 수 있었다. 또한 울퉁불퉁한 길 위에서 엉망인 발로도 다시 우뚝 설 수 있게 한 것, 그리고 잠이 오지 않는 길고 컴컴한 밤을 기어이 밝힌 것 그것은 '더러운 웅덩이에도 뜨는 별' 같은 의지이고, 사랑이다. 각자 스스로가 어떤 존재인지 묻고 물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했던 순간들이 그들의 삶의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리의 삶은 그렇다. 이제 우리는 다른 누구의 바다가 아니라 '나의 바다'를 향해 한 발짝 더 다가가야 한다.
이 책은 세상에 단 한 마리만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의 이야기이다. 두 주인공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존중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노든은 바로 옆에서 친구가 학대를 받다가 죽고, 자신의 뿔이 잘리는 아픈 기억을 가지고 동물원에서 도망쳐 나왔다. 또한 어린 펭귄은 버려진 알에서 태어났다. 윔보와 치쿠라는 펭귄이 버려진 알을 품기로 마음먹지 않았다면 어린 펭귄이 알에서 태어나지 못했을 거다. 윔보와 치쿠는 죽어가면서도 끝까지 버려진 알을 품었고 포기하지 않았다. 그 이후 어린 펭귄이 알에서 태어났다. 노든이 어린 펭귄을 계속 보살펴 주며 유일한 가족이자 친구가 되었고, 마지막은 각자의 길을 가는 모습이 나온다. 어린 펭귄이 다시 노든과 만날 날들을 기대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나도 노든과 어린 펭귄처럼 존중받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나는 3학년 때 전학을 왔다. 그런데 내 편이 되어주는 친구는 한 명도 없고 목소리, 말투, 머리스타일 등으로 놀림을 받았다. 전학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학교에 적응하는 것도 어려운데, 친한 친구는 없고 게다가 선생님까지 무섭고 수업에 집중을 못 한다고 자주 혼내셨다. 정말 힘들고 속상해서 매일 집에 와서 울었다. 힘들게 겨우겨우 1학기를 마친 후, 선생님께서 학교를 떠나신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새로 오시는 담임선생님도 무서운 선생님일까 봐 걱정이 많이 되었다. 2학기가 시작되어 학교에 가보니 친절하시고 자상하신 선생님이 계셨다. 말씀하실 때도 내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 주시고, 항상 따뜻한 존중과 사랑으로 나를 대해 주셨다.
선생님께서는 버려진 알을 보살펴준 치쿠와 윔보, 노든처럼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았던 나를 보살펴주셨고, 그로 인해 내 마음의 상처가 점차 회복되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친구관계도 회복되도록 도와주셨고 선생님 덕분에 2학기를 잘 마칠 수 있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선생님을 잊지 못하며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
“우리가 너를 만나서 다행이었던 것처럼 바깥 세상에 있을 또 다른 누군가도 너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여기게 될거야”
어려움에 처했을때 단 한명이라도 따뜻한 존중과 사랑을 준다면 어떠한 어려움이라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그 한명이 노든이었고, 나에게는 선생님이었다. 내가 선생님을 만나서 다행이었던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 주고 싶다.
나는 밤이 무서운 편이다. 깜깜하고 조용해서 무서운 생각이 든다. 특히 비가 오거나 엄마 아빠가 안 계시면 더 무섭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긴긴밤”이란 책은 어떤 내용일까 상상해 보았다. 제목만 봤을 땐 긴긴밤에 친구와 같이 놀다가 뭔가 무서운 일이 생기는 내용인 것 같았다. 책의 주인공은 노든이었다. 코끼리 고아원에서 살아서 자기도 코끼리인 줄 알았지만 노든은 코뿔소였다. 우리 고모네 집에 강아지가 한 마리 있는데 그 강아지도 항상 사람만 보니까 자기가 사람으로 착각하고 산다고 고모가 말씀하셨다. 강아지는 자기 모습을 볼 수 없고 항상 사람 모습만 보니까 그런 것처럼 노든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노든은코끼리와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코끼리랑 친해져서 그냥 그곳에서 살고 싶은 마음을 나도 이해한다. 얼마 전에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주는 고양이”란 책을 읽었다. 고양이가 죽어가는 엄마 갈매기 대신 아기 갈매기를 키우는 내용이었다. 아기 갈매기는 고양이 사이에서 살아서 고양이처럼 행동하며 고양이처럼 살고 싶어했다. 아마 세상이 무서워서 그런 것 같았다. 하지만 고양이는 갈매기처럼 살라고 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갈매기는 갈매기처럼 살아야 행복한 것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해서 노든이 자연으로 나가는 것을 응원하였다. 노든은 아내와 딸도 얻어서 행복한 삶을 살았다. 그러다 코뿔소의 뿔을 원하는 사람들이 노든의 아내와 딸을 죽였다. 노든은 구조되어 동물원에 가서 앙가부라는 코뿔소를 만난다. 나는 노든이 자연에서 행복하게 살 줄 알았는데 욕심 많은 사람들 때문에 불행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앙가부와 노든은 탈출을 시도했지만 사람들한테 들켜서 실패했다. 그러던 어느 날 노든의 다리가 후들거려서 치료를 하는 사이 친구 앙가부도 사냥꾼에게 당했다. 그래서 노든은 슬픈 일상을 보내야 했다. 나는 동물들이 이렇게 사람들 때문에 고생하는 것을 자꾸 보니까 이젠 화가 났다. 노든이 간 또 다른 곳에서는 펭귄 친구 치쿠와 윔보가 있었다. 치쿠와 윔보는 버려진 알을 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쟁이 났다. 윔보는 죽고 노든과 치쿠는 알을 챙겨 도망갔다. 이렇게 많은 긴긴밤을 보내야 했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죽고 친구인 앙가부와 윔보가 죽는 그런 고통스런 밤은 너무나 길었던 밤이었다. 그래서 제목이 긴긴밤이라는 생각을 했다. 동물들에게 얼마나 무섭고 끔찍한 밤일까 생각할수록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동물들은 사람들의 욕심과 편리함 때문에 행복하고 좋은 생활을 할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은 좋은 일이 없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밤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모습에 너무 가슴이 아프고 감동적이었다. 치쿠 또한 노든에게 알을 맡기고 죽는다. 자신의 알이 아닌데 죽을 때까지 지킨 것이다. 노든은 알을 품다가 아기 펭귄이 태어나서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펭귄을 바다로 가야 한다. 아기 갈매기가 엄마 고양이를 떠나듯 아기 펭귄은 코뿔소 엄마를 떠나야 한다. 노든은 아기 펭귄을 바다로 보내기 위해 또 긴긴밤을 한 번 보내고 펭귄을 바다로 떠나 보냈다. 나는 그 장면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처음엔 동물들에게 너무나 힘든 고통스런 긴긴밤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장면에서 모두가 함께 해서 견딘 긴긴밤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예상했던 것과 달리 동물들이 너무 많이 죽어서 슬펐지만 아기 펭귄의 귀여운 모습에 감동적인 책이었다.
어느 날, 엄마와 함께 서점을 갔을 때, ‘긴긴밤’이라는 책이 내 눈에 띄었다. 책 표지 그림에서 따뜻하면서도 차가운 이별의 감정이 느껴졌기때문이다.
나는 ‘긴긴밤’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와 바로 읽어보았다.
‘노든’ 이라는 코뿔소는 코끼리 고아원 무리에 있었다. 노든은 테스트를 거친 뒤에 초원으로 돌려보내졌다.
그 곳에서 결혼을 하고 딸까지 낳았는데 어느 날 사람들이 와서 노든의 가족들을 죽였다. 코뿔소의 뿔을 얻으러 온 것 이다.
코뿔소의 뿔과 코끼리의 상아는 약재로도 유명해서 밀렵꾼들의 표적이 되었다.
가족을 잃으면 어떤 마음일까? 마음의 한 쪽이 빈 느낌일 것 같다.
사랑하는 아내도 모자라 딸까지 잃었으니 얼마나 슬펐을까?
노든은 다친 상처를 치료하고, 동물원에서 ‘앙가부’를 만났다.
가족을 잃었지만 그래도 앙가부를 만났으니 나라면 엄청 기뻤을 것 같다. 하지만 노든은 가족을 잃은 상실감에 빠져 있었다.
가족은 이미 저 세상으로 갔고 나라면 현실을 받아들이고 앙가부와 연을 쌓았을 것 같지만 노든은 아니었다.
동물원에서 평화롭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했으면 좋았을 텐데...
다행히도 서서히 앙가부와 조금씩 인연이 맺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둘은 탈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실패...
결국 탈출 작전도 실패하고 노든은 다리까지 다치고 말았다. 치료실에 치료를 받고 있는데 밀렵꾼이 친구 앙가부를 죽이고 뿔까지 잘라 갔다.
가족에 이어서 친구까지 잃은 심정은 어떨까? 그냥 인생을 끝내고 싶지 않았을까? 그냥 불길에 뛰어들 것 같다. 하지만 그럴 불길도, 용기도 없었을 것이다.
그냥 차갑고도 어두운 철장에서 ‘혼자’ 있을 뿐 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하늘에서는 전쟁이란 것이 떨어졌다. 철장이 갑자기 부서졌다.
앙가부가 죽고나서 절망에 빠졌기 때문에 나라면 철장을 나가지 않을 것이다. 앙가부도, 지켜볼 가족도 없기 때문에 나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노든은 나갔다.
'인간에 대한 복수' 그것 때문인 것 같다. 밖에는 동물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옆을 보니, 같이 따라나온 펭귄이 있었다 ‘치쿠’라는 펭귄이었다.
그 펭귄은 검은 반점이 있는 알을 품고 있었다. 힘든 여행길에 함께 말해주고, 웃어주고, 울어주는 친구가 생겼으니, 나라면 너무 신나고 행복할 것 같다.
노든과 치쿠는 친구가 되었고, 살아남았다. 물론 검은 반점 알도 지켰다. 어느 날 아침, 웬일로 노든이 치쿠보다 일찍 일어났다.
하지만 치쿠가 부리를 처박고 움직이지 않았다. 치쿠가 죽어있었다. 가족, 친구 이미 잃을 만큼 잃었다고 생각했다. 결국 마지막 남은 친구 한 명까지도 잃었다.
나는 통곡을 했을 것 같다. 왜 이렇게 세상은 노든에게만 척박한 걸까? 그날 밤, 아기 펭귄이 태어났다. 치쿠가 죽은 후 바로 태어난 아기펭귄이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 하늘나라로 간 치쿠가 아기펭귄의 탄생을 좋아할 생각을 하니 노든은 조금은 행복하기도 했을 것이다. 아기펭귄과 노든의 목표는 바다였다.
그 곳은 푸르고 아름답다는 말을 치쿠가 자주 했다. 걸어가다 보니 엄청 큰 호수가 보였다. 그 곳에서 아기펭귄은 처음으로 수영을 했고, 아주 잘 했다.
어느 날 밤, 노든은 인간의 냄새를 맡았다. 그것도 밀렵꾼 냄새! 노든은 아기 펭귄이 말려도 인간들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아기펭귄을 생각하며 걱정되는 마음에 노든은 아기펭귄을 물고 도망갔다. 아기펭귄은 안심이 됐는지 기절했다. 기절한 아기펭궨을 물고 끝없이 달려가다가 노든도 쓰러졌다. 눈을 떠보니 인간들이 다쳤던 노든을 치료해주고 있었다. 다행히도 앙가부가 이야기했던 '좋은 인간들'이었다. 하지만 인간들은 노든을 귀찮게 했다. 노든은 아기펭귄을 보고 바다로 가라고 했다. 이 이별의 장면이 가장 감동적이었다. 노든의 아기펭귄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기펭귄은 결국 바다에 왔다. 그리고 아기펭귄은 노든을 다시 볼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아기펭귄에게 노든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르지만 마음만은 서로 꼭 맞는 친구였기 때문이다.
아마도 노든도 아기펭귄을 그리워하며 인간들에게서 벗어나면 아기펭귄을 향해 떠날 것 같다. 이렇게 바다로 가는 여정은 마무리되었다.
책을 보는 내내 인간들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것을 느꼈고 노든에게 벌어진 일들이 마음이 아팠다.
나도 인간이지만... 그리고 책 속에서 노든이 마지막에 만난 ‘좋은 인간들’이 되고 싶어졌다.
484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 긴긴밤』
서평문을 쓰려 책을 다시 읽어 내려가자 덜컥 겁이 났다. 도저히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영역이다. 순간순간의 장면에 과몰입된 나는 이 책 속에 완전히 휘둘리고 있었다. 책 밖으로 빠져나와 객관적인 시선으로 생각을 정리해야 하지만 이미 늪에 빠져버렸다. 그만 포기하고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에 애꿎은 노트북만 닫았다 열었다 한다.
『긴긴밤』 은 ‘나로 살아간다는 것’의 고통과 두려움, 환희를 단순하지만 깊이 있게 보여준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나를 향해 있던 모든 이의 긴긴밤을, 그 눈물과 고통과 연대와 사랑을 이야기한다. 이제 어린 펭귄은 자기 몫의 두려움을 끌어안고 검푸린 바다로 뛰어들 것이다. 홀로 수많은 긴긴밤을 견뎌 낼 것이며, 긴긴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빛나는 무언가를 찾을 것이다._심사평
학창 시절 『갈매기의 꿈』을 참 좋아했었다. 얇은 두께에 14살 나에게 주는 감동은 너무도 컸었다. 특히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조나단이 자신만의 비상에 성공하는 마지막 장면은 여전히 짜릿한 희열로 다가온다. 그 뜨겁고도 편안한 여운이 여기 『긴긴밤』의 펭귄으로 이어진다. 둘째 아이에게 이 책을 권했다. 학교에 들고 가서 읽겠다던 아이는 하교 후 엄마를 보자마자 와락 안긴다. “엄마 책이 너무 감동이었어.” 내가 질문하기 전에는 결단코 먼저 입을 열지 않는 10살 아들을 이토록 스윗하게 만들어 버린 책. 내 아이도 그 여운이 오래도록 그와 함께 할 거라는 생각에 왠지 뭉클하다.
갈매기 조나단 시걸의 여운이 펭귄에게로 또 내 아이에게로 이어지는 한편, 나는 코뿔소 노든에게서 『노인과 바다』의 짙은 바닷빛 여운을 느낀다. 비록 내 삶이라도 ‘내가 선택한 삶’이 있고 ‘삶에게 선택되어진 나’ 가 실존한다. 그런 인생의 맛을 조금 알아버린 지금의 나는 펭귄의 도전을 엄마의 마음으로 매우 응원하면서도 노든의 인생의 역경과 그의 마지막 선택에 더 마음이 쓰이는 것을 어쩔 수 없다.
p40. 다시 눈을 떴을 때 노든의 하얀 뿔은 반쯤 잘려 나간 채였고, 그의 곁에는 더 이상 앙가부도 없었다. 그리고 며칠 뒤 철조망 앞에는 다음과 같은 푯말이 걸렸다.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을 소개합니다’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분노와 미안함, 노든의 처참한 심정을 대신하는 눈물이었다. ‘삶에 선택 되어진 나’의 상황이 이리도 고통스러울 수 있음에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은 인간이 동물에게 하는 잔인함에 마음이 아팠을 장면이다.
『페인트』를 읽으면서, 성숙하지 못한 하나의 인격체로 또 다른 인격체를 돌보는것 _에 대하여 생각이 깊었던 요즘이었다. 고민하나가 늘었다. 생명체 vs 생명체의 입장에서 서로의 생명에 대한 윤리란 것이 존재 할까? 내 생명이 아닌 상대방의 관점에서 기준 되어진 윤리 말이다. 약육강식의 논리에 적용해서 그것이 순리인 듯, 살아가도 되는 것일까그러나 내가 또 다른 강자에 의해 노든처럼 짓밟힌다면? 그때도 자연의 순리라며 받아들일 수 있을까? 생각이 깊어진다.
코뿔소 노든과 펭귄의 공통점은 어린 시절 충만한 사랑과 지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코뿔소 노든은 자신의 핸디캡을 서로에 의지하며 살아가는게 당연했던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랐다. 노든이 정체성 찾기를 고민할 때 코끼리들은 여태 그래 왔던 것처럼 노든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여기, 우리 앞에 훌륭한 한 마리의 코끼리가 있네. 하지만 그는 코뿔소이기도 하지. 훌륭한 코끼리가 되었으니, 이제 훌륭한 코뿔소가 되는 일만 남았군그래.”
노든의 거칠지만 따뜻한 품속에서 그의 이야기를 먹고 자란 펭귄도 그랬다. 펭귄에게 자신의 바다를 찾으러 가야 한다고 응원하면서 두려움에 차라리 코뿔소가 되겠다는 펭귄에게 노든은 말한다.
“너는 이미 훌륭한 코뿔소야. 그러니 이제 훌륭한 펭귄이 되는 일만 남았네.”
받은 사랑과 응원이 내 마음 바구니에서 넘치고 넘쳐 흘러내릴 때, 비로소 세상에 한 발 내딛는 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코뿔소 노든과, 펭귄이 두려움 속에서도 스스로의 삶을 개척할 수 있었던 건 바로 그들의 마음 바구니에 넘치는 사랑이 든든한 디딤돌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또 그 사랑을 베풀 수 있었으리라.
".... 그땐 기적인줄 몰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이 다른 우리에게 서로밖에 없다는게.“
어쩌면 나는, 지금 누리는 나의 기적을 너무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닐까? 바로 내 옆에 ”우리“의 기적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겠다. 우리남편, 우리아이, 우리친구, 우리책.
YOU !! 에게도 그렇다.
1. 좋은 글귀, 마음에 드는 가사 인상 깊은 영화 대사 등을 메모해 주세요. |
2. 출처를 넣어주세요. ex) 234page, 4번 트랙<사랑해>, <브리짓존스의 다이어리>에서 브리짓의 대사 |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와
코뿔소 품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
그땐 기적인 줄 몰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이 다른 우리에게 서로밖에 없다는 게.
노든은 코끼리 고아원에서 코끼리들과 자란 코뿔소다. 지구상의 마지막 하나가 된 흰바위코뿔소 노든은 소중한 가족을 잃고 친구를 잃으면서 매일 악몽을 꾸고 살아남은 것이 운이 좋은 것인 알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인간들을 코뿔소의 뿔을 얻기위해 쉽게 코뿔소들을 사냥하며 코뿔소를 멸종직전에 이르게까지 만든다. 그러다 전쟁으로 노든이 있던 동물원이 파괴되면서 노든은 다시 한 번 세상밖으로 나서게 된다. 치쿠와 버려진 알을 데리고. 치쿠는 죽는 순간까지도 펭귄알을 품었고 노든은 그렇게 태어난 펭귄과 함께 바다를 찾아떠난다.
책을 읽는 내내 자꾸만 눈물이 나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 훌륭한 코뿔소가 되는 일만 남은 노든이 코끼리 고아원을 나와 가족을 만들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아내를 잃는 그 순간은 터져나오는 울음에 책을 계속 이어갈 수 없었다. 상처입은 채로 동물원에 가게 된 노든이 앙가부를 만나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었지만 또다시 친구를 잃게 된다.
하지만 노든은 살아남은 것이 정말 운이 좋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p.40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고통스럽고 후회와 자책으로 가득찬 노든은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포기할 수가 없어. 왜냐면 그들 덕분에 살아남은 거잖아. 그들의 몫까지 살아야 하는거잖아. 그러니까 안간힘을 써서, 죽을힘을 다해서 살아남아야 해.”
그들의 몫까지 살아야 한다는 노든과 스스로 살고 싶어서 악착같이 살아낸 어린 펭귄. 너무도 다른 둘이 바다를 찾아떠나는 여정이 자꾸만 먹먹해져서 혼났다. 노든을 지키기 위해 할 줄 아는 거라곤 똥뿌리는 것뿐인 펭귄의 모습에도, 나도 그래라고 대답한 노든의 모습에서도, 복수하지 말고 같이 살자고 말하는 펭귄의 말에도 눈물은 시도때도 없이 흘러내렸다.
“그치만 나한테는 노든밖에 없단 말이에요.”
“나도 그래.”
눈을 떨구고 있던 노든이 대답했다. 그때 노든의 대답이 얼마나 기적적이었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이 다른 우리가 서로밖에 없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그때는 몰랐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기적이었다. 윔보와 치쿠가 버려진 알을 품어 준 것부터, 전쟁 속에서 윔보가 온몸으로 알을 지켜 내 준 것, 치쿠가 노든을 만나 동물원에서 도망 나온 것, 마지막 순간까지 치쿠가 알을 품어 준 것, 그리고 그 마지막 순간에 노든이 있어 주었던 것……. 그 모든 것이 기적이라는 단어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었다. p.94
안전하다 생각했던 동물원에서 나와 홀로 나아가야 할 수많은 긴긴밤이 무척 두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길로 두렵지만 긴긴밤을 견디며 찾아갈 것이다. 긴긴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빛나는 무언가를 찾아서.
우리를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게 하는 것은 내 옆을 지킨 사람들일 것이다. 그들이 나에게 힘을 줄 것이고 나 역시도 그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저 혼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함께하는 삶의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고, 그렇게 긴긴밤을 보내며 반짝이는 무언가를 찾게 될 거라고 말이다.
나는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가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뛰어나간 노든의 아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직 죽지 않은 연인을 뒤로하고 알을 데리고 도망쳐 나오던 치쿠의 심정을, 그리고 치쿠와 눈이 마주쳤던 윔보의 마음을, 혼자 탈출하면 무슨 재미가 있겠느냐던 앙가부의 마음을, 코끼리들과 작별을 결심하던 노든의 심정을 이해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p.124
노든의 이야기와 함께 아름다운 그림들이 있었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였고 앞으로 이어질 긴긴밤을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되었다.
수많은 긴긴밤을 함께 했으니 '우리'라고 불리는 것은 당연했다. |
지난해 출간된 동화 <긴긴밤>은 세상에 하나밖에 남지 않은 흰바위코뿔소와 동물친구들과 알에서 깨어난 아기 펭귄의 이야기이다. 제21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긴긴밤>은 이 책을 읽은 이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고 동화임에도 수많은 어른들의 마음을 울렸다.
작년 제주에 내려갔을때 잠시 들렀던 제주살롱 대표님도 인생동화라며 강추해주셨던 책이기도 해서 당시 더 호기심을 갖게 되었던 기억도 난다.
이 책을 북클럽책으로 선정하고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고 나니 역시나 왜 많은 어른들이 이 동화책을 추천하는지 알 것 같았다.
코끼리 고아원에서 수많은 코끼리들 사이에서 편안한 삶을 살던 코뿔소 노든은 큰 용기를 내어 고아원 바깥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그곳에서 잊을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경험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고아원밖 세상으로 나온것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혜롭고 마음 따뜻한 코끼리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 코끼리로 살아갈 수도 있었지만 끝끝내 자신의 존재에 대한 궁금증과 바깥 세상을 향한 희망을 찾아 떠났던 노든은 새로운 세상에서 만난 가족을 다 잃게 되는 고통과 트라우마를 겪고 다시 동물원으로 구조되어 돌아온다. 그리고 얼마 안되어 그곳에서 다시 잔혹하게 코뿔소의 뿔을 노리는 뿔사냥꾼에게 하나밖에 없는 동료이자 친구 앙가부를 잃게 된다.
그런데 포기할 수가 없어. 왜냐면 그들 덕분에 살아남은 거잖아.
그들의 몫까지 살아야 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안간힘을 써서, 죽을힘을 다해서 살아남아야 해
뿔을 훔쳐가는것으로 그치지 않고 인간은 전쟁을 일으키고 결국 코뿔소 노든은 전쟁으로 파괴된 동물원을 펭귄 치쿠와 치쿠의 알과 함께 탈출하게 된다.
자신이 살아갈 이유를 펭귄 치쿠에게서, 그리고 치쿠가 떠나고 다시 알에게서 찾는 노든은 알이 부화하여 그곳에서 태어난 펭귄을 돌보며 자신이 받았던 사랑을 치쿠의 알에게 베푼다.
펭귄은 물에서 살수 있는 존재이기에 바다를 찾아 떠나는 머나먼 길을 함께 하며 노든은 아기 펭귄에게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살아온 이야기들, 끔찍했던 기억들 그럼에도 살아야 하는 이유와 자신이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긴긴 밤에 대해서도.
노든은 악몽을 꿀까 봐 무서워서 잠들지 못하는 날은,
밤이 더 길어진다고 말하곤 했다.
이후로도 그들에게는 긴긴밤이 계속 되었다.
노든의 긴긴 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각자에게도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있었을 긴긴 밤을 떠올려보게 된다. 말할수 없는 고통으로 괴로웠던 밤들. 그리고 노든의 인생과 우리의 인생이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순간의 기쁨과 행복 그리고 긴 인내와 고통의 시간들이 뒤섞여 만들어지는 우리 인생의 시간들.
노든의 끝나지 않을것 같은 고통은 다른 이들의 사랑으로 조금씩 회복되어 진다.
나의 삶이 오롯이 나의 힘만으로 만들어지는것이 아니라 알게 모르게 누군가의 희생과 도움과 사랑으로 꽃피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때 노든의 대답이 얼마나 기적적인 것이었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이 다른 우리가
서로밖에 없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그때는 몰랐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해도 마음 한켠에 동화가 줄수 있는 감동의 폭에 어느정도 한계를 긋고 있었던것 같다. 아이가 어릴때 함께 읽어주거나 내가 좋아하는 작가라 일부러 찾아보거나 그림이 너무 좋아서 소장하고 보는 동화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동화가 어른에게 줄 수 있는 감동의 폭은 제한적이라고 생각해 왔었나보다.
<긴긴밤>을 읽고 난 지금, 동화가 줄수 있는 감동과 생각의 폭은 한계가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세상에 하나밖에 남지 않은 흰바위코뿔소와 그가 만나는 동물들을 통해 전하는 삶의 고통과 기쁨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하고 느끼는 고통과 두려움, 기쁨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이 책을 덮을때 즈음 한마디로 압축하기 힘든 여러 감정들이 마음 깊숙한 곳부터 솟구친다.
이 책이 남기는 긴 여운은 오랜시간 사라지지 않고 마음속에 멤돈다.
죽는 것보다 무서운 것도 있어.
이제 나는 뿔이 간질간질할 때 그 기분을 나눌 코뿔소가 없어.
너는 매일 아침 눈을 뜰때마다 오늘은 바다를 찾을 수 있을지, 다른 펭귄들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가 되겠지만 나는 그런 기대없이 매일 아침 눈을 떠
세상에 하나밖에 남지 않은 흰바위코뿔소의 이야기를 단순히 멸종동물의 위기를 경고하기 위한 동화라고 단정하기에는 이 책이 전하는 메세지가 너무도 크다. 뿔 사냥을 하는 밀렵꾼들과 아프리카의 잦은 내전으로 그 수가 급격히 줄어 결국 세상에 단 하나밖에 남지 않은 흰바위 코뿔소가 존재했었고 그 사실을 바탕으로 쓴 동화라는 걸 알고나서도 동물을 보호하자는 메세지보다 노든이 보여주는 삶과 인생에 대한 질문이 더 깊게 마음을 울린다.
노든이 평온하던 코끼리 고아원을 나와 코뿔소로 살아가기 위해 위험한 모험을 선택했던 것처럼 아기 펭귄 역시 노든과 이별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 바다로 힘차게 나아간다. 둘의 이별은 슬프지만 이 헤어짐이 서로를 위한 최선의 해피앤딩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각자에게 주어진 상황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것. 그것이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임을 알기에 깊은 바다로 홀로 나서는 아기 펭귄에게 응원을 마음을 보탠다. 아기 펭귄이 자신의 곁에 안주하며 머물지 않고 자기의 세상을 찾아 떠나도록 종용하고 격려하며 홀로 생의 마지막을 보내기 위해 남겨진 흰바위 코뿔소의 묵직한 사랑에 가슴속 깊은 곳에서 따듯함이 차오른다.
나는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것만 같았다.
가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뛰어나간 노든의 아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직 죽지 않은 연인을 뒤로하고 알을 데리고 도망쳐 나오던 치쿠의 심정을,
그리고 치쿠와 눈을 마주쳤던 윔보의 마음을,
혼자 탈출하면 무슨 재미가 있겠느냐던 앙가부의 마음을,
코끼리들과 작별을 결심하던 노든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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