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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05년 07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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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52쪽 | 494g | 148*210*30mm |
ISBN13 | 9788990878229 |
ISBN10 | 8990878225 |
얼리리더를 위한 6월의 책 : 리유저블컵 3종 세트 증정
2024년 06월 01일 ~ 2024년 06월 30일
상시
요즘, 방학 한 뒤로 내겐 특별한 날 없이 날마다 일상이 반복된다. 그래서 그런지 더 지루하고 며칠 전까지만 해도 길고 끝없이 느껴지던 하루가 느릿느릿 가는 척, 나를 약 올리는 것 같다.
“어휴, 더워. 오늘은 또 뭐하고 보내지? 햇볕이 살을 태우도록 따가운 날씨에 밖에 나가 놀 수도 없고, 무슨 재미있는 일 없을까?”
푸른 색 한 아름 안고 있는 나무와 그 위에 걸쳐져 있는 넓은 초원 위에서 뛰노는 양 같은 구름이 바람을 타고 흘러가는 모습을 아무생각 없이 바라보며 고민하던 중에 어디선가 귀를 쫑긋 세워야 들릴 정도로 미세한 소리가 들려왔다.
“여기야, 여기.”
목소리를 따라가 보니, 책장이 두 팔 벌려 나를 반겼다. 나는 책읽기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어서 그다지 반갑지는 않았지만 너무도 심심하던 참이어서 다른 때보다는 책을 대하는 마음이 달랐던 것 같다. 예전에는 책만 보면 글씨가 너무 작니, 어쩌니, 하며 불평을 늘어놓았지만, 오늘은 왠지 모르게 책을 펼쳐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디 하루 종일 내 시간을 맡길 만한 책으로 적당한 게 있나?’ 책장을 쭉 훑어보는데, 방금 전까지 듣지 못했던 어떤 남자아이의 울음소리가 귓속으로 들어왔다.
“으앙~ 날 못 믿겠다고? 모두 나를 싫어한다고?”
그 말에 그 울음소리가 어디서 나는 것인지 바로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고는 “못 믿겠다고?” 라고 제목이 쓰인 책을 하나 뽑아들었다. 예상대로 한 금발머리 남자아이가 훌쩍이며 울고 있었다. 슬슬 궁금증이 생겼다.
“왜 울고 있니?”
“말하자면 길어. 네가 이 책을 읽든지 말든지 상관은 안 하겠어. 하지만 궁금하다면.......”
더 이상 말하기 싫다는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 그 애의 첫인상이 썩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궁금증이 머릿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바람에 책장을 하나하나 넘기기 시작했다.
그 아이의 이름은 ‘브래들리’ 그는 학교에서 말썽쟁이로 유명하다. 브래들리는 원래 6학년이지만 4학년을 두 번 다니게 되어 현재는 5학년 생활을 하고 있다. 방금 전에 말했듯이 브래들리는 반에서, 학년에서, 아니 다른 학년에서도 어쩌면 선생님들이 꺼려하는 대단히 유명한 말썽쟁이다. 수업시간에 지도를 오리고 붙여서 캘리포니아 주는 위스콘신 주 위쪽에 붙이고, 플로리다 주는 텍사스 주 위로 옮겨 놓는 등, 온갖 쓸데없고 말썽이 될 만한 일은 다한다. 물론 시험을 보면 날마다 F학점이고 말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거짓말은 얼마나 잘하는지, 하면 다 들킬 거짓말을 수도 없이 하고 다닌다. 예를 들면, 의사 선생님이 학교 얘기를 하면 죽을 것이라고 진찰 해 주셨다는 등 얼렁뚱땅 아무도 믿지 않을 그런 뻔한 거짓말을 말이다. 그래서 친구들은 아무도 없고 심지어 선생님까지 브래들리를 믿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자신에 대한 브래들리의 생각이었다. 자신이 먼저 다른 사람들을 미워해 버리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렇게 날마다 지겨운 학교생활을 하고 있던 브래들리는 상담 선생님인 칼라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칼라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시하지 않고 자유롭게 대화하며 생각을 나누고 스스로 일의 해결방안을 찾도록 도와준다. 브래들리는 처음에 상담 선생님은 필요 없다고 상담실에 발조차 들여 놓으려고 하지 않았지만 다른 선생님들과는 달리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꾸짖지도 않고 거친 말을 해도 혼내지 않아서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매일매일 점심시간마다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정이 들었고, 브래들리의 생각마저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5년 동안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숙제도 하고 친구들에게 밝게 인사하는가 싶더니 예전의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브래들리가 되어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칼라 선생님은 많은 학부모들의 반대와 항의에 의해 학교를 떠나게 된다. 선생님은 브래들리에게 자신이 가장 아끼는 책과 편지를 써 놓고 떠나셨다. 사실, 브래들리는 선생님을 무척 좋아해서 밤마다 자신의 변화되는 모습을 통해 칼라선생님께 감사하고 있었는데, 떠나신다고 하니 서운함에 처음으로 눈물을 흘려보았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브래들리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고, 그 결과 선생님들께는 칭찬을 많이 듣게 되었으며 친구들에게는 많은 인기를 얻고 시험성적은 날마다 A+를 받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자신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나는 과연 어떤 아이일까? 처음의 브래들리처럼 마음이 좁아서 배려와 이해라고는 조금도 없고 희망의 싹 마저 피우지 못하게 마음의 땅을 가뭄이 들게 한 사람일까? 아니면 나중의 브래들리처럼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항상 내일을 위해 노력하고 무슨 일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여 얼굴에서 행복의 빛이 뿜어져 나오는 사람일까?’ 생각하다가 이 책 속의 주인공 브래들리에게 편지를 써 보기로 했다.
TO.마음씨 착한 브래들리에게.......
안녕, 브래들리. 처음 너를 책표지에서 보았을 때 나에게 투덜투덜 거리는 말투로 말해서 조금 서운했었어. 하지만 책장을 하나하나 넘겨 가면서 이야기를 읽다보니 너에 대해 좀더 알게 되어 기뻐. 브래들리, 난 첫 장을 넘길 때 너를 나쁜 애로 봤단다. 거짓말 하는 것도, 수업시간에 책을 오리는 일도, 친구들에게 안 좋은 말을 하는 것도 모두 나쁜 일이잖니? 그래서 나중에 네가 혼나게 될지, 호된 벌을 받고 반성을 할지, 다음 장에 이어질 내용을 예상해 보았어. 하지만 이야기는 내 예상을 빗나가 네가 말썽을 피우고 혼나는 일만 되풀이 되지는 않았어. 네가 상담 선생님인 칼라 선생님을 만나고 서로 마음과 생각을 나누고 네 스스로 너를 돌이켜 보며 하루하루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더구나. 그런 너의 모습을 보며 네가 마치 우리 반 아이라도 되듯이 다행스러웠어. 하지만 처음 네 모습을 생각하면 도무지 너를 이해할 수 없단다. 아직도 궁금한 점이 수두룩해. 이렇게 착한 마음이 있었는데 왜 그 마음은 숨겨 놓고 말썽만 피워 온 거니? 왜 희망조차 품지 않고 노력을 포기한 거니? 그러고는 왜 가족한테는 공부 잘 한다고 거짓말을 했지? 네 소망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거짓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니?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것을 엮어서 너에게 충고 한 마디 해줄게, 지금은 어쩌면 네가 나보다 이 말의 뜻은 잘 알겠지만 모든 면에서 솔직해져야 해. 다른 사람을 믿는 마음도 길러야 하고. 그래야만 모두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거란다. 지금 너의 모습을 봐. 어때? 얼마나 뿌듯하고 자랑스럽니? 5년 만에 처음 ‘생일파티’라는 것도 가보고, 같은 반 친구들끼리 농구도 하고 일요일에도 학교에 나가고 싶지 않니? 그래, 넌 이렇게 변화할 수 있었어. 말썽쟁이 브래들리에서 착한 모범생 브래들리로! 상담 선생님을 만난 것은 정말 너에게는 큰 행운이야. 생각하는 방법도 생활하는 모습도 모두 바뀌었으니까 어떻게 보면 인생을 바꾸도록 도와주신거지. 안 그랬으면 넌 커서도 ‘외딴 섬’ 이라는 별명을 떼어내지 못 했을걸? 하긴, 이런 말은 생각하지 말자. 이제 바뀌었으면 되었지 뭐. 과거는 생각해도 소용이 없다고 그러셨잖아? 아, 참 브래들리, 널 칭찬하고 싶은 것도 있었어. 칼라 선생님께 책을 선물 받고 너도 선물을 해 드렸잖니. 비록 누가 거들떠볼 만큼 비싸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네가 가장 아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네 마음을 담은 선물을 드렸잖아. 솔직히, 난 그러지 못했을 거야. 아니, 지금까지 그래 본 적이 한 번도 없어. 너처럼 내가 아끼는 것, 내 마음을 담은 선물을 줘 본적이 없어. 다른 아이들보다 비싸고 좋은 선물은 줘 봤어도 네가 칼라 선생님께 드린 것만큼 가치 있지는 않았다는 말이야. 그런 생각이 떠오를 때 난 네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어. 브래들리, 네 덕에 이 책이 내가 읽은 책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왜냐고? 나를 되돌아보게 해줬고, 무엇보다도 너와 친구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야. 그럼, 지금 네 따뜻한 마음과 노력의 성실함을 잃지 말고 항상 ‘못 믿겠다고?’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렴. 그럼, 안녕~♡ 2008년 7월 31일 목요일
FROM.책을 통해서 브래들리와 친구가 된 서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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