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마법의 나날들>

내가 만약 사무엘이라면?

서울 예일초등학교

5학년 4반 55번

노효은

이 책은 자신이 오랫동안 있었던 집에서 이사를 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사무엘이라는 남자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사무엘은 곤충을 채집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 중에서도 딱정벌레를 제일 좋아한다. 사무엘은 하늘을 나는 꿈을 꾸면 그 날은 좋은 날이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날은 사무엘이 이사를 가는 날이었다. 그래도 토요일까지 사무엘을 좋아하는 카를로타 할머니와 있을 수 있었다. 사무엘은 카를로타 할머니의 댁에 있으면서 다른 할머니들과 카드 게임도 하고 이야기도 하며 즐거운 생활을 하며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사무엘이 이사한 마을은 대부분 비슷한 집들이 나란히 늘어져 있었으며, 학교의 크기는 전 학교보다 더 컸다. 사무엘이 마을을 구경하며 여러 친구들도 만나고 학교생활에도 적응 해 갈 무렵 니키라는 한 소녀를 만나 친구가 되고 3마리의 고양이를 분양해야 하는 일을 맡게 된다. 다행히 사무엘은 일을 잘 끝마쳤고 마을 생활에 익숙해져 그 마을에 정이 생기게 된다. 그 후 사무엘 가족은 더 이상 이사를 하지 않았다.

나는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 사무엘이라는 아이가 자주 이사를 다닌다는 내용을 보고 ‘이사를 많이 해서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사를 많이 하면 그 만큼 친구도 많고 여러 가지의 집들을 체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점 책을 읽다보니 이사를 많이 하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를 너무 많이 하면 새로운 환경과 친구들에게 익숙해질 틈이 없이 또 다시 친구들과 헤어지고 또 다른 말투에 익숙해져야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진정한 친구들은 하나도 없고 자신만의 말투도 없어지게 된다. 그래서 나는 책을 다 읽고 ‘이사를 많이 하는 것은 꼭 좋은 것만이 아니구나. 이사를 많이 하는 사무엘도 진정한 친구가 있는데, 이사를 많이 하지 않는데도 나는 왜 진정한 친구가 없을까? 이제부턴 나도 진정한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 나를 먼저 보듬어야 겠구나.’라고 다짐했다.

단지 이런 다짐뿐만 한 것이 아니다. 나는 이사를 많이 해서가 아닌 또 다른 이유에서 사무엘이 부러웠고 닮고 싶었다. 어떤 이유에서였냐면 사무엘은 이사를 그렇게 많이 하는데도 부모님에게 크게 불평을 하지 않는다. 또 엄마가 아빠랑 다툼이 있어서 집을 잠시 나가셨는데도 아빠에게 화를 내거나 엄마가 하던 것을 다 하라고 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아침을 해먹고 학교에 걸어가며 엄마가 안 계셔서 불편한 마음을 내색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사무엘의 자신이 할 것을 스스로 하는 책임감과 엄마를 기다리는 인내심을 닮고 싶었다. 아마 나였다면 학교도 않나가고 밥도 안 먹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빠에게 엄마가 하던 모든 것을 해달라고 졸랐을 것이며 엄마를 기다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끝내는 아빠에게 아빠 탓이라며 화를 내고 짜증을 부렸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행동은 사무엘의 행동과 몹시 달랐다. 사무엘은 더군다나 나와 비슷한 나이였다. 그런데도 그렇게 행동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마지막으로 사무엘은 배려심과 리더십이 뛰어났다. 자기의 일도 아닌데 마치 자기 일처럼 도와주려 하고 앞장서서 팀을 이끄는데 그 모습을 닮고 싶었다. 사무엘은 3마리의 고양이를 분양하는 때에도 자신의 일이 아닌 친구의 일인데 앞장서서 고양이를 모두 분양시켰다. 이런 점이 나의 생활과는 확연히 다른 것 같다. 나는 ‘네 일이니깐 알아서 해. 나는 모르는 일이다.’ 라고 말하고 말 것이다. 하지만 사무엘의 이런 점을 보니 내가 여태까지 한 행동들이 조금 부끄러웠다.

그래서 나는 사무엘의 장점을 본받아 앞으로의 나의 생활에 조금씩 차례차례 적용해 나가야겠다고 다짐했고, 사무엘처럼 항상 책임감을 가지고 모든 일에 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을 펴고 익숙하게 느껴지는 종이 냄새를 흠뻑 맡으며 부드럽게 첫 장을 넘겼다. 첫 페이지에는 그림이 하나 있는데 한 소년이 잠옷 차림을 한 채로 침대 위를 날아다니고 있었다. 책을 읽던 때가 아침이어서 창문 밖으로 보이는 커다란 뭉개구름과 하늘을 나는 소년의 모습이 겹치면서 이 책을 읽으면 오늘 왠지 하루 종일 구름 위를 나는 듯 행복한 기분일 것 같았다. 더군다나 이 책의 제목은 ‘마법의 나날들’아닌가!!! 하지만 나의 이런 직감은 다음 페이지에서 산산조각 났다. 사무엘은 그저 평범한 소년이었다. 특별할 것은 하나도 없는 소년. 게다가 사무엘은 겁이 많고 내성적인 아이인데다가 책을 읽어갈수록 부정적인 아이로 다가왔다.

  나는 솔직히 사무엘의 일상이 좀 지루했다. 그러나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이야기가 파란만장해졌다. 특히 사무엘이 니콜레의 고민인 밍카의 새끼들을 보낼 집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은 사무엘에 대한 나의 생각을 조금 바꿔 놓았다. 나는 사무엘이 평소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부정적인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사무엘도 귀여운 아기 천사 같은 새끼 고양이들을 보면서 부정적인 마음이 얼음처럼 사르르 녹는 것을 보고 조금 다르게 보였다.

  사무엘은 친구가 별로 없었다. 내성적인 성격도 있고, 또 갑자기 낯선 장소로 이사를 와서기분이 우울했을 것 같다. 하지만 사무엘에게는 아주 특별한 취미가 있었는데 바로 ‘딱정벌레 수집’이었다. 그것을 통해 사무엘은 야콥과 니콜레와 비밀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을 사귀게 된다. 특히 그렇게 숫기가 없는 사무엘이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만 했다. 그러고 보니 사무엘에게는 엄마가 없었다. 엄마가 아빠와 다투다가 집을 떠난 것이다. 사무엘은 너무나도 사랑하는 엄마를 단번에 잃은 거였다. 그러니 부정적이고 우울할 수 밖에. 사무엘에게 딱정벌레와 친구들이 없었다면 얼마나 외로왔을까?

  사무엘의 엄마가 잉그리트 부인댁에서 돌아왔을 때 사무엘은 이렇게 고백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고 보니 나는 엄마가 없어도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어. 참 신기해. 정작 엄마가 없었을 때에는 하루하루가 더뎠고 정말 힘들었는데 말이야.’

  나는 우리엄마가 하루종일 집에 계시기 때문에 사무엘의 이런 마음이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도 가끔은 사무엘처럼 우울하거나 하루하루가 지겨울 때가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건 다 내 마음의 문제였던 것 같다. 사무엘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

  지루할 것만 같던 사무엘의 일상을 보고 나니 다시 한 번 나의 반복적인 하루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마법의 나날들’은 이렇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진 않지만 조금씩 변해가는 나를 찾아가는 날들을 말하는 건 아닐까? 앞으로 사무엘이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수집도 열심히 해서 더 멋진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