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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0년 04월 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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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284쪽 | 460g | 140*210*20mm |
ISBN13 | 9791160803815 |
ISBN10 | 11608038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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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중용]은 [논어], [맹자]와 더불어 유가의 사서(四書)에 해당하는 고전이다. 우리가 유가의 서적들을 읽으면서 [논어]와 [맹자]는 그것들을 읽기 위해 노력을 하고 선뜻 손에 잡는 경우가 많지만 [대학]과 [중용]은 쉽게 손이 가지를 않는다. 다른 고전에 비해 부피가 그리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읽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아마 유학의 이론에 해당하는 내용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서(四書)를 공부함에 있어서 옛 선현들은 맨 처음 [대학]을 읽고, 그 다음 [논어]와 [맹자]를 그리고 맨 나중에 [중용]을 읽었다고 한다. [대학]은 유학의 입문서였고, [중용]은 어려웠기에 [논어]와 [맹자]를 읽으며 유학의 근본을 배운 다음 맨 마지막에 공부하도록 한 것이다.
그런 [대학]과 [중용]은 오경의 하나인 [예기]의 한 편명으로 수록되어 있는 것을 주희가 따로 떼어내 각각의 책으로 독립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예기]는 전국시대에서 한나라 초기 사이에 유가의 여러 학자들에 의해 지어진 책으로 수록된 내용은 시대마다 편차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한무제 때 비로소 정리되어 [시경], [서경], [역경]의 삼경에 더하여 [춘추]와 함께 오경의 지위를 누리면서 유학의 중심 경전이 되었다. 그러나 남송대에 이르러 주희가 [대학]과 [중용]을 별도의 책으로 묶으면서, 이 [대학]과 [중용]이 공자와 맹자의 어록인 [논어], [맹자]와 대등한 지위를 누리는 사서(四書)로 편입 되었고, 이후 유학은 사서중심의 성리학으로 탈바꿈했다.
주희는 [예기]에서 분리된 [대학]을 [대학장구]라 이름 붙이고 삼강령(三綱領)과 그 실천조목인 팔조목(八條目)으로 분류하여 경1장과 전10장의 체계로 구성하였다. 경1장은 공자의 말을 증자가 서술한 것으로 전10장의 내용을 요약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전10장은 증자의 말을 다시 그의 제자들이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대학]의 내용은 삼강령과 팔조목에 모두 나타나 있다고 볼 수 있다. 삼강령이란 밝은 덕을 밝힌다는 명명덕(明明德), 백성을 새롭게 한다는 친민(親民), 지극한 선에 머문다는 지어지선(止於至善)으로, 명명덕을 바탕으로 친민을 이루고 다시 친민을 바탕으로 지어지선의 경지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팔조목은 이러한 삼강령을 이루기 위해 사물을 탐구하여(格物) 앎에 이르고(致知), 뜻을 정성스럽게 하며(誠意), 마음을 바르게 하여(正心) 몸을 닦고(修身), 집안을 가지런히 하여(齊家) 나라를 다스리며(治國), 천하를 태평하게 한다(平天下)는 실천방법을 말한다. 여기서 격물, 치지, 성의, 정심, 수신은 명명덕의 일이고, 제가, 치국은 친민의 일이며, 평천하는 궁극적인 목표인 지어지선의 일이다. 주희는 이처럼 [대학]을 읽는 이유를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자기수양과 치세를 위한 기본적인 인문학적 소양 함양에 있다고 본 것이다. 대학]을 읽으며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출처가 바로 [대학]이며, 그것이 옛 사대부들이 그토록 갈구했던 도(道)에 이르는 방법임을 알게 된다.
그에 반해 공자의 손자인 자사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중용]은 [예기] 31편에 32장으로 되어 있는 것을 주희가 [중용장구]를 지으면서 이를 33장으로 나누었다고 한다. 중용의 의미는 중화(中和)를 뜻하는 중(中)과 항상(恒常)을 뜻하는 용(庸)이 결합한 개념으로, 여기서 중은 치우치거나 기댐이 없고, 지나치거나 부족함이 없는 균형 잡힌 마음가짐을, 그리고 용은 진실하여 중도를 잃지 않는 마음을 늘 유지하면서 한순간도 벗어나지 않는 것을 의미했다. 이런 [중용]의 전체적인 내용은 도(道)에 관한 것이다. 도에는 하늘의 도(天道)와 사람의 도(人道)가 있으며, 중용의 도는 사람의 도이다. 사람이 실천해야 하는 도에는 다섯 가지가 있으며 이를 오륜(五倫)이라 했고, 이를 행하는 방법으로 지(知), 인(仁), 용(勇) 삼달덕(三達德)을 들고 있다. 배우기를 좋아하면 지혜로움에 가까워지고(好學近平知), 힘써 행하면 인에 가까워지고(力行近平仁), 치욕을 알면 용기에 가까워진다(知恥近平勇)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중용에서 강조하는 것은 성실(誠)이며, 성실함(誠)은 하늘의 도이지만 성실히 하는(誠之)것은 사람의 도로 삼달덕은 오직 성실히 하는 것으로서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를 제대로 할 때 비로소 수신제가치국평천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볼 때 [중용]은 수신에 그 방점을 찍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대학]과 [중용]은 옛 사람들이 자기수신의 한 방법으로 공부하는 필독서였다. 그럼에도 우리는 유학의 경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조선 중기 사림에 의해 중흥을 맞이한 성리학이 조선후기로 가면서 이론에만 치우쳐 일상생활과 유리되고 백성들의 삶과는 하등 상관이 없는 그들만의 학문이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요, 순, 우, 탕, 문, 무, 주공을 거쳐 공자와 맹자로 이어지는 도통을 강조한 나머지 양명학이나 실학과 같은 현실적인 학문을 배척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는 그것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의 욕심에 따른 것이었지, 경전의 내용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는 그 고전을 통하여 오래된 미래를 만나고자 하는 것이다. 유학 경전 속에서 세상의 이치를 만나고 또 나를 수양하는 법을 만난다. 모든 것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던 공자의 말이 생각난다.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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