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바울의 선교와 그가 세운 교회들의 생활상에 관한 탐구다. 이 획기적 기획의 배후에는 신약성경의 ‘사상 세계’에만 몰두하던 당시 학계의 ‘비현실성’을 반성하고, 우리의 이해 속에 현실적 구체성을 회복하려는 의도가 놓여 있다. 그래서 저자는 ‘사회 세계’에 주목한다. 당시의 사회 현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바울 공동체의 ‘도시 중심적’ 성격을 관찰하고, 당시 신자들의 ‘사회적’ 위상을 따진다. 또 당시 사회의 맥락에서 교회의 형성과 운영 및 다양한 의식이 어떤 의미였을지 추적하며, 신자들의 신학 혹은 신념들이 이런 ‘사회 세계’에서 어떤 의미였을지 묻는다. 당시 교회가 살았던 현실을 촘촘히 더듬으면서 그들이 구축하고자 했던 새로운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상황이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복음이 신학으로 쉽게 환원되는 우리 풍토 속에는 여전히 ‘비현실성의 공기’가 짙게 흐른다. ‘사회 세계’에 대한 관심을 복음의 초월성에 대한 부정으로 속단하는 경향도 만만치 않다. 그런 점에서 이 중요한 책의 번역은 많이 늦었지만 여전히 시의적절하다. 25년 전 저자의 제자로서 배웠던 얼마 동안의 경험은 지금도 강한 인상으로 뇌리에 남아 있다. 끝내 동의하기 어려운 대목도 많았지만, 기독교 신앙과 신약성경의 현실성을 깨우치는 과정에서 매우 유익한 자극이었다. 이 책을 읽는 많은 독자가 나와 같은 유익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권연경 (숭실대 기독교학과 교수)
한 마디도 허투루 쓰지 않은 놀라운 책이다. 서양의 신학교에서 신약 개론과 바울 서신개론의 교과서로 오랫동안 사용된 이 책을 이제 우리말로 읽을 수 있게 되어 무척 반갑다. 이 책은 사회사적 연구의 지평을 열어 현대 신약학의 지형을 크게 바꾸어 놓았는데, 이 책을 출발점으로 수많은 학자가 사회사적 성경 이해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하며 신약학을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저자 웨인 믹스는 로마서 16장에 나열된 이름들에서, 그리고 고린도 교회에서 고기를 먹는 행위에서 사회적 함의를 읽어 낸다. 당시, 세례를 비롯한 교회의 의식은 단순한 상징 행위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실체의 변화를 낳았다. 바울 서신에 나오는 신학적 담론과 교회의 예전은 모두 당시의 역사, 문화, 사회적 층위와 분리될 수 없다. 믹스는 부유하는 난해한 신학 개념들을 이해하려 애쓰느라 붕 떠 버린 신약성경 독자들의 발이 1세기 지중해 세계 한복판을 디딜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하여 독자들은 도시에서 번성한 초기 기독교 운동의 실제 모습을 ‘보고 만지면서’ 신약의 구절과 단어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일찌감치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이 책은 현대 신약학의 성과를 이해하기 원하는 신학도와, 깊이 있는 성경 공부를 하고 싶은 신자 모두의 필독서다.
- 김선용 (신약학 독립연구자, 번역가)
길을 잃었을 때는 출발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오늘날 1세기 교회에 대해서 관심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고도 반가운 일이다. 상상하기조차 힘든 척박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기독교가 탄생하고 교회가 퍼져 나갔는가? 이는 세속화되고 물화되어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 교회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중요한 물음이다. 이런 맥락에서 웨인 믹스의 고전적인 책이 재출간된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그는 사회학적 이론이나 성서비평학에 무지하지 않다. 그러나 1세기 교회와 가장 근접한 문헌인 신약성경을 연구의 자료로 삼은 그의 방법론으로 인해, 1983년 출간 이후 이 분야의 연구가 진척·축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여전히 1세기 사회를 이해하는 데 유효하다. 출간 20년이 지나서 낸 2판에 별 수정이 없는 이유다. 이 책은 1세기 교회의 사회사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 충족을 넘어서, 우리가 현재 당면한 문제를 풀어 가는 일에 통찰력을 제공한다. 그들을 잘 이해할수록 우리가 가야 할 길도 선명해진다.
- 김형국 (하나복DNA네트워크 대표, 신약학 박사)
모든 역사적 사건은 일회적이다. 사회학의 이론은 사회의 현상들을 일반화시켜서 이해하려는 시도다. 그래서 역사와 사회학의 만남은 조심스럽다. 2천 년 전의 역사는 당연히 자료가 제한될 수밖에 없고, 그 공백을 사회학 이론의 적용으로 메우려는 유혹을 떨치기는 쉽지 않다. 믹스는 처음 그리스도인의 역사에 접근하기 위해 사회사적 자료와 사회학 이론의 영역에 과감히 발을 내디디면서도, 역사학자의 엄밀성을 잃지 않고 있다. 이런 과감성과 신중함의 조화가 이 책을 고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지중해 연안의 도시들’이라는 환경에 초점을 맞춘 것도 큰 공헌이다. 원서 부제에 나오는 ‘사회적 세계’라는 말에는 이중적 의미가 있다. 사도 바울이 활동했던 세계의 사회적 역동을 분석하기도 했지만, 처음 그리스도인들이 만들어 낸 사회적 세계, ‘종교’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그들의 사회적 태도와 관계, 세계관과 상상력을 바꾸어 놓았던 한 세계의 건설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이 단순히 신약성경의 배경 지식에 머무르지 않고 그 삶과 신앙의 핵심에 다가갈 수 있는 길을 다른 방법으로는 이르기 힘든 지점까지 안내해 주는 책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 박영호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 원장, 포항제일교회 담임 목사)
이 책은 바울계 기독교의 기원과 구성에 대한 사회사적 연구의 고전으로 오랫동안 각광받아 왔다. 이 책이 나온 지 수십 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참신한 독서의 쾌감과 계몽의 각성을 타전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른바 사회과학적 또는 사회학적 접근 방법이 성경 연구에 끼쳐 온 도전과 긍정적 기여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사례에서 보듯, 오늘날 사회 구성체에서 추출한 생경한 전문 용어와 이론적 틀이 성경 텍스트를 압도하여 그 속에 성경적 세계를 끼워 맞추려는 견강부회의 무리수를 범하기 쉬운데 이 책 이전과 이후 바울계 기독교를 다루는 데서도 이런 패착이 적지 않았다. 이에 비해 이 책은 일차 증거 자료를 신중하게 분석하고 당시의 폭넓은 배경사적 지식을 동원하여 바울계 기독교의 구성원과 조직 구성체를 당대의 사회적 맥락에서 풍성하게 조명하되, 그 안에 내장된 종교적 상징 체계의 특수성도 놓치지 않는다. 여기에 오늘날 사회학적 이론의 얼개나 전문 용어 등은 이러한 바울의 도시 선교와 ‘에클레시아’의 실체를 더 세밀하게 규명하여 증폭시키는 보조 장치로 기능한다. 이는 그의 ‘절충주의’ 내지 ‘온건한 기능주의’의 겸손한 접근법이 특출하게 빛을 발하는 결실로 나타난 것이리라. 앞으로도 그 고전의 반열에서 명멸하는 이 책의 학문적 기품은 지속될 것이다.
- 차정식 (한일장신대 신학과 교수, 한국신약학회 회장)
어느 시대나 그룹이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한 특별한 공동체를 다룬 이 사례 연구에 매력을 느낄 것이다. 이 사례 연구는 다른 모든 공동체를 이해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 로버트 브라운 (New York Times Book Review)
믹스만큼 여러 부류 사람들이 복잡하게 섞여 있던 영적 조상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도와준 이가 없었다고 느끼는 것은 독자나 나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미 익히 아는 것을 신선한 각도에서 발견할 가능성을 찾던 이들에게 이 책은 읽으라고 추천할 만한 책, 아니 무슨 일이 있어도 읽어야 할 책이다.
- 마틴 마티 (Christian Century)
너무나 필요했던 권위작.
- J. L. 홀든 (Times Literary Suppl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