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어 엄마는 행복해

등장 인물 :유미, 수아, 아빠, 엄마, 할머니, 외삼촌, 외숙모

<방과 후>

수아 : 유미야, 이리와!

유미 : 알았어!

수아 : 정말, 정말 다행이다! 우리가 짝꿍이 되어서!

유미 : 하나님이 우리 소원을 들어주셨나 봐!

수아 : 우리 대학생 될 때까지 계속 짝꿍 했으면 좋겠다.

유미 : 나도!

수아 : 그 애 짝꿍은 치와와 강아지 같아. 쟤네들은 강아지 한 쌍 같아. 큭큭큭

유미 : 그러게 , 큭큭큭

수아 : 유미야, 잘가!

유미 : 수아도, 잘가!

수아 : 유미야, 사랑해!

유미 : 내가 더 사랑해!

<집에 도착해서>

유미 : (문고리를 들썩이며) 엄마가 있나?

<문소리 - 딸깍! 털썩!>

유미 : 엄마!

      (뒤꿈치를 들고 살살 걸으며, 귀를 문에 살짝 대고) 엄마가 있나?

아줌마1 : 유미 엄마, 너무 걱정 말아요. 내가 잘못 봤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분명히 유미 아빠 같았어요. 내가 유미 아빠를 하루 이틀 보았나? 한 밤중에도 알아 볼 수 있는데. 아냐 .아냐! 분명히 유미 아빠였어!

아줌마2 : 유미 엄마. 이따가 저녁에 유미 아빠 들어오면 물어봐요. 요즘 이런 일이 허다하잖아요. 유미 아빠는 얼마나 속상하고 힘들겠어요. 분명히 무슨 사정이 있을 테니까 살살 달래서 물어봐요. 별 일 아닐 거예요.

아줌마3 : 유미 엄마, 우리 애 아빠도 작년에 유미 아빠랑 비슷한 일이 있었잖아요. 그때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이제 다시 회사에 나가니까 살 것 같다니까요. 그저 남자는 월급이 얼마든 직장에 다녀야 집안이 편안해지는 거예요.

엄마 : 모두들 고마워요 별 일 아니겠지요. 이런, 내 정신 좀 봐. 커피도 대접 못했네요. 잠깐 기다리세요. 원두커피 좀 준비할게요. 며칠 전에 브라질에 이민 간 친구가 한국 오면서 가지고 온 건데 정말 맛이 좋아요.

아줌마들 : 아니에요! 우린 그만 갈게요. 유미 엄마는 좀 쉬어요. 피곤해 보이네요.

아줌마들, 엄마 : (화들짝, 놀라며)유. 유미 왔니?

유미 : 네. 안녕하세요?

아줌마1 : 그래. 이제 3학년이지? 제법 숙녀 티가 나는 구나.

아줌마2 : 너는 엄마를 닮아서 점점 예뻐지는구나.

아줌마3 : 어서, 갑시다.

아줌마들: 유미엄마, 갈게요!

엄마: 가세요!

엄마 : (급한 걸음으로 나갈 채비를 하며)유미야. 얼른 손 씻고 간식 먹어라. 오늘은 피아노랑 영어 학원가는 날이지? 그리고 태권도장에도 가야하니까 잊지 마라.

유미 : 엄마, 어디가세요?

엄마 : 어, 어. 일이 생겨서.

유미 : 무슨 일이요? 엄마 : 그럴 일이 있어!

유미 : 좋은 일이에요, 나쁜 일이에요?

엄마 : 유미야! 내가 너한테 하나하나 보고하고 다녀야 되니? 내가 네 딸이니? 네 친구니? 예쁘다, 예쁘다 하니까 건방지기 짝이 없네!

유미 : 엄마…….(엄마가…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어떻게 나에게…….)

엄마 : …….

유미 : 엄마, 잘못했어요. 나는 그냥…….

엄마 : 다 알아. 너 잘못한 거 없어. 미안하다. 엄마가 머리가 너무 아파서 신경이 예민해지는 바람에……. 이해해라.(내가 너무 나쁜 엄마가 되어버린 것만 같아.)

유미 : 네…….

엄마 : 학원, 빼먹지 말고 꼭 가라!

유미 : 네…….

<학원 가는 길>

유미 : (힘없이 학원으로 걸어가며)휴…….

수아 : 유미야! 유미야, 너 왜 그래? 어디 아파? 엄마한테 혼났어?

유미 : 아니……. 아프지도 않고, 혼나지도 않았어. 참! 너희 엄마 지금 어디 계셔?

수아 : 우리 엄마는 집에 계시지. 아, 맞아, 맞아! 지금 집에서 나오다가 엄마를 만났는데, 너희 엄마 만나고 오는 길이랬어.

유미 : 그래……. 혹시 너희 엄마가 무슨 말 안 했어? 우리 집에 대해서 말이야…….

수아 : 무슨 말? 왜, 무슨 일 있어?

유미 : 아니……. 그냥 들어가자.

<집에서>

엄마 : 유미야, 엄마가 하는 말 잘 들어.

유미 : …….

엄마 : 이건, 텔레비전 드라마나 인간극장 얘기가 아니야. 네 아빠는 완전히 망했어! 우린 완전히 망했어…….

유미 : 엄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빠가 망하다니요? 우리 집이 왜 망해요? 우리 아빠가 왜 망하냐구요! 우리 집도, 엄마, 아빠도 학원도 나도 그대로인데…….(우린 망하지 않았어……. 우린 인간극장에 나오는 사람들이 아니라고!)

엄마 : 너희 아빠가 친구와 동업해서 회사를 만든다고 우리 집이랑 할아버지 집을 은행에 담보로 해서 돈을 대출했어. 그 돈을 친구에게 줬는데. 그 친구가 돈을 가지고 외국으로 도망가는 바람에……. 그래서 당분간 아빠는 선배 회사에서 일하고, 우리는 외할머니 댁에 가 있어야 돼.

유미 : 왜요?

엄마 : 가자…….

유미 : 네…….

엄마 : 유미야. 아빠한텐 전화도 못해. 그러니깐 이메일로 해야 돼.

유미 : 네, 엄마.

<아빠를 만나러 가는 길>

엄마 : 가자!

유미 : 네!

엄마 : 유미야, 엄만 지금 너무 행복해.

유미 : 우린 아직 부자도 아닌데요.

엄마 : 엄만 우리 딸, 아빠만 있으면 행복해!

유미 : 그럼 엄만 지금 너무 행복하겠네요? 아빨 만나러가니깐 우리 가족이 다 모이자나요!

엄마 : 그럼!

유미 : 야호!

 작은 것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유미처럼, 나도 작은 것의 소중함을 깨달고, 부모님의 고마움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도 유미처럼, 행복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아무리 어려움이 닥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