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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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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한 권의 책이 이렇게 큰 감동을 선사할 줄이야!
지금까지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논픽션인 ‘사랑이 만든 기적 (8년만에 돌아온 해리)’처럼 가슴을 크게 울리고, 그 감동이 오래 남는 책은 처음이다.
개가 집 나간지 8년만에 스스로 돌아온 건 전 세계에도 없는 일이다. 미국에 9년만에 돌아온 개가 있는데 그건 스스로 돌아온 게 아니고 동물보호소에서 개에게 장착된 마이크로칩을 보고 주인에게 연락해 찾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해리의 귀가가 더 큰 감격과 감동을 안겨준다.
해리는 태어난지 두달만인 2004년 3월 22일, 작가의 집에 왔다.
동화 작가이며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서지원 선생님은 해리를 자식 이상으로 아끼고 사랑했다. 점심시간에 급식소에 갈 때면 종이컵을 가지고 가서 선생님 몫으로 받은 고기를 하나도 먹지 않고 그대로 가져와서 간을 뺀 다음 해리에게 먹였고, 선생님 몫으로 받은 우유도 모두 해리에게 갖다 먹였다. 그리고 해리가 좋아하는 소고기와 닭고기를 수시로 먹여주고, 날마다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속삭여 주었다.
해리의 생일인 1월 25일엔 온 가족이 둘러앉아 케잌에 촛불을 켜고 생일을 축하해 주고, 선물로 여러 가지 장난감도 주었으며, 해리가 좋아하는 고기를 맘껏 먹여 주고, 선생님이 피아노로 쇼팽의 ‘강아지 왈츠’와 ‘터키 행진곡’ 등, 빠르고 경쾌한 곡들을 쳐서 작은 음악회도 열어주어 해리를 신나고 행복하게 해주었다. 반려동물에게 생일 파티 해주는 건 많이 보았지만 음악회까지 열어주는 건 처음 본다. 그리고 산책도 시켜주고 해리가 맘껏 뛰어 놀 수 있는 시골의 넓은 전원주택지도 알아보고 있었다.
해리에 대한 선생님의 지극한 사랑! 그건 단순한 동물 사랑이 아닌, 아주 특별한 사랑으로, 그 깊고 따뜻한 사랑이 훗날, 큰 일을 해낼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러나 해리는 엄마를 만난지 2년 6개월 후인 2006년 가을, 출근하려고 열어 놓은 차고문으로 나가서 누구에게 잡혀갔는지 돌아오지 않았다. 해리를 찾으려는 가족들의 온갖 노력에도 해리는 돌아오지 않았고,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며 매일 피를 말리던 선생님은 큰 병이 나서 몸을 가누기조차도 힘든 지경이 되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해리, 그렇게 해리는 흑백 속의 추억의 개가 되어가고 있었다.
선생님은 해리를 그린 시를 쓰기도 했다. 해리를 잃고 죽을 만큼 힘든 고통의 시간을 보낸 일, 그러나 해리와 함께 한 시간 동안 너무나 행복했고, 눈 감는 순간까지 해리를 잊지 못할 것이며, 다음 세상에선 엄마와 아들로 만나서 행복하게 살자는 간절한 마음이 담긴 시를……. 그 시를 읽는데 너무 가슴이 아파 목이 뻐근하고 눈물이 흘렀다.
그런데 예고도 없이 기적이 찾아왔다. 해리가 집을 나간지 8년 후인 2014년 12월 18일 어둠이 내리는 저녁, 집 뒤에서 개 짖는 소리가 계속 들려서 선생님이 대문을 나가보니 뼈만 앙상한 개 한 마리가 차고문 옆 담벼락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곧 쓰러질 듯, 겨우 벽에 기대 앉은 개가 너무 가여워 선생님은 통조림에 든 간식을 갖다 주며 먹으라 하니 선생님의 목소리를 들은 개는 간식보다는 선생님의 몸에 폭풍 뽀뽀를 하고는 정신없이 간식을 먹었다.
날씨가 너무 추워 선생님은 일단 개를 집으로 데려가서 재우고 다음 날 주인을 찾아주려고 같이 집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마당에서 전등 불빛으로 본 개! 세상에나! 그 개는 바로 8년 전에 집을 나간 해리였다. 해리는 선생님에게 마구 뛰어 오르고 선생님은 해리를 안고 울부짖고……. 아! 그 장면이 이 책의 클라이막스다. 선생님은 그 일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감격적이고 감동적인 일이라며 죽을 만큼 행복하다고 했다. 아마 해리도 오랜 시간을 걸어 와서 엄마를 만난 그 순간이 해리의 삶에서 가장 감격적인 순간이었을 것이다. 깊고 따뜻한 사랑이 만든 그 기적의 장면에 내 눈에서도 눈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렸다. 책을 읽고 그렇게 크게 울어본 적은 처음이었다.
선생님은 해리가 돌아온 것이 꿈이 아님을 확인하기 위해 수시로 현관으로 가서 해리를 안아주며 한숨도 자지 못한 채 날밤을 그대로 새웠다.
다음 날 출근한 선생님은 자기 반 아이들에게 돌아온 해리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하는 선생님의 얼굴에도, 듣는 아이들의 얼굴에도, 뜨거운 눈물이 쉴새없이 흘러내렸다. 그 장면에서도 내 얼굴엔 뜨거운 눈물이 계속 미끄럼을 타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잡혀갔다가 목숨을 걸고 탈출! 머나 먼 길을 걷고 또 걸어 해리를 집으로 돌아오게 한 그 힘은 과연 무엇일까? 그건 해리를 향한 엄마와 가족의 깊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따뜻하고 깊은 사랑이 위대한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이다.
선생님은 돌아온 해리 이야길 동화로 썼다.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아깝다고 주위에서 많은 권유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고 내가 느낀 엄청난 감격과 감동을 혼자만 안고 있기엔 너무 아까워서 여러 권의 책을 사서 친구들과 직장 동료들에게 선물했다. 책을 읽은 모든 분들이 하나 같이 사람과 동물의 아름다운 사랑에 크게 감동했고, 너무나 소중한 선물이라며 고마워했다.
이 책의 내용이 실화이기에 감동의 부피가 훨씬 더 큰 것 같다. 꾸민 이야기라면 별 감흥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너무나 간절히 보고 싶던 엄마를 만나 행복하게 웃는 책 표지의 해리 사진은 아름다운 기적이 만든 최고의 예술 작품이다. 개가 그렇게 해맑게 웃는 모습은 처음 본다. 얼마나 행복하면 엄마를 보고 저렇게 밝게 웃을 수 있을까? 책 표지를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고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사람들이 개나 고양이를 잔인하게 학대하는 이야기를 TV에서 볼 때마다 가슴이 무척 아팠는데, 작가의 바람처럼 해리가 만든 이 기적이 동물을 싫어하거나 학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크게 움직여, 이전의 삭막한 세상과는 달리, 동물과 사람이 함께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면 정말 좋겠다.
이 책은 지금까지 내가 지인들께 준 선물 중에서, 가장 값지고 아름다운 선물이었다.
‘사랑이 만든 기적’은 동화지만 어른들도 많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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