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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일 | 2010년 04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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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무게, 크기 | 10,000g |
제조국 | 일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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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음악을 왜 들을까?
기분전환을 위해서?
좋은 음악의 아름다운 선율에 이끌려서?
결국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아닐까?
카라얀은 좋은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오만한 지휘봉을 흔들고 또 흔들어댄
소리의 구도자이다.
그렇다. 클래식 음악에 입문하는 사람치고 카라얀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혹자는 카라얀의 연주는 너무나 자아도취적이고 슈크림처럼 폭신하기만 하다고....
하지만,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주요 교향곡과 협주곡의 레파토리는 카라얀의
연주를 통해 대중과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사실, 도이취그라모폰의 성공은 카라얀의 연주사와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노란딱지에 카라얀 지휘....이거면 충분하였다.
물론, 지금은 정격연주와 원전스타일도 식상할 만큼 연주기법과 해석에 있어서 만개할 만큼 만개한 시대이다. 그야말로 더이상 새로울 것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시대이다.
이런 시대에 카라얀의 연주를 한두개도 아니고 전집판으로 가질 필요가 있을까?
나는, 고교시절 클래식 음악 감상을 카라얀이 지휘한 비창(테이프)으로 입문하였다. 한 삼백번은 들었을 그 음악은 질풍노도의 시기에 슬픔과 분노와 회환 그 자체로 다가왔다. 한마디로 그 음악이 지닌 에스프리가 온전히 전달되었기 때문에, 청년기의 정서에 그렇게도 민감하게 다가왔을 터이다.
그리고 나서 카라얀이 지휘한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혹자는 카라얀 스타일로 망쳐버린 바흐라고 비난하지만, 나에겐 아담한 미적 이데아를 여실히 보여주는 감동적인 연주였다. 특히, 5번은 카라얀이 정련한 슈크림과 같은 현의 하모니가 아폴로 신의 연주와 같이 느껴졌다. 이에 비해 라인하르트 궤벨이 지휘한 무지카 안티쿠아 퀠른의 바흐 5번은 기관총을 쏘는듯한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원전 악보 그대로(?) 속도를 조금 빠르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한없이 아다지오에 가까운 현의 흐름에 공감할 수 밖에 없다. 카라얀은 멜로디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카라얀 사운드의 정수는 실크와 같은 질감일듯하다. 이는, 클래식 입문자에게 쉽사리 다가갈 수 있는 요소이다. 또한, 쉽게(?) 식상하게 될 소지도 있다. 하지만, 멜로디 라인이 명확하다는 것은 곡 본래의 의도를 명확히 보이는 연주법일 것이다.
사실, 카라얀을 많이 듣다보면 곡에 대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카라얀의 연주는 음향적 측면과 멜로디, 현의 질감을 강조하다보니 성격이 다른 곡 역시 너무 느끼해지는 경우가 있다. 둔탁하게 남성미를 드러내는 차이코프스키의 5번 교향곡이 너무 야리야리해지고, 브람스는 베토벤 비스무리하게 되는 이상한 체험을 카라얀을 들으며 여러번 하였다.
하지만 어쩌랴, 나는, 이를 카라얀 스타일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렇다고 카랴얀의 연주가 독단적이라고 말할 수없으리라, 베를린필과 빈필이 지닌 연주력을 최고 수준으로 조련하여 한없이 부드럽고 일사분란한 멜로디 라인으로 그려내는 그의 솜씨는 장인의 수준을 넘어선 그 무엇이 있다.
그의 소리에 대한 추구는 말년으로 갈수록 비평가들의 트집거리가 되었지만, 오디오에 푹빠져있는 오디오 파일러들에겐 그야말로 축복과 같다.
소리의 울림에 집중해서 듣다보면 카라얀이 왜~ 곡의 성격을 무시하면서까지 소리의 울림과 현의 질감에 그토록 집착했는지 이해가 갈듯도 싶다.
이미, 중년에 최상의 지휘력을 다 발휘한 후로, 소리 자체에 침잠해가는 카라얀은
어쩌면, 모든 인생사나 구도자들의 모습을 닮아있다고 여겨진다.
여기, 카라얀의 소리 찾기의 진수가 있다.
아주, 좋은 메머드급 오디오로 들어보길 권한다.
실키한 현의 매력과 불꽃놀이보다 현란한 총주의 폭발.... 소리의 아름다움 그자체를 소유하게 될 것이다.
참고로 카라얀은 최초의 어쿠스틱 서스펜션(밀폐형) 스피커인 AR 스피커를 평생 애용했다고 한다. AR스피커는 당시로선 소리의 질감과 양감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스피커였다. 지금은 근사한 분위기와 소리의 밀도감 때문에 빈티지 오디오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스피커가 되었지만....
현대의 최고의 밀폐형 스피커인 ATC 스피커라면, 아마 카라얀의 의도에 가까운 정곡을 찌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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