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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9년 03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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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52쪽 | 405g | 128*188*20mm |
ISBN13 | 9788936433697 |
ISBN10 | 89364336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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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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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208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이 책은 서점에서 다른 책을 사다가 우연히 제목과 표지를 보고 선택했습니다. 보여지는 대로 기대한 것은 가벼운 판타지 소설의 느낌.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그것 만은 아니었어요.
주인공 '나'는 나름 불행을 많이 짊어진 평범한(?) 고등학생입니다. 주인공의 이름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주인공이 여자애라고 생각했었죠. 남학생이라는 것은 나중에 쓰인 내용을 더 보고 알게 됐습니다.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새어머니의 구박에-구박이라고 하기에는 도가 지나치지만- 집을 뛰쳐나온 고등학생입니다. 그런 주인공을 받아준 것은 동네 빵집인 위저드 베이커리였지요. 그 빵집은 이름 만큼이나 평범한 제과점은 아니었습니다.
"당신에게도 되감고 싶은 시간이 있습니까?" 책의 띠지에 쓰여있던 문구입니다. 시간이라는 것 만큼 신비하고 오묘한 개념이 또 있을까요? 미국 드라마 히어로즈에서 히로가 보여주는 공간과 시간을 뛰어 넘는 초능력이라던가, 영화 나비효과 주인공처럼 과거로 돌아가는 능력. 나름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 능력은 항상 커다란 대가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히어로즈나 나비효과에서 보여주는 교훈은 결국 완벽하게 자신이 원하는 미래는 어떻게 해도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파는 마법의 빵(?)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어 주지는 못합니다. 또한 마법의 사용에는 항상 대가가 따릅니다. 강철의 연금술사로 치자면 연금술에서 등가교환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법사에게 소중한 것 中
위저드 베이커리에서도 이런 마법 사용의 대가에 대해서 언급하고 그것을 스스로 책임 질 것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어른이든 어린이든 그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기 바쁜 사람들은 꼭 있기 마련이죠.
이 책처럼 일상과 마법이 공존하는 느낌의 작품에는 '마법사에게 소중한 것'이 있습니다. 마법으로 남을 도우려고 했던 주인공인 초보 마법사는 '돈'을 만들어 주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돈을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그 일을 통해 진짜 소중한 것은 그런 식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배우게 됩니다.
소중한 것을 얻기위해 편하게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파는 마법에 기대버렸던 사람들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되지만, 또 다시 마법에 기대어 리스크를 무마시키고 싶어합니다. 자신의 사랑을 위해 마법을 사용했던 여자가 이제는 그 사랑을 끝내기 위해 부두인형을 사용하려 하자 마법사는 매몰차게 나무랍니다.
블리치에 등장하는 우류의 부두인형
그 또한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금기시하던 인체연성이나 <마법사에게 소중한 것>에서 금지되고 있는 죽은 자의 소생같은 잘못을 범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바로 잡기위해 마법을 사용하진 않습니다.
그는 한 순간의 오만으로 그런 실수를 저질렀지만 기본적으로는 마법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죠. 얼마 전에 끝난 애니메이션 <드루아가의 탑>의 엔딩 곡이었던 <마법사지만요>라는 노래의 가사에는 이런 부분이 나옵니다. 『마법사지만 할 수 없는 것도 있어요. 진짜 내 마음같은 건 보여주지도 못하는 걸요.』이 가사처럼 마법이란 사실 우리가 전래 동화에서 보던 것 처럼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어주지는 못합니다.
충사 10권 향기로운 어둠 中
요즘 많이 보이는 광고 속 유행어 중에도 "비비디바비디 부" 라고 하는 생각대로 뭐든 이뤄진다는 마법의 주문이 있습니다. 신데렐라에 등장했던 마법의 주문. 하지만 요즘 소설이나 만화에서는 그런 무조건 적인 마법의 효과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경우가 많이 보입니다. 이 위저드 베이커리 또한 그 안에 포함되는 경우이죠.
리뷰 처음 부분에 언급한 시간 마법에 대한 부분은 책의 결말과 관련이 있습니다. 책 안에서 마법사는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이 우주의 멸망도 초래할 수 있는 큰 위험을 가진 마법이라고 말합니다. 시간을 돌리는 마법의 부작용으로 기시감이 언급되는데, 이것은 얼마 전 10권으로 완결 된 <충사> 10권에 있는 '향기로운 어둠' 에피소드에서도 비슷하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되돌이라는 벌레에 사로잡혀 같은 시간을 계속해서 반복해 살아오던 남자는 계속되는 기시감을 느낍니다. 결국 그 남자는 더 이상 벌레에게 다가가지 말라는 충사 '깅코'의 경고를 무시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다시 벌레에게 의지했다가 자신의 반복되는 시간 속에 영원히 갇히고 만다는 이야기입니다.
라자루스
청년데트의모험/권교정
어쨌든 책의 결말은 이처럼 시간 마법의 사용 여부에 따라 둘로 나뉘게 됩니다. 즉, 평행우주적 관점으로 두가지 엔딩이 존재한다는 이야기죠. 물론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는 식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누군가 현실은 픽션보다 기구하다고 말하지 않았던가요? 이 책에서 느껴지는 잔인한 현실은 사실 우리 일상 속에도 흔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 현실을 힘 없는 주인공이 해쳐나가기에는 어쩌면 마법같은 힘이 절실히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그런 마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판타지 소설로 보자면 평범한 소재이지만 그것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춰 한 아이가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 권교정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마법사의 느낌을 많이 보여주어서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빵집 주인 마법사는 라자루스가 머리를 질끈 묵고 제빵 모자를 쓰고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거든요...^^ 성격은 좀 달라도...어찌보면 라자루스는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있으니 지금 시대에 빵집을 하고 살고 있는 거라는 설정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군요. 주인공이나 마법사, 파랑새 같은 캐릭터도 잘 살아있으니 위저드 베이커리 닷컴 손님들의 에피소드를 대거 추가해서 누가 만화로 좀 그려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살짝 해봅니다.
살짝 그려봤는데 이정도 느낌이랄까...
추억이라니. 환상이라니. 그 모든 것은 내게 있어서는 줄곧 현재였으며 현실이었다. 마법이라는 것 또한 언제나 선택의 문제였을 뿐 꿈속의 망중한이 아니었다.
누구나 지금 내가 처해있는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다거나,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끊임없이 내게 주어졌던 선택을 후회하거나, 지금 내게 주어진 선택들 사이에서 고민을 하며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그런 잘못된 선택들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내게 주어진다면. 그럼 우리의 삶은 좀 더 편해질까?
항상 고소한 향을 풍기는 빵집. 나는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동네 빵집의 단골이 되었다. 새엄마와 잘 지내지 못하는 '나'는 결국 새엄마의 딸, 동생 무희의 성추행 누명을 쓰고 도망을 가게 되고, 가까운 이 빵집에 숨어들게 된다. 손님으로 들렀을 때 날 놀리기 위해 혹은 그저 까칠하기 때문에 내게 던졌다고 생각했던 빵들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설명들이 실제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의 설명처럼 이상한 효력을 발휘하는 그의 빵을 사기 위해 손님들이 찾아온다. 사랑하는 상대가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멋진 과자가 있는 반면, 싫어하는 사람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한 과자도 있다. 어떤 과자를 사용하던지, 주인은 그들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을 항상 강조한다. 모든 것이 영원할 수 없는 법. 어느덧 '내'가 돌아가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점장은 나에게 리와인드 쿠키- 시간을 되돌리 수 있는 과자를 선물한다. 과연 그 과자를 사용해야할 것인가?
청소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어른인 내가 읽어도 공감가는 내용, 공감가는 글귀가 많은 책이었다. 현실적인 감각이 많이 반영된 판타지 소설이라고 해야할까. 앞에서 말했듯 이렇게 저렇게 세상이 굴러간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겁고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실제로 그러한 변화는 분명 그에 대한 반작용이 생길거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책이었다. 그리고 그 반작용이 어떤 형태이든 내가 그 선택을 한 이상, 책임은 내가 져야 한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현실에서도 비슷하다. 내가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을 하지 않고 휴가를 내거나 도망간다면 내가 돌아와서 그 일을 처리해야하거나, 나와 같이 일하는 누군가가 그만큼 일을 더 해야한다. 내가 누군가를 미워한다면 그 역시 나에게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될 수 있거나, 누군가를 미워하는 나를 다른 누군가가 못마땅하게 생각하게 될 수 도 있다. 지금도 내게는 수많은 길이 있고, 그 길 앞에서 나는 마냥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한 가장 기본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다. 흥미롭게 현실을 다룬 소설. 이 소설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를 상기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언제나 옳은 답지만 고르면서 살아온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당신은 인생에서 한 번도 잘못된 선택을 한 적이 없나요?
- 틀린 선택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게 아니야. 선택의 결과는 스스로 책임지라는 뜻이지. 그 선택의 결과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너의 선택은 더욱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갈 거란 말을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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