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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1999년 12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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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34쪽 | 148*210*20mm |
ISBN13 | 9788952788634 |
ISBN10 | 895278863X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1월 30일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나는 혼자 책을 잘 고르지 못해 엄마가 추천해주신 책을 읽을 때가 많다.
'아주 평범한 거북이 릴로'라는 책도 엄마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의 원래 제목은 '나는 너랑 함께 있어서 좋을 때가 더 많아'인데 이 책 속에는 여러 개의 각각 다른 동화가 실려 있었다. 나는 그 중 '아주 평범한 거북이 릴로'가 제일 좋았다.
책 제목부터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읽어 보니 내가 읽은 책 중에서 정말 흥미로운 내용이었고 책 이야기 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도 이 책은 여러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릴로와 주인공이 같이 자는 모습이다.
나도 장난감이 마음에 들때는 꼭 같이 자곤 하는데 주인공이 릴로와 같이 자는 모습에서 나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어 정말 반가웠었다. 소중한 것은 꼭 함께 하고 싶어하는 것을 알기에 주인공도 릴로를 소중하게 생각한 게 아닌가 싶었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건 누가 뭐래도 행운을 가져다 줄 때의 사람들의 반응이다.
나는 릴로가 많은 사람들에게 행운을 갖다준 게 인상 깊었다. 릴로와 함께 자는 사람마다 행운이 가득해지니 얼마나 좋은 일일까! 하지만 막상 행운이 계속 되면 사람들은 당황하고 릴로를 거부한다. 난 그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건 자기가 진짜 노력해서 얻은 게 아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니 행운이 가득하고 멈추지 않는데도 손사래 치며 마다할 수 있는 것 아닐까 한다.
내 생각에 릴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빌려주면 좋을 것 같다. 3박 4일 정도씩 같이 자며 행운을 나눈다면 어떨까?
나는 릴로가 아주 멋지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도 릴로가 오면 좋겠다. 난 릴로를 소중히 여길 자신이 있다. 하지만 난 릴로가 준 행운을 공짜로 받을 생각이 없다. 공부를 못 하더라도 난 내가 공부해서 얻은 점수가 진짜라고 생각한다. 행운이란 건 노력했을 때 진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그러니 그냥 릴로가 나에게 와준다면 와줬다는 그 자체가 행운인 거다.
책 속의 주인공 친구에게.
친구야, 안녕!
넌 참 특별한 생일선물을 받았구나. 나도 두 달 전에 생일을 맞았는데, 난 장난감 클레이를 선물로 받았어. 그리고 아직 열 달이나 남은 내년 생일을 기다리고 있지.^^
넌 어떻게 할아버지를 선물로 받을 생각을 했니? 난 한 번도 그런 생각은 못 해봤거든. 늘 평소에 갖고 싶었던 장난감이나 예쁜 인형 같은 것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특별한 선물을 받은 너는 정말 특별한 친구인 것 같아. 솔로몬처럼 지혜로운 결정을 내렸으니까. 장난감이나 축구공보단 할아버지가 훨씬 더 중요하지. 가족은 하늘에서 내려준 소중하고 특별한 선물이니까. 사실 생일날 선물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부모님이라고 생각해. 나를 낳아주시느라 고생하셨잖아. 그런데도 난 생일 때마다 선물을 받기만 해.^^
네 이야기를 읽다가 갑자기 우리 할머니 생각이 났어. 얼마 전 시골에 사시는 우리 할머니가 폐에 작은 혹들이 생겨서 암에 걸린 줄 알고 무척 걱정했었거든. 난 가족들이랑 손을 꼭 잡고 울면서 열심히 기도했어. 우리 할머니를 꼭 고쳐달라고. 그리고 할머니에게 더 잘해드리지 못한 게 생각나서 너무 슬펐단다. 암이란 죽을 수도 있는 아주 무서운 병이거든. 만약 할머니가 암에 걸려서 하늘나라로 떠나가셨다면 나도 너처럼 선물로 할머니를 달라고 했을 거야. 그런데 기적처럼 우리 기도가 이뤄진 거 있지! 다시 검사를 했더니 다행히도 암이 아니라 그냥 염증이어서 치료할 수 있었고, 할머니가 다시 건강해지신 것을 축하하려고 온 가족이 제주도로 함께 여행도 다녀왔단다. 그 때 생각을 하면 지금도 무섭고 떨려. 너희 할아버지도 몸이 안 좋으시고 네가 같이 있길 원하는 걸 보니 우린 공통점이 많네. 그지?^^
할아버지랑 함께 보낸 생일이 어땠니? 처음엔 엄마, 아빠가 할아버지를 반기지 않는 것 같아서 좀 속상했지? 나라도 그랬을 것 같아. 그렇지만 결국엔 모두가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으니 다행이야. 할아버지도 아기처럼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란 걸 인정하니 모두가 마음이 편해진 것 같아.
친구야, 어떤 선물보다도 값진 생일 선물을 받은 것을 축하해. 조금 부럽기도 하고.
나도 언제가는 진짜 특별한 선물을 받고 싶다.
그런 날이 오겠지?
만나서 반가웠어.
안녕.
유경이가.
나도 4·5·6학년 학생 수련회나 수학여행을 가면 동생의 짜증나는 말투에서 ‘해방이다!’하고 외치고 다닌다. 함께 있으면 늘 동생은 자기가 할 일인데도 이것저것 해달라며 나를 귀찮게 하고, 마음이 조금만 언짢아지면 마구 짜증을 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뿐이다. 왠지 조금씩 미세하게 외로움과 허전함이 해방이라고 외치던 내 마음 속을 비집고 들어온다. 동생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 동생의 침대, 동생이 낙서하던 내 공책들이 자꾸 눈앞에 어른거린다. 그리고 걱정하기까지에 이른다. 밥은 먹었는지, 혹시 혼자 자는 것이 무서워 울고 있지는 않는지 그런 걱정들 말이다.
우리 엄마의 말을 빌어보면 동생과 나는 서로 있을 때는 티격태격하다가도 한 쪽이 없을 경우에는 조그마한 과자도 동생이 들어오면 먹으려고 한다고 한다. 책 속의 주인공도 나도 동생 앞에서는 감정표현이 좀 서툴다고 생각한다. 동생은 내가 같이 자 주지 않으면 무서워서 잠을 못 잔다. 그리고는 나한테 와서 같이 자자고 조른다. 그 때는 귀찮았는데 막상 혼자 자려고 하면 왠지 좀 무섭고 외로운 느낌이 들고 동생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나도 주인공처럼 동생에게 조용히 보내는 내 맘 속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나도 너랑 함께 있어서 좋을 때가 더 많아!”
(담임교사 김도균이 대신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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