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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1년 11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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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3쪽 | 420g | 148*215*20mm |
ISBN13 | 9788974188566 |
ISBN10 | 89741885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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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날이 있는 것처럼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러한 마음을 그 순간에 알아내고 토닥여주는 때보다 묻어두고 감추는 경우가 더 많아지면서 ‘내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하는 질문을 수없이 던지면서 지쳐버리곤 한다.
자신의 마음을 어찌할 수 없을 때, 상담을 받으러 간 그곳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는지 궁금했는데 <마음이 마음대로 안될 때>를 읽으며 상담자를 만나러 가는 과정 자체가 큰 용기이고,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와 같은 믿음직한 상담자를 만난다면, 내 치부도 부끄럼 없이 보이면서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
단 한 구절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아주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었다. 책을 다 읽기도 전에 친구에게 책을 선물했고, 책을 읽으며 많은 위로를 받고 힘을 얻었다는 친구의 장문의 문자를 받았다. <마음이 마음대로 안될 때>는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에게는 물론이고, 자기 마음이 궁금하고 마음을 알아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가 인상깊게 본 영화나 드라마, 책의 내용도 풍부하게 인용하여 상담 사례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어 더욱 흥미롭게 읽었다.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그 마음을 지혜롭게 풀어내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책의 내용도 좋았지만 문체에서 묻어나는 저자의 인간적인 매력에 더 끌렸다. 그의 정성과 사랑이 담긴 책들을 앞으로도 계속 만나볼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행복해진다.
그럼, 내 마음의 전문가 되는 방법을 익혀보자.
상담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해 그동안 무엇을 해왔는지 살펴봄으로써 내담자의 문제 해결 방식과 선택 과정을 점검합니다. 또 내담자의 고민이 깊다면 고민하는 이유에 대해 자세히 생각해보고, 결정에 따른 결과를 요모조모 신중하게 따져볼 수 있도록 합니다. 내담자 스스로 결정을 못하고 있다면 어떤 이유에서인지 깨닫고, 스스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 드립니다.
심리검사를 통해 우리가 알고자 하는 것은 ‘정상인가 아닌가’라기보다는 어떤 어려움을 어느 정도로 겪고 있는가, 이 사람의 주된 성격 특성은 어떤 것인가,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가입니다. 어떤 강점과 자원을 갖고 있는지 또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을 보호해온, 또 앞으로 힘이 될 긍정적인 자질 또한 심리검사를 통해 발견할 수 있습니다.
“킨츠키를 아세요? 특별한 물건을 깨뜨려서 그걸 다시 금으로 붙이는 예술 기법이죠. 당신의 흉터는 당신이 깨졌다는 걸 뜻하는 게 아니라 치유되었다는 증거입니다.”
- 미국 드라마 ‘키딩(Kidding)’ 중에서
‘흉터’는 치유가 되었다는 증거라니... 위안이 된다. 특별한 물건을 깨뜨려서 그것을 다시 금으로 붙이는 예술 기법과 우리의 삶에 있어서의 연관성을 떠올리면, 자신을 어떻게 다듬어 가야할지 생각하면서 조금 더 신중해질 수 있겠다.
이렇게 한 번 해보시겠어요? 시간을 정해두고 정기적으로 기분을 체크해보는 겁니다. 아침에 눈 떠서 한 번, 오후에 한 번, 저녁에 잠들기 전에 한 번, 이런 식으로 나름의 간격을 정해두고 기분을 살펴보세요. 어려우시면 하루 한 번이라도 좋습니다. 지금 내 감정이 어떤지 편안한지, 신나는지, 초조한지, 즐거운지, 짜증이 나는지, 긴장되는지, 싱숭생숭한지, 답답한지, 활기찬지… 잠시라도 짬을 내어 내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하던 일을 멈추고 내가 느끼는 기분을 알아차리고 감정에 이름을 붙여보면 좋겠습니다.
감정 일기를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꼭 길게 쓸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사건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감정에 초점을 두어 글을 씁니다. 인상적인 글을 떠올려보고, 그에 따른 감정이 어땠는지 찾아봅니다. 또 감정과 함께 떠오른 나의 생각도 기록해 봅니다.
감정은 나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게 된다. 며칠 전에 직장 동료에게 화가 난 내 자신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저자 덕분에 알게 되었다. 잘 아는 분야에 대해서 누군가가 가르치려고 하면, 내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사실을. 그래서 내가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전에 있었던 경험들도 떠올리며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는다.
삶의 방향성을 잃거나 의미를 찾기 어려울 때, 중심을 잃을 때는 타고난 기질에 휘둘리기 쉽습니다. 내가 지금 대체 뭘 하고 있나, 잘 해낼 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런 혼란감이 많을 때 기질의 힘에 휘청휘청 끌려가게 됩니다.
자기 중심이 잘 세워져 있으면 상황에 따라, 목적에 맞게 어느 정도 기질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타고난 기질을 조절하게 만드는 측면을 TCI에서는 ‘성격(Character)’이라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자율성(Self-Directedness)’이 자기 중심의 핵심이 됩니다.
‘자율성’이 높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삶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할 수 있으며 목표에 맞게 훈련된 태도를 갖추었다는 뜻입니다. ‘자율성’이 내 삶의 나침반이 되어 방향을 잃지 않게, 흔들려도 다시 돌아오게 도와주는 셈입니다. ‘자율성’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길러지는 부분입니다.
자율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타고난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일이 선행돼야 합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어디에 끌리는지 알아야겠죠. 그래야 적절한 수준에서 만족시키고, 융통성 있게 조절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모를 때 휘둘리기가 쉽습니다.
어릴 적부터 일기 쓰던 습관이 자신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내가 무엇에 흔들리고 있는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는 습관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실수투성이다. 덜 실수하고 다시 일어나는 방법을 반복하며 조금씩 내 마음에 가까워지고 있다.
감정을 어떻게 처리하는가는 어릴 때부터 길러진 습관 같은 겁니다. 멈추고 화를 바라보며 화가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과 무작정 화를 참고 모른 척하는 것은 다릅니다. 화가 날 때 나 자신에게 자비롭게 말을 걸어주는 친절한 어른이 되어 주세요. ‘화가 나는구나. 그럴 수 있어. 잠시 멈춰보자. 가슴이 답답하고 부글거리네, 숨을 깊이 쉬어보자. 뒷목이 아프네, 스트레칭을 해보자. 얼굴이 뜨겁네. 바람을 좀 쐬어 주자.’ 이렇게 몸의 감각에 집중하면서요.
해결되지 않고, 흘러가지도 않고, 자꾸 반복해서 올라와 나를 압도하는 감정이라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받고 있는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오래 해묵은 감정이,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봐달라고 고구마 줄기처럼 주르르 끌려오는 것일지 모릅니다. 왜 자꾸 화가 나는지, 무엇에 진짜 화나는지 잘 들여다봐야 합니다.
어릴 적에는 아버지가 엄하셨어서 억울한 일이 있거나 이해되지 않는 일이 발생해도 참는 습관이 저절로 생겨버렸다.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는 상대가 기분 상하지 않는 선에서 그때 그때 당시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었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대화의 기술도 늘었다. 나와 달리, 자기 표현에 능한 친구와 가까이 지내면서 표현하는 기술이 급속도로 늘었다.
‘터널 시야(Tunnel Vision)’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거나 자살 사고를 갖고 있는 분들이 이런 상태에 빠져있기 쉬운데요.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폭넓게 보지 못하고, 터널이나 동굴 안에 갇혀 있는 것처럼 시야가 좁아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고민의 깊이가 깊어지고, 노력해봤자 벗어날 수 없다는 느낌이 커질 때 우리는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의논하다 보면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보게 되고, 스스로 차분하게 정리되기도 합니다. 고개를 돌려 터널 밖에서 희미하게 깜박이는 작은 희망의 빛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의 문제에 깊이 빠져있으면 누구나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도 풀어내지 못한다는 것을 실감한 적이 있다.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적지 않은 시간을 헤매고 있을 때, 건너편 테이블의 이야기 나누는 목소리에서 답을 찾았다. 마치 내게 해답을 주기 위해 찾아온 천사의 목소리 같았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깊이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이의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 나와 전혀 다른 시선이, 풀리지 않을 것 같던 문제의 해답을 아주 쉽게 찾아내는 경우가 있다.
자기 수용을 위해서는 채우기보다 내려놓기가 필요합니다. 그것은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됩니다.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 끝없이 노력해야 하는 조건이 아니라 ‘모든 인간은 부족한 점이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나 또한 그렇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자기 수용입니다. 자기 수용이 가능하면 타인에 대한 수용도 가능해집니다. 나와 다르거나 낯설어도, 못마땅한 점이 있다 해도, 내가 그렇듯 남들 또한 그럴 뿐임을 압니다.
아직도 내가 모르는 내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지만 꾸준히 일기를 쓰면서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단점은 장점으로 보완하면서 스스로에 대해 칭찬도 해 주고 꾸짖기도 하면서 다듬어나간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성장하는 ‘나’라는 것을 알게 되어 자신을 다양한 상황에 노출시키고 많은 경험을 쌓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자세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좋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 내게 심리학자인 브루노 베텔하임이 답을 준다.
“감수성, 상상력, 지성과 같이 서로 상승작용을 하는 내면적 자질들을 개발해야 한다. 긍정적인 감정은 우리에게 이성을 강화할 수 있는 힘을 주며, 미래에 대한 희망은 어쩔 수 없이 부딪혀야 하는 역경 속에서 우리를 지탱시켜 주기 때문이다.”
- 브루노 베텔하임(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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