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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 리영희 산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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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 리영희 산문선

[ 양장 ]
리영희 저/임헌영 | 한길사 | 2011년 01월 14일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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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 리영희 산문선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1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660쪽 | 741g | 128*188*35mm
ISBN13 9788935661732
ISBN10 893566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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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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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우리 시대의 대표적 진보학자. 1929년 평북 삭주군 대관면에서 태어났다. 1957년부터 1964년까지 합동통신 외신부 기자, 1964년부터 1971년까지 조선일보와 합동통신 외신부장을 각각 역임했다. 1960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신문대학원에서 연수했다. 1972년부터 한양대학교 문리과대학 교수 겸 중국문제연구소(이후 중소문제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 박정희 정권에 의해 1976년 해직되어 1980년 3월 복... 우리 시대의 대표적 진보학자. 1929년 평북 삭주군 대관면에서 태어났다. 1957년부터 1964년까지 합동통신 외신부 기자, 1964년부터 1971년까지 조선일보와 합동통신 외신부장을 각각 역임했다. 1960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신문대학원에서 연수했다. 1972년부터 한양대학교 문리과대학 교수 겸 중국문제연구소(이후 중소문제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 박정희 정권에 의해 1976년 해직되어 1980년 3월 복직되었으나, 그해 여름 전두환 정권에 의해 다시 해직되었다가 1984년 가을에 다시 복직되었다.

1985년 일본 동경대학 초청으로 사회과학연구소에서 그리고 서독 하이델베르크 소재 독일연방 교회사회과학연구소에서 각기 한 학기씩 공동연구에 종사하였다. 1987년 미국 버클리대학의 정식부교수로 초빙되어 'Peace and Conflict' 특별강좌를 맡아 강의하였다. 1995년 한양대학교 교수직에서 정년 퇴임한 후 1999년까지 동대학 언론정보대학원 대우교수를 역임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간경화로 투병, 2010년 12월 5일 영면했다.

리영희의 글은 그가 겪어 온 역사적 사건들 속에 동시대의 통념을 뒤엎는 진실의 힘을 담고 있다. 현대사와 국제정치의 현실을 보는 시각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불러일으킨 고전적 계몽서로 평가받는 그의 저서들은, 중국관계·베트남전쟁·일본의 재등장 문제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해내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또한 사랑과 증오가 교차하는 극단의 시대를 살아야 했던 저자의 육성으로 전하는, 지식인의 삶과 사상에 관한 기록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주요 국면을 살펴보기도 하였다. 한 인간으로서 부딪혀야 했던 갈등과 번민, 고통의 순간을 솔직하고 가식 없이 담아낸 그의 체험이야기는 재미와 감동을 더해주며, 나아가 한국 현대사에서 한 인간이 감당해야 했던 고뇌의 무게를 짐작하게 한다.

지은 책으로 『전환시대의 논리』(1974), 『우상과 이성』(1977), 『분단을 넘어서』(1984), 『80년대 국제정세와 한반도』(1984), 『베트남전쟁』(1985), 『역설의 변증』(1987), 『역정』(1988), 『自由人, 자유인』(1990), 『인간만사 새옹지마』(1991),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1994), 『스핑크스의 코』(1998), 『반세기의 신화』(1999), 『대화』(2005) 및 일본어로 번역된 평론집 『分斷民族の苦惱』(1985), 『朝鮮半島の新ミレニアム』(2000)이 있다. 편역·주해서로는 『8억인과의 대화』(1977), 『중국백서』(1982), 『10억인의 나라』(1983)가 있다.
편 : 임헌영 (Yim, Hunyoung,任軒永 )
1941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중앙대 국문학과 및 대학원을 마쳤다. 『현대문학』을 통해 『장용학론』(1966)으로 문학평론가가 된 후 『경향신문』 기자, 월간 『다리』, 월간 『독서』 등 잡지사 주간을 지냈다. 유신통치 때 두 차례에 걸쳐 투옥, 석방 후 중앙대 국문과 겸임교수(2010년까지)를 지냈고, 역사문제연구소 창립에 참여, 부소장, 참여사회 아카데미 원장 등을 거쳐 지금은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1941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중앙대 국문학과 및 대학원을 마쳤다. 『현대문학』을 통해 『장용학론』(1966)으로 문학평론가가 된 후 『경향신문』 기자, 월간 『다리』, 월간 『독서』 등 잡지사 주간을 지냈다. 유신통치 때 두 차례에 걸쳐 투옥, 석방 후 중앙대 국문과 겸임교수(2010년까지)를 지냈고, 역사문제연구소 창립에 참여, 부소장, 참여사회 아카데미 원장 등을 거쳐 지금은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지은 책은 『한국근대소설의 탐구』(1974), 『창조와 변혁』(1979), 『문학의 시대는 갔는가』(1983), 『민족의 상황과 문학사상』(1987), 『문학과 이데올로기』(1988), 『변혁운동과 문학』(1989), 『분단시대의 문학』(1992), 『우리 시대의 소설 읽기』(1992), 『우리시대의 시 읽기』(1993), 『불확실 시대의 문학』(2012), 『임헌영 평론선집』(2015), 그리고 리영희 선생과의 대담을 엮은 『대화』(2005), 『임헌영의 유럽문학기행』 등 2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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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달이 태초에 반쪽이 아니라는 진실을 알려준 스승
평점9점 | s******a | 2011-02-21 | 신고
 

 

작년 12월, 각종 방송에서 ‘사상의 은사 리영희 교수 타계’ 관련 방송이 줄을 이었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접해보지 못한 나는 ‘그렇게 유명한 사람인가’ 정도의 호기심만 있었던 것 같다.


리영희 교수의 타계 후 신문이나 방송, 하다못해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도 그에 대한 이야기가 쉴 새 없이 나오는 모습을 보며,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한국 역사의 한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에 대한 신문을 하나둘 찾아 읽으며 ‘사상의 은사’ ‘흔들리지 않는 지성’ ‘실천적 지식인’ 등 리영희 교수를 수식하는 각종 글을 접할 수 있었고, 분단의 국가, 어두운 시대에 그의 펜이 우리나라에 어떤 희망을 주었는지 점차 깨닫게 되었다.


리영희의 『희망』은 그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할 때 때마침 한길사에서 나온 신간이었다. 한길사는 리영희 교수 저작집, 『대화』 등을 출간한 출판사이기 때문에 선생 타계 후 나온 선생 관련 도서에 그를 이해할 만한 ‘리영희 글의 정수’가 담겨 있으리라는 믿음에 선뜻 책을 집어들게되었다.


신문으로 보았을 때 느낀 리영희 교수의는 ‘강직한 대나무 같은 지식인’ 이미지였다. 서슬 퍼런 독재체제에서도 자신의 할 말을 똑 부러지게 하는 사람이었다는 기록 때문이었다. 9번의 연행, 5번의 기소, 3번의 징역, 2번의 해직 등 독재시대에 그가 당한 고초만 봐도 그의 강직함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산문선은 그의 이미지가 리영희 교수의 한 측면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오히려 인간적인 면, 친근한 동네 할아버지 같은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편자 임헌영이 이 책을 펴낸 이유에 관해 머리말에 자세히 전하고 있다. 리영희 선생과 『대화』도 함께 만들었다는 그는 선생의 무거운 모습(현실비판과 실천적인 역사인식의 지식인)이 아닌 그의 풍요로운 인문학적 소양과 인간중심주의 사상을 중심으로 한 글을 엮어내려 했다는 말이 나온다.


“이 산문선에는 정세 분석으로 널리 알려진 사회과학적인 논문보다는 오히려 그런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도록 연동해낸 사상적인 바탕을 다룬 인문학적인 글들을 엄선했다. 민족분단의 비극, 통일론,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독재체제와 민주주의 투쟁 등등 사회과학적인 담론과 함께 주시해야 할 주제는 인간 존재론, 역사, 평화, 신앙, 자연, 예술 등 지역과 세대를 초월한 삶의 슬기를 다룬 글들일 것이다.”


그의 말처럼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무겁거나 딱딱하지 않고 쉽게 읽힌다.


1부에서는 독재 체제에서 힘겹게 저항하던 시절에 관한 글인 「D검사와 이 교수의 하루」, 「『우상과 이성』 일대기」, 「서대문형무소의 기억」 등이 나온다. 제목만 봐서는 얼핏 무겁고 딱딱한 이야기일 법하지만 내용은 쉽게 전개된다. 예를 들어 「D검사와 이 교수의 하루」는 자칫 이야기하기 꺼려지는 자신의 이야기를 ‘낯설게 하기’라는 소설의 형식을 빌어 객관화시키고 있는데, 그 덕분에 자칫 감상적으로, 또는 주관적으로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거리를 두고 읽힐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감상적으로 빠지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거리를 두고 독자에게 읽히도록 한 그의 글솜씨는 지금으로부터 3, 40년 전에 쓰인 글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2부에 속한 글들은 좀더 가볍고 짧은 산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종교, 과학 등 오늘날에도 이슈화되고 있는 쟁점들을 지식인의 관점에서 이야기했다. 조금은 고루한 내용도 가끔 눈에 띄지만(예를 들어 물을 아끼기 위해 소변을 두 번 본 후 변기 물을 내린다는 내용 등) 글의 대부분이 3, 40년 전에 씌어졌고, 리영희 교수의 나이가 나보다 4, 50살은 더 많다는 생각을 하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공감했던 부분은 종교에 관한 그의 성찰이었다. 리영희 교수는 아직까지 종교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예수의 행적과 부처의 가르침을 마음으로 깊이 새긴다는 관점에서 보면 자신의 종교는 ‘예수․부처교’라고 하였다. 마음으로 믿는 것이 진짜 종교라는 그의 말은 가장 간단한 진리이면서도 가장 지키기 어려운 진리 중 하나인 것 같다.


3부의 글은 베트남전쟁, 핵무기 관련 글, 파시스트, 광주민주화운동 글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쪽은 약간 딱딱한 글이 대부분이지만 한 번쯤 읽고 깊이 생각해 볼 내용이 많다. 예를 들어, 조선일보에서 일하던 시절, 억울하게 죽어가는 베트남 국민을 생각하면서 밤에 잠을 못 자고 뒤척이는 리영희 선생에게 아내는 “당신이 그런다고 베트남 국민의 생활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라고 외쳤다고 한다. 언론인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양심을 저버릴 수 없기에 그는 밤을 설쳤고, 또 진실을 알면서도 그 진실을 위해 맞서 싸울 힘이 펜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무능함을 알기에 밤을 설쳤다. 이런 글들에서 그의 바른 정신, 양심적 언론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4부는 해방 후 친일파 숙청과 일본 관련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보통 우리가 ‘독도 문제’나 일본 교과서 문제를 이야기하며 일본을 규탄하는데, 이 글에서 리영희 교수는 좀 다른 시각을 보인다. “과거의 역사는 현재에 숨 쉬고 있고, 내일의 우리를 규정할 것이라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내일을 위해 과거를 물어야 한다. 다만 상대방에게만 묻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더 준엄하게 물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일본과의 관계나 문제를 정확하게, 그리고 거시적으로 처리해 나가는 요체가 될 것이다.”라고 일본에게만 “니들이 잘못했다”라고 외치는 게 아니라 “우리 내부 성찰 뒤에 그들의 잘못을 따져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민족주의자들이 들으면 대노할 테지만, 이 부분은 성숙한 시민사회를 원한다면 언젠가 한 번쯤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리영희 선생의 글들은 오늘을 살고 있는 나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5부는 김구, 노신, 고은, 김산, 윤영자(리영희 아내) 등 리영희 선생이 존경했던 사람들에 관한 글을 모아놓은 것 같다. 많은 글들 중 노신에 관한 글과 아내에 관한 글이 많이 기억에 남았다. 리영희 교수는 노신의 글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글이 잘 안 써질 때는 노신의 책을 아무 쪽이나 뒤적이면서 글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하니 그 영향을 알 만하다.


"가령 말이야 철로 밀폐된 방이 있다고 하세. 창문은 하나도 없고 절대 부술 수도 없어. 그 속에는 깊이 잠든 사람들이 많이 있어. 머지않아 질식하여 다 죽어버리겠지. 허나 혼수상태에서 그대로 죽음으로 옮겨가는 거니까 죽기 전의 슬픔은 느끼지 못하는 거야. 지금 자네가 큰 소리를 쳐서, 다소 의식이 뚜렷한 몇 사람을 깨웠다고 하면, 이 불행한 몇 사람에게 이왕 살려낸 가망 없는 임종의 괴로움을 주는 것인데 그래도 자네는 그들에게 미안하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그러나 몇 사람이 일어났다고 한다면, 그 철의 방을 부술 희망이 절대로 없다고는 할 수 없지 않은가?”


리영희 선생은 이런 노신의 글을 자신의 삶과 일치시켰다. 우상에 사로잡힌 시대의 민중을 위해 가망성이 없어 보이는 싸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노신과 나」는 감동깊게 읽은 꼭지 중에 하나이다.


마지막 6부는 상고이유서이다. 이는 1977년 『우상과 이성』『8억인과의 대화』 필화사건으로 구속되었을 때 리영희 교수가 대법원에 손수 작성하여 낸 것이라 한다. 아무런 참고 자료도 없이 철장 안에서 손수 쓴 선생의 글이다. 독재시대, 반공법이라는 법은 ‘우는 아이도 잠재우는’ 소문난 무서운 법이었다. 이 글은 용감하게도(?) “본인에게 적용된 반공법은 입법정신에 어긋난다”며 법의 부당성과 언론의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할 사람들을 위해 장황하게 1~6부에 대한 설명과 나의 감상을 적어놓았지만 아무래도 자기 자신이 직접 읽어보는 게 제일 좋을 것이다. 특히 리영희 선생의 글은 더 그렇다. 종교, 우상, 관념 등 모두가 이해할 만한 단순한 진리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직접 생각해보아야 할 여러 가지 문제들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영희 선생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 한국의 근현대사에 대한 역사적 사실이 궁금한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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