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제로 풀어보는 아시아문화의 수수께끼 ‘아시안 판타지’다큐멘터리 시리즈
1. 청도 소축제
산낙지와 열가지 약초를 넣은 수프(십전대보탕)…특별한 아침식사를 한 소들이 거리로 나서면 마을
사람들은 이 소들에게 노래와 박수를 보낸다. 왜 그들은 이 소들에게 극진한 대우를 하는 것일까?
매년 3월, 한국 경상북도 청도에는 한국은 물론 외국에서도 내로라하는 싸움소, 투우들이 모여든다. `바우` `승리` `빅토리` 등 저마다 이름을 지닌 싸움소들의 한 판 힘겨루기를 즐기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한국의 소싸움은 농경문화가 정착한 시대에 목동들이 망중한을 즐기기 위한 즉흥적인 놀이로 시작하여 한 해의 농사를 시작하기 앞서 부락단위 또는 씨족단위로 번져 서로의 명예를 건 마을축제로 발전한데서 유래한다.
축제의 성격은 변화했지만 소를 가족처럼 여기는 정서는 여전하다. 천 마리 중에 한 마리 나온다는 타고난 싸움소. 수년 간 고도의 훈련을 통해 싸움소로 만들어진다. 소싸움 대회를 앞두고 소 주인들은 십전대보탕이니 산 낙지, 미꾸라지 탕 등 온갖 보신용 음식을 아끼지 않고 먹이며, 공을 들인다.
내로라하는 싸움소들의 밀고 당기는 힘겨루기 한판승을 벌이는 청도소 축제. 마을 사람들을 하나 되게 하는 생동감 넘치는 마을 공동체 축제다.
2. 홀리 축제, 인도
인도의 여자들이 막대기를 들었다. 여자들은 남자들을 쫓아다니며 막대기로 때리고, 남자들은 맞으면서 즐거워한다.
남성중심의 사회에 살고 있는 그들이 왜 남자들을 때리나?
인도인들의 새해는 색의 축제 -홀리 축제로 시작된다. 축제 기간, 사람들은 물감을 서로 던지며 인도 전역은 원색의 물감으로 물들인다. 테흐라 마을에서는 물감을 덮어쓴 여자들이 막대기를 들고 등장한다. 그 여자들도 온통 원색의 물감에 젖어있다. 여자들은 골목을 누비며 도망 다니는 남자들을 쫓아다니며 때린다. 홀리 기간, 남자들은 웃으면서 기꺼이 여자들이 때리는 매를 맞는다. 카스트제도, 종교적 규율이 곧 삶 그 자체인 인도 사람들, 특히 여성들의 삶에서 관습적 금기는 엄격하다. 그러나 홀리 기간만큼 그들은 모든 금기에서 벗어나 자유다. 더 나가 여자들은 막대기를 들고 엄격한 삶의 규율을 파괴하기까지 한다.
원색의 물감을 덮어쓰고 막대기를 들고 나선 여자들의 홀리, 고단한 삶의 애환을 씻고 새해 새로운 삶의 활력을 찾는 축제다.
3. 라다크 로사르 축제, 인도
영하 20도의 강추위가 몰아치는 겨울-. 다섯 명의 남자가 알몸으로 히말라야 빙하가 녹은 개울로 뛰어들며 웃는다.
왜 그들은 옷을 벗어 던지고 물에 뛰어드는 것일까?
1년 중 8개월이 겨울인 히말라야의 라다크. 티벳력으로 11월 1일을 새해로 시작하는 라다트는 음력을 사용하는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 보다 두 달 빨리 새해를 맞는다. 새해가 밝으면 신년 축제‘로사르’가 9일간 펼쳐진다. 아이들은 마을 앞으로 지나가는 차를 세우고 액을 사고파는 ‘울루물루’놀이를 한다. 축제 기간 마을 사람들이 뽑은 신의 대리인 -라마즈구는 마을의 모든 가구를 돌면서 그 가정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면서 모든 재앙, 액을 데리고 간다. 축제 마지막 날, 모든 마을 사람들의 재앙과 액을 거둬들인 라마즈구는 모든 것을 훌훌 벗어던지고 히말라야 빙하가 녹은 개울에 몸을 던진다. 척박한 땅에서 최소한의 것만이 허락된 곳 라다크의 신년축제 로사르-
함께 나눔으로 누구보다 풍족한 그들만의 행복을 부르는 축제다.
4. 다케우치 축제 -일본
마을 남자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대나무 막대기로 필사적인 싸움을 벌인다. 대나무가 부러질 정도로 때리고 맞는 사람들, 그러나 그래도 그들은 웃는다. 왜 그들은 위험한 결전을 벌이는 걸까?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즈음, 일본의 전통적인 농촌지역인 아키타에서는 독특한 축제가 벌어진다. 저녁 8시가 되면 이 일대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 남자들은 5미터나 되는 대나무를 들고 있다. 그들은 남군과 북군으로 나뉘어 대나무로 상대방을 치는 치열한 접전을 벌인다. 다케우찌 축제다. 행사에 앞서 마을 주민들은 떡을 치고 제사를 지내며 자기 마을의 승리를 기원한다. 각 5분씩, 3회에 걸쳐 벌어지는 결전에서 북군이 이기면 풍년이 들고 남군이 이기면 쌀값이 오르고, 다가올 1년 모든 나쁜 일을 이를 통해 씻어낸다고 믿는다.
마을 사람들의 소망을 담은 색색의 종이를 태우면서 펼치는 다케우찌, 새해 풍년과 건강, 행운을 부르는 축제다.
5.툐우썬바후이 축제 - 중국
사람들 속에서 술을 뿌리며 이상한 행동을 하는 이 남자-. 사람들은 모두 그의 행동을 주시하며 절을 하기도 한다. 마침내 그는 몸속에 신을 받아들였다. 신이 오른 남자는 바로 자신들이 믿는 장군신의 화신이다. 신이 온 것을 확인한 사람들은 준비한 음식을 모두 태운다. 왜 그들은 이 축제에 신을 초대한 후 음식을 태우는 것일까?
티베트 고원 북서부 청해성 장족자치주. 보리수확을 하는 6월, 독특한 추수감사의 축제를 벌인다. 축제 기간 사람들은 온 몸으로 신을 받아들인다. 단숨에 수 미터 나무 봉을 맨발로 올라가는 남자들, 피를 한 방울 내지 않고 쇠꼬챙이로 몸을 찌르는 의식...모두 신과 하나 된 증거라고 믿는다. 쇠꼬챙이로 자신의 몸을 찌르는 피의 의식인 혈제는 오래 전 사람의 피나 양의 피를 신에게 제물로 바쳤던 의식에서 유래한다. 축제의 절정은 연기제사인 웨이샹. 최고의 비단과 각종 제물들과 함께 보리가루로 만든 커다란 양을 만들어 모두 태워버린다. 툐우썬바후이 때문에 장족이 망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제물을 태운다.인간과 신이 하나되는 축제 툐우썬바후이-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추수 감사의 제의다.
6.가와이 축제 -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의 최대 명절 가와이. 사라왁주의 시부항에는 가와이를 맞아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그들 모두 가장 큰 선물 보따리는 살아있는 닭을 담은 박스다.왜 그들은 고향을 닭을 준비하는 걸까?
보루네오 섬, 열대밀림 한가운데 살아가는 이반족에게 6월 1일 가와이는 이모작 중 첫 추수에 감사하는 축제로 최대의 민속명절이다.
가와이가 다가오면 도시로 나갔던 이들도 모두 닭을 사들고 고향을 찾는다. 닭의 피를 온몸에 받아 액을 물리치고, 신께 감사의 제를 지내고,한해의 복을 점치고, 투계를 즐기고 .. 닭은 가와이 축제에서 없어서 안되는 제물이자 축제의 음식이다.이반족은 아주 오래전 전쟁에 승리한 후 사람의 목을 베어 전리품으로 삼았고, 승리의 상징으로 몸에 문신을 새겼던 용맹스러운 전사의 후예다. 남자들의 몸에는 문신의 역사가 남아있다. 이반족은 지금도 로마분등이라는 긴 나무집(롱하우스) 전통가옥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열대밀림에서 오랜 생존의 역사를 간직한 이반족 최대의 축제, 가와이.대 자연, 신을 향해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감사의 축제다.
7.Gai Jatra(Cow Festival)축제 - 네팔
네와르족의 남자아이들은 소와 함께 그해 죽은 가족의 영혼이 되어 하루 종일 거리를 다니며 음식을 대접받는다.
왜 그들은 죽은 이들을 대신해서 음식을 먹고 나누는 것일까?
Gai Jatra는 죽은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축제다. 축제의 아침, 가족 중에 사망한지 1년이 안된 집에선 가족 중 어린이 한 명이 죽은 이의 모습으로 분장시켜 죽은 이의 이름을 쓴 큰 접시를 들려 거리로 내보낸다. 화려하게 장식한 소를 앞세우고 아이들은 하루 종일 거리를 다닌다. 거리의 사람들은 죽은 이들이 저승에서의 평안과 환생하라는 기원하면서 접시에 음식을 얹어주며, 먹도록 권한다. 네팔에선 사람이 죽으면 그 날 화장을 해서 강에 흘려보낸다. 화장을 하고, 장례의식을 보면서 그릇을 씻고, 아이들은 수영을 하는 강변의 풍경은 네팔인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의식을 상징적으로 말해준다.어린 아이가 죽은 가족의 이름으로 거리로 나서는 가이자트라-모든 이들이 죽은 영혼의 평안과 환생을 기원하는 축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