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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정판매
발행일 | 2004년 09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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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0쪽 | 422g | 228*240*15mm |
ISBN13 | 9788935657124 |
ISBN10 | 8935657123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아기는 귀여웠지만 아기가 감기에 걸릴까봐 정말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엄마는 이미 집에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그 아이가 감기에 걸려서 아이의 엄마가 걱정을 많이 하셨을 것 같습니다. 빨리 엄마가 오셔서 아기와 만나고 따뜻한 집에서 식구들과 함께 맛있는 저녁을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아가의 엄마가 너무 늦게 와서 아가가 불쌍했습니다. 왜 아기의 엄마는 빨리 안 오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아가의 엄마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엄마는 일을 하신다. 내가 어렸을 때 외할머니가 우리 집에서 나를 돌봐주셨는데 나는 매일 외할머니 손을 잡고 “엄마 가요.”하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외할머니는 하루에 몇 시간이나 밖에서 보낸 적이 많다고 하신다. 나비가 날아다니는 봄이나 고추잠자리가 날아다니는 가을에도, 놀이터 미끄럼틀하고 그네가 뜨거워서 친구들이 나오지 않는 한여름에도, 나무들이 꽁꽁 얼고 서 있는 겨울에도 할머니 손을 잡고 엄마 마중을 갔다. 우리 할머니는 그때 나를 많이 업어서 허리가 꼬부랑해지셨다. 힘이 들어도 매일 엄마를 찾으며 우는 내가 불쌍해서 밖에 나갔다가 내가 울면 업고 자장가를 불러 주셨다고 한다.
엄마 마중에 나오는 아가도 나처럼 엄마 마중을 갔다. 전차가 올 때마다 “우리 엄마 안 와요?”하고 물었다. 그런데 엄마는 오지 않는다. 그 대신 기러기가 오고 겨울이 온다. 아가는 심심해서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다가 쭈그리고 앉아서 숫자를 세다가 나중에는 가만히 서 있는다. 아무도 없는 정류장에 아가 혼자 서서 엄마를 기다린다. 이 그림을 봤을 때 나를 업고 서 있었던 우리 할머니 생각이 났다. 할머니한테 미안했다. 자꾸만 기다리게 하고 허리 아프게 하고 내가 불쌍해서 울게 만들어서 미안했다. 우리 할머니도 아가처럼 우리 엄마를 기다렸을 것 같다. 아가는 손이랑 코랑 새빨개서 가만히 서 있다. 모자를 쓰고 따뜻한 옷을 입어도 아가는 춥다, 엄마가 안 오니까...그런데 오라는 엄마는 안 오고 눈이 내린다. 이 그림을 볼 때는 내 마음이 생일케익에 꽂은 초처럼 빨리 타는 것 같았다. 아가엄마가 미웠다. 눈이 펑펑 내리고 하얗게 쌓이고 책은 그냥 끝났다. 아가는 엄마를 못 만났다. 나쁘다. 왜 어린이가 보는 책을 이렇게 슬프게 만들었을까? 나는 눈물이 나서 눈이 내리는 것처럼 앞이 잘 안보였다. 그리고 다시는 이 책을 안 볼 거야! 결심했다.
그런데 며칠 전, 내 동생 연우가 “오빠 이거 읽어 줘.”하면서 이 책을 가져왔다. 내가 잠깐 동안 '어떡하지?' 하고 고민하는데 연우는 벌써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지 그때처럼 슬프지는 않았다. 그런데 내가 그림 속의 눈처럼 펑펑 울어버렸던 마지막 장에서 연우가 소리쳤다.
“와! 엄마 만났네? 엄마가 사탕 사왔네?”
“응? 뭐라고? 엄마를 만났다고? 어디어디?”
연우의 작고 오동통한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는 거짓말처럼 엄마와 아기가 손을 잡고 있었다. 골목길 구석에 아주 조그맣게. 누가 어젯밤에 와서 그려놓은 게 아닐까? 나는 믿기지 않았다. 내가 아가걱정을 얼마나 했는데...아, 정말 다행이다. 오늘은 내 생일보다도 더 기분이 좋은 날이다.
외롭고 쓸쓸해 보이던 노란 책이 이제 병아리처럼 따뜻하다. 연우야, 슬픈 내 마음을 지워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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