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 프라임 - 글로벌 환경 대기획
이미 나타난 위험의 증후, 그러나 멈추지 않는 폭주!
인간이 지구 환경을 바꾼 인류세의 시대, 짧은 시간 하나의 종이 다른 종들을 멸종에 이르게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난개발, 화석연료 사용, 남획과 밀렵 등 인간이 저지른 잘못으로 매년 약 2만 5천에서 5만 종의 생명이 사라지고 있고, 전문가들은 20~30년 이내에 지구 전체 생물 종의 25%가 멸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야생은 죽음으로 지구의 여섯 번째 대멸종이 진행되고 있음을 증언하고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른 인류는 과연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까?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간과 야생동물과의 갈등을 기록하고, 인류에 의한 지구의 변화를 드러내는 인류세의 관점에서 대멸종이 벌어지는 현실을 들여다보며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고민해본다.
1. 재앙의 서막
이미 시작된 재앙, 야생의 비극!
지난 46억 년 동안 지구상에는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지금 진행 중인 여섯 번째 대멸종이 이전과 다른 것은 그 원인이 인간에게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더 뜨겁고 건조해진 날씨가 바람을 만나 발생한 큰 화제 속에서 약 10억 마리의 동물들이 죽은 호주,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 그리고 밀렵으로 지난 40년 동안 코끼리 약 90%가 감소한 태국, 무분별하게 혼획된 상괭이들이 죽음을 맞고 있는 한국, 산림 벌채와 살육으로 보르네오 오랑우탄 75%가 사라진 인도네시아까지, 인간의 탐욕과 오만은 지구상의 수많은 야생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멸종 위기에 몰리는 종이 많아질수록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데, 야생의 죽음은 갈수록 더 심해지고 빨라지고 있다. 이것은 지구 전체를 변화시킬 것이고, 인간에게 훨씬 더 위험한 환경이 될 것인데, 인류가 저지른 이 위험한 폭주의 끝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지구 곳곳에서 여섯 번째 대멸종의 시작을 알리고 있는 야생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2. 침묵의 봄
새들의 또 다른 천적, 도시공간!
수많은 새가 인간이 세운 문명의 벽에 부딪혀 생을 마감한다. 미국 전역에서 연평균 6억 마리의 새가 유리창에 부딪혀 죽어가지만, 거대한 도시 한편에서 이토록 많은 생명이 죽어가는 것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창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사고가 일어난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2만 마리, 일 년에 800만 마리의 새가 사람들이 만든 벽에 부딪혀 죽어 가고, 캐나다에서는 연평균 약 2,500만 마리가 희생당하고 있다. 새는 자연에서 생존하기 위해 진화한 몸으로 인간이 만든 도시공간이라는 또 하나의 천적과 싸우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농경지 바로 주변까지 들어선 공장과 산업기반시설들은 월동을 위해 한국을 찾은 독수리들에게 점점 더 위협이 되고 있고, 서식지를 잃은 흰목물떼새와 꼬마물떼새는 공사 현장에서 알을 낳으며 인간과 위태로운 공존을 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새들이 지저귀지 않는 침묵의 봄을 경고하고 있는 현실을 들여다본다.
3. 탄소 행성
화석 연료의 개발과 사용, 지구의 숨통을 조이다!
2020년 호주에서는 지구의 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상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다. 기후변화로 더 뜨겁고 건조해진 날씨가 바람을 만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재앙으로 이어진 것이다. 2020년 호주의 평균 기온은 백 년 전보다 약 1.4도 올랐는데, 과거 일만 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약 4~5도 오른 것에 비하면 엄청난 상승세였다. 호주뿐 아니라 지구 전역에서는 재난이 속출했다. 독일에서는 밴 년 만에 폭우가 내렸고, 러시아 극동지역에서는 수년째 홍수가 계속되고 있으며 아마존에서는 매해 산불이 일어나고 있다. 기후 위기는 이산화탄소와 관계가 깊다. 인간은 화석 연료를 태워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배출하고 이산화탄소는 적외선 열에너지를 흡수해 지구 표면을 덥히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재앙을 겪으면서도 화석 연료의 무분별한 개발로 야생의 서식지를 무너뜨리고 기후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직격탄을 맞은 야생과 멈출 줄 모르는 인간의 폭주 속에 야생의 주인이 바뀐 현실을 들여다본다.
4. 사라진 경계
사라진 경계 속에서 물러서지 않는 인간과 야생!
몽골은 전체 국토의 약 76%가 사막화되어 호수와 초원, 사막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유목민들은 겨울이면 가축을 몰고 점점 더 높은 산을 찾아가 눈표범의 서식지를 침범하고 야생과 인간은 결국 충돌하고 만다. 태국에서는 숲이 사라지고 있다. 나무를 베어낸 자리에는 농경지를 만들어 코끼리들은 서식지를 잃었고, 매일 약 300㎏의 풀과 열매, 100ℓ의 물이 필요한 코끼리들은 살아남기 위해 인간의 영역을 배회하며 인간과 충돌하고 있다. 또, 어느 나라 영역에도 속하지 않아 모두에게 개방된 바다에서는 불법 어업이 횡행하고, 규제 구역인 대한민국 바다에서는 멸종 위기 생물인 상괭이가 무분별하게 혼획되어 한해 천마리 이상 폐사되고 있다. 공존과 공생을 위해 지켜야 할 경계가 사라진 지구에서 야생은 더욱더 급박한 멸종 위기 속으로 몰리고 있다. 경계를 무너뜨리는 인간과 그 피해를 떠안는 무고한 야생의 생존을 건 치열한 현실을 들여다본다.
5. 멸종위기종 인류
마지막 희생자는 누가 될 것인가?
지난 백 년간 인류를 공격한 전염병의 대부분은 동물의 병원체가 인간에게 건너와 생긴 인수공통감염병이었다. 지구의 환경을 바꾸고 과다한 포획과 밀렵으로 여섯 번째 대멸종을 몰고 온 인류에게 코로나바이러스는 야생의 반격이었고, 기후 위기로 인한 재앙은 이제껏 인류가 자연에 저질렀던 폭력의 결과물이었다. 2021년 8월 독일에서는 사상 최악의 홍수로 독일 서부에서만 130여 명이 사망했고, 같은 시기 러시아 남부 사람들은 가뭄으로 고통받았다. 지구는 예측하기 어려운 속도로 변해가며 수만 년 동안 얼어붙었던 북극의 영구동토층을 녹이고 있고, 해빙되는 영구동토층에서는 계속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여섯 번째 대멸종을 예견해왔다. 우리는 이미 대멸종 과정에 진입했고 그 책임이 인류에 있음을 입증하는 증거도 많은 상황이다. 우리의 무분별한 천연자원 개발과 지구 온난화는 지구 전체의 생물학적 체계는 물론 수자원과 동식물,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과연 인류는 안전한 것일까? 매해 수만 종의 동물이 멸종해가는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 인류의 미래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