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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0년 05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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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16쪽 | 708g | 152*224*30mm |
ISBN13 | 9791165340971 |
ISBN10 | 11653409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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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디즈니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디즈니에서 만든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그림책은 그 시절에 꼭 갖춰야 하는 도서 시리즈 중 하나였으며, 미키 마우스와 도널드 덕이 등장하는 만화를 보기 위하여 신문의 TV 편성표를 꼼꼼하게 살펴보곤 하였다. 1990년대에는 알라딘,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와 같이 그림책으로만 만났던 디즈니의 캐릭터들이 애니메이션 영화로 등장하여 극장으로 향하게 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디즈니는 이제 과거의 내가 알고 있던 디즈니가 아니었다.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마블 시리즈'는 물론이고 '스타워즈'마저도 장악하였으며, 이제는 OTT(Over The Top) 분야에도 진출하여 넷플릭스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으니 가히 '디즈니 제국'이라 불리어도 손색이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도대체 디즈니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진 것이었을까? 그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월트디즈니의 CEO를 역임한 밥 아이거가 있었다.
밥 아이거가 쓴 『디즈니만이 하는 것』은 제목에서 쉽게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과거 디즈니랜드 또는 애니메이션으로만 알고 있던 디즈니가 오늘날 멀티미디어의 모든 분야에서 제국의 위상을 갖춘 과정을 다루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밥 아이거의 삶에 대한 회고록의 형태로서 그가 ABC TV 스튜디오의 밑바닥부터 월트디즈니의 회장에 오르는 과정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밥 아이거는 이 책을 집필한 이유가 사업체를 운영하든 팀을 관리하든 공동의 목표를 위해 누군가와 협력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밝히면서 '좋은 일은 잘 키우고 나쁜 일은 잘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련의 원칙들'을 그의 삶을 통하여 이끌어내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이 책은 일종의 자기계발서 또는 성공지침서로 비춰질 수 있지만, 실제로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된다면 우리는 그 이상의 것들을 얻을 수 있게 된다.
♣ 밥 아이거가 걸어온 삶의 흔적
이 책은 밥 아이거 스스로의 삶에 대한 회고라 할 수 있다. 그가 현재 월트디즈니의 회장이며 2005년부터 2020년초까지 CEO로 활동하였음을 감안한다면 그의 삶은 오늘날 '디즈니 제국'의 명성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알게 된다. 더구나 그의 경력은 디즈니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ABC TV 스튜디오 스태프였기 때문에 그의 사회생활은 미국의 미디어매체의 행보는 물론 인수합병의 역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원래 앵커에 대한 꿈을 갖고 있었지만, ABC에서 가장 밑바닥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튜디오 스태프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면서 이후 14명의 직속상사를 모시면서 무려 20가지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최종적으로 월트디즈니의 회장에 올랐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금은 디즈니에 합병되었지만, ABC 방송에 관한 세세한 내용은 물론 디즈니로의 합병, 이후 디즈니의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냈는지를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다.
밥 아이거가 걸어온 길은 요즈음에는 보기 힘든 바닥부터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이어서 흥미롭다. 사실 오늘날 CEO는 외부 영입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고 또 활동중인 인물들이 CEO 또는 임원으로 영입되어 성공을 거두기도 하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지 못하여 어느 순간 사라지는 것을 자주 보게 되는 나의 입장에서 밥 아이거의 삶은 강렬하게 다가온다. 또한 이 책을 통하여 그의 명성에 비하여 제대로 알지 못했던 그의 삶의 전반을 모두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을 읽는 다양한 이유 중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직장인으로서의 밥 아이거
앞서 언급한 것처럼 14명의 직속상자와 20여가지의 직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직장인의 입장에서는 대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가 바닥부터 최고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지만, 거꾸로 그러한 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기 때문에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그의 삶으로부터 사회생활과 관련된 지혜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프로그램 제작에 수반되는 까다로운 요구사항들을 즉각 해결하는 법과 극한의 업무량을 견뎌내는 법이 아닐까 싶다. 그때 익힌 근면함은 지금까지도 내 든든한 자본이다.
- p. 47 中에서 -
지역 방송에서 앵커로 일하다가 1974년 7월 1일 ABC에서 TV 스튜디오 스태프로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에게는 모든 일이 생소한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와같은 그의 마음가짐은 대부분 신입사원의 입장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밥 아이거는 이러한 마음을 계속 이어가게 된다. 그에게 주어진 일들은 대부분 그의 전공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것이기에 계속 배우면서 적응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근면을 기반으로 룬 얼리지를 비롯한 상사로부터 끊임없이 배우고 또 그것을 축적할 수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 직장에 입사하여 하나의 분야에서 계속 경력을 쌓아가는 것에 비한다면 밥 아이거는 최고의 자리에서 활동하는 그 순간까지 이러한 초심을 잃지 않았던 것이다.
♣ ABC의 CEO에 이르기까지
'혁신 아니면 죽음이다. 새로운 것이나 검증되지 않는 것을 두려워하면 혁신은 없다.'
- p. 57 中에서 -
프로그램 제작을 총괄하는 룬 얼리지를 통하여 배운 이 교훈은 밥 아이거의 행보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좀 더 낫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하라는 룬 얼리지의 가르침은 완벽에 대한 집요한 추구였으며 스스로 창출하는 결과물에 개인적으로 커다란 자부심을 갖는 길이며 완벽을 향한 본성과 그에 따른 임무를 완수하는 노동관을 보유하는 것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하여 ABC의 소유주인 톰과 댄, 그리고 밥의 직속상사였던 데니스로부터 진정한 예의범절과 직업적 경쟁력이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님을 배움으로써 이러한 것들은 그의 경력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ABC에서 스태프로 시작하였지만, 그가 10년만에 ABC의 사장이 되었다는 점만 보더라도 그가 배운 것들은 현장에서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이것을 바탕으로 침체된 ABC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의 제작을 가능케 한다. 심지어 ABC의 사장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르는 것은 배우고 행하는 것은 믿는다라는 모토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섬세한 균형잡기와 혁신에 몰두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훗날 '디즈니 제국'의 형성에 밑거름이 된다.
♣ 디즈니로의 인수합병
야망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방법을 아는 것이 관건이다. 주어진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인내심을 유지하며 기여와 확장, 성장을 위한 기회를 찾아야 한다. 동시에 그런 기회가 찾아왔을 때 보스이 뇌리에 적임자가 떠오를 수 있는 사람 중 한 명이 될 수 있도록 태도를 가다듬고 에너지와 집중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
- p. 141 中에서 -
ABC는 디즈니에 인수합병이 된다. 밥 아이거는 그러한 변화로 인하여 ABC의 사장에서 디즈니의 2인자를 우선 목표로 하게 된다. 왜냐하면 당시 디즈니는 마이크 아이즈너라는 걸출한 인물이 1인자로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밥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마이크 아이즈너의 신임과 견제를 동시에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또한 디즈니는 ABC와는 조직문화 자체가 달랐기 때문에 그러한 변화에 대한 적응과 개선 역시 필요했다. 이전의 ABC가 분산형 기업 운영이었음에 반하여 디즈니는 전략기획실을 통한 중앙집권적, 프로세스 지향적 운영 방식을 추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밥이 디즈니에서 고위직으로 그 경력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디즈니에 인수된 회사의 CEO 출신이라는 점에서 그는 그러한 시스템에 적응과 동시에 훗날 그것을 개혁하려는 의지를 갖게 된다.
♣ 디즈니 CEO로서의 행보
2005년 밥 아이거는 드디어 마이크 아이즈너의 뒤를 이어 디즈니의 CEO가 된다. 밥 아이거는 3가지의 목표를 추진하게 된다. 고품질의 브랜드 콘텐츠 창출, 가능한 최대 범위까지 신기술 수용, 진정한글로벌 기업으로의 변모가 바로 그것이다. 디즈니가 과거의 영광에 취하여 새로운 기술 도입에 의구심을 갖게 됨으로써 그들은 계속 뒤쳐진 것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밥 아이거는 내부적으로 전략기획실을 축소시키면서 각 부서에 힘을 실어주는 분산형 기업 운영을 추구하면서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을 모색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그 누구도 쉽게 추진할 수 없던 일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픽사', '마블', '루카스 필름'에 대한 인수합병이었다.
'픽사'는 스티브 잡스 소유의 디지털 애니메이션 제작회사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디즈니의 입장에서는 '픽사'를 인수하면서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제작 기술의 향상을 꾀할 필요가 있었으며, '마블'은 그들이 소유한 다양한 캐릭터의 상품 가치와 무수히 많은 영화 제작, '스타워즈'를 제작한 '루카스 필름' 역시 '스타워즈'의 상징성을 감안한다면 디즈니에게는 매력적인 인수 대상들이었다. 문제는 그들의 덩치와 영향력이 컸기 때문에 누구도 쉽게 인수합병을 시도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 인수합병을 통한 '디즈니 제국'의 형성
때때로 사람들은 대대적인 변화를 기피하려 든다. 첫발자국을 떼어놓기도 전에 무언가에 대한 시도가 승산이 있는지 판단하고 부정적 결과를 부각시키기 때문이다.
- p. 252 中에서 -
'픽사'와 '마블', '루카스 필름'을 인수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단순히 돈으로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인식하고 그에 따른 필요성을 깨달아야 가능했던 것이다. 밥 아이거는 과거의 영광에 취해있던 디즈니를 이들을 인수함으로써 그들의 리더십과 인적자원의 과감한 투입을 꾀하였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인수합병의 성공은 오늘날 디즈니가 제작한 수많은 디지털 애니메이션은 물론 마블 세계관 구축에 따른 다양한 영화 제작과 스타워즈의 또 다른 에피소드 제작으로 나타나게 된다.
다양한 목소리와 시각 그리고 사회의 모든 분야를 우리의 예술과 엔터테인먼트에 반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 영화의 성공은 우리 회사의 적극적인 의지와 역량, 헌신적 노력을 입증하는 것이었습니다.
- p. 311 中에서 -
영화 『블랙팬서』의 위와 같은 성공의 의미는 밥 아이거가 추진한 무수히 많은 인수합병을 통하여 디즈니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였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흐름에 기댄 것이 아니라 흑인 주인공을 과감히 채택하여 큰 성공을 거둔 것은 디즈니가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디즈니만이 하는 것』은 단순히 오늘날 디즈니의 성공만을 다루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밥 아이거라는 한 개인의 성공만을 다루는 것도 아니다. 이 책에는 사회생활을 하는 많은 사람들에 대한 조언은 물론이고 미국 미디어의 치열한 생존의 역사도 함께 엿볼 수 있다. 더구나 이들의 영향력은 전세계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이 미국이라는 곳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것의 대부분은 바로 디즈니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의 내용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 디즈니는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OTT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고부가 가치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업체들에 대한 인수합병은 물론 그것을 가능케 한 기술에 대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에서부터 기업에 이르기까지 이 책을 주목할 이유는 이처럼 다양하다. 밥 아이거에 의한 디즈니의 변화와 성공은 결코 과거의 영광에 기대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변화와 신기술을 도입한다는 것은 말처럼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이는 기존 체제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있어야 가능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무수히 많은 기업들이 사라진 점을 감안한다면 이 책의 내용은 확실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내용은 오로지 기업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밥 아이거의 성공이 일반적인 것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그가 추구한 가치와 업무 방식은 근면과 같이 개인으로서 기본적으로 가져야 하는 것을 토대로 한 적응과 변화이기 때문에 개인 역시 충분히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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