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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8년 01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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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4쪽 | 382g | 217*287*15mm |
ISBN13 | 9788953547032 |
ISBN10 | 8953547032 |
얼리리더를 위한 5월의 책 : 디즈니 캐릭터 PVC 마그넷 증정
2024년 05월 01일 ~ 2024년 05월 31일
상시
‘얼룩말 무리 안에서 얼룩은 흠이 아니다.’
-한솔수북의 <내 꼬리>와 주니어 김영사의 <고민 들어주는 선물가게>를 가지고 쓴 독서일기-
“엄마! 아직 빨래 안 하셨어요?”
나는 소리를 질렀다. 긴 바지들은 하나도 찾을 수 없고,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짧은 바지들만 보였다. 그렇다고 치마를 입을 수는 없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한숨을 푹 내쉬며 반바지들 중 그나마 긴 바지를 하나 꺼냈다. 남들이 볼 때는 어떻게 생각 할지 모르겠지만, 내 다리에는 털이 많다. 아빠를 닮아 팔에도 다리에도 온 사방에 털이 많이 나 있다. 그 원수 같은 털들을 없애려고 별 도구들을 다 써봤다. 가위, 제모크림, 테이프 등. 하지만 얄밉게도 아픔만 주고, 그 털들은 며칠 후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새침하게 고개를 다시 내밀었다. 그래서 난 그 날, 계속 나와 남의 눈치를 봐가며 학교생활을 힘겹고 힘겹게 견뎌냈다.
너무나 힘들었던 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 다행히 엄마가 빨래를 하셔서 발목까지 오는 긴 바지로 내 다리를 완전히 가릴 수 있었다. 학교에서도 아무도 내 다리를 쳐다보는 것 같지 않아 안심했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나고 3교시 독서시간. 우리 반 아이들은 도서관으로 이동했다. 힘든 어제를 보낸 난 좀 쉬운 저학년들 책을 보며 머리를 식히고 싶어, 그림 동화책들이 있는 책장으로 갔다. 그리고 거기서 재미있는 제목을 가진 책을 발견했다.
“내 꼬리?”
웃음이 피식 흘러나왔다. 그리고 표지에 그려진 주인공 꼬리에 난 털을 보니 내 다리가 떠올랐다. 순간 나도 몰래 아래를 보았다. 다행이다. 긴 바지였다…….
“수연아 빨리 와.”
친구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린 나는 주위를 한번 둘러본 후, <내 꼬리>를 뽑아 자리에 앉았다.
<내 꼬리>에는 지호라는 아이가 등장한다. 지호는 아침에 일어나 엉덩이에 꼬리가 생긴 걸 알고 학교 가는 걸 겁낸다. 하지만 결국 다른 아이들도 모두 자기 꼬리처럼 이상한 점들이 하나씩은 있다는 걸 알게 돼서, 안심하고 즐겁게 다시 학교생활을 한다. 얼마 전 엄마 권유로 읽은 <고민 들어주는 선물가게>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여섯 명의 아이들이 콤플렉스를 마음을 열어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다룬 재미있는 일상 판타지였다. 이야기 속 두리는 공부를 못해 좌절감에 빠져 있다가, 선물가게에서 받은 선물을 통해 세상에 무언가 부족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감도 얻는다. 두리에게는 늘 따라다니는 ‘엉망진창 성적표’가 바로 ‘꼬리’였다.
내게도 ‘꼬리’가 있다.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꼬리. 지호처럼, 그리고 상미와 효진이 같은 아이들처럼 말이다. 다리에 난 털, 그것이 내 꼬리다. 하지만 책 속 아이들처럼 누구에게나 꼬리는 있다.
<고민 들어주는 선물가게>에서 가수를 꿈꾸는 효진이는 뚱뚱하다는 ‘꼬리’가 있었지만 누구보다 춤을 잘 춘다는 ‘날개’가 있었다. 그렇다면 내게 날개는 무엇일까? 내 다리는 털은 조금 많지만 참 날씬하고 예쁘다. 그리고 튼튼하다. 꼬리는 흠이 아니다. 마치 얼룩말 무리 안에서 얼룩과 꼬리는 흠이 아닌 것처럼. 난 이제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
난 좋은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내 예쁘고 튼튼한 다리로 세상 이 곳 저 곳을 많이 돌아다니고 또 경험할 것이다. 그 많은 곳에서 겪을 이야기들이 바로 내가 만드는 이야기가 될 테니까. 꼬리이자 날개인 내 다리는 내 꿈에 큰 힘을 보태줄 것이다.
내 다리, 참 예쁘다…….
책표지에 꼬리를 단 아이의 모습이 참 우스워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날벼락?’이란 말에 나는 집에 벼락이 쳤다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어떻게 자기 전까지 없었던 꼬리가 바지를 뚫고 나올 수 있을까? 그러니까 지호는 너무 황당해서 날벼락이라고 한 것 같다. 꼬리를 다시 바지로 밀어 넣어도 보고 옷 크기가 큰 아빠 옷으로도 가려 보지만 꼬리를 감출 수가 없었다.
내가 만약 지호처럼 갑자기 꼬리가 생긴다면 꼬리를 잘라 버릴 거다. 그런데 꼬리를 자르면 고양이수염이 나니 지호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만약 나에게 해리포터의 마법 지팡이가 있다면 지호의 꼬리를 뿅~ 사라지게 해 주고 싶다. 나는 꼬리 달린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원래 모습으로 돌려주고 싶다.
지호는 어쩔 수 없이 꼬리를 손으로 가리고 학교에 간다. 꼬리로 인해 걱정하는 지호는 같은 반 친구 '민희'를 만나 또 다른 아이들도 지호처럼 걱정거리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만 걱정이 있는 게 아니니까 너무 걱정만 하지 말고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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