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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일 | 2013년 10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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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무게, 크기 | 98분 |
5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난 아직 어린가? 아이들처럼 만화가 참 좋다.
특히 자연친화적이며 첫 사랑의 물들임이 진하게 드러나는 지브리사의 애니를 좋아하고 많이 봤다.
스마트폰 영화앱으로 검색하는 중 제목에 이끌려 들여다 본 영화 <소중한 날의 꿈>이다.
그림이 참 예쁘다. 기존에 봐왔던 지브리사의 애니처럼 선명하게 닮은 배경이다. 하지만,
샤프하게 잘 생긴 인물들이 아닌 어딘가모르게 정감있게 생긴 인물들이 풋풋한 배경과 함께
살아났다. 한눈에 봐도 자극적이지 않은 소재들이다. 한 편의 수채화처럼.......
재잘거림이 있는 남녀공학 고등학교가 배경이다.
시골학교에 서울에서 전학 온 예쁜 여고생. 뭇 남학생들의 설레임의 대상이자 또래 여학생들의 적이다.
시원시원한 성격에다 뚜렷한 생각과 꿈을 가진 여학생, 한수민.
평범한 성격과 외모의 보통 여학생, 오이랑.
우주비행사가 꿈이며 무엇이든 뚝딱뚝딱 만들기를 좋아하고 오이랑을 마음에 둔 남학생, 김철수.
수줍은 그들 이랑과 철수의 첫 사랑의 설레임이 시작되며, 영화와 음악을 좋아하며 스스럼없이 친구가 되어가는 이랑과 수민의 풋풋함이 싱그러웠다.
그리고 그들 앞에 놓여있는 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다.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위해 한 발짝씩 나아가는 철수와 수민은 희망으로 부풀어있지만,
자기가 무엇을 잘 하고,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 모르는 이랑은 마음이 힘겹고, 친구들의 꿈이 부럽다.
이랑은 그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을뿐이다.
<소중한 날의 꿈>은 우리나라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그래서인지 배경도 인물도 주변환경도 보는내내 친근했다.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 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칼라tv가 보급될 즈음의 시간적 배경이다.
어렴풋했지만 그 풍경들은 전혀 낯설지않았다. 각인된 어릴 적 풍경들이 이 애니를 보면서 되살아났다.
뽀얗고 하얀 떡가래가 뽑아져 나오고, 깨로 참기름을 짜면 그 고소함이 참 멀리까지도 풍겨나갔던
시골 방앗간, 각종 가전제품들을 수리하는 전파사, 굴다리가 나오면 친구들과 마구 고함을 지르며 깔깔깔 웃었던 기억, 하얀 연기를 뿜어댈때마다 손으로 코를 막으며 그 방구차 뒤를 쫒아다녔던 때의 추억이
참 궁상맞게도 생각이 난다. 영화에서 기억나는 특별한 풍경은 기찻길옆 골목이다.
집에서 나오면 바로 기찻길. 비오는 기찻길 풍경 속에서 이랑과 철수의 수줍은 마음들이 전해진다.
얼굴 빨개지면 수줍어하는 이랑과 철수의 모습들이 보기에 얼마나 예쁜지.... 순수하다.
남녀공학이었지만 반은 엄연히 남자반, 여자반으로 나눠졌다.
시끄먼 남학생들이 복도에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좋아하는 여학생이 있다면 일부러 장난을 치고,
여학생은 얼굴 빨개지고, 사물함에 편지랑 꽃, 선물은 기본이었다.
괜시리 주의를 끌려고 위험한 장난에 호기도 부려보고........
딱히 큰 재미는 없었지만 소소하게 미소짓게 한 애니였다.
마음 속에 들어 온 풍경 중 하나가 쪽지 나비다.
신학기가 시작되자 여학생들은 특별활동에 대해 궁금하다.
단짝 친구들에게 쪽지를 날려 함께 하지 않을래? 하고 묻는다.
흰 나비들이 마구 마구 교실 여기저기 날라다닌다. 창문틈에 햇살이 들어오고, 바람이 슬그머니 불때.....
수민이는 이랑에게 직접 가서 이렇게 물으면 되면 왜 쪽지를 날리냐고? 타박을 하지만....
수민, 그녀는 역시 서울애다. 이런것도 그들만의 재밌는 의사소통의 하나인데^^
궁금해서 계속 나비를 날리다보면 지지리 운 안 좋은 애는 선생님께 딱, 걸렸다.
그러면 남은 애들은 자기가 아니라서 안도의 한숨을 쉰다. 이런 추억도 생각나게 해줘서 고맙다^^
1등이 아니면 기억하지 않는 세상.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1등이 아니라도 행복할 수는 있다. 꿈은 1등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이뤄가는 과정에서의
행복한 성취감이기 때문이다. 이랑이 고민하는 그 꿈들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다.
지금과 그 때 청소년들의 고민은 서로 다르지만 그들도 행복하고 싶다.
스토리가 단조롭고 그 곁가지가 풍성하지 않지만 청소년들의 고민을 참 잘 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을빛으로 물든 하늘과 나란히 나란히 줄지어 서 있는 키 큰 나무들의 그림자가 길어졌다.
내 마음에 남은 아름다운 그림 중 하나다. 저물어가는 날들, 다가오는 밤은 내일을 밝히기 위한 준비다.
절묘하게 매치된 배경속에서 꿈을 위해 한 여학생이 열심히 뛰고 있다.
그녀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을것이다.
가물가물 옛 추억을 소환한 <소중한 날의 꿈>
그 때 나는 어떤 꿈을 꾸었을까? 나도 이랑처럼 평범했다. 꿈.... 있었을까?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저 이랑처럼 시간의 흐름 따라 지금의 내가 여기에 있을뿐이다.
하지만 꿈이 없었다고 후회하지는 않는다. 지금의 나도 나는 좋으니깐.
시간이 흐를수록 더 멋진 어른이 되고싶다. 그리고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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