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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2년 01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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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0.89MB 파일/용량 안내 |
ISBN13 | 9791137265516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25일 ~ 2024년 10월 25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37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살아 숨 쉬는 한 인간의 욕망은 막을 수 없다. 즉, 살아 있지 못하다면 인간에게는 그 어떤 욕망도 없다.
개인적으로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고,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은 한 3번 정도 봐야 이해된다. 한동안 소설을 읽지 않고 살았더니 이해하기가 힘들었지만, 나도 모르게 3번째 읽었을 때 내재된 욕망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나도 살아있음에 만족감을 느꼈다. 또한 간접적으로는 영화를 통해서였다. 영화 [죽어야 사는 여자]에서는 한 여자가 자신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마법의 약을 마신다. 그 마법의 약은 죽어도 죽지 않고 영원히 젊게 살 수 있는 묘약이었다. 이상하게 나는 이 영화를 10번 넘게 봤던 것 같다. 왜일까? 평생 젊게 살 수 있다는 것에 부러워서였나. 아니면 그 여자가 오래 사는 대신 끝없이 갈증이 나는 욕망을 계속 채우는 모습을 보며, 꼭 오래 사는 것이 좋지는 않다는 것을 깨닫고 허무함을 느껴서였나.
소설 [혼]은 약 100년 전 옛날 조선시대 사람, 서삼과 그 주변 사람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지금 현재 시대의 사람, 진우와 그 주변 사람들과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시대의 서삼은 세 개의 영혼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 '도둑질을 할 수밖에 없는 혼'을 가지고 있어, 도둑질을 일삼다가 스님 일영을 만난다. 서삼은 도둑질은 안 해보려고 노력하고, 스님과 잘 지내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어느 날, 스님 몰래 틈을 타서 '사리'를 훔치게 되는데, 서삼은 그것을 훔치면서 신비로운 능력을 갖게 된다. 그건 바로, 타인의 삶을 빼앗거나 아니면 자신의 혼을 타인에게 줄 수 있고, 혼을 가지면 더 오래 살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렇게 그는 계속 살아간다.
두 번째로는 진우의 이야기다. 진우는 평범한 집안의 가장이자, 의사이며, 특별하게도 천재적인 아들 하나 지호가 있다. 어느 날 진우의 아내 희령이 진우에게 제안을 한다. 아들 지호가 학교에 있어봤자 지루해할 거고, 친구들과 사귀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애가 워낙 천재라서) 시골에 내려가서 지호가 공부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그렇게 진우 가족은 시골로 가는 것을 선택하고 [장수마을]이라는 곳에 도착을 한다. 동행하는 이야기로, 광주일보 기자인 민기는 신비롭고 묘한 '장수마을'에 취재를 하러 가고, 거기서 진우 가족과 그 마을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조사를 해보니 장수마을의 노인들은 이미 100살 가까이에 다 돼가거나 그 나이를 훨씬 넘기도 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노인들만 있는 마을에 이유도 모를 아이 두 명 정도가 태어나기까지.
서삼은 생과 죽음의 경계선에 있는 아이들을 보며,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알 수 없는 능력으로 아이들의 혼을 흡수할 수 있고, 또한 자신이 가진 혼을 내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아이들의 혼을 흡수하면서 순간 젊어지고, 몸이 가볍고 눈이 밝아지는 것을 느낀다. 순간, 이 글을 읽고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인간은 살고 싶은 욕망이 엄청 크다.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삶은 '죽음'이라는 어쩔 수 없는 생의 끝으로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죽을까 봐 두려워하고, 그 두려움을 벗어나서라도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만약서삼처럼 실제로 누군가의 혼을 가지면 젊어질 수 있고, 건강해질 수 있고, 그리고 더 오래 살 수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인생의 생의 시간을 늘리고 싶은 마음에 그 능력을 갖고 싶지 않을까.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나는 서삼이 가진 능력에 순간 부러움을 느꼈다. 그러나 반대로, 그가 가진 욕망에 대한 가치관과 행동이 내가 늘 옳다고 여기고 있는 나의 가치관, 윤리적인 부분, 도덕적인 부분과 자꾸 부딪혀서 맞물렸다. 솔직히 불편함도 꽤 느꼈고, 이해도 안 되었다. 그래서 이 소설을 3번 정도 읽었던 거다. 이 글의 서삼과 그리고 나는 살고 싶은 욕구가 크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 모두 그렇다. 하지만 나는 내가 가진 혼을 최대한 잘 써서 죽을 때까지 후회 없이 사는 것이 나의 진짜 욕망이다. 서삼처럼 아무리 특별한 능력이 있을지라도, 혼을 흡수해서 자신이 가져가거나, 또한 살고 싶은 인간이 주변에 있다면 그들에게 자신의 혼을 주는 그런 행동들을, 나는 할까
그러나 서삼을 아예 이해 못 하는 것도 아니다. 그는 평생 '도둑질을 하는 자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의 것을 손을 대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게 잘못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 보면 그는 그렇게 해야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강하게 타고 이때까지 살아온 것이며, 더 운명적으로 하나의 능력을 더 부여받았을 것이다. 그는 이제 진우의 아이 지호(천재라고 불리는 아이)를 현대에서 만나게 된다.
그는 정말 오래 살았다. 그는 이제 늙어서 지호의 몸 안에 자신의 영혼까지 넣으려고 지호를 설득하고 있는 중이며, 지호는 그런 서삼에게 흥미를 느낀다. 그리고 지호의 물음에서 나는 무릎을 탁 치며, 속으로 '그래, 이 질문을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지호는 물어본다. "그렇게까지 해서, 살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놀랍게도 서삼은 그런 질문에 머뭇거린다. 정말 서삼을 오랫동안 살고 싶은 것일까? 자신의 살아온 인생이 너무 자신이 원하던 삶이 아니라서? 살아오던 게 너무 억울해서
이 책은 나에게 심오한 질문을 하나 던져준다. "오래 살게 되면, 그래서 모든 것을 이루게 되면, 그다음 어떻게 되는가?" 우리는 '죽음'이라는 끝을 향해 가는 인간들이다. 그래서 당연히 생에 대한 욕망은 클 수밖에 없다. 더 오래 살고 싶을 것이고,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오래 살게 되면, 영원한 행복의 끝으로 가는가. 여기서 다시 영화 [죽어야 사는 여자]에서 나오는 남자 주인공의 대사가 떠오른다. 젊음의 묘약으로 영원히 살게 된 아내의 "당신은 우리와 영원히 살 수 있어요."라는 말에 그는 대답한다.
"오래 사는 것은 좋지. 근데 그다음 어떻게 살아야 해? 엄청 외로우면 어떡하냐고? 난 이게 좋다고 생각은 안 해. 꿈이 아니라 악몽일 수도 있어." 그의 말처럼 어쩌면 인간은 죽음이라는 한계로 인해 생을 더 소중히 여기고, 후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더 열심히 살아가지 않나, 이런 생각도 해본다. 소설 [혼]은 여러 번 읽고 느낀 점을 이렇게 쓰면서, 나 스스로도 생과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생각을 곱씹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혼]은 장편소설이라 그 뒤에도 책 몇 권이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탄탄한 내용, 긴장감을 느끼게 해주는 전개 방식 덕분에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여러 번 읽을수록 묘하게 빠져들었다. 개인적으로 원래 소설 읽기 포기 잘하는데,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읽게 해준, 멋진 소설책 [혼]을 만들어준 윤재광 작가분께 한 번 더 고마움을 느낀다. 그의 작가 활동이 앞으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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