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돼지가 되는게 아닐까?

옛날에는 돼지들이 아주 똑똑해서 집도 짓고 어려운 연구도 하고 춤도 추고 할 일이 많았대요.

할 일이 너무 많았던 돼지들은 똑똑한 인간들을 데려와서 일을 시키고 춤을 추기 시작했어요.

똑똑한 인간들은 집을 짓고 마을을 만들고 도시를 만들어요.

돼지들은 춤을 추고 또 춤을 추었어요.

사람들은 척척로봇을 만들었어요.

이제 척척로봇이 집을 만들어요.

똑똑한 인간들은 춤을 추러 가는 걸까요?? 

돼지들은 게으르기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원래는 똑똑했대요.

하지만 일을 하다보니 귀찮았고 결국 돼지들은 맛있는 고기가 되었어요.

제목을 읽고 똑똑한 돼지들은 어떤 돼지지? 난 소고기가 좋은데... 소는 왜 없지 하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우리의 일을 척척로봇에게 빼앗기면 안되는데.. 로봇들의 세상이 될까봐 조금 무서워졌어요.

사실 공부랑 숙제는 누가 대신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내가 할 일은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돼지이다. 두쪽으로 뽀족하게 갈라진 발톱으로 실룩실룩 걷는 돼지를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돼지가 우리 엄마 구두처럼 굽높은 구두를 신은 것 같기 때문이다. 돼지는 잘먹는 모습이 보기 좋고, 말린 꼬리와 표정 때문에 귀엽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다가 '옛날에는 돼지들이 아주 똑똑했어요'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사람들이 버섯 찾는 것을 도와주는 돼지들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돼지가 똑똑한 줄은 몰랐었다. 옛날에는 아주 똑똑했던 돼지들에게 무슨일이 생겼던 걸까?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옛날에는 돼지들이 아주 똑똑했다. 멋진 건물도 지을 줄 알았다. 어려운 연구도 했다. 돼지들은 할 일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돼지들은 누가 자기들의 일을 대신 해줄 수 없을까?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돼지들은 산 속에 사는 사람들을 도시로 데려왔다.

 사람들은  똑똑했고, 돼지들을 대신해서 집을 짓고, 일을 했다. 사람들이 열심히 마을을 이루고, 도시를 세우는 동안 돼지들은 춤만 추었다. 나는 여기까지 읽고 돼지들이 부러웠다. 왜냐하면 나도 할일이 많은데 나를 대신해줄 누구를 나는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침에 잠을 더 자고 싶을 때, 나 대신 누가 학교에 가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학교와 학원에 다녀와서 놀다가 저녁밥을 먹고 숙제를 하려고 하면 왜이렇게 잠이 오는지 모르겠다. 그럴때면 나 대신 숙제를 해줄 누군가가 짠하고 나타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기들이 해야할 일을 사람들에게 맡기고 춤만 추며 노는 돼지들처럼 나 대신 공부를 해주는 누군가가 나타난다면 나도 실컷 놀고 싶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은 아주 똑똑해졌다. 사람들에게 일을 맡기고 춤만 추었던 돼지들은 사람들처럼 똑똑해지지 않았다.

 똑똑해진 사람들은 돼지들이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할일이 많아졌다. 사람들은 척척 로봇을 만들었다. 사람들이 단추를 누르기만 하면, 로봇들이 집을 척척 지었다. 나는 이 모습을 보고 걱정이 되었다.

 돼지들이 사람들에게 일을 맡기고 놀기만 했던 것처럼 사람들이 로봇에게 할 일을 맡기고 편안하게 놀기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 로봇들이 아주 똑똑해져서 사람들을 지배하게 되는 모습이 떠올랐다. 이런 나의 상상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아주 무서울 것 같다.

 여름방학때 과학관에서 로봇들이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장면을 보았었다. 노래 가사에 따라 여러가지 멋진 동작들을 하는 로봇들을 보면서 아주 신기했었다. 그리고 똑똑한 로봇들을 보며 많이 놀라웠다. 그 로봇들은 사람들이 다 만든거다. 사람들은 춤추는 로봇 말고도 여러가지 로봇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수술을 돕는 로봇도 있고, 청소를 돕는 로봇도 있다.  사람들의 조종에 따라 로봇들이 움직인다. 사람들이 로봇보다 똑똑한 것 같아 다행이다.

 사람들이 로봇에게만 할일을 다 맡기지 말고, 사람들이 하기에 위험하거나 아주 힘든 일만 대신해서 로봇이 일을 하였으면 좋겠다. 옛날에는 아주 똑똑했지만 사람들에게 일을 떠넘기고 춤만 추며 놀기만 했던 돼지들처럼 사람들이 로봇에게만 일을 시키고 놀기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로봇보다 더 똑똑하기 위해 머리를 자꾸 쓸 것이다.  그리고 공부와 숙제를 대신해줄 로봇이 나타나기를 바라지 않겠다. 나는 로봇을 조종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로봇의 지배를 받고 싶지 않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로봇을 더 많이 만들어내고, 로봇보다 똑똑한 머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