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기 전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종교적 믿음이 개인과 집단의 경제 활동을 특정 방향으로 이끄는 심리적 효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보여 줬다. 미국의 성공회 신학자 캐스린 태너는 베버의 날카로운 통찰을 21세기 맥락으로 끌고 와서, 금융 지배 자본주의의 위협과 도전에도 무뎌지지 않을 참 사람됨과 풍성한 삶을 위한 신학적 비전을 역으로 제시한다. 베버가 근대 자본주의의 도래에서 칼뱅주의가 한 역할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했다면, 태너는 신학자로서 현대 자본주의의 폭정에 대한 대안을 찾고자 하나님의 은총을 채무, 상환, 교환 등의 경제 언어와 논리로 설명해 온 서방 기독교의 지혜를 재해석한다. 이로써 고리타분하거나 강압적인 교리주의적 접근 대신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실제로 활용하는 익숙한 언어와 이미지를 통해 기독교와 자본주의, 신앙인으로서 정체성과 경제적 활동, 교리와 사회적 행동의 복잡한 관계를 과장 없이 성찰할 수 있는 도발적이면서도 진지하고, 지적이면서도 실천적인 장이 제시된다. 무엇이 현대인의 삶을 이토록 힘들게 만드는지 제대로 파악도 안 되고 주식과 부동산 투자 열풍이 마치 시대정신이라도 된 듯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지금, 『기독교와 새로운 자본주의 정신』과 함께 답 없어 보이는 오늘날의 상황을 비판하고 넘어서며 치유하는 기독교 복음의 꺼지지 않는 생명력을 새롭게 경험하길 바란다.
- 김진혁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부교수)
막스 베버는 개신교 윤리와 자본주의의 발흥 사이에 선택적 친연성이 존재한다는 논지를 전개했는데, 태너는 이와 반대로 현대의 금융 자본주의와 기독교 신념은 양립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그동안 기독교 경제 담론을 장악했던 막스 베버의 논지에서 벗어나 신자유주의 금융 자본주의에 기독교적 알리바이를 제공하는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단초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수익성, 효율, 무한 경쟁 속에서 자기 관리를 훈육하는 이 세계의 경제 질서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최유진 (호남신학대학교 조직신학 조교수)
막스 베버는 자본주의와 기독교의 관계를 논하면서 개신교 윤리가 자본주의 발전에 기여한 바를 강조했고, R. H. 토니는 역으로 자본주의에 의해 기독교 정신이 오염되는 맥락을 추적했다. 캐스린 태너는 기독교 복음이 현대의 금융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공동체 창출을 가능케 하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데 주목하면서 베버-토니 논제의 테마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태너는 자본주의적 행태를 규정할 뿐 아니라 스스로 재생산을 거듭하는 자본주의 정신에 저항하여, 또한 일체의 영성을 포기한 현대 철학을 뒤로하며, 강력한 복음적 영성만이 근원적 변혁을 이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는 시장, 기업, 일, 시간, 화폐를 주 매개로 하는 현대 금융 자본주의의 속성과 죄, 회개, 구원, 은혜, 복음으로 표명되는 기독교 원리를 형식상으로는 중첩 및 교차시키고 내용상으로는 대비시키면서, 행위(도덕과 선행)와 은혜뿐 아니라 종말에 대한 깊은 복음적 이해를 바탕으로 기독교 공동체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포스트포드주의, 주주 자본주의, 유동성, 노동 유연화, 파생상품 등 우리에게 친숙한 개념들을 소환해 오늘날 금융이 어떻게 일의 성격을 변화시키고, 실물 경제와 분리된 채 어떻게 자체의 확대 재생산을 통해 고도의 수익성을 창출하며 정부, 기업, 개인의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하여 금융 자본주의 하의 대표적 현상들, 이를테면 주주 자본주의의 강화와 파생상품의 범람이 어떻게 개인 간 경쟁과 불평등의 격화, 국가 복지 체계의 위기와 공동체주의의 파탄으로 이어지는지 조목조목 드러낸다. 무엇보다 저자는 루터, 칼뱅, 베버로 이어지는 개신교의 전통적 노동 윤리?소명 개념에 입각한?를 하나님의 뜻에서 분리시키면서, 일을 통한 성취가 아니라 하나님 및 이웃에 대한 의존성을 인정하는 종교적 기획만이 기독교 공동체를 이루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요컨대 이 책은 복음에 입각한 신학자가 그리스도인에게 들려주는 최고의 현대 자본주의 입문서이면서, 복음이 여하히 가장 근원적인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 주는 고급 교양서다. 현대 자본주의 질서 안에서 안정, 안락,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반복음적 태도일 수 있는지, 거기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자칫 얼마나 큰 부채를 짊어지는 일인지 시사하면서 오늘날의 중산층 그리스도인들에게 빚진 자의 의식을 일깨운다. 나아가 신앙/경제 이원론이나 보수/자유 진영 양쪽의 단선적이고 거친 일원적 복음주의를 단숨에 무너뜨리는 동시에, 추상적이고 규범적인 신학적·철학적 사변이나 낭만적·인문학적 논의에 함몰된 채 엄혹한 현실에 대해서는 당위적 언명이나 안이한 침묵으로 일관하는 신학자, 목회자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나는 이 정도로 복음에 투철한 신학자가 이 정도로 정밀하게 현대 자본주의의 속성, 논리, 정신을 논파하며 진정한복음주의의 당연한 귀결로서 근원적이고 전면적인 변화의 가능성을 제시한 경우를 본 적이 없다.
- 고세훈 (고려대학교 공공행정학부 명예교수, 『R. H. 토니』 저자)
캐스린 태너는 최고 수준의 뛰어난 기독교 신학자로서, 금융 자본주의에 가하는 그의 예언자적 비판은 강력하고 설득력 있다. 태너는 막스 베버의 고전을 관통하면서, 우리 시대에 상당히 들어맞는 적실성을 가지고 베버의 연구를 미묘하게 근본적으로 뒤집는다.
- 코넬 웨스트 (하버드 대학교)
다시 한번, 캐스린 태너는 분야를 뒤바꿨다. 태너가 제시하는 “개신교 반노동 윤리”는 기본적인 기독교 신앙과 이 시대의 자본주의가 심오한 차원에서 서로 양립할 수 없음을 신선하고 명쾌하며 아주 강렬한 방식으로 보여 준다.
- 이언 맥팔랜드 (에모리 대학교)
캐스린 태너는 평소처럼 정밀함과 명료성을 가지고, 어떻게 오늘날 우리가 똑같이 오래된 두 길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지 보여 준다. 우리는 ‘자본주의 정신’으로 규정된 삶을 살 수도 있고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을 따르며 살 수도 있다. 이 책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길을 제안한다.
- 켈리 브라운 (더글러스 유니온 신학교)
우리 시대에, 자본주의는 금융 영역이 지배하며 그 통치권과 통치 범위에 대한 침해를 대부분 떨쳐 내고 우리를 생태 재앙으로 몰고 간다. 캐스린 태너는 기독교 신학이 이 상황에 대해 뭔가 중요하게 할 말이 있음을 놀랍도록 치밀하고 박식하며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 게리 도리언 (유니온 신학교, 콜롬비아 대학교)
자본주의는 스스로가 모든 것을 설명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태너는 기독교의 문법이 이렇게 수그러들 줄 모르고 떠들어 대는 자본주의의 이야기를 어떻게 뛰어넘으며 훈계하는지 재기 넘치게 입증한다.
- 로렌 위너 (듀크 신학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