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책꽂이에 삐죽이 튀어나와있는 이 책을 골랐다.
만약, 나라면 어떻게 할까? 이 책은 여러가지 이야기들로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많은 이야기들중에서 <방글라데시에서 온 까무잡잡한 아이>와 <과연 친구를 신고해야 하는가>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중혁이네반에는 방글라데시에서 온 블랑카라는 아이가 전학을 왔다.
까무잡잡하고 큰 눈을 가진 블랑카를 아이들은 놀려댔고 점심을 같이 먹으려고 하는 친구도 없었다.
나도 길에서 외국아이를 보면 생긴게 우리랑 많이 달라서 웃기도했고 말을해도 못알아들을것같아 놀리고 싶은 마음도 들었었다. 그래서 중혁이네반 아이들이 블랑카를 놀리는게 당연한것같았다.
그런데 그런 내 생각이 잘못된거란걸 알게되는 일이 생겼는데 그건 바로 안젤리나 킴이라는 미국 피겨스케이팅선수가 학교에 초대되어와서 들려준 이야기때문이었다.
안젤리나는 다섯살때 미국으로 건너갔는데 말도 안통하는 나라에서 친구를 사귀기가 어려웠지만 낸시라는 아이가 친절하게 대해주어서 둘은 아주 특별한 친구가 되었다고 했다.
나를 깜짝 놀라게 한건 한국사람인 안젤리나를 외모나 언어가 다르다고 이상한 눈으로 보지않았고, 따돌리지도 않았다는 말이었다. 안젤리나의 이야기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외국사람들을 이상한눈으로만 보았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낯선 나라에와서 어려움을 겪고 힘들어할지도 모르는 외국사람들의 마음을 왜 나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부끄러운마음에 갑자기 얼굴이 빨개졌다. 이 이야기는 외모와 피부색이 우리랑 다르다고해서 놀리거나 따돌리고 함부도 대하려는 마음이 얼마나 잘못된것인지 알게해주어서 좋았다.
<과연 친구를 신고해야 하는가> 이야기는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문제였다.
정우와 상민이는 가장 친한 친구다. 상민이는 정우가 물건을 훔치고 다니는걸 알게되었고 그 일로 고민에 빠졌다.
정우가 나쁜길로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선생님께 말씀드릴까도 생각했지만 차마 말할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선생님께 말하는게 경찰관한테 말하는것과 다를바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만약 내가 상민이라면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말씀드려 정우가 더 나쁜길로 가지않게 하고싶다.
아빠께서는 바늘도둑이 소도둑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작은일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하다가 점점 더 큰일을 저지르는 사람이 된다는 말인데 나중에 후회하지말고 지금부터라도 정우가 올바른길을 갈수있게 도와주어야할것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평소에 그냥 지나치던 일도 다시한번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책속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남의일 같지 않았던건 언제든지 우리 주변에서 생길수 있는일들이어서 그런것같다. 책을 읽으면서 무엇이 옳고 좋은것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내게도 생긴것같아 가슴뿌듯했다.
남들이 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나도 무조건 따라한다는게 얼마나 어리석은것인지 알았다. 항상 남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고, '나하나쯤이야' 하는 생각과 좋지못한 습관, 양심을 속이는 행동은 하지 않는 내가 될것이다.

 만약 나라면 어떻게 할까?
이 책을 처음 읽게 된것은 3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책이라고 해서 2학기가 시작 되기 전에 읽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이 책 내용중에 '상처를 주는 말'이 나온다.
주인공의 이름은 준영이라는 친구다.
준영이는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너무 뚱뚱해서 친구들 에게 늘 놀림을 받고 왕따를 당한다. 어떤 남자아이는 "이봐! 전국 돼지 경연 대회에 나갈 시간이 아직 남았는데 내가 너 대신 신청서 써 줄까?" 라고 놀려대기도 한다. 그럴때면 반 친구들은 모두 웃음 바다가 된다.
하지만 한명만 웃지 않는다. 바로 현수라는 아이다.
현수는 예전에 빨갛고 커다란 반점이 온몸에 퍼졌을 때 친구들이 빨간혹이라고 선생님은 벌꿀 통이라고 놀리셨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1주일 동안 친구들이 그 혹이 옮을 수도 있으니 같이 어울 리지 못하고 늘 혼자있어야 했다.
현수는 그때의 마음이 지금 준영이의 마음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수는 친구들에게 준영이를 놀리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한다.
늘 혼자 있는 준영이와 함께 있고 싶어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현수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만약 그렇게 하면 친구들이 현수까지도 따돌릴까 걱정이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 준영이도 친구들이 자기와 함께 놀아 주지 않아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난 그게 좀 마음이 아팠다.

뚱뚱하다는 이유로 친구들이 놀리고 따돌림을 당하는건 옳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친구들중에도 뚱뚱한 친구들이 많다. 그렇다고 그 친구들이 성격이 나쁘거나. 이기적이지 않다. 2학년때 한 친구중에 뚱뚱해서 친구들이 놀리기도 해서 학교 가기 싫다고 말한 친구도 있다. 그 친구는 책을 아주 좋아해서 공부도 잘했고. 아는 것도 아주 많았다. 그친구랑 이야기를 하면 난 몰랐던 많은 것들도 알게 되기도 했다.
만일 내가 현수처럼 그 친구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아이이기 때문에 같이 놀지 않았다면 난 그런 소중한 친구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의 준영이도 그림을 아주 잘 그린다.
그런 준영이가 현수는 부럽기도 하고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많았던거 같다.
말로 상처를 얼마든지 줄 수 있다고 생각했던 현수는 다른 친구들처럼 놀리지는 않았지만, 준영이와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았다. 다른 친구들에게 자기도 똑같이 놀림을 받을까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현수가 용기를 내서 준영이에게 갔으면 아마 현수 말고도 다른 친구들도 준영이와 친구가 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난 초등학교를 지금 두번 옮겼다.
대구에서 살다가 분당으로 갔다가 다시 대구로 전학을 왔다.
내가 전학을 할때 마다. 처음에 반친구들에게 인사를 해야 했다.
하지만 난 처음보는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 못하고 덜덜 떠는 버릇도 있고. 미리 할 말을 준비해서 가도 모두 잊어버리는 건망증 까지 있다.
그래서 내가 말을 잘 못했을 때 남자 아이들이 날 놀렸었다.
"겁쟁이. 그것도 못하냐? 너 벙어리냐??" 라고
난 너무 속상했다. 난 벙어리도 아니고. 멍청 하지도 않은데 그런 말을 듣는것도 기분이 나빳고.
눈물이 날것 같은걸 꾹 참아야 했다.
그런데. 여자 친구들이 나에게 와서 "분당 어디서 왔어?" "앞으로 잘 지내보자." 이런말을 해줄때 눈물이 날것 같았던 일도 금새 잊어 버리고 웃게된다.

학교에서 친구들은 어떤 한 친구를 두고 다같이 몰려들어서 이유없이 친구를 괴롭히거나, 때리거나. 바보라고 놀리거나, 같이 말도 하지 않고 왕따를 시킬 때가 있다.
지금 같은 반 친구중에서도 그렇게 놀림을 받는 친구가 있다. 난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엄마에게 말씀 드렸더니. 엄마가 그러셨다.
"모두가 다 그 친구를 놀려도. 지인이 네가 옆에서 말 한마디 다정하게 해 준다면 그 친구는 다른 친구들과 친해 질 수 있는 다리가 생길지도 모른단다..."라고.
사실 그 친구는 나에게 처음부터 말을 걸어 주진 않았다. 다른 친구들이 항상 자기를 놀렸기 때문에 나도 그런 친구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몇일 지나서 그 친구는 나에게 편지를 한장 보내주었다.
"친하게 지내고 싶어. 나랑 친구가 되어 주지 않을래?" 라고. 난 정말 행복했다.
내가 그냥 "안녕~!" "잘가~!" 이 말만 했는데도 그 친구는 나하고 친해지고 싶었던거 같다.

우리는 모두 정말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는데 서로 서로 눈치를 보면서 정말로 사귀고 싶은 친구를 못사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내가 아무렇지 않게 생각없이 한 말이 친구의 가슴에 못이 박히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부터 친구들에게 웃을 수 있는 말을 하고, 상처를 받았다면 아픈마음을 치료 할 수 있는 말을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한다.
내가 왕따가 될 수도 있고. 내가 왕따를 만드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나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고민이 될때. 나는... 상처를 주는 사람이 아니라. 웃음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우리 모두가 그런 친구들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