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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2년 10월 2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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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0쪽 | 286g | 130*200*20mm |
ISBN13 | 9791192730011 |
ISBN10 | 1192730011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1월 30일
뉴욕타임즈 21세기 최고의 책 100대 도서 『파친코』, 『채식주의자』 선정
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1월 08일
문학 PD가 보내는 백 번째 편지 : 100호 기념 기획전
2024년 09월 20일 ~ 2024년 11월 30일
2024년 08월 02일 ~ 2024년 11월 30일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21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대체로 이런 글들은 구체적이지만 추상적이다. 작가가 '나'의 이야기를 썼을테니 대부분 구체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독자들에게는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남'의 이야기이기에, 추상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는, 역시 작가와 독자 사이의 어느 정도 눈에 보이지 않는 접점이 있어야할텐데, 결국 독자가 '마흔부터 지적이고 우아하게'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책의 내용은 구체적이면서 동시에 아주 내 얘기처럼 들릴 수 있다. 이쯤 돼서 다시 또 깨닫는다. 책이란 건, 결국 책 자체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면, '필요'에 의해 독서는 선택되는 것이고, '필요'에 의해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유효하고 도움이 되는 선택인지를 알려주는 것이 바로 나 같은 사람의 몫이라는 걸.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다시 한번 읽기 시작했다. 나 또한, 필요에 의해 선택한 독서가 얼마나 유용한가를 깨달은 지 얼마 되지 않는 신입 독자이기 때문이다.
마흔은 ‘불혹’이라고도 불린다. 세상에 미혹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논어’에서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림이 없어졌다’라고 표현된다. 외부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제서야 정신 차리고 스스로를 좀 더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나이가 마흔이라는 얘기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30대 후반의 청년들은, 이제사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된다. 언제까지나 우리의 든든한 버팀목일 것만 같았던 부모님의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병원을 들락날락하며 병명에 대해 미친 듯이 포탈과 인터넷 카페를 검색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본인의 몸 또한 이제 MRI, 디스크, 내시경 등과 같은 단어들과 친근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 이제 드는 생각은, ‘나는 잘 살아왔는가,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이다. 마흔 즈음이라면, 직장에 10년 정도 몸을 담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주변인의 삶과 온갖 비교를 해가며 잘 살고 있는지를 자위하던 사람이라면, ‘마흔부터 지적이고 우아하게’라는 제목과 ‘품위 있는 삶을 위하여’라는 부제는 얼마든지 기웃댈 만한 멘트라 생각한다. 나이를 소재로 한 노래 제목, 가사, 책 제목은 언제나 그러하다.
‘지적’은 ‘지식이나 지성에 관한’, ‘우아하다’는 ‘고상하고 기품이 있으며 아름답다’는 뜻이다. ‘품위’란 ‘사람이 갖추어야 할 위엄이나 기품’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수록 갖춰야하는 것들이라는 생각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지적이고 우아하게, 품위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사실 정해진 답은 없다. 답은 모두 스스로가 찾아야할 뿐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에 대한 고민을 늘어놓은 지극히 구체적이면서 추상적인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그냥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릴지, 누군가의 삶에 새로운 영감을 줄지는, 순전히 독자의 몫이다.
1장 제목부터 참, 그렇다. ‘이대로도 괜찮은 걸까’. 요즘 들어 자주 하던 생각이다. 안 괜찮다고 생각했으니, 책을 쓰게 된 거고, 읽게 된 것이리라. 이 나이대가 되면, 누구나 이런 생각 한 번쯤은 하나보다.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너무 내 얘기 같아서, 후루룩 읽어버렸다.
2장은 ‘아무래도 독학이 좋다’라는 제목이다. 제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부분인데, 작가는 ‘나도 한 번 해볼까?’라는 두근거림이 준 용기를 갖고 인터넷 세상에서 본격적으로 글을 써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도 한 번 해볼까?’ 얼마 전, 서평단을 신청하는 내 마음이 딱 이랬다. 누군가에겐 ‘나도 한 번 해볼까?’가 사치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저 문구가 하나의 주문처럼 받아들여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작이 반이라고, 나의 5년 뒤, 10년 뒤도 2022년 10월이 떠오르기를 바란다. ‘필요가 발명을 부르고, ’현장, 무조건 현장‘에서를 읽으면, 결국에 필요한 건 본인의 욕구이고, 경험인 듯하다. 우리나라의 교육현장이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나라의 많은 이들이 마흔즈음 되어서야, ’내가 진짜 하고픈 건 뭐지?‘라고 생각하는 날이 계속 될 것이다. 독학이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되면 어떨까?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해본다.
3장은, 작가가 본인의 삶을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되는 작은 것들, 정말 작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 삶을 살아가는 데에 큰 것이 필요하기보다는, 작은 것들이 여러 개면 충분하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본인 또한 요즘 작은 것들을 하나씩 시도해보고 있는 입장으로서 재미있게 읽었다. 2장의 ’타인으로부터 보고 배우기‘의 자세로 읽으면 좋을 거 같다.
그리고 마지막 6장은,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이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고, 처음은 서툴 수밖에 없다. 필자 또한 이 글이 서평단으로서의 공식적인 첫 서평이고,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쩔 수 없다. 써서 내야 한다. 사실 많이 부끄럽다.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뭐가 있냐면서,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지 모르겠다. 아니 알지만, 모른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작가의 응원에 힘입어 글을 올릴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서평을 쓸 것이다. 나는, 지적이고 우아하게 품위 있게 살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나는 서평 쓰기, 건강을 위한 새벽 수영, 맥주 1주일에 이틀만 먹기(전에는 7일 중 7일 퍼먹음)를 시도할 것이다. 이렇게 시작하면, 또 언젠가는 다른 나의 삶이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2022년 10월, 정말 내게는 역사적인 달이다.
2007년도 영화 ’즐거운 인생‘이 떠오른다. OST가 정말 좋은 영화이다. 나이든 아저씨들의 밴드 생활 도전기를 그린 한국 영화인데, 원래 음악에 관심이 많던 본인은 참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난다. 지금 와서 표현해보면, 그 영화의 아저씨들은 참으로 우아한 인생을 살았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서 살아가는 인생, 그것이 우아한 인생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좋아하는 것을 즐긴다‘는 걸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네 인생은 그렇게 화려하지 않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으면, 그냥 떠오르는 단어를 몸으로 옮겨보자. 그런 게 여러 번 반복되다 보면, 우리네 인생은 조금 더 우아해질 것이다.
세상은 팍팍하고, 관계는 허무하다. 요즘 들어 더 자주 그런 생각이 든다. 혹자는 이 책을 접하면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마흔이 넘어도 하루하루가 힘들고, 일로 점철된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말이다. 품위와 우아함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품위와 우아함은 그렇게 편협하지 않다. 위에서도 정의 내렸지만, 품위와 우아함은 누구에게나 느껴질 수 있고, 그런 것들은 다른 것을 모두 배제하고 난 뒤 ‘사람’ 그 자체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본인 역시 너무나 바쁘고 힘든 순간에, 책을 읽기 시작했었다. 책을 읽는 그 시간만큼은, 뭔가 모르게 평화로웠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어느 휴가 때는, 바다가 보이는 카페를 찾아가 오후 내내 소설을 읽었고, 그런 나를 발견한 그날 나는 굉장히 나 스스로에게 놀랐었다. 타인의 삶을, 우리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한번 비꼬고 볼 필요가 뭐가 있는가. 우아함은, 그런 여유에서 시작되는 거라 생각한다. 여유를 장착하고 이 책을 읽어보자. 이 책을 쓴 저자도, 똑같은 사람일 뿐이다. 그렇기에 작가의 바람대로, 약간의 설렘이나 희망은 충분히 더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약간의 설렘이나 희망이 여러분들의 삶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끌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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