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도 두 종류가 있다.
첫째, 영감과 인사이트(insight)에 불을 붙여주는 책이다. 둘째, 풍성한 자료와 정보를 제시해주는 장작과 같은 책이다. 그러나 이 '영감의 불'과 '정보의 장작'을 동시에 주는 책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오정현 목사는 번득이는 영감의 불과 풍성한 자료의 공급을 주는 보기 드문 저자이다. 젊은이들은 이 책을 통해서 풍성한 영감을, 사역에 임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서 직접 경험으로는 얻기 힘든 풍성한 자료를 얻게 될 것이다.

오정현 목사의 사역의 특징은 '치우침이 없는 균형의 사역'이다. 이런 태도가 책에서도 그대로 배어 나온다. 한국과 미국, 영성과 지성, 현장과 신학 등의 균형이 돋보인다. 치우침과 편견 속에서 오염되었던 정신세계가 이 책을 통해서 어느 정도 균형을 잡는다.

패스파인더는 제일 먼저 지도자의 용량에 대해서 다룬다. 어느 단체의 성장은 항상 지도자의 그릇과 용량의 크기에 따라서 제한받게 되어 있다. 지도자의 성장이 곧 공동체의 성장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오정현 목사는 "자라나기를 멈춘다면 가르치기를 중단하라"고 외친다. 성장이란 다른 말이 아니다. 삶의 전 분야에 걸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사역의 용량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성장의 한계를 느낀 지도자는 문제의 원인이 자신의 용량의 한계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귀중한 자극이 될 것이다. 그릇이 커지면 사역도 커진다.

성장에 있어서 조직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지도자는 조직의 달인이 되어야 한다.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동성'(dynamics)과 '의사소통'(communication)이다. 조직의 역동성은 비전캐스팅에 의해 좌우된다. 얼마만한 비전을, 얼마만큼 강력하게 제시하는가에 따라서 조직의 역동성은 극대화된다. 또한 중요한 것은 의사소통이다. 이번 아프카니스탄의 알 카에다의 몰락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통신의 두절"에 의한 것이었다고 시사주간 타임은 분석했다. 소련과의 전투에서는 그렇게 강력하던 아프칸 전사들이 미국과의 전투에서 무력했던 것은 전투력의 차이도 있었지만, 초기에 통신의 파괴로 인한 통신두절로 인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강력한 조직은 강력한 의사소통 통로를 지니고 있다. 이 책은 의사소통의 긴밀함과 강력함의 혜안을 여러 가지로 제시해 준다.

오정현 목사는 제자훈련에 헌신한 사람이다. 제자훈련을 하는 사람으로서 사람에 대한 관심은 없을 수가 없다. 책의 상당부분은 어떻게 하면 사람을 키울 수 있는가에 대해서 자세히 기술한다. 듣는 것에 실패하면, 네트워크에도 실패하는 것이다. 그는 피드백(feedback)과 피드포워드(feedforward)를 적절히 구사해서 사람의 성장을 돕는 협력자로서의 지도자상을 제시한다. 교회가 크는 것은 사람이 크는 것을 의미한다.

오정현 목사의 사역의 백미는 예배에 있다. 사실상 모든 리더십의 원천이 예배에서 나온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니다. 예배는 세대간의 벽을 깨는 힘이 있다. 그는 특별새벽기도회를 통해서 부모의 기도를 통한 자녀들의 축복을 강조한다. 어린 자녀들과 동참하여 같이 드리는 장년의 예배는 감동적인 것이다. 오정현 목사가 인도하는 예배에는 감동과 영광이 있다. 이 감동과 영광은 책자에 담기에 역부족이다. 다만 이 책자를 통해서 예배의 감동과 영광이 무엇인지를 간접적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라는 말씀이 오정현 목사가 인도하는 예배를 통해서 느껴지게 된다.

너무나도 좋은 책인데, 알려지지 않은 안타까움이 있다. 한동안 진흙 속의 진주 같은 책이 존 맥스웰의 책이었다. 그러나 어느 한 순간 그 가치가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사로잡았던 것을 기억한다. 오정현 목사의 글은 존 맥스웰의 글만큼이나 숨겨진 진주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꿈없이 잠자리에 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오정현 목사의 간증적인 삶의 내용을 살필 수 있는 책은 『열정의 비전메이커』이다. 그리고 새 시대의 조류를 감지하는 예민함을 엿볼 수 있는 『인터넷 목회』도 읽어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