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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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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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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구야, 안녕? 나는 경성 기억 극장을 탈출한 너를 응원하는 은지라고 해. 나는 너의 이야기를 읽기 전에는 나쁜 기억은 없고, 좋은 기억만 있다면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기억 삭제 장치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 하지만 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기억삭제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유리 깨지듯이 와장창 깨져 버렸지 뭐야. 너의 이야기 속 기억 삭제 장치는 악마의 도구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 기계를 직접 없애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
덕구 네가 이곳 경성 기억 극장에 취직해서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솔직히 처음에는 나도 그곳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잊고 싶은 기억을 지워 사람들이 고통과 죄책감 없는 삶을 살게 해줄 수 있다는 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뭔가 재밌어 보이기도 해서 말이야. 하지만 동시에 이게 옳은 일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어. 기억을 지운다고 해서 모두 행복해 질 수 있는 게 맞는 건지의 대한 의심과 그렇게 한다고 해서 죄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 문제에 대해서 긴 고심 끝에 내린 나의 생각은 ‘아니다’였어. 기억은 자기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라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모든 사람은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실수를 해. 그런데 그걸 창피해하기만 하고, 지우려고만 한다면 그 사람은 절대 성장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 참전 독려 연설을 부끄러워하던 윤귀옥 선생님이 기억을 지우고 다시 똑같은 연설을 했던 것처럼 말이야. 만약 네가 기억을 또 지웠더라면 저번처럼 수현이 아저씨를 밀고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반성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는데, 성장하지 못 하면 어차피 제자리인데, 그것도 모르고 나쁜 기억을 삭제하면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 내가 조금 한심해 보였어. 그리고 나의 기억을 지운다고 해서 죄의 무게 또한 덜어낼 수 없다는 것도. 나의 죄로 인한 피해를 입고 상처를 받은 사람의 기억은 사라지는 게 아니니까 말이야. 나의 잘못을 반성하고 죄에 대한 벌을 받는 것이 상대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이고 조금이나마 죄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게 됐어.
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기억’ 이라는 것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아. 좋지 않은 기억은 거부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야. 조금 창피하고 지우고 싶은 기억일지라도 나의 성장의 발판이 되어 줄 수 있는 것이라는걸 알게 되었고 나도 앞으로는 다시 되돌아보고, 나를 성장시킬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언젠가는 우리 자신을 멋지게 성장시키고 발전시켜서 만나자! 그날까지 안녕!
발전된 모습으로 만날 날을 기대하는 은지가
나는 경성 기억 극장으로 초대되었다.
경성 기억 극장은 빨간색 벽돌로 지은 이 층 건물이었다. 겉으로 봤을 때는 평범한 건물 같았지만, 그곳에는 아주 특별한 비밀이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기억 삭제 장치가 있는데 그곳에서 자신이 잊고 싶은 일, 부끄러운 일 들을 지울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처음 기억 삭제 장치를 보면 누구나 한 번 쯤은 사용해 보고 싶어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기억을 삭제해 주는 게 아니었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우리의 비극이기도 했다. 이 비극을 없애고 싶은 누군가가 있었지만 이것은 실패로 끝났고, 우리도 잊지 않을 것이다.
경성 기억 극장에서 일본 순사들이 기억 삭제 장치를 사용해 일제강점기에 대한 기억을 삭제하려고 했다. 일본 순사들에 의해 그것을 막으려는 수현이 아저씨와 주인공 덕구는 위험한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나는 일본이 왜 그렇게까지 기억을 지우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 기억을 지운다고 그 때 모습, 역사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기억 속에는 남아있을 텐데 말이다. 만약 내가 일본 순사중 하나였다면 자신이 했던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으려고 기억을 삭제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 순사들이 기억 삭제 장치를 이용해 기억을 지우려는 모습이 지금 일본이 전쟁에 관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못하는 모습과 같다. 그렇다면 왜 일본 순사들은 기억을 지우려 했을까? 내 생각에는 일본은 자신들이 한국을 빼앗아 원래 일본 것이었던 것처럼 묻으려 했으나 실패로 끝나자 부끄러워 그랬던 것 같다. 만약 그때 우리의 조상분들이 태극기를 들고 나가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우리나라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우리나라는 일본 것처럼 묻어졌을 것이다. 나는 한편으로 왜 이런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해야 하는지 궁금해졌다.
‘우리는 왜 전쟁, 싸움 등을 기록할까?’
나는 우리의 아픈 역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또한 후손들에게 우리나라에도 아픈 역사가 있다고 알려주고 역사를 잊지 말아달라고 하도록 하기 위해 역사를 기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를 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우리는 역사가 잊혀지지 않도록 수많은 경성 기억 극장을 없애버려야 할 것 같다.만약 내가 기억 삭제 장치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나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잘못한 일을 지워버리면 또다시 내가 반복해 버릴 것만 같아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스로 돌아보고 반성하며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기억 삭제 장치를 사용하여 기억을 없애버리는 것보다 나을 것 같다.
사람들은 자신이 했던 실수를 까먹고 반복하는데 기억 삭제 장치가 그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사람들은 보통 ‘더 나은 삶을 사는 나’가 되고 싶어하는데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뜻인 것 같다. 어쩌면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은 삶의 질을 더 떨어뜨리는 것 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실수를 받아들이고 당당히 고쳐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소설은 일제 강점기 후반쯤 경성이었던 서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김덕구라는 열두 살 소년은 어머니의 병원비를 갚기 위해 독립 운동가인 옆방에 살던 수현 아저씨를 밀고한다. 그리고 자신이 가까운 수현 아저씨를 밀고한 사실을 잊어버리기 위해 경성 기억 극장으로 가서 기억을 지운다. 기억을 지웠기 때문에 죄책감에서 벗어나지만 기억이 꼬이게 되고 이상한 일들을 겪는다. 하지만 우연히 만난 할아버지와 일하러 가서 만난 신사장을 통해 자신이 기억을 지워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크게 반성하고 용서를 구한다.
그리고 친구 용남이는 같이 밀고했지만 자신이 밀고를 했고 그 사실을 기억에서 지웠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인물로 나온다. 경성 기억 극장에서 일하게 되는 덕구는 이 곳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고 궁금해하고 괴로워한다. 그리고 신 사장이 어떤 인물인지 미스터리하게 표현된다. 알고보니 신사장은 아이를 잃은 슬픈 기억을 가진 아내에게 그 기계를 사용했다. 그리고 일본군인들과 계약을 맺고 일본군이 패한다면 중요한 기억을 가진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는 용도로 사용하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도 창피한 기억들이 있는데 그 기억을 지우고 싶을 때가 있어서 ‘이런 기계가 우리들에게도 진짜 필요할까?’라는 상상을 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후 기억들은 우리의 길잡이가 되어 주고 다시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게 해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다시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수현 아저씨에게 용서를 구한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느꼈다. 진정으로 반성하고 새로운 나로 발전하는 덕구가 된 듯 했다. 그리고 목숨을 바쳐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운동가들이 얼마나 감시와 고문에 시달렸을지 느껴졌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를 고문하고 핍박한 사실을 부정하고 증거를 지워냈던 일본이 지난간 역사일지라도 지금이라도 깊이 반성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통해 나는 나쁜 기억도 좋은 기억도 모두 나에게 좋은 길잡이로 써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 소설에 나온 여러 가지 인물들을 통해 역사 속에 살아있던 경성시대의 사람들의 삶의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 했다. 일본을 도왔던 신사장과 가자미 같은 야비한 앞잡이들과 심한 고문에 밤마다 악몽을 꾸는 독립 운동가 수현 아저씨, 남몰래 독립 운동가를 돕는 이발소 아주머니, 돈 때문에 일본에게 밀고를 하는 덕구와 용남이,조선인을 죽이고 전쟁에 참여한 것이 괴로운 일본인 군인도 모든 등장 인물들이 그 시대의 모습들을 생생히 전해 오는 것 같았다.
다행히 일본은 전쟁에서 패망하고 항복하고 광복을 맞아 수현 아저씨와 덕구가 무사히 다시 만나고 다행스러운 결말을 맺는다. 우리는 긴 시절 잔혹했던 역사를 겪었고 그 기억을 잊지 않고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 때의 기억이 마치 없는 듯이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기억이 모두 중요한 까닭은 이 책에서 이야기하듯 잊지 않고 반성하며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기억을 지울 수 있는 기계를 소재로 한 기발한 상상이 우리의 역사를 참 잘 녹여 놨다는 점에서 나에게도 이 소설이 잊지 못할 이야기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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