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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2년 06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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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6쪽 | 406g | 140*200*30mm |
ISBN13 | 9791190920216 |
ISBN10 | 1190920212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08월 29일 ~ 2024년 10월 31일
10월의 굿즈 : POINT OF VIEW 북커버/스탬프/유리 티포트/페이퍼 아크릴 문진/북 백/저널 노트
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36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재미나게 읽었으나 편집이 다소 아쉽다.
전작 나무이야기에 이어 이번 집의 탄생도 아주아주 재미나게 읽었다.
한 분야에서 치열하게 살았다 함은 바로 이런것이구나를 조금은 엿본 기분이다. 내가 많이 만나본건 아니지만 가끔 자신의 분야에서 2-30년을 굴러먹었다는(?)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을 보자면 대채로 자기 분야에서 만큼은 수다스럽기 마련이었고 이야기가 사방으로 종잡을새 없이 쭉쭉 가지치기 마냥 뻗어 나가는 경험을 했었다. 물론 그런 즐거움은 언제나 대 환영인 경험이었고 수다 가운데 자신의 곤조가 살아있을경우엔 더욱 즐겁기 마련이었다.
나무이야기와 집의 탄생이 내게 그런 수다의 즐거움을 책으로 준 경우였고 읽는 내내 나는 참 즐거웠다. 특히 나무이야기에 오동나무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이야기에서 난 나의 외할머니를 떠올리기도 했었다. 오동나무로 만든 자개장과 접이식 경대를 가마에 싣고 시집오셔서는 매일 새벽마나 경대를 펼치고 평소에는 옥비녀를 특별한 날에는 은비녀로 삼단같은 긴머리를 쪽지으셨던 모습을 선명하게 떠올리기도 했던 것. 금비녀는 아마 외삼촌들 중 누군가가 해먹었다지?
이번 집의 탄생에서는 여러 지구촌 곳곳의 공간을 넘나 들면서 가본곳과 아는 곳 혹은 책에서 읽은 곳들 혹은 처음 듣는 생경한 곳들을 넘나들며 역시나 재미나기는 했다.
다만, 나는 이 책의 편집이 다소 아쉬웠는데, 스윗 홈으로 시작해서 글쓴이의 스윗 홈으로 돌아오는 여정인 줄은 알겠으나 전체적인 편집이 작은공간에서 큰 공간으로 가던가 해외에서 아시아 국내 나의집 순으로 오던가 혹은 의식의 흐름으로 확장된의식을 대표하는 공간에서 사유의 작은 공간으로 가는 등 뭔가 흐름을 탈 수 있는 편집이 다소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나무이야기는 어디나 있는 나무이고 그 나무가 들어간 어디에나 있는 물건 혹은 이동가능한 물건들이 대부분이었기에 이런 편집상의 아쉬움 따위가 없었는데, 집이라는 움직이지 않는 어딘가를 차지하고서 버티고 있는 고정된 물성의 물질에 사유의 가치를 덧대어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어떤 사고의 흐름을 나도 모르게 기대한 탓이 컷던 모양인가 싶다.
책에서도 언급되었던 그늘에 관하여 같은 책이나, 빈자의 미학같은 책들을 읽자면 작은 흑백의 사각의 책이라는 물성에서 까만 글자를 읽으면서도 나의 의식은 책너머 다른 공간으로 확장 되어 흐르고 멈추기도 하며, 작가의 생각에 동화 되기도 하고 때론 나만의 상상의 세계로 사유하게 만드는 경험도 하게 되는데 어쩌면 집 이라는 단어로 부터 그런 경험을 하길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여튼은 너무너무 재미나게 읽었으나 나 혼자만의 기대로 인한 내 나름의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하겠다. 그냥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지은이의 의도를 읽어내지 못한 나의 모지람이 클 수도 있다 하겠다. (아마도 이게 제일로 크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읽는 내내 궁금하게 생각했던 것이 하나 있다.(아무래도 책에서 말하는 집 들에 깊이 푹 빠져 들지는 못했었나 보다. ) 이 분은 어떤 '의자'에 앉아 글 쓰셨으려나 하는 생각, 나무쟁이가 나무에 대해 글을 쓰고 집에 대해 쓰면서 서서 쓰거나 누워쓰지는 않았을 것이요, 또한 두 책에서 언급한 장소들의 이동 거리만 생각해도 무지무지 긴 시간들일 텐데 아마도 누워서 혹은 서서 이동한 거리보단 앉아서 이동한 거리가 더 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무쟁이가 선택한 의자란 어떤 것일까 무척이나 아주 많이많이 궁금하기도 했고 말이다.
내촌 목공소에 방문하면 여쭈어 볼 수 있으려나~ 나한테 그럴만한 용기가 있긴 한가? 뭐 이런 저런 딴 생각을 조금 했네 그려.
저어 슨상님 '의자' 이야기도 좀 해주실랑가요? 호호호.
그러고 보니 나무이야기는 눕듯이 앉을 수 있는 안락의자에서 읽었고, 집의 탄생은 아가를 재우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세인 식탁에서 책받침에 책을 올리고 폭신한 식탁의자(요고이 바로 내 취향이지.) 에 앉아 아이도 남편도 잠든 늦은 시간에 아껴가며 읽었더랬다
나는 개인적으로 등받이가 아주 높다란 1인용 쇼파의자를 너무나 사랑하는데, 이런 의자는 안나까레리나 같은 고전 영화나 드라마 따위에나 나오더라. 이런 의자를 가끔 만나기도 하는데 내 단골 등푸른 생선집에 그런 의자가 하나 있다. 너무 반가워 냉큼 앉아서 무침회 한 그릇을 시키는데 주인장 께서 자신이 쉬는 의자인데 여기에 앉아 음식 주문하는건 내가 처음이라더라. 아 그리고 정말 질색팔색 하는 의자도 있는데, 집의 탄생에서도 언급되는 위대한 그 분 르꼬르뷔지에 그분의 르꼬르뷔지에 의자 일명LC1(N) 이 바로 그것이다. (반면 카시나는 유럽돌 때 어느 공항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오아~~ 잠이 솔솔 오더라)
책에서 르꼬르뷔지에가 언급 될 떄 마다 나는 그 딱 싫어라 하는 그 의자가 어찌나 떠오르던지. 르꼬르뷔지에 의자가 엉덩이를 뒤로 쑥 빼고 등받이에 몸을 있는대로 기대고 뒤로 몸을 쭉 뉘어야 편한 의자인데, H라인 스커트라도 입은 날에 이 의자를 만나면 일어날 떄 까지 고문이 따로 없을 지경이었기 떄문이다. 게다가 그 의자에 셋트는 왜 죄다 유리 탁자인거니. 아 진짜 지금 생각해도 짜증이 솟구칠 지경. 처음 그 의자를 만난 이래로 내게 르꼬르뷔지에 의자는 마초들의 의자로 뇌리에 똬~ 하니 박혀 있다. 그 의자에 앉아 일명사장님 사제로 다리도 쩍~하니 벌리고 앉은 자세들이 그저 마냥 편안해 보이면서 꼴보기 싫으면서, 얼마나 짜증이 솟구치던지. 쩝.
언젠가 르꼬르뷔지에 의자를 가게 전체에 쫘~악 깔아논 커피숍을 봤는데, 진심 진심 저얼대 가지 않기로 마음 먹었음은 물론이요 아는 동생들에게도 소개팅 할 떄 치마입고 그집 가면 고문의 시간이 될거라며 절대 가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더랬다. 이렇게 말하면서 말이다. '거기 의자 그거 졸라 "썅" 스러워!'
근데 이게 독후감이야 일기야... 뭐 이런 잡소리를....
다시 책으로 가서 내가 가장 재미나게 읽고 여러번 읽었던 장은 2장 '집을 보다' 였다. 한옥은 없다 편도 좋았고, 세한도 이야기도 참 좋았다. 그러고 보니 본가 벽에 세한도 복제그림이 있었는데, 자라면서 늘 그 그림을 보았으면서도 깨닳음이라고는 일도 없는 나는 지금도 큰 집과 정확하게는 큰 서재와 대면식 주방을 꿈꾸고 있는 걸 보면 역시 센리큐같은 사람은 아무나 되는게 아닌거다라는 깊은 깨닳음을 얻기도 했다.
내년이면 나도 이제 아파트라는 곳으로 이사를 간다. 사실 졸라 가기 싫다. 나는 그냥 아파트가 싫다. 내가 바라는 바는 사실 매우 소박하고(?) 세속적이다. 넓은 거실 넓은서재, 작은방 그리고 가장 중요한 대면식 주방. 지금 사는 곳도 내가 취향에 맞게 다 뜯어 고쳐 대면식 주방을 만들어 혼자서 살 때는 참으로 좋았는데 말이다. 아마 아파트로 이사가면 나는 벽에 들러 붙어 벽을 보며 설거지를 하고 벽을보거나 작은 창을 마주한 채 음식을 지지고 볶을거다. 아파트에 사는 거의 대부분의 이들 처럼 말이다. 아~ 싫다 싫다 참으로 싫고만.
여튼은 신랑이랑 약속했다. 열심히 돈벌어 넓은 서재와 대면식 주방을 넣을 주택지어 살자고. 20년 안에 말이다. 꼭!
책에 집엔 사람이 있다 하더니 결국 내 이야기로 일기로 마무리가 되는구나.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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