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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1년 06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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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92쪽 | 368g | 128*185*20mm |
ISBN13 | 9791164051007 |
ISBN10 | 1164051008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3일 ~ 2024년 0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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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07일 ~ 2024년 0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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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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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 코로나 이후의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모순되는 단어들의 조합이란, 사랑이지 ????
없던, 오늘이라는 짧은 단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윽고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어졌다.
챕터마다 주어진 물음표 아래에서
각각의 단어들로 풀어내는 산문이 참 매력적이다 :)
코로나19 이후로 새롭게 맞이할 수밖에 없는
변화된 하루하루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이전에 없던, 어떤 오늘을 살아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우리가 새로운 오늘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
[한 자락恣樂]
오늘. 우리에겐 없던 능력이 생기는 중이다.
이름하여 음미력.
1부 : 오늘, 우리는 예전의 우리와 어떻게 다를까?
[음미력]
우리는 천천히 알아가는 중이다. 인생의 즐거움은 나이아가라 폭포 앞의 인증 샷이 아니라, 꽤 괜찮게 커피를 내리는 집 근처에 새로 생긴 커피숍과 그날 비친 햇빛과 마침 들리는 음악과 별로 신기하지도 않은 내 말을 신기하다는 듯 들어주며 반대편에 앉아 있는 누군가의 존재에서 시작될 수도 있음을.
없던 오늘, 19쪽
확실히 뉴노멀(NewNormal)이라는 단어의 탄생 시점부터 많은 것이 변했다. 기준 자체가 변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삶이 허공에 내던져졌다가 아무렇게나 투툭 떨어진 상태가 되었다. 코로나-블루, 사각지대의 범죄, 불안한 경제 상태, 언-택트 삶의 빈자리들이 속속히 드러나면서 부정적인 여파가 거세졌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여전히 긍정적인 에너지는 이리저리 빈 곳들을 드나들며 움직였던 것 같다. 그 일례가 바로 이 음미력이 되겠지.
이전과 다르게 뉴스에서는 책 소개하는 시간이 생겨났고, 사람들은 운동을 더욱 즐기기 시작했으며 변화된 삶에 맞게 도움의 형태도 함께 다양해졌다. 재택근무로 인해 가족과 더 부대끼게 되기도 하며, 홀로 있는 은둔의 시간에 차츰 적응해나가기도 한다. 관계에 대해서 정리하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 더 귀한 인연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지금. 아마 이 모든 것은 사실, 어떤 것에 대한 일종의 음미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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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작가 역시, 이를 '앱형 인간관계'라고 부른다. 필요에 따라 끄고 킬 수 있는 어떤 스위치 같은 체제로 변화된 것이다. 내가 만나는 이들 역시 굵은 돌이 되어 체 위에 올라앉았다. 초연결이라고까지 불리면서 거리 관계없이 모든 정보들에 둘러싸여, 지나치게 누군가의 삶과 강제로 비교 당하는 삶이 내심 피곤했던 것 같기도 하다. 이제는 그 연결의 무의미함을, 중요도를 낮추는 일로 이어져 가는 것을 보면 과도기를 조정할 수 있는 시간이 되겠구나 싶다. 오늘의 음미력으로, 나의 하루에 온전히 무게감 있는 이들과 잔잔히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앱형 인간관계]
비대면 관계가 뉴 노멀new normal이 된 지금, 대면 관계를 갖는 상대는 그만큼 중요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마스크를 쓴다고 해도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간다는 건 분명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니까. 리스크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라면 만나고 싶다는 뜻이다. 성근 체로 치면 굵은 돌만 남는 것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필터를 통해 내 인생에 더 중요한 사람과 덜 중요한 이들이 자연스럽게 분리된다. 고통스러운 사회적 거리 두기의 작은 선물이다.
없던 오늘,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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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박자를 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멋있다. 내 박자는 뭘까, 약간의 불협화음같이 프레스토 presto(매우 빠르게)를 향해 달리고 싶은 느린 손가락 정도라고 표현하면 되려나. 지금에야, 리테누토 ritenuto(즉시 속도를 낮추다)로 잠깐 빠르게 달리고만 싶어 하던 손가락을 풀어주는 시간이 되었지만. 이다음에는 내가 다시 원래의 빠르기로 돌아가게 될지, 나만의 속도를 찾아가게 될지가 관건일 테다.
개인적으로 이 짧은 글을 읽으면서 사회적 박자에 대한 시선이 좋았다. 졸업의 박자, 취업의 박자, 결혼의 박자, 양육의 박자에 맞춰 살아간다는 것은 어렵다. 딱딱 맞추어 기우뚱거릴 수 있는 메트로놈이 아닌 이상. 그런데도 많은 이들은 그런 시선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며, 버리고 싶어도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나 역시도. 그렇지만 잊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 박자 당연한가?
2부 :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것들은 변치 않을까?
[종이책]
"기본적으로 종이책을 읽는 것은 (슬로 문화를 누리기 위해) 감속하는 것입니다."
…
책은 말하자면 '대화'이다. 책의 속도는, 읽는 이가 맞춘다. 당신이 책을 읽는 순간을 한번 상상해보라. 당신은 당신의 속도로 책을 읽다가, 생각에 잠기고, 원하는 만큼 멈추고, 줄을 긋거나 책 귀퉁이를 접는다. 텍스트 속에는 분명 작가의 생각이 들어 있지만, 당신은 그 문장 안으로 들어가 그것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곱씹는다. 그러다가 다음 줄을 읽을 준비가 되면 비로소 다음 장으로 향한다. 독서는 유튜브에 비해 훨씬 더 주체적인 행위이다. 그 속도는 온전히 내가 정한 속도이다.
없던 오늘, 112-113쪽
며칠 전에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나눌 때, 출판사에 대한 흐름이 이어졌다. 사양산업이라는 말에 부정할 수 없지만, 여전히 종이책의 그 감촉과 냄새를 좋아한다는 동의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어떠한 상업적 한계가 확정된 세계이지만, 그 세계 자체가 무궁무진할 수밖에 없음에 손을 뗄 수 없다. 사회의 속도에 맞춘 알고리즘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 빠르게 저만치 흘러간 것들을 따라잡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생각을 '내 속도'로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 이렇게 내 속도로, 누군가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중이다.
-
[외할머니]
우리가 잠시 들른 것만으로도 외할머니의 세상은 훤해질 수 있는데,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빛이 될 수도 있는데, 나는 대체 무슨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그 몇 시간을 못 내고 있을까.
존재만으로도 우리는, 누군가의 빛이 될 수 있는데. 대단한 노력이 필요한 일도 아닌데.
없던 오늘, 128쪽
가족家族. 모든 단어들이 그렇지만, 뭐 하나 단정 지을 수 없는 것들 중에 하나이다. 예전에는 그 정의의 범위가 매우 좁았는데, 이제는 혼인, 혈연, 입양 등의 다양한 형태가 인정되어 가고 있다. 어쨌든, 아마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을 것' 중 하나는 이게 아니었을까. 존재만으로도 빛이 될 수 있다.
꼭 이 바운더리 Boundary뿐만 아니라 우리는 때로 존재만으로도 빛이 될 수 있다. 때로는 아프지 않고 살아 숨 쉬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럽고, 이렇게 곁에서 펑펑 울어줘서 고맙고, 뜬금없이 전화해서 주절거리는 것도 귀여운 사람이 있지 않던가. 우리는 평생 존재의 이유에 대해서 고찰하면서,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사유하지만 그 모든 의문 자체를 사그라들게 하는 순간이 온다. 모두, 하루빨리 그 기점을 맞이하기를.
그럼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빛과 같은 존재가 곁에 있는 것이, 그 빛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는 순간이 그렇게 오래지 않을 수 있다는 것뿐이다. 지금에야 대단한 노력 없이 함께할 수 있지만, 언젠가는 그럴 수 없게 되는 날이 온다는 것, 그것뿐이다.
3부 : 앞으로, 무엇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게 될까?
아마 디지털에 익숙해진 이들조차, 여전히 아날로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있다. 손 편지, 싫어하는 사람 있으려나. 그 편편한 종이에는 엄청난 것들이 들어있다. 그 사람만의 글씨체, 그 당시의 기분과 감정, 멈칫하는 순간이나 생각하는 것을 내어 적으려는 다급함 같은. 말로 전하기 부끄러워하는 그 성격에 잔잔히 적어냈을 사랑들. 내가 쓴 그 많은 편지들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내'가 되어 있을 테다.
손 편지, 하면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아빠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손 편지를 종종 써주셨다. 폭탄이었던 적도 있었고, 잔잔한 일상이었던 적도 있었고. 중학교 때는 누군가에게 많이 썼던 것 같다. 내가 그렇게도 좋아했던 ㅇㅈ이와 참 귀엽고 여렸던 ㅈㅇ이에게. 대학교 때는 반대로 받은 적이 더 많다. 나를 만나러 올 때마다 편지를 쥐여주는 혱토리 언니와 우리 집에 올 때마다 편지를 내려놓고 가는 워니. 편지들은 어느새 어떤 사랑들을 남겨주고 있었다. 조금은 빛바랜 사랑이면 어떻고, 이미 사라진 사랑이면 어때. 그저, 그 때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타임워프의 조각들인데.
-
[개별성]
"각각의 노래는 세로가 아닌 가로로 놓여 있어야 합니다." _윤종신, 「계절은 너에게 배웠어」, 217쪽
…
그러니 앞으로 우리는, 우리 안의 개별성을 조금 더 들여다봐도 좋겠다. 세로로 놓았을 때의 순위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가로로 놓였을 때 나는 남들과 무엇이 다를지를 생각해 볼 일이다.
없던 오늘, 164쪽
음악에 관해서 들은 말 중에, 진짜 기억에 남을 문장이었다. 단지, 음악에 한정될 말도 아니지만 그 '가로'를 생각하는 이가 있다는 것이 감동이었던 동시에 서글프기도 했다. 어딜 가나 일렬로 세워대는 것들이 언제, 얼마나 바뀔 수 있을까를 생각하니. 1위를 하기 위해, 어떤 때는 기묘하게도 모두가 모르는 1위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가치가 과연 진정한 그 가치였을까? 순위를 매기기에, 역주행하는 명곡이 탄생하고 국가적 위용을 드높여 K-한류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일률적인 음악의 찍어냄이 비판되기도 한다. 이게 그거 같고, 그게 이거 같고.
물론, 그럼에도 그 빳빳한 '세로'의 무게를 견뎌내고는 '가로'의 매력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곡들도 있다. 누군가는 그 풍요로움을 알아보고는 사랑하게 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새로운 세계로 빠져들게 되는. 세로에서 가로가 되기까지, 0도로 기울어감에 따라, 무엇인가는 와르르 무너지겠지만, 또 그렇게 우리는 나름의 새로운 발견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4부 : 우리는 어떻게 단련해야 할까?
[레트로 위크]
날카롭고 긴박한 날들에 지칠 땐, 오래되어 둥글둥글해진 것들에게서 힘을 얻는다. 나는 그 시간을 레트로 위크라 부르는 중이다.
없던 오늘, 206쪽
'어떻게' 실천해 가야 함을 알려준다. 꼭 찬찬히 읽어보고 자신의 삶에서 적용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짧게나마 길 안내를 해 줄 과자 부스러기를 떨어뜨려 준다. 나 역시 하나씩 집어먹으며 따라갈 예정이다 :) 레트로 위크, 내가 과거에 빠졌던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예전에 좋아했던 영화,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읽고 싶을 만큼 푹 빠졌던 책, 하루에도 수십 번은 돌려 들었던 노래,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기어코 들고나갔던 인라인스케이트 … 7월이 가기 전에 한 번 이렇게 살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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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론] ?
없던 오늘, 207쪽부터
'You write what you read.'
당신이 읽은 것이, 당신의 문장이 된다.
?? 하나에서 두 개 얻어 가기 ??
인생의 벽을 만났을 때, 그냥 두드리는 것과 예의를 갖춰 두드리는 건 분명히 다릅니다.
인생은 준비한 만큼, 대하는 태도만큼 얻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 긴 인생을 살아본 건 아니지만 어쨌든 아등바등 살아보니,
내 앞에 놓인 무엇을 대할 때 -그것이 해내야 하는 '임무'이든, 내게 찾아온 '기회'이든-
예의를 갖췄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는 분명 있었습니다.
그냥 두드리면 미동도 않았을 벽들도,
내가 충분히 준비하고, 공부하고, 심호흡을 하고,
그러니까 예의를 갖춰서 두드리면
가끔은 투둑 금이 가는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인생은 예의를 갖춰 맞닥뜨리는 자에게 조금 더 좋은 선물을 주는 것 같습니다.
없던 오늘, 2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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