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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 |
체리북스
(13명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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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8년 06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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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7쪽 | 500g | 153*224*20mm |
지금 일어나고 있는 쇠고기 문제에서 과학은 두 얼굴을 하고 있다. 하나는 기성 과학에 올라타 권위에 호소하는 '태도로서의 과학'이다. 과학강국인 미국이 보증하는데 잘 모르는 과학약국의 국민들은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리가 그것이다. 또 하나는 그 모든 절차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풀어낼 해결사 또한 과학이라는 '방법론으로서의 과학'이다. 제대로 된 과학적 진단과 처방은 모든 문제에서 갈등을 풀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문제는 우리가 과학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조정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는 데 있다.
이 책은 과학 고전을 어떻게 다루고 있나?
『하리하라의 고전 과학 카페』은 바로 그 점에 주목한다. 사이비 과학과 진짜 과학을 구별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 우리시대에 출간된 명저들 중에서 가장 논쟁적이고 심대한 영향을 미친 책들을 골라 읽어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이 두껍고 낯설어 보이는 과학책을 좀더 쉽게 맛보게 하기 위한 에피타이저라는 점 역시 강조하고 있다. 그에 충실하기 위해 한 권의 책을 총 4단계에 걸쳐 소개하는데, 이와 같다.
먼저 <핵심 개념 프리뷰>에서는 그 고전의 핵심 개념이 출현하기 전까지 과학계의 지형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지도 그리기'를 통해 보여준다. 독자들이 고전에 뛰어들기 전에 과학사적인 배경지식을 갖추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이어지는 <하리하라의 고전탐험>은 해당 고전에 대한 저자의 본격적인 리뷰다. 일반적인 서평의 형식을 벗어나서 저자는 그 책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논쟁이 될 만한 요소들을 뽑아내 자세하게 끝까지 해설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좀더 풍부하게 설명되는 고전의 문맥은 직접 책을 읽으면서 깨닫고, 여기서는 핵심이라도 확실히 각인시켜야 한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세번째 단계 <콘텍스트를 확장하라>는 해당 고전이나 사상가의 주장에 대한 과학계의 반응, 다른 시각, 고전이 출간됨으로써 벌어진 과학계의 논쟁 등을 흥미롭게 요약해주고 있다. 이 코너는 모든 과학적 주장은 완전무결한 것이 아니라 동시대의 다른 과학적 주장과 경쟁관계에 놓여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동시대의 다른 이론과의 비교를 통해 왜 그 고전의 주장이 우리 시대를 지배하는 하나의 보편적 관념이 될 수 있었던가를 확실하게 전달한다.
네번째 단계 <생각해볼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사건 사고들이 고전의 핵심 개념과 어떻게 관계되는지, 독자들이 직접 연관성을 추론해보고 논리적으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각 장의 끝부분에 해당 고전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을 1~2권씩 간략하게 소개해줌으로써 하리하라식 '고전 탐험'을 마무리짓고 있다.
정확한 용어와 명백한 논지로 현대과학의 쟁점과 역사 짚어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이비 과학'에 휘둘려 왔을까? 마틴 가드너는 『아담과 이브에게는 배꼽이 있었을까』에서 사이비과학의 특징 중 하나로 "보편적·통계적으로 뒷받침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보자. 현재 미국 소의 안전성 검사는 전체 수입 물량중 일부만 골라 검사하는 샘플링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에 비해 일본은 전수 검사 방식을 취하고 있다. 당연히 일본식에 비해 미국식은 샘플 수가 너무 적어 보편적·통계적 검사라 할 수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더라도 일부 샘플 검사로 전체 쇠고기 품질을 보증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부분이 안전하므로, 전체가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자신들의 검사방식이 과학적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과학은 국가마다, 민족마다 다르게 해석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과학이 항상 하나의 얼굴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이에 대해 해리 콜린스와 트레버 핀치는 『골렘』에서 과학은 인간의 창조물이기 때문에 실수가 있기 마련이며, 그 점을 인정하고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령, 우주가 에테르로 가득 채워져 있다는 기존 과학계의 정설은 아인슈타인이 등장해 빛의 파동설을 주장하자 한갓 농담이 되어버렸다. 이처럼 과학적 지식은 불완전한 상태에서 완전한 상태로 점차 진보해간다. 이 과정이 점진적이기보다는 혁명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이루어진다고 지적한 최초의 사람이 토마스 쿤(『과학혁명의 구조』)이다. 이렇게 『하리하라의 고전 과학 카페』는 과학의 명저를 찾아 다니며 과학의 발전상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명저들의 주장과 그에 대한 반론까지 유기적으로 설명
이 책의 목표는 20세기 이후 생물학과 물리학의 혁명적 발전 및 복잡계 과학과 사이보그 이론 등 응용과학의 눈부신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있다. 변화의 중심에서 핵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는 지식의 진원지를 탐독하여 올바른 과학관을 기르자는 것이다. 앞의 책들 외에 제레미 리프킨의 『엔트로피』, 스티븐 핀커의 『빈 서판』, 리처드 도킨스의 『눈먼 시계공』, 린 마굴리스의 『섹스란 무엇인가』 등 흥미로운 저서들을 두루 망라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한 분야의 과학고전이 그 시대의 수많은 과학적 주장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도 명쾌하게 다루었다.
하리하라의 강의를 따라가다 보면, 어리숙한 과학이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어떤 혁명과 내부분열을 겪었고, 스스로를 변호하기 위해 어떤 변명과 자기위안으로 일관했는지 엿볼 수 있다. 위기에 놓인 과학을 구한 위대한 발상과 과학자들의 업적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저자가 다음 세 가지 원칙을 반드시 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1) 감탄하지 않고, 2) 늘어놓지 않고, 3) 대충 넘어가지 않는다.
세상을 바라보는 과학적 인식 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이 책은 바로 그 과학적 방법과 과학적 태도가 현대 과학의 대표 저작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짚어본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와 같은 과학적 접근이 아닐까?
* 함께 읽으면 좋을 책 : 과학적 인식을 높여주는 책
무지개를 풀며 (리처드 도킨스 / 바다출판사)
유려한 문장과 비유로 리처드 도킨스 자신이 사랑하는 과학을 소개했다. 사람들이 불가사의한 존재와 미신에 빠져드는 이유를 특유의 논리적 전개와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파헤치며, 우리가 초능력이나 신의 계시라고 부르는 많은 것들이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확률의 문제에 지나지 않음을 밝히고 있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 (후쿠오카 신이치 / 은행나무)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분자생물학의 주제를 가볍고 경쾌한 문장으로 풀어냈다. 분자생물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승자 싸움을 훑고, 로잘린드 프랭클린과 에이버리처럼 과학사의 그늘에 묻힌 '숨은 영웅'을 소개한다. 은폐와 조작의 유혹이 끊이지 않는 분자생물학의 세계를 생생하게 포착했다.
살인단백질 이야기 (D. T. 맥스 / 김영사)
인간을 공격하는 살인단백질의 역사를 추적한 책. 단백질에 이상이 생기면 감염성 단백질, 즉 변형 프리온이 된다. DNA 전문가조차 이 프리온의 정체를 밝히지 못했고, 광우병도 이로부터 발생한다. 미국의 손꼽히는 저널리스트 맥스는 살인단백질의 진행방향과 기원을 추적, 이 참혹한 불치병의 전모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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