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사한 집 바로 앞에 꽤 오래된 동네빵집이 자리잡고 있다보니 오며가며 자주 빵집을 들르게 된다. 그러다보니 예전보다 빵을 자주 먹게 됐는데, 그냥 먹는 빵도 맛있지만 가끔씩은 다른 재료를 약간 곁들이거나 보탬으로 색다른 맛을 내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고 많은 노력과 거창한 재료를 요하는 건 귀차니스트 자취인으로는 감당하기 버겁다. 그저 최소의 노력과 흔한 냉장고 재료로 간단하게 맛있는 브런치를 만들 수 있으면 오케이~ 게다가 건강까지 살짝 챙겨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그런 내게 미호출판사의 저칼로리 빵 요리 레시피가 담긴 <샌드위치 토스트 카나페>은 안성맞춤 요리책이었다.








  '저칼로리로 건강하게 즐기는 빵 요리 레시피 북'을 지향하는 <샌드위치 토스트 카나페>의 저자 홍성란 님은 저칼로리 및 저염 요리법을 공부한 전문 채소소믈리에로도 활동 중이시라고. 저자의 방향이 평소 채소를 좋아하는 나와도 취향이 딱 맞는 듯해 기분이 좋았다.

  책은 간단 아침&점심, 저칼로리 저녁, 주말 브런치, 한입 디저트 등 4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고, 레시피는 책제목처럼 샌드위치와 토스트, 카나페 메뉴들로 채워져 있다. 책의 첫머리에 요리하기 좋은 기본 빵 7가지가 소개되어 있는데, 식빵, 모닝빵, 바게트 등등 평소 자주 먹는 기본빵들이라 더욱 반가웠다.








  레시피의 구성은 아주 간결하다. 왼쪽에는 완성된 음식 사진이, 오른쪽에는 재료와 만드는 방법, tip 등이 수록되어 있다. 보통 요리책 하면 떠올리는 과정샷은 따로 없다. 만드는 방법이 복잡하지 않아 설명글만 읽어도 크게 어렵지는 않다. 책의 아래에 tip에서는 놓치기 쉬운 유용한 정보들을 짤막하게 첨부해 두었다.

  이런 심플한 구성이 요즘 요리책의 트렌드인지는 모르겠지만, 맛있는 음식 사진과 간결한 설명으로 구성된 책은 일단 참 예쁘다. 하지만 빵요리 역시 초초보자인 나로서는 아주 가끔씩은 불의 세기라던가 조리시간 등 간결한 레시피 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이 생기곤 했다. 때론 과정사진 한 장 있다면 좋겠다 싶은 부분도 있었고. 나 같은 초짜에게만 맞출 수 없음을 이해하지만, 아직은 요리가 어려운 초보자의 심정으로는 조금만 더 친절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책의 뒷면에는 빵요리에 함께 곁들이면 좋은 음료와 추천와인을 실어두었다. 더불어 남은 빵 활용법과 선물할 때 유용할 만한 손쉬운 심플 포장법도 간략하게 실려 있다. 이책에 실려 있는 레시피의 빵 요리를 누군가와 함께 즐기고 싶을 때 마지막 장의 팁들을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샌드위치 토스트 카나페>에는 흔한 재료로 쉽고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레시피들이 대부분이라 나 같은 빵요리 초짜도 이 정도면 해볼만 하겠는데? 하며 도전 의욕을 불태울 수 있는 빵 요리들이 많이 보였다. 그래서 책을 펼쳐놓고 몇 가지 레시피를 직접 따라 만들어 봤다. ㅎㅎ






  가장 먼저 도전한 레시피는 바로 채소달걀 토스트! 짜투리 채소와 식빵만 있으면 되는 간단한 메뉴인데 식빵의 테두리를 활용한다는 점이 독특했다. 식빵의 가운데를 잘라내고 각종 채소를 잘게 다져 달걀물과 함께 풀어 식빵 테두리 안에 넣어 익히는 토스트로 프리타타 식빵 버전이라 할 수 있다. 간단하면서도 각종 채소를 품은 달걀을 함께 맛볼 수 있어 간단한 식사로도 손색이 없는 토스트고, 친구가 놀러왔을 때 간단하게 그러나 독특한 토스트로 내놓기에도 좋은 메뉴였다.






  채소달걀 토스트를 할 때 가운데를 잘라낸 식빵은 같이 구워서 먹으라고 되어 있지만, 나는 도려낸 식빵으로 밀크그린 수프를 만들어 봤다. 이것 역시 빵조각, 양파, 베이컨, 우유, 녹차가루 등 간단한 재료만 있으면 된다. 녹차가루를 덩어리 지지 않게 잘 풀어내기만 한다면 맛있는 녹차우유수프를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다.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수프를 이렇게 쉽게 즐길 줄이야!










  평소에 자주 먹는 모닝빵과 새싹채소, 베이컨과 양배추 등으로도 금세 맛있는 미니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었다. 감자크림 미니 샌드위치, 베이컨에그 미니 샌드위치, 코우슬로 미니 샌드위치 등을 만들어 봤는데, 냉장고에 들어 있는 재료들로 간단하게 맛있는 샌드위치를 완성할 수 있었다. 모닝빵으로 이렇게 푸짐하고 맛있으면서도 건강한 미니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게 될 줄은 몰랐다. 개인적으로 모닝빵 미니 샌드위치를 가장 애용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나름의 회심작인 브로콜리 프리타타! 이것 역시 채소들을 큼직하게 잘라서 달걀우유물을 부어 오븐에 넣고 돌리기만 했는데 기대 이상의 요리가 완성됐다. 알록달록 색감은 물론이고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채소가 많이 들어 건강한 느낌은 덤이다. 그전까지 만들어본 빵요리에 비해 브로콜리 프리타타는 손님상에 내놓아도 손색 없을 것 같은 비주얼과 맛 덕분에 더욱 흐뭇했던 메뉴였다.






  오븐 돌리는 김에 급하게 같이 만들었던 옥수수 토스트. 요건 디저트 답게 재료도 만들기도 가장 초간단 레시피였다. 그런데 품이 적게 들었다고 맛까지 덜한 것은 아니어서, 고소하고 담백하고 촉촉하고 바삭하니 한입 디저트로 정말 딱이어서 넘넘 맛있게 먹었다. 오븐요리할 때 곁다리로 같이 구워 먹으면 좋은 레시피들이 한입 디저트 코너에 많이 보인다. 다른 메뉴도 곧 도전해 볼 예정이다.










  <샌드위치 토스트 카나페>는 미호출판사의 다른 책들처럼 예쁜 사진과 심플하고 세련된 편집이 돋보이는 요리책이다. 너무 심플해서 초보자로서 다소 아쉬울 때가 없는 건 아니지만, 책이 예쁘게 잘 빠진 건 독자로서 흐뭇한 일이다. 다만 책커버가 책과 밀착되지 않고 너무 들떠서 요리할 때 책을 펼쳐놓기가 쉽지 않았다. 커버가 완전히 벗겨지지 않게 차라리 책과 일체형으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다음 쇄에서는 독자의 편의를 위해 한번 고려해 봐주시길 바라본다. 

  빵보다 밥을 더 좋아하는 나지만 가끔씩은 빵이 땡길 때도 있다. 그렇지만 달콤하고 맛있는 빵을 먹을 때면 당분, 염분, 칼로리 등 건강이 염려되곤 하는 것도 사실이다. <샌드위치 토스트 카나페>의 저자는 이런 걱정을 덜어내기 위해 염분과 칼로리를 낮추고 맛있는 채소를 곁들여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저칼로리 빵 요리 레시피를 연구했다고. 바쁜 아침에 먹을 수 있는 간단 레시피부터 주말 느긋한 브런치와 한입에 쏙 들어가는 디저트까지 다양한 빵요리를 만날 수 있는 책이라 즐거웠다. 쉽고 간단하게 맛있는 빵을 만드는 레시피가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