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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8년 04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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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46쪽 | 748g | 153*224*30mm |
ISBN13 | 9788901080024 |
ISBN10 | 8901080028 |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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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한 글크기와 두꺼운 책 페이지수에 읽기가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읽는 순간 추리소설같은 즐거움과 앎에 대한 즐거움으로 지루하지 않게 다 읽을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농산물,해산물에 관하여 우리사회 저편에 있는 놀라운 진실을 꺼집어 내어 독자들에게 밝혀주고 있다. 먹을 거리에 관심이 많은 독자에게는 놀라움과 많은 유용한 지식을 제공하여 준다.
저자인 피터싱어는 1975년 동물권리운동에 대한 책인 '동물해방'을 썼고, 이어 짐메이슨과의 합작품으로 공장식 농업의 폐혜를 밝혀 센세이션을 일으킨 '동물공장'을 1980년에 썼다. 이 책은 앞선 두 책의 합본 역할을 하고 유기농, 공정무역, 윤리적 소비주의 등 좀 더 넓은 부분까지 새롭게 다루고 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전형적인 현대식 식단이란 제목으로 공장식 농장의 폐해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나로서는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 상당히 충격이었고, 가장 흥미롭게 봤던 부분이다. 다우너 소에 대한 폭행 및 가혹행위를 보여주는 동영상이 최근 광우병파동과 맞물려 인터넷에 돌고 있어 찾아 보게 되었는데, 이 책에서 말한 내용중의 아주 일부일 뿐이다. 동물에 대한 동정심과 측은한 마음이 절로 들고, 공장식 농장으로 인한 환경파괴는 재앙적 수준이다.
'암퇴지들은 일생의 대부분을 몸을 돌릴 여유도 없는 칸막이에 갇혀 지내야 한다. 닭들은 또 어떤가? 아주 부자연스러운 대밀집 상태로 살며, 몸은 너무나 빨리 자라고, 잔인한 방식으로 운송되고 도살된다. 그리고 낙농장의 젖소들은 주기적으로 임신을 당하고는 낳는 즉시 새끼를 빼앗겨버린다. 그리고 고기소들은 황량하고 살풍경한 사육장에 감금되어 살아간다...우리가 먹는 가축의 대부분은 지금 체계적인 학대를 받으며 사육되고 있다. 그들에게 불편함은 법칙이고, 고통은 일상이며, 성장은 비정상적인 과정이다. 그리고 식단은 부자연 그 자체다. 질병이 만연하며, 스트레스는 끝이없다' p339
2부는 '양심적인 잡식주의자'로 공장식 농장이외에 다양한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인증마크의 진실성, 원거리 수송 및 비재철 농산물을 생산위한 엄청난 에너지 소모, 농산물 공정무역과 노동자의 권리, 해산물의 무제한적인 노획으로 씨가 마르는 문제 등 우리가 평소 몰랐거나 미처 생각하지 못한 먹는 문제에 관련된 사안들을 얘기하고 있다. 1부는 폭로성에 가까운 내용이라 재미가 있었고, 이 부분은 앎에 대한 즐거움이 컸던 부분이다.
3부는 베건주의라고 하는 '완전채식주의자들'에 관한 내용이다. 관련하여 GMO식품에 대한 내용, 유기농식품의 안정성, 육식의 윤리성, 쓰레기통 뒤지는 행위, 최종적으로 지금까지 책에서 언급한 주장을 정리하고 있다. 채식주의에 더하여 유제품, 달걀도 먹지 않는 것을 베건주의라고 하는데 사실 자신에게 적용하기에는 아직까지는 힘들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건강 측면보다는 우리가 먹는 동물에 대한 윤리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자가 서문에도 밝히고 있듯이 건강을 위한 초점으로 먹을거리를 다루고 있는 책들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으므로 여기에서는 그 부분은 조금 다루고 있고, 그 이외의 문제들 - 공장식농장으로 인한 환경파괴, GMO식품의 안정성 및 그 의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노동자들의 권리, 동물들에 대한 윤리 등을 많이 언급하고 있다. 이것이 다른 먹을거리에 대한 책들과의 차이점이라 할수 있겠다.
"우리가 먹는 식품은 어디서 왔을까요?" 라는 문구는 제철 식품, 토산식품, 환경친화적 식품과 식재료들이 더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먹는다는 것은 곧 정치적 행동이므로 좋은 식품을 선택하는 일은 곧 더 나은 농장과 식품 정책에 투표하는 것과 같다...다시말해 깨끗한 물, 신선한 공기, 햇볕, 화학물질과 호르몬제가 들어가지 않은 건강사료, 적절한 거처, 축사 바깥에 나갈 수 있는 자유, 동족 집단과 어울리고 교류할 수 있는 자유에 대한 동물의 권리를 존중하는 영농을 하는 곳에서만 육고기와 가금 고기를 구입한다. 또한 동물을 다룰 때, 수송할때, 도살할 때의 인도적 기준도 있다. 달걀, 치즈, 그리고 여타 유제품들은 현지에서, 유기농으로, 그리고 인도적 방식으로 조달할 수 있을때 언제든지 조달하고 있다. 해산물은 지속가능한 어로 방식으로 잡힌 것이어야 한다. p250
이 인용한 문구가 이 책의 핵심을 언급하고 있다. 먹을 거리를 선택하는 행위는 정치 행위의 하나로서 '세상을 해치는 인간들이 더 부유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권하고 있다.
새롭게 안미란씨의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을 읽게 되었다. 많은 이야기 중에 미래에는 부를 판단하는 가치 기준에 먹을거리가 충분히 포함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자들은 좋다는 것을 찾아 얼마든지 돈을 지불할 수 있겠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몸에 좋은 것, 맛이 있는 것을 찾아다닌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몸에 좋고 맛있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지 많은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현실은 배고픔을 면할 음식이 주어지는 것이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둘러싸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많은 시민들이(국민들이)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고 ‘검역 주권을 찾아야 한다.’고 외치고 있는 와중에 나는 <죽음의 밥상>을 읽는다.
현대인은 바쁘다. 어른들은 어른대로 애들은 애들대로 바쁘다. 많은 사람들이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삶을 꾸려가고 있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좀 더 여유가 있어 의식주와 사람의 질에 다른 의미와 가치를 두는 사람도 있다. <죽음의 밥상>은 매일을 벅차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보통의 가정, 그보다 좀 여유가 있어 먹을 것에도 건강이라는 측면을 좀 더 강조하여 먹을 것을 구입하는 가정, 자신들의 신념에 따라 완전히 채식을 하는 가정을 모델로 그 가족들이 먹는 것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하는 것을 취재하는 형식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먹는 것에 대한 윤리학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들의 식탁에 빈번하게 오르고 있는 많은 고기(육 고기든 물고기든)가 이미 자연 상태에서 상당히 멀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비만은 제 7의 죄악이라고 한다고 한다. 처음 듣는 소리지만 뜨끔했고, 맞는 말일 거라 생각 한다. 소비는 수요를 창출했고 수요는 공급을 창출했다. 많은 고기들이 필요했고 대량 사육을 하되 더 많은 이윤의 창출을 위하여 동물들의 사육조건은 자연스러움에서 한참 멀어졌다. 자연스러움에서 멀어지다 보니 문제점이 나타나고 그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근본적인 것들을 변화시키기 보다는 눈에 보이는 당장의 것들을 응급처치 식으로 하게 되고 그것은 또 연쇄적으로 다른 문제점들을 야기한다. 생명 유지를 위한 기초원인 우리의 먹을거리는 이제 단순히 생명에너지로서의 먹을거리만 의미하지는 않는다. 먹되 무엇을 먹는가가 중요하게 되었다. 건강한 먹을거리와 맛을 가치 기준에 두고 소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죽음의 밥상>에서는 건강한 먹을거리와 맛 말고 다른 것도 생각하라고 주문을 한다. 우리가 먹는 것들에 대한 전반적인 재고-윤리적인 잣대를 드려대며-를 요청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건강한 먹을거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정말 건강하냐고, 그 먹을거리를 위하여 인간들이 행하는 비윤리적인 것도 아느냐고 묻고 있다.
우리가 마트에서, 정육점에서 흔하게 구입하는 제품의 거의 다수가 공장제 농업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 자연스럽지 못한 생장조건을 만들어 놓고 그 속에서는 가축들의 생명유지를 위하여, 상품성을 위하여 동물에게 엄청난 가혹행위, 비윤리적인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 야채 또한 자연스런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재비하기보다는 화학비료와 살충제를 대량 살포하여 길러지고 있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길러진 고기와 야채는 보기 좋은 상품으로 마트로 나오게 된다. ‘완전 천연제품’이나 ‘농장에서 갓 들여온’ 같은 문구에 우리는 가끔 현혹당한다. 근사하게 포장을 하고 근사한 문구를 붙여 마치 최상의 상품인 척 하지만 그것은 농장의 상품을 치장하기 위한 상투적인 표현일 뿐이라는 것이다. 근사한 포장화 화려한 말잔치에 현혹당하지 않도록 하라고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공장식 식품의 배경에는 싼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있다. 큰 틀에서 볼 때 공장식 농업 식품이 유기농 식품에 비하여 결코 싸지 않다고 한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다. 그러나 식비를 추가로 지불하지 않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구입하기하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호주머니의 사정이 허락하는 한에서 약간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서 유기농 식품을 구하려는 게 현실적이다. 그러나 이것도 싼 가격과 편리라는 장점 앞에서는 여전히 맥 못 추는 소비형태다.
책을 읽고 난 다음도 소비 형태는 변하지 않지만 먹을거리에 대한 생각자체는 많이 변했다. 가급적 제철 식품을 구할 것, 먹을 것 자체에 대한 경건함을 잊지 말 것, 지나치게 먹는 것에 욕심을 부리지 말 것을 책 마지막 장을 덮으며 다짐한다.
---------------- 이 책은 리더스 가이드의 이벤트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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