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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1년 11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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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68쪽 | 492g | 195*150*30mm |
ISBN13 | 9788968572043 |
ISBN10 | 8968572046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1월 30일
2024 노벨 경제학상 대런 아세모글루 사이먼 존슨 제임스 A. 로빈슨
2024년 10월 15일 ~ 2024년 11월 15일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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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가 언론을 소비하는 형태는 더욱 다양해졌다. 동시에 편협해졌다. 다양과 편협이 나란히 공존할 수 있는 단어인가 의문을 품을 수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럴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타인과 실제로 접촉하는 기회가 적어졌다. 비대면으로 사람을 만나고 개인적으로 미디어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졌다. 결과적으로 언론은 다양해질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각 개인은 자신이 선택한 미디어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내가 선택한 채널과 유사한 많은 양의 채널 속에서 유영하며 정보를 접한다. 아무리 채널이 많더라도, 내가 원하는 유사한 채널 속에서의 정보는 편협할 수밖에 없다. 자신은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있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한쪽으로 치우칠 때가 많다. 편견을 가지고 프레임에 갇히기 쉬운 구조가 되는 것이다.
제4의 권력이라고 하는 언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이다. 하지만 언론이 제 역할을 하고 있냐고 물어보면 나는 당연히 고개를 세차게 저을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언론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정당하다는 것에 의심을 품지 않았다. 하지만 매체가 발달하면서 우리는 기존 언론에서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내용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물량공세로 하나의 이슈를 끌어가고 다른 뉴스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들끓게 만들다가 어느 순간 태세 전환을 하는 언론. 무게가 비슷한 두 개의 사건이 있는데, 한쪽의 사건에는 돋보기를 들이대고 다른 한쪽의 사건은 안경마저 빼고 보는 언론. 사실의 일부를 숨기고 일부를 과장시키면서 진실을 왜곡하는 언론. 권력을 행사했던 만큼 책임을 져야한다는 논의에는 독재라는 푯말로 책임의 꼬리를 슬그머니 내리려 하는 언론.
언론의 여러 문제점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제목으로 ‘장사’를 하고 포털로 도배를 하고 따옴표를 끌어오면서 책임을 미루기만 하고 의도적인 오보를 하는 언론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언론인은 여느 직장인과 같은 것인가. 언론의 사명은 증발할 것인가. 물음표를 던지고 싶은데 대답해줄 만한 곳은 없었다. 스스로 답을 찾아나가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시대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중요했다. 우리가 도둑맞은 진실을 찾아야 했고 프레임에 갇혀 눈뜬장님으로 보냈던 시간을 되돌려야만 했다.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해야 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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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술사》는 우리 언론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방송국 PD, 그림 읽는 변호사, 책 읽는 정치철학자가 각자의 시선으로 언론과 관련된 이슈를 해석하고 있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의 관점은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흥미롭다. 이슈에 대한 설명과 역사적으로 유명한 그림과 책에서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려는 여정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비난을 받을 수도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저자들은 말한다. ‘진실에 이르는 길을 함께 찾아보자’라고.
우리의 길이 옳다’는 말이 아닙니다. 탈진실의 시대, ‘언론술사들;의 시대에 진실에 이르는 길을 함께 찾아보자는 겁니다. 이 세계가 여전히 사실의 공유 속에 작동할 수 있도록, 서로의 입장이 아무리 멀어도 사실에 손 내밀면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언론이 그 역할을 굳건히 다해주길 간절히 바라며 이 책을 펼쳐 든 여러분을 반가운 마음으로 맞이합니다.
그 마음이 진심이라고 여기며 책을 펼쳤다. 각 장을 읽으면 내가 무관심으로 지나쳤거나 무비판적으로 흡수했던 사건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언론의 자유와 책임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현재진행중이며, 가장 뜨겁고 치열하게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지만, 그렇기에 더욱 바라는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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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나오는 이슈들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읽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슴 아프게 짚었던 이슈는 ‘아동학대 사건’을 다루는 언론이었다.
우리 언론이 더는 지체하지 말아야 합니다. 현장 취재와 심층보도로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의 삶을 직접 마주하고 기사를 써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 생명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과오를 더 이상 반복하지 않을 테니까요
‘아동학대 사건의 골든타임’에 대한 글의 일부이다.
박은주 pd는 우리 주변에서 학대를 받는 아이들 ‘인생의 골든타임을 지켜줄 책임은 바로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과 함께 ‘아이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언론의 역할은 그 어떤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처음에 ‘정인이 사건’으로 명명되었다가 피해자 중심으로 보도되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이어지자 ‘양천 아동학대 사건’으로 불렸던 사건이 뉴스에서 떠들썩하게 다룰 때마다나는 아이가 겪었을 고통과 가해자들의 잔혹성에 대해 분노를 느끼면서도, 뭔가 어긋나고 있음을 감지했다.
분노하고 안타까워하고 후회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데,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심각한 사회 문제에 대해 언론이 공론장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터인데, 무엇인 문제일까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처음과 달리, 언론은 사건을 대량소비만 하고 있던 것이었다. 끔찍한 학대의 장면을 담은 자극적 보도와 가해자들에 대한 형량 강화를 ‘피상적 접근과 입장 전달식 보도’로 일관하고 있었다.
그제야 과거 언론이 아동학대 사건에 보였던 태도가 떠올랐다.
입에 올리고 싶은 않은 수많은 아동학대 사건들이 떠들썩하게 소비되었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던. 당시의 사건들 이후 우리 사회에서 달라진 점은 무엇이고 사건 가해자들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경쟁적으로 보도를 쏟아낸 뒤에 무대는 끝난 것인가. 한차례 몰아친 폭풍처럼 그렇게 끝내버리면 남는 것인 무엇일지. 언론이 떠나고 텅빈 무대를 바라보는 심정이 될 때가 많았던 것 같다. 자극적인 보도에 집중하지 않고, 정말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 보도를 집중적으로 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해졌다.
아이들이 잘 성장하려면, 아이들만 잘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과 사회도 잘 성장해야만 해요. 아동과 관련된 보다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보도들이 언론에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 여기에 또박또박 궁서체로 적어둡니다.
골든타임은 모든 상황에서 존재한다.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는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처럼 언론의 골든타임을 지켜야 한다.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기 전에 신뢰를 찾기 위해 부끄러운 부분을 감추지 말고 고치려는 노력부터 해야할 것이다.
우리나라 언론 신뢰도가 낮은 이유를 언론 스스로 깊이 깨닫는 계기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많은 시민들이 언론의 문제를 공론화시켜서 언론 스스로 쇄신하는 분기점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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