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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2년 12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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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24.27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7.6만자, 약 2.5만 단어, A4 약 48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91198009043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18일 ~ 2024년 10월 18일
상시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36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돌봄과 일의 경계선에서 선 여성들"
정서경 외 10인의 <돌봄과 작업>을 읽고
"여성의 돌봄과 여성의 일은 어떤 관계일까 "
-돌보며 읽고 글을 쓰는 열 한 명의 여자들이 보내는 응원과 위로의 말들 -
'돌봄과 작업'은 언뜻 보면 서로 잘 어울리고 둘다 가능해보일 지 모르지만, 실제 아이를 양육하고 직장 일을 병행하며 사는 워킹맘인 나에게 이 두 단어는 서로 상충하고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는 것 같다. 물론 일하면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가능한 일이며 여성으로서 모두가 꿈꾸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 아이를 낳고 키우며 일을 병행하며 살아온 시간들을 생각해보며 이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는 것 같다. 출산 전 직장을 다니던 많은 여성들이 경단녀가 되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비단 이 문제는 나혼자만 겪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여성의 돌봄과 여성의 일은 어떤 관계일까? 왜 돌봄과 일은 서로 상충하는 것일까. 왜 많은 여성들이 출산 전 자신의 커리어를 쌓으며 열심히 직장을 다니며 일하다가 출산 후 아이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다시는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일까.
이 책 『돌봄과 작업』에서 자신의 전문적 분야에서 돌봄과 일을 병행하는 열 한명의 여성들이 여성의 돌봄과 일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았다. 그들은 각자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고 다양한 조건 속에서 양육하고 있지만, 그들은 모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 라는 점이다. 그들이 아무리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소위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일지 모르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는 입장에서 본다면 그들 모두는 초보 엄마일 수밖에 없었다. 아마 누구나 아이를 낳고 키울 때 되면 초보자가 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엄마'가 되는 것은 처음이고 이 엄마 되는 방법은 직접 경험하고 배우지 않으면 절대 그 비법을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출산과 양육이야말로 우리 어머니들이 우리의 어머니의 어머니들이 역사 속 수많은 여성들이 계속 해온 인류의 보편적인 것이다. 나이가 어리든, 나이가 많든, 교육을 많이 받았든, 적게 받았든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결혼을 하고 출산 후 '엄마'가 된다. 이 엄마가 되는 경험은 정말 축복받고 감사해야 할 일이지만, 정작 양육 현장에선 왜 나는 없어지는 자괴감이 드는 것일까. 11명의 여성들의 돌봄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많이 공감받고 위로받았다.
이 책에 제시된 열 한 명의 여성들은 시나리오 작가, 소설가, 번역가, 과학기술학 연구자, 아티스트, 미술사 연구자, 인터뷰어, 입양 지원 실천가, 편집자, 일러스트레이터의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또한 외동을 키우거나, 아이 셋을 키우거나, 입양하거나, 아이가 어리거나, 아이의 기질이 예민하거나, 조부모의 도움을 받거나, 베이비시터에게 맡기거나, 어린이집에 보내거나 그들이 처한 양육 환경과 양육 방법은 모두 다르고 다양하다. 그렇지만, 그들 또한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과정 속에서 '엄마'가 되어 갔다. 그러나 수많은 시행착오를 초보 엄마에서 진정한 엄마로 거듭날 수 있었다.
나를 내주고 '엄마'라는 사람이 되었다.
정말로 아이에게 모든 것을 내주었다. 자고, 먹고, 씻고, 친구를 만나고, 영화를 보고, 거울을 보는 나 자신. 아이를 재우고 기진맥진해진 밤이면 아무것도 없이 텅 빈 가슴이 느껴졌다. 돌아보면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사랑이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어떤 것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중요하지 않은 쓰고 싶지 않았다. 진짜 사랑이 아닌 것은 쓰고 싶지 않았다.
-p.41~43, 정서경 <진짜가 아닌 이야기는 쓰고 싶지 않다>
그들은 돌봄과 일의 경계선에 설 수 밖에 없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엄마로서의 일은 정말 축복받고 감사하고 보람된 일이지만, 그들은 자신의 일 또한 가치있고 인생의 의미이기도 했다. 그래서 엄마로서의 역할과 커리어 우먼으로서의 역할을 병행해나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두 가지 역할 속에서 많이 고민하고 갈등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에게만 신경을 써도 모자른 시간에 그들은 아이와 일 모두에 신경을 쓰느냐고 두 배로 더 힘들고 지치기도 했다. 아이에게 더 많은 신경을 못 써주고 놀아주지 못해서 아이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다. 나 또한 아이를 키우며 일을 병행하고 있는 입장으로 그들의 고충과 고민에 공감할 수 있었다. 어떻게 하면 돌봄과 일 둘다 잘 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지만, 특별한 비법은 없는 것 같다. 그저 주어진 상황과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해답인 것 같다.
홍한별 작가는 "세상 모든 엄마는 제 자식을 버린다"라고 말하며그녀 또한 일을 하기 위해 아이를 버렸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워킹맘으로 나 또한 야근과 밀린 업무 때문에 아이를 방치한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엄마로서 잘해주지 못한 죄책감과 미안함에 시달리곤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홍한별 작가는 '부모로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경계를 짓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출발점'(p. 75)이라고 말한다.
누군가는 말한다. '아이가 부모를 필요로 하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 라고 말이다. 확실히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나의 자유시간도 조금씩 늘어났다. 주중에는 물론 직장 일로 바쁘지만, 주말 동안에는 커피숍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그 시간 동안 나를 찾고 나를 채우는 연습을 하고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비단 엄마의 책임만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여성들이 아이 육아로 인해 끝내는 경단녀의 삶을 선택해서 전업주부의 삶을 살아간다. 또한 남편이나 주변 가족들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독박육아의 고통과 우울증에 시달린다. 육체적인 피로와 고됨도힘들지만 그보다 더 힘든 것은 정신적인 고통이다. 모든 갈등과 어려움을 여성 혼자서만 감내하나 보니 육아로 인한 우울증은 더욱더 심해진다. 나 또한 그런 우울증과 고통을 겪어봤고 그런 고통에서 벗어나기도 쉽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장하원 작가는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과 함께 서로 육아의 고충을 나누고 아이를 돌보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양육의 무게가 조금 가벼워질거라고 말한다. 육아에 대해 서로 동병상련의 마음을 느끼며 마음을 나누다 보면 '나 혼자'라는 외로움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를 돌보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쌓이고 아이라는 낯선 존재를 어떻게 돌봐야 할지 함께 고민하는 사람이 늘어날 때, 양육의 무게는 조금 가벼워지고 돌봄의 분배는 조금 더 정의로워질 것이다.
-p.112, 장하원 <지식에 대한 생각을 바꾼 양육>
이 세상에 '완벽한 엄마'는 없는 것 같다. 나 또한 완벽한 엄마가 되고자, 돌봄과 일의 경계선 위에 서서 고분고투하며 최선을 다했지만, 여전히 육아와 일 모두에서 초보인 것 같다. 지난 11년 간의 육아 경험으로 얻은 게 있다며 완벽함에 대한 부담과 조금 내려놓고 좀더 나를 찾아가야한다는 것이다. 이제 아이들도 자라서 내가 하는 일을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아직도 잠 잘때 엄마와 함께 자고 싶고, 엄마가 늦게 들어오면 보고 싶다며 빨리 들어오라고 하는 아이들이지만 앞으로 조금씩 일과 육아에서 균형을 찾고 나를 좀 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박재연 작가의 말처럼 돌봄과 일이라는 두 가지 세계를 연결하며 그렇게 나를 위한 삶도 살아가고 싶다.
걸핏하면 불쑥 고개를 들어 나를 좀먹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에 동의하는 법도 조금씩 배워간다. 밥을 지으면서도 글을 지을 수 있음을, 돌봄의 영역 바깥에서 나를 실천할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사실과 어긋나는 것이 아님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p.146, 박재연 <여러 세계를 연결하며 살아가기>
이 책 『돌봄과 작업』 을 통해 돌봄과 일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공유할 수 있었다. 아직은 현실적으로 돌봄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논의가 부족하다. 마치 이 일은 여성 개개인의 일로만 간주되어 외면해온 것인지도 모른다. 여전히 여성의 양육과 돌봄에 대한 지원과 대책이 부족하다. 그래서 이 책 속의 열 한 명의 여성들이 돌봄과 양육에 대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함께 생각을 공유하고 나누어서 좋았다. 임소연 작가의 말처럼 “인류의 수많은 여자들이 이 일을 해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양육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끊임없이 이야기되어야 한다.” 라고 말한 임소연 작가의 말처럼 돌봄과 양육에 대한 더 많은 여성들의 이야기는 공유되어 나누어야 하는 것이다. 이 책 속 열 한 명의 작가들이 그 목표를 위해 씩씩하고 용기있는 발걸음을 내딛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 속에는 돌봄과 일을 병행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주로 제시되었지만, 대부분의 많은 여성들이 경단녀가 되거나 전업 주부로서 최선을 다해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고 있다. 그녀들 또한 돌봄의 영역 속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엄마'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다음에는 전문적 여성이 아닌 좀더 평범한 우리 엄마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좀더 많은 여성들의 육아 경험과 생각을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의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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