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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1년 08월 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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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63.84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9.9만자, 약 3.4만 단어, A4 약 62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91191183085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04일
상시
상시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24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우울의 바다에 구명보트 띄우는 법>
책에서 여러 번 언급되는 <한낮의 우울>과 함께.
매일 아침 일어날 때 스스로에게
“오늘도 살아 있어줘서 고마워.”라고 말해 주세요.
잠자리에 들 때면
“살아남았으니까 오늘 할 일은 다 했어!”라고 이야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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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따뜻한 말이다,
자신이 살아있음 자체에 스스로 만족함을 표하는 아침, 저녁의 안부 인사.
인터넷 포털의 뉴스 제목만 살펴봐도 사회에 우울함이 널리, 깊이, 스며 있는 것 같고, 사실 나 또한 우울이라는 감정과 꽤 친하다(?). 때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살아가는 것 자체가, 살아있는 것 자체가 힘들게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에게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그래서 읽는 것이 불편하기도 했으며, 동시에 위안과 힘을 받기도 했다.
… 이번에는 좀 달랐어요. 인생은 망했을지 몰라도 우울증은 나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통제할 수 없는 현실은 내버려 두고 오로지 우울증에만 집중하기로 했어요. 현실이 여전히 시궁창이라 해도 우울증만 없다면 나름 씩씩한 시궁쥐로 살 수 있을 테고,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죠.
_그래서 저는 무조건
우울증의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어요.
36
20여년을 우울증에 힘들어하던 저자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온갖 힘을 내어 살아낸 2년간의 치유 기록은 어떻게 “우울증의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우울증에 관한 책들에서 인용되는 부분도 있지만, 이론적이라기보다는 저자가 살아낸 삶의 모습들이고 도움을 받은 방법들이기에 독자는 그 중의 하나를 당장 실천해볼 수도 있고, 주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들이 다양하게 있음도 알게 된다. 내 경험상, 우울증은 고립감을 과도하게 부풀려 도움을 찾아 손을 뻗는 것조차 힘들게 하니 이런 실질적인 방법을 접하는 것 자체가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마음이 힘든 상태라면 당장 실천할 수 없는 것들도 많아요. 어떤 방법들이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면 그건 아직 그걸 실천할 만큼 마음의 힘이 없다는 의미예요. 괜찮아요. 현재 그럴 힘이 없는 자신도 존중해 주세요. 자신을 사랑하라고 다그치는 사람과, 자신을 사랑하기 힘들어 하는 걸 이해해 주는 사람, 둘 중 자신을 진짜 사랑하는 사람은 후자일 테니까요.
81
우울증에서 벗어나고자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겪은, 오르락 내리락 하는 감정도 가감없이 보여주며, 주저앉고 싶을 때 오히려 자신에게 더 관대해지기를 요청한다. 우울한 감정이 짙어져 세상이 온통 적대적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항상 같이 있는 ‘나’라도 내 편이 되어줘야 한다는 이 논리에 적극 지지를 보낸다. 사실 이러한 경우 스스로를 비난하기가 더 쉽고, 힘들어하는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큰 힘이 되는 것을 나도 경험해보았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자신에게 고마운 점들을 찾아 표현해보기를 저자는 권한다.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해 주다 보니 신기하게도 저 자신을 좀 더 이해하게 됐어요. 의식하진 못했지만 제 안엔 수많은 ‘나’들이 있다는 걸, 그 ‘나’들이 서로를 아끼고 보살펴 주고 있다는 걸 말이죠. 자살하고 싶을 만큼 상처를 입은 ‘나’도 있지만, 살아서 햇빛과 커피 한 잔을 줄기고 싶은 ‘나’도 있던 거였죠. 저는 항상 하나의 고정된 ‘나’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 안에는 제가 사랑하고 고맙다고 말해 주고 싶은 수많은 ‘나’들이 있었어요.
94
우리 안에는 여러 모습의 ‘나’가 공존하고 있으니, 나를 살아있게 하고, 나를 살아가게 하는 에너지를 키워줄 내면의 부분들을 만난다면, 스스로를 돌보기는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우울증에 걸린 이후로 저는 생명의 밝은 얼굴을 잃었어요. 시간과 공간을 마음껏 누리는 삶을 잊어버렸죠. 언제부터인지 저는 끊임없이 더 나은 무언가가 되기 위해 존재하고 있었어요. 제가 뭘 하고 싶은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죠. 부모님이, 주위 사람들이 던져 주는 목표들을 추구하기 위해 저를 갈아 넣는 게 당연한 일이 되어 버렸어요. 그 목표에 방해가 되는 모든 것들은 시간을 낭비하는 거였죠. 쉬는 것, 노는 것,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일들은 제 삶에서 하나 둘 치워지기 시작했고, 그 자리에 높은 목표, 엄격한 시간 관리, 빽빽한 계획표가 들어왔죠.
_그때 저는 몰랐어요. 제가 치워 버린 게
바로 제 인생 자체였다는 걸.
119-120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크게 울림을 주는 부분 중 하나였다. 나는 삶이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내가 어떤 것을 추구하고 계획하고 행하는 그 이유가 무엇일까 돌아보게 했다. 그리고 내 안에 여러 ‘나’가 존재하듯 삶도 여러 요소를 품고 있는데, 너무 편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았나, 내가 무시하고 제대로 봐주지 않은 부분은 무엇일까 생각하는 시간도 갖게 되었다.
우리는 왜 사는 걸까요? 성공하려고? 남들에게 보여주려고? 제가 진짜 원했던 건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어요. 성공은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죠. 근데 오랫동안 목표와 수단을 반대로 알고 살아왔던 거예요. 만일 저 혼자였다면 이런 사실을 절대 알 수 없었을 거예요. 제가 건강하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효도하는 거라 말해 주었던 엄마가 있었기에 알게 된 거죠.
어쩌면 저처럼 정답이 정해진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 큰지도 몰라요. 저처럼 ‘이게 아니면 안 돼.’라는 생각에 낭떠러지로 떨어지려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의 손을 꽉 붙잡아주세요. 그리고 몸을 돌려서 절벽의 반대쪽을 볼 수 있게 도와주세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뭘 해도 괜찮아.’라고 말해 주는 세상이 거기 있다고, 간곡히 말해 주세요.
196-197
어릴 적부터 무척 종교적인 분위기와 주변에 선생님들이 가득한 환경에서 자라며, 나는 인생이나 살아가는 모습에 당연히 정답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었다. 그러나 정답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없음을 꽤 늦게 깨달으며 그동안 딛고 있던 발판이 무너지는 듯한 허무함에 깊이 빠져 있던 시기도 있었다. 정답을 잡고 있든, 정답이라 생각하던 것을 놓았든, 또는 정답을 찾고 있든, 정답이라는 것은 시야를 좁히고 무언가를 붙잡으려 하게 되고, 정답을 찾기 전까지, 정답에 맞게 살기 위한 고된 노력 속에서 우울증에 취약해지게 만드는 것 같다. 그럴 때 옆에서 손잡아 주고, 시선을 조금 틀어 다른 것을 보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우울증이라는 구덩이에서 한 발 나오게 되는 충분한 계기가 될 것이다.
_또, 같은 우울증 환자라도 상황과 병증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환자의 고통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워요.
147
물론 우울증을 겪었던, 그렇지 않았던, 다른 이의 상태에 관한 정확한 이해는 어렵다. 하지만 나를 돕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면 거기에서 얻는 위안이 참 컸던 기억이 있다. 저자가 자신의 힘들었던 시기를 이겨내는 내밀한 기록을 남들과 공유한다는 것은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 텐데, 저자에게 그런 용기를 내게 한 힘은 무엇일까? 글에서 내가 느낀 것은 저자가 겪은 고통을 다른 사람들은 덜 느꼈으면 하는, 만약 힘든 마음의 상태에 있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벗어나길 바라는, 진실한 응원과 배려의 마음이 그러한 힘을 내도록 한 것 같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만 이렇게 힘든 것이 아니구나, 이렇게 극복할 수도 있구나, 또는 나를 위해 이런 글을 써주는 사람이 있구나, 이런 방법이 있구나… 하는, 응어리지고 그늘진 마음에 바람 구멍, 햇살 한 줄기 같은 어떤 한 생각이 든다면, 그것으로 우울증에서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다면 저자는 글을 쓴 보람을 느낄 것 같다.
_우울증에 걸린 사람에게 진짜 필요한 건
자기를 단단하게 붙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지
자기가 휘두르는 대로 따라와 줄 사람이 아니에요.
205
책에는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그리고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면 좋을지 등에 대한 저자의 조언도 들어 있다. 무조건 주변 사람들이 이해하라는 것이 아닌 현실적인 방법으로 보였다.
_’당신은 당신의 상처보다 더 크다.’는 말이 있어요.
59
어떤 방법이든 내가 좋아하는 것, 나를 살릴 수 있는 것들의 목록을 만들어 두세요. 위기 상황이 닥치면 바로 그곳으로 달려갈 수 있게끔 말이죠. 우리는 경험상 잘 알고 있잖아요. 아무리 힘들어도 버티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반드시 출구가 나온다는 걸요. 모든 것이 다 무너져 내리고 이대로는 죽는 것만이 답이라 느껴질 때도, 그 순간만 잘 넘기면 인생은 다시 이어진답니다.
243
우울증 환자에겐 사람이 구명보트예요.
249
저자가 궁극적으로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라 생각되는 문장들이다. 우울증이 다 나아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먼저 살아감으로써 우울증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이 있음을, 우울증의 원인부터 해결하고자 파고 드는 것이 아니라 삶의 한복판에서 힘을 얻고, 삶의 경험에 의해 커지고 넓어진 시선으로 우울증을 바라봄으로써 거기서 빠져나오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고, 우울증의 상태와 양상이 사람마다 다르니, 이 책만 의지하기보다 가능한 자신에게 맞는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것이 권장되지만, 그럴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책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내 경우, 우울증이 한창 깊어 내 발로 찾아갔던 병원의 의사 선생님은 연세에 비해 너무 해맑기만 하셔서 내 감정을 전혀 읽어주시질 못했고 약에 대한 설명도 충분치 않아 오히려 더 큰 무력감을 느낀 적이 있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기회가 되는 대로 개인 상담, 집단 상담, 여러 심리 치료 프로그램, 명상, 영성 수련 등을 경험하며 나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갔었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이처럼 나를 돌보는 것이 바로 삶이구나 하는 생각이 올라온다.
우을의 바다에 띄운 구명보트를 탄 모든 이가 자신의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하기를 바라는 기원의 마음으로 서평을 마무리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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