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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1년 06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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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88쪽 | 165g | 135*220*15mm |
ISBN13 | 9788971994290 |
ISBN10 | 8971994290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1월 30일
2024 노벨 경제학상 대런 아세모글루 사이먼 존슨 제임스 A. 로빈슨
2024년 10월 15일 ~ 2024년 11월 15일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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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 사회를 보며 ‘정의(正義)’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속담이 다른 것도 아닌, 모두에게 평등해야할 ‘법’이라는 이름에 적용되는 사회에서?! 정부에 반(反)하면 고소하거나 구속하고, ‘20대 80 법칙’에서 벗어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10대 90 법칙’을 조장하는 사회에서?! 그러고보니 이런 이야기들이 비단 ‘정의’라는 범주에서만 이야기될 문제는 아닌 듯 한데… 어쨌든! 지금 우리는 어떤 세상에서 어떻게 흘러가고 있으며-뭐 이미 이에 대한 대답은 따로 필요 없을 듯하다-, 또 앞으로는 어떻게 나아가야할까?!
여기, 우리가 나아갈 세상,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취해야할 태도를 알려주는 사람이 있다. 90이 넘은 나이임에도 그 누구보다 큰 열정을 담아서, 그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뭔가를 외치는 그의 이름은 ‘스테판 에셀’이다. 그는 유대계 집안에서 태어나 레지스탕스의 일원으로 활약하다가, 유대인 강제수용소로 끌려가 죽음을 눈앞에 두는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살아남았고, 그 후 외교관,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 유엔 인권위원회 프랑스 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사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외치는 말은 다름 아닌 ‘분노하라’이다.
“분. 노. 하. 라.” 무엇에 대해서?! 그리고 무엇을 위해서?! 라는 의문도 잠시, 오늘날 우리 사회를 생각하면 쉽게 수긍이 간다. 세상에는 무관심하게, 당장 눈앞에 보이는 자신의 일들에만 정신이 팔려 보다 먼 곳을 내다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몇 번이나 외치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던가! 제발 좀 주위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한 번만이라도 나만이 아닌 우리를 생각해보라고, 그리고 그 속에서 뭔가를 느꼈다면 함께해달라고 외치던 수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외침들을 스테판 에셀은 ‘분노하라’는 단 한마디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는 아주 얇은 책자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결코 그 두께로 가늠할 수 없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 내용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국에는 ‘분노하라’이다. 세상의 많은 것들, 그 중에서도 분노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는 분노하고, 그런 분노를 만들어내는 것들에 저항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 그런 분노와 저항은 폭력이 아닌 비폭력을 통해서 희망을 찾고, 그를 통해 보다 진보된 미래를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간단하게 정리를 하다 보니 이렇게 간단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간단함이 실제로는 그렇게 간단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라는 사실이 뭔가 씁쓸하게만 다가온다.
오늘날 우리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것이 이러한 원칙과 가치들이다. 우리가 몸담고 사는 사회가 자랑스러운 사회일 수 있도록 그 원칙과 가치들을 다 같이 지켜가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이른바 ‘불법체류자’들을 차별하는 사회, 이민자들을 의심하고 추방하는 사회, 퇴직연금제도와 사회보장제도의 기존 성과를 새삼 문제 삼는 사회, 언론 매체가 부자들에게 장악된 사회, 결코 이런 사회가 되지 않도록. 만일 우리가 전국 레지스탕스 평의회의 진정한 후예였다면, 이런 모든 일들에 암묵적인 찬동자가 되기를 단연코 거부했으련만……. -머리말 中에서
스테판 에셀이 ‘분노하라’는 외침을 들고 나온 그 시작은 레지스탕스에 있다. 어쩌면 그저 남의 나라, 남의 일 같이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따라서 당연히 스테판 에셀이 언급하는 구체적인 상황들이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그가 그래야만 해야 한다는 생각의 도태가 되는 내용만큼만은 현재의 우리나라에도 어김없이 적용되는, 아니 그래야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해서 오늘날 우리가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생각해봐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간다면 지금의 상황들에 대해서는 당연하게도 분노하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된다. 그가 강조하는 분노, 그 시작을 -안타깝게도- 우리는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분노마저도 그 시작부터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무관심’이다. 지금까지는 항상 근본적인 문제는 피해가며, 당장 눈앞에 놓인 것들에 대해서만 분노하고 욕하며, 결국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다시 고개 돌리고 애써 외면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나 역시도…
최악의 태도는 무관심이다.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 내 앞가림이나 잘 할 수밖에……” 이런 식으로 말하는 태도다. 이렇게 행동하면 당신들은 인간을 이루는 기본 요소 하나를 잃어버리게 된다. 분노할 수 있는 힘, 그리고 그 결과인 ‘참여’의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는 것이다. -P22
앞으로도,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세상이 부당하다고 말하면서도 그냥 그렇게 힘에 눌러 주저앉고 말 것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누군가 무관심이 최악의 태도라고 말하든 말든 상관없이 살아갈 것인가?! 누군가는 분노를 삭이는 것이 최선이라 할지 모르나, 절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불의에 대한 정당한 분노가 세상의 진보를 만들어 낸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분노하면 결국에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 분노가 무조건 폭력적일 것이라는 생각, 그래서 그것은 혁명과 같은 것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다. 물론 분노에서 시작되어 격노로 이어지고, 거기서 다시 폭력으로 이어지는 과정들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스테판 에셀 스스로도 말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가야할 길은 비폭력이라고, 폭력보다는 희망을, 비폭력의 희망을 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분노하라’라는 그의 외침에 공감도 가고, 그래야하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분노를 한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생각들은 떠오르지 않았다. 어쩌면 그의 외침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도대체 분노, 그 다음에 이루어질 많은 것들을 어떻게 끌어내야하지… 뭔가 혼란스럽고 명쾌하지 않은 그런 느낌이 남았다. 하지만 그 답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책의 내용이 아닌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얻을 수 있었다. 아니, 정답은 아닐지라도 희미하게나마 뭔가를 찾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90세가 넘은 고령의 나이에도 여전히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분노할 일에 분노하는 것’이라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던 대답과 ‘기쁨’이라는 의외의 대답을 보면서 말이다. ‘분노’라는 인간의 핵심적인 성품으로 발생되는 ‘참여’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화제의 전환으로 보일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노를 통해 사회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하게 되면서, 그것이 결국에는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고 나아가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연결고리는 결코 억지스럽지 않게 느껴진다.
민주주의에서 참여, 즉 투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하게 느끼는 요즘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한 생각들이 모여서 요즘 꼭 투표해야한다는 생각들이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자리잡아간다는 사실이 반갑고 고맙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여전히, 뭐 투표하나 한다고 해서 뭔가 바뀌기나 하겠어, 라는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역사 교과서에서나 보았을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가치, 진보의 역사적 가치들과 얼마나 맞물려 있는지, 또 그것을 위해서 지금껏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조금이라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이제는 그런 역사 속에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가 놓여있다는 생각까지도…
【더하기!!】
흥분된 마음에 너무 두서없이 주절거린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를 통해서 이런 주절거림이 아닌 정확한 내용들을 직접 파악할 수 있으면 제일 좋겠지만, 혹시나 어렵게만 느껴지고 괜히 머리가 아플 것 같아 피하고 싶어진다면 적어도 ‘조국 교수’가 쓴 추천사라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테판 에셀이 프랑스 사회에 던진 메시지를 오늘날 한국판으로 제대로 바꿔놓았으니 조금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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