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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3년 10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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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20쪽 | 425g | 140*210*30mm |
ISBN13 | 9788960177567 |
ISBN10 | 8960177563 |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0월 10일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뉴욕타임즈 21세기 최고의 책 100대 도서 『파친코』, 『채식주의자』 선정
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0월 01일
소진시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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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우주 대서사시를 이야기해보련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소설은 프랭크 허버트의 <듄>을 비롯해서 아서 클라크의 <스페이스 오디세이>, 그리고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으로 정점을 찍었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니 태클은 사양한다. 각각의 시리즈는 저마다 특색이 있으니, <파운데이션>만의 특별함을 언급하는 것이 이 소설을 이해하는데 더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바로 '제국의 멸망'이다.
거대한 제국은 언제나 모든 것을 거느리는 '거대함, 그 자체'였지만 거대해진만큼 사소한 것까지 신경을 쓸 겨늘이 없어지게 되면서 서서히 쇠락해져가게 되었고, 결국엔 '멸망'에 이르게 될 운명에 처했다. 허나 등잔 밑이 어둡다고 제국의 한복판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런 조짐에 둔감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강렬한 경고음'을 낸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해리 샐던'이라는 심리역사학자다. 그는 꽤나 정확한 셈법으로 '제국의 멸망'을 미래예측하였고, 자신의 계산은 틀림이 없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안 그래도 망해가는 조짐을 보이는 제국은 '독재자'가 등장해 장기집권을 하며 나라꼴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었기에 '샐던의 지적'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허나 부패한 권력은 정당한 비판을 몹시 싫어하기 마련이라 '샐던의 무리들'은 점점 핍박을 받게 되고 정책적으로도 그들을 탄압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허나 그러면 그럴수록 '해리 샐던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뿐이었다. 이에 제국의 법정은 샐던에게 '유죄'를 선포하고 추방령을 내린다. 그러나 그 '추방령'조차 샐던이 예측한 미래에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예정대로의 진행'일 뿐이었다.
그렇게 제국의 변방, 금속자원조차 태부족해서 기초적인 생활필수품조차 머나먼 제국의 지원이 없으면 생존을 위협받게 되는 외딴 행성 터미너스에 '샐던의 무리들'은 정착하게 된다. 그리고 예정되었던대로 그들은 '백과사전편찬'을 숙원사업으로 삼고 그곳에서 정착해나간다. 그러던 먼 훗날, 예정대로 제국은 그 힘을 잃고 점점 쇠락해간다. 그러자 제구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외곽에서부터 독립적으로 힘을 키워가는 세력들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그중 아나크레온 행성인들이 터미너스에 군대를 끌고 쳐들어오게 된다. 애초에 샐던이 추방되면서 '터미너스'는 제국의 보호를 받게끔 되어 있으나 제국의 힘이 미치지 못하니 변방의 반란군의 힘에 맞서 싸울 변변한 무기도 없이 외적을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터미너스에 찾아온 최초의 위기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을까?
이때 '해리 샐던'이 모습을 나타낸다. 이미 오래전에 죽은 이가 '영상'을 통해 터미너스에 닥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보여준 것이다. 왜냐면 이런 위기조차 샐던이 예측한 미래에 다 나타났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터미너스 주민들이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백과사전'이나 편찬하던 외딴 행성이 생존할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을 때, 짠~하고 나타난 것이다. 이런 일은 이후에도 계속 반복하게 되며 이를 '샐던 위기'라 부르며 고비 때마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적확하게 제시하게 된다. 아무튼, 터미너스가 맞이한 첫 번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다름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것을 퍼주어라'는 것이었다. 줄 것도 없는 외딴 행성에서 도대체 뭘 줘야 한단 말인가? 그건 의외지만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는 에너지원, 바로 '원자력'이었다.
'원자력'은 애초에 제국의 것이었다. 제국은 '원자력의 힘'으로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고, 그 거대한 힘으로 은하계 전체를 거느렸던 것이다. 그래서 외딴 행성인데도 터미너스에는 소소하나마 아주 작은 '원자력'을 가동할 수 있었던 것이다. 허나 너무 작아서 큰 무기를 만들거나 운용할 수는 없었고, 그저 생활용품을 만들거나 소규모 공장을 돌릴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원자력이었다. 바로 이것을 아나크레온이 원하면 주라는 것이었다. 근데 우습게도 아나크레온에는 '원자력'을 다룰 기술력이 없어 터미너스에서 '기술자'까지 함께 제공(?)해야만 했다. 이렇게 아나크레온의 군대는 터미너스의 소소한 조공을 챙겨 돌아가게 되고 첫 번째 샐던 위기는 이렇게 일단락이 된다.
하지만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제국이 멸망한 뒤에 '야만의 시대'가 찾아온다는 샐던의 예측이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애초에 샐던은 이 야만의 시대가 무척이나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파운데이션(백과사전)'이 그 야만의 시대를 획기적으로 줄여 1000년이면 끝맺고 다시금 온 은하계에 문명을 건설하고 평화가 안착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래서 '파운데이션'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허나 다른 사람들에겐 허무맹랑한 예언일 뿐이었다. 고작 백과사전편찬을 하면 야만의 시대가 비교적 짧게 지나갈 수 있다니 무슨 황당한 말이냐고 말이다. 하지만 샐던의 예언은 하나씩 차례대로 착착 맞아떨어지며 진행되고 있었다. 정작 '파운데이션'을 제작하는 터미너스의 주민들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파운데이션'은 몇 차례의 '샐던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해나가며 점차 많은 사람들이 '파운데이션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파운데이션의 진정한 힘은 '백과사전,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된다. 그 안에 담긴 '지식'이 힘의 근원이었고, 그 지식으로 펼쳐보이는 '사람의 힘'이 그 막강한 전력을 보여주었고, 끝으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웅크리고 있는 '사랑의 힘'이 현현할 때, 그 어떠한 힘일지언정 그보다 더욱더 압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그러한 '사랑의 힘'이 구현되기 위해서 겉으로는 맹목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한 '종교의 힘'을 빌어야 했고, 탐욕스런 물욕이 내제된 '경제의 힘'으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그 어떤 힘이든 '사랑하는 마음'이 없이는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했다.
아시모프는 평생에 걸쳐 집필한 이 소설을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를 기초해서 써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모든 것을 예측한 기반도 '심리역사학'이 된 것이고, 역사는 반복된다는 격언에 따라 <파운데이션>에서 펼쳐지는 장엄한 이야기도 이러한 '반복되는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인간은 '역사'를 통해 배운 지식을 알고 있으면서도 '똑같은 실수'를 어처구니 없이 계속 반복하곤 한다. 폭력은 결코 현명한 해법이 아니고, 일을 해결하기는커녕 도리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는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기록'해놓았음에도, 그런 어리석음은 무한반복되기 일쑤니 말이다. 마치 인간은 '필멸이 필연'인 것처럼 우매한 행동을 영원히 반복할 뿐이다.
이러한 '야만'을 종식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아직까지는 '없는 것'이 기정사실인 듯 싶다. 20세기에 수많은 전쟁을 일삼으며 그 아픔과 슬픔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데, 21세기가 되어서도 그 아픔과 슬픔을 '나름의 방식으로 종식시키겠다'면서 또다시 전쟁을 일으키고 있으니 말이다. "이러다 다 죽어"라는 <오징어게임>의 명대사는 어차피 단 한 명만 남을 때까지 승부를 펼치는 참혹한 현장에선 공허한 외침이었을 뿐이다. 죽어가는 이들의 처절한 싸움을 지켜보며 희희낙락하는 '저들' 앞에선 말이다. '저들의 야만'을 멈출 수 없다면 전쟁은 어쩔 수 없이 '필연'이 되고 만다. 암튼, 소설로 돌아와서, 지난 100년 간 '샐던 위기' 때마다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낸 터미너스의 주민들은 과연 남은 900년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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