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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2년 06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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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200쪽 | 594g | 160*215*20mm |
ISBN13 | 9788934961574 |
ISBN10 | 8934961570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08월 29일 ~ 2024년 10월 31일
10월의 굿즈 : POINT OF VIEW 북커버/스탬프/유리 티포트/페이퍼 아크릴 문진/북 백/저널 노트
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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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화형 인공지능인 챗GPT 기술이 얼마나 발전해 나갈 지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벌써부터 챗GPT의 영향으로 사라질 직업들을 언급하기도 하고 미래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기대와 걱정이 공존하기도 한다. 앞으로 챗GPT 등 현대 과학 기술은 더욱 발전해 나가겠지만 우리 인간에게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죽음"을 막지는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작년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죽음'을 피부를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간혹 직장 상사나 동료, 지인 부모의 부고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 조문하러 가더라도 '죽음'은 멀게만 느껴지곤 했다. 하지만 장인어른이 돌아가시는 것을 곁에서 지켜본 이후 '죽음'이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 가족, 나에게도 언젠가 찾아올 필연적 운명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장인어른의 장례를 치룬 후 한동안 "메멘토 모리"를 마음 속에 품고 하루 하루를 헛되게 보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메멘토 모리'를 마음 속에 품고 살던 마음가짐이 2년여의 시간이 흐르고 바쁘다는 핑계로 점차 퇴색해질 때쯤 이어령 교수가 2019년 11월부터 영면에 들기 한 달 전인 2022년 1월 까지 써내려간 미공개 육필원고를 담은 <눈물 한 방울>을 읽게 되었다. 40년 동안 컴퓨터 자판으로 수없이 많은 명저를 남긴 이어령 교수가 병마로 인해 더블클릭도 힘들게 되면서 다시 옛날의 손글씨로 돌아갔지만 병마와 싸우면서도 끝까지 펜을 놓치 않으며 써내려간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록은 단어 하나, 문장 하나마다 곱씹게 만들었다. 특히 이번 독서를 통해 이어령 교수도 결국 시대의 지성이기에 앞서 읽지 못할 책들을 남기고 죽는 것을 아쉬워하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과거의 기억들을 반추하는 모습은 그 역시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오늘이 마지막이다. 라고 하면서도 책을 주문한다.
읽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런 힘도 이제 남아 있지 않다.
몇 구절 서평 속에 나와 있는 것이 궁금해서, 호기심을 참지 못해서다.
(중략) 이미 배달되었는데 읽지 않는 말들도 있지 않은가?
잊힌 책, 버린 책, 서고에서 영원히 잠든 책들.
나보다 먼저 죽은 책들도 있고 나보다 뒤에 죽는 책들도 있다.
배달되지 않은 책 표지가 무슨 색인지 알고 싶다.
2019.12.14.
- 33. 배달되지 않은 책에 대하여... p.67
책 읽을 힘도 남아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몇 구절 서평 속에 나와 있는 글이 궁금해서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책을 주문하는 이어령 교수. 삶의 촛불이 꺼져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적 호기심은 사그러들지 않았고 죽고난 후 남겨질 책들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에서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책 읽기를 소홀히 하는 내 모습에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옛 책 생각이 나 꺼내 읽다가
눈물 한 방울
너도 많이 늙었구나(낡았구나).
2020.8.15.
"나는 늙고 너는 낡고" - p.128
책에는 책 제목이기도 한 "눈물 한 방울"이라는 문장이 자주 나온다. 이어령 교수는 서문에서 눈물만이 우리가 인간이라는 걸 증명해준다고 이야기 하면서 인간을 이해한다는 건 인간이 흘리는 눈물을 이해하는 것으로 그 눈물방울의 흔적을 이 책에 적어내려갔다고 밝히고 있다. "눈물 한 방울"은 저자가 지성의 최전선에서 살아오면서 마지막으로 깨닫게 된 박애이면서 동시에 죽음을 앞두고 느낀 자신의 감정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국어 시험 치듯 다 풀 수 있었던" 이어령 교수는 결국 죽음에 관해서는 풀지 못한 체 아쉽게 생을 마감했다.
요즘 다양한 분야에서 뜨거운 감자인 인공지능 챗GPT의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과 관련 서적들이 붐처럼 출간되고 있다. 이어령 교수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죽음은 알 수 없다고 했지만 시대의 지성이었던 저자가 지금도 살아계셨다면 언제나 그랬듯이 챗GPT에 대해서 탁월한 통찰력으로 하나 하나 풀어가셨을 것 같다.
이어령 교수가 죽음을 앞두고 써내려간 <눈물 한 방울>을 읽으며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있는 생각을 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쇼팽의 피아노 콘체르토를 다시 한 번 듣고 싶고, 보들레르의 "상승"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었던 저자의 "왜 지금인가?"라는 내면의 기록은 무심코 지나쳐온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하루였는지, 앞으로 어떻게 하루를 보내야 할 지를 깨닫게 해 준 큰 가르침이었다. 그동안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이어령 교수의 손글씨와 그림을 만날 수 있는 <눈물 한 방울>은 무료하고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는 독자들에게 큰 자극제를 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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