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름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수박을 실컷 먹을 수 있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처럼 엄청 더우면 내가 좋아하는 계절이 바뀔지도 모른다. 이 책의 주인공 리키가 사는 곳에는 1년이 넘도록 추운 겨울이 계속되고 아무리 기다려도 봄이 오지 않았다. 리키는 너무 지루하고 따분했다. 나는 리키 마음이 이해가 됐다. 내가 더위 때문에 지친 것처럼 리키도 길고 추운 겨울에 지쳐버린 거다.

리키는 긴 겨울 동안 눈사람을 38개나 만들었다. 처음에는 눈사람 만들기, 눈싸움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점점 놀이도 재미가 없어졌다. 그래서 왜 봄이 오지 않는지 알아보려고 세상에서 가장 추운 도시로 갔다. 그곳에는 사계절 호텔이 있었는데, 봄, 여름, 가을은 호텔방에서 깊은 잠에 빠져있었고, 겨울은 갇혀있었다. 그래서 온 세상이 겨울에 멈춰버린 것이었다. 계절들은 서로 깨워주어야 하는데, 호텔의 엘리베이터 안내원으로 변장한 펭귄이 겨울을 가둬둔 것이다. 나는 왜 펭귄이 겨울을 가둬 둔 건지 궁금했는데 이유를 알고 난 뒤엔 너무 어이가 없었다.

펭귄은 하늘을 날고 싶었다. 하지만 날개가 퇴화되어 날 수가 없어서 봄, 여름, 가을을 만나 자기를 계절의 새로 삼아달라고 부탁했다가 모두 거절당했다. 펭귄이 너무 뚱뚱하다는 게 이유였는데 이유가 참 황당했다. 계절의 새가 되고 싶어 하는 펭귄이니까 잘 날 수 있는지, 그 계절에 잘 어울리는 지를 살펴봐야 하는데 엉뚱하게 뚱뚱하다고 거절하는 건 너무 잘못된 생각이다. 나 같아도 속상했겠다. 그런데 겨울이 펭귄을 두 번째 겨울의 새로 정해주고, ‘추위를 무서워하지 않는 세상에 하나뿐인 새’라는 멋진 이름과 천사의 금빛 날개도 달게 해주었던 것이다. 펭귄은 우쭐해졌다.

펭귄은 겨울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겨울이 가면 세상이 자기 존재를 잊어버릴 것이라고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겨울을 꼼짝 못하게 감시하면서 다른 계절들은 쿨쿨 잠이나 자게 내버려둔 것이다. 나는 이런 펭귄의 행동이 고집불통 독재자 같았다. 세상이 온통 겨울만 있으면 사람들은 추위로 꼼짝 못하고 집안에만 있고 바깥일을 할 수 없어서 사회가 잘 돌아가지 않을 거다. 새들과 동물들, 물고기, 식물들도 사라지거나 딴 곳으로 떠나 버린다. 자기 욕심을 채우려고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옳지 않으니 당장 고쳐야 한다. 그런데 역시 리키는 참 똑똑하고 믿음직스런 아이였다. 겨울이 가도 절대 펭귄을 잊지 않을 거라고 설득하고 안심시켜 주었다. 펭귄은 마음을 고쳐먹고 겨울을 엘리베이터에 태워 1층에 사는 봄을 깨우러 갔다.

봄을 깨우기 위해서는 겨울이 입맞춤을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겨울이 입맞춤을 해도 봄이 깨어나지 않았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리키가 봄에게 다가가 입맞춤을 했다. 그 순간 봄이 기지개를 켜며 깨어났다. 아! 나는 알았다. 봄을 깨울 수 있는 건 간절한 마음인데 리키가 누구보다 간절히 봄이 오기를 바랐기 때문에 봄을 깨울 수 있었던 거다. 어른들은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점점 게으름뱅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겨울을 만나 봄을 깨운 리키가 정말 멋져 보였다.

요즘 지구가 더워져 여름과 겨울만 길어지고 봄과 가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한다. 나는 걱정이 된다. 사계절이 모두 다 있으면 좋겠다. 그런데 우리만 편하게 지내려고 온실가스를 펑펑 쏟아내니까 지구가 점점 뜨거워져서 봄도, 가을도 사라져 가는 것이다. 봄과 가을의 꽃들과 새들, 맛있는 과일들, 물고기들도 함께 사라져간다니 나는 그런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슬퍼진다. 모든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지구는 우리의 사계절 호텔이다. 그런데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지구를 병들게 하는 인간이 꼭 ‘겨울의 새’ 펭귄 같다. 나는 이기적인 펭귄은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간절한 마음으로 지구 호텔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

리키처럼…….

나는 늘 옆에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알게 해 준 사계절 호텔을 읽었다 사계절 호텔, 즉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사는 호텔이다. 리키는 겨울만 계속 되는 곳에서 봄을 찾으러 나섰다. 하지만 봄을 찾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봄은 왜 겨울 다음에 오지 않았을까? 리키는 왜 자신이 힘들어도 봄을 꼭 찾아야만 했을까? 나는 여기서 봄의 소중함을 알았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겨울. 단지 눈이 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다음에 오는 봄이 없다면 춥기만 하고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은 겨울은 어린이들과 어른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 될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모두 소중한 계절이다. 여기에서 하나라도 없다면 어떻게 될까? 봄이 없으면 따뜻한 햇살은 없고, 꽃도 싹을 내보내지 않을 것이다. 여름이 없으면 주룩주룩 비가 잘 오지 않아서 꽃이 시들어 고개를 숙일 것이다. 가을이 없으면 시원한 바람아래 과일이 익지도 못할 것이고, 온 세상 아름다운 낙엽도 볼 수 없을 것이다. 겨울이 없으면 땅은 다음 봄에 꽃을 피울 만큼 쉬지도 못하고 아이들은 눈싸움, 썰매타기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사계절은 모두 없으면 안 될 소중한 것이다.계절의 변화는 이렇게 마법같은 것이다. 모든 일은 차례가 있으면 그 다음 차례가 있기 마련이다. 계절도 앞계절이 있으면 그 다음 계절, 순서가 있기 마련이다. 이 책에는 하나의 계절이 계속 되면 생기는 많은 불편한 점이 적혀있다. 여기에는 겨울의 불편한 점만 적혀 있지만 다른 계절도 생각해 본다면 다른 계절의 불편함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계절 마다의 소중함을 모르고 불평을 늘어놓은 적이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꼭 읽어 봤으면 좋겠다.

어머니께선 세상에는 모든 것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거라고 하셨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늘 때가 되면 바뀌는 계절이 때로는 불편하고 때로는 반갑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계절은 나에겐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누군가에겐 기다려지는 소중한 것일 수 있다. 불편하거나 불만스럽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면 한 번 더 생각하고 관찰한다면 그 특징을 잘 잡아내어 그것의 소중함, 이로운 점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여름이 오면 너무 덥고 비가 많이 와서 축축하게 느껴져 싫었었는데 그런 여름이 없다면 가을이 시원한지도 모를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여름이 없다면 농부 아저씨들은 곡식을 키워내지 못할 것 같다. 이제는 여름의 좋은 점을 생각하면서 고마워해야겠다. 무엇이든지 그것을 볼 때는 좋은 점부터 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