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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1년 12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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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32쪽 | 384g | 140*218*20mm |
ISBN13 | 9791191393460 |
ISBN10 | 1191393461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08월 29일 ~ 2024년 10월 31일
10월의 굿즈 : POINT OF VIEW 북커버/스탬프/유리 티포트/페이퍼 아크릴 문진/북 백/저널 노트
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35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유현준 교수가 ‘오징어게임’에 대해 해석한 유튜브를 본 적이 있다.
건축의 관점에서 바라본 ‘평’은 드라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었고 작품을 새롭게 보게 했다.
김혜남의 신작은 영화 34편에 대한 에세이이다.
신작 같으면서 구작인데 10~20년 전에 쓰셨던 글을 출판사의 제안으로 펴낸 것이다.
그래서 선별된 작품들은 2010년대 전의 영화들이다.
모두 명작, 수작, 의미있는 이야깃거리를 담은 영화들이기에 읽기에 지장이 없었다.
문학에 대해서나 영화에 대해서 개별 텍스트를 수록한 책은
리뷰하기가 아주 쉽거나 그 반대거나 이다.
일일이 다루기에는 지면이 작고,전혀 다른 작품들을 아울러 뭉뚱그리기에 무리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산문집은 저자가 영화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있음을 느꼈다.
심리학으로 풀어가는 컨셉인데, 영화의 고유한 매력을 간과하지 않았고 평가절하 함이 전혀 없다. 그래서 매니아로서 더욱 즐겁게 읽어나갔다.
이번 리뷰에서는 내가 고른 ‘영화’들을 중심으로
작가의 글을 발췌하고 내 생각을 덧붙여 보고자 한다.
실연의 산을 한번 넘어선 사람은 앞에 놓인 또 다른 산을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산속에서 무엇을 만나는지 알게 됐기 때문에 다음 산행에서 예상한 위험을 피할 수 있고, 어떤 산이 오를 만한 가치가 있으며 진정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시야도 생긴다. 그리고 산 정상에서 발견한 가치를 토대로 다음 여행을 더욱 의미 있게 계획할 수도 있을 것이다. <봄날은 간다> 편
김혜남은 ‘봄날은 간다’에서 실연의 아픔, 상실감을 읽고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영애만 나빠 보이고 유지태만 착해 보였는데 세월히 쌓이고 다시 보니 꼭 그렇지 않았었다. 오히려 엔딩에서 ‘은수’가 다시 한번 기회를 갖고 싶어했는데 ‘상우’가 너무 매몰차게 거부하는 듯도 했다.
김혜남이 실연으로 아파하는 ‘청춘’을 보듬는 시선이 따뜻하다.
그렇게 세상과 섞일 수 없는 외로운 존재, 팀 버튼의 분신인 가위손 에드워드는 우리에게 상상의 여운을 남긴 채 자신의 세계로 파고든다. 어쩌면 그는 여전히 그림 같은 시골 마을의 언저리에 있는 검은 성에서 새하얀 눈송이를 뿌리며 그의 세계를 펼쳐나가고 있지 않을까. <가위손>에서
와!! 오랫동안 잊고 있던 영화 ‘가위손’을 책에서 만나서 정말이지 반가웠다. 조니 뎁, 위노나 라이더가 나왔던 특이한 영화. 이 영화는 어른을 위한 동화같다. 요즘 이런 영화를 보기 드물어서인지 새삼 가슴 시리게 다가왔다.
에드워드는 남을 해칠 의도가 전혀 없는데 그의 가위손만 보고 편견을 갖고 배척해 버린 사람들. 그걸 잘 알고 숨어버린 가위손이지만 누군가를 위해 얼음 조각을 해서, 그게 눈으로 날리는 장면은 환상적이면서 너무도 아름다웠다. 이번 겨울 다시 꺼내봐야 겠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못지않게 인기를 끈 캐릭터는 온천장을 찾아온 손님이자 얼굴없는 요괴 ‘가오나시’다. 전형적으로 귀엽지도 않고 화사하지도 않은 가오나시가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 이유는 바로 그 존재가 은유하는 외로움과 우울, 애정에 대한 간절한 갈망, 그리고 이것이 좌절되었을 때 나타나는 구강-가학적 분노 때문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나도 가오나시 캐릭터를 좋아한다. 그 이유를 이렇게 명쾌하게 제시하다니 소름 돋았다. 정말 그렇지 않나? 개봉했을 때만 해도 매우 기괴해 보였는데 자꾸 볼수록 볼매인 가오나시. 그에게서 다시금 연민을 느꼈다.
실제로 숀과 윌의 치료과정도 누가 환자인지 헷갈릴 정도다. 치료자와 환자가 서로의 상처를 나누며 치유받고 있는 것이다.
숀 역의 로빈 윌리엄스는 ‘이상적’ 아버지 역을 훌륭하게 해냄으로써 영화를 한 단계 격상시켰다. <굿 윌 헌팅>에서
‘굿 윌 헌팅’만큼 정신의학자가 다루기에 적절한 영화도 없을 것이다. 영화가 ‘멘탈 치료’ 과정을 중심에 놓고 있기 때문. 많이 본 영화인데 다시 읽어도 느껴지는 뭉클함이라니. 그리고 로빈 윌리엄스 이야기는 가슴 저릿함을 안겨주었다.
히로코는 남자친구의 도움을 받아 옛 애인 이츠키가 조난되어 죽었던 산으로 간다. 히로코의 현재 남자친구 아키바는 히로코에게 훌륭한 치료사로서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묵묵히 기다리고, 길을 안내하며, 마지막에는 필요한 기억과 대면시키는 과정까지 함께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과거에서 벗어나 슬픔을 치유하는 순간이 바로 히로코가 산 위에서 소리치는, 그 대사가 나오는 장면이다.
<러브레터> 에서.
최근에 나도 러브레터를 다시 봤었다. 언제나 나카야마 미호 시점으로 보았던 영화인데 ‘아키바’를 거론하는 김혜남의 글에 매료되었다. 정말, 정말 그랬다. 와타나베 히로코를 아픔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며 기다려주었던 아키바. 아 이렇게 바라보니 <러브레터>는 정말 완벽한 영화다. ㅠ 다시 정주행 해야겠다.
이렇듯이 저자의 영화글들은 나의 ‘생각과 눈빛‘과 공명했다.
오래전 글들이지만 여전한 생생함, 예리함, 통찰, 감수성에 행복한 시간이었다.
혜남선생님이 늘 건강하시길 기원하면서 책장을 덮었고
벅찬 가슴으로 다시 영화를 만나러 가련다~.
p.226
영화의 틀은 헐리우드식을 닮아 있다. 그러나 영화는 어떤 교훈의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않는다. 그저 마음껏 웃고 떠들며 즐길 뿐. 바로 여기에 이 영화의 강점이 있다.
그래, 가끔은 어두운 공간에 꼼짝없이 갇혀 앉아 관객 모두가 똑같은 위치에서 마냥 웃고 즐기는 시간을 보내도 나쁠 건 없을 것이다.
영화도 결국 하나의 놀이고, 그 놀이를 즐기는 것이 영화를 누리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니까. (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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