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족과 사랑<br/>001 타인의 슬픔은 나의 슬픔 / 내가 슬플 때 개는 최고의 치유자<br/>002 사랑하는 것은 곁에 있어야지 / 개는 가족과 집 안에서 사는 것이 좋다 <br/>003 질리지 않다 / 당신을 제일 좋아합니다<br/>004 사랑은 균형 / 맹도견을 다룰 수 있습니까?<br/>005 이별은 반드시 온다 / 나보다 나중에 태어나, 나보다 먼저 죽는다<br/>006 가족은 닮는다 / 새끼인가요?<br/>007 오직 믿음으로 / 나를 따라오다<br/>008 결점도 장점이 된다 / 겁쟁이 개는 부르면 온다<br/>009 비판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 우수한 치료전문가 <br/>010 때로는 흘러가는 대로 / 다섯 마리 강아지들, 잘 지내나요?<br/>011 사랑은 두려움을 모른다 / 너무 좋아<br/>012 모두가 가족 / 남이라고 생각되지 않다<br/>013 웃는 얼굴은 마음을 어루만진다 / 웃는 개<br/>014 모두, 닮아간다 / 고양이 같은 개와 개 같은 고양이<br/>015 소중한 존재 / 모두 모두 고마워<br/>016 천사는 곁에 있다 / 애완동물이 있는 풍경<br/>017 친구 / 마음에 드는 걸<br/><br/>2. 새 식구 푸하<br/>018 가족의 시작 / 강아지<br/>019 이름의 유래 / 푸하하하<br/>020 친구가 있어서 / 축하<br/>021 가식은 없다 / 가족<br/>022 새 생활 시작 / 개가 두 마리로 늘다<br/>023 웃으면 복이 온다 / 강아지… 지요……?<br/><br/>3. 주어진 생명의 결대로<br/>024 멈추는 즐거움 / 숲의 안내인<br/>025 천진난만함에 동화되다 / 왜 씹는 거야?<br/>026 눈은 마음의 거울 / 단지 눈을 보는 것만으로<br/>027 행복해? 그걸로? / 츄츄의 위험 신호<br/>028 몸에게 물어봐요 / 기분 좋은 장소를 찾아내는 데 천재<br/>029 언제나 알몸이고 싶다 / 평생 옷 한 벌인 동물들<br/>030 만족함을 알다 / 편안한 침대가 하나 있으면 행복<br/>031 몸을 움직이면 마음이 움튼다 / 개가 달리면 사람 몸에 좋다?<br/>032 아이로 돌아가다 / 눈 내리는 날은 개와 놀자<br/>033 인간도 자연의 일부 / 진흙은 정말로 더러울까?<br/>034 느긋하게 / 개도 사람을 본다<br/>035 매일 처음처럼 만나다 / 오늘 아침, 다시 너를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해<br/>036 잊다 / 친한 친구의 죽음<br/>037 세상에 너는 오직 하나 / 푸하의 특징<br/>038 오감을 사용하다 / 눈을 먹다<br/>039 바다는 끝이 없구나 / 처음 바다<br/>040 천진난만함 / 오늘도 야단맞았습니다<br/>041 웃음은 장수의 지름길 / 파라와 함께라면 모르는 사람과도 금세 친해진다<br/>042 걷자 / 등산<br/>043 모두 개성적 / 오줌 사인<br/>044 모두 늙어가다 / 코를 골다<br/>045 공유재산 / 파라와 푸하의 장난감<br/>046 좋은 걸 어떡해 / 구멍파기<br/><br/>4. 용기와 성숙<br/>047 부당한 요구는 무시하자 / 여대생에게 인기 있는 파라<br/>048 무리임을 알아도 이상은 높게 / 개 기르는 사람의 조건<br/>049 공포감은 스스로 만든 것 / 개는 호기심으로 지렁이를 본다<br/>050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전부 /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br/>051 고정관념을 버리다 / 개는 평생 가르칠 수 있다<br/>052 말로 마음을 전하다 / 벌에게 말을 걸어본다면<br/>053 수의사 선생님, 고맙습니다 / 밤의 방문객<br/>054 어떤 때라도 냉정히 / 푸하의 상처<br/>055 씩씩해지자 / 두려워하는 게 뭐야?<br/>056 시점을 바꿔보다 / 동물병원의 진찰대는 알고 있다<br/>057 봉사는 즐겁다 / 동물 자원봉사 활동<br/>058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쉽다 / 두 마리의 개와 산다는 것<br/>059 구분 / 너에게는 아직 일러<br/>060 미리 준비해두면 걱정 없다 / 크레이트<br/>061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자 / 개와 내가 세면기를 함께 쓰면<br/>062 가족은 사이좋게 / 파라의 침대에서 자는 고양이<br/><br/>5. 순종과 배려<br/>063 구분을 짓자 / 밥 먹을 때 나를 쳐다보지마<br/>064 개의 힘 / 휠체어를 탄 여자아이<br/>065 자기가 뿌린 씨는 자기가 거둔다 / 개는 똥을 처리할 수 없다<br/>066 인내심을 강하게 / 길 위의 수다방<br/>067 화낼 때는 다가가지 말자 / 내가 화났을 때 개는 모습을 감춘다<br/>068 칭찬은 아낌없이 / 목욕을 싫어했던 파라<br/>069 상대의 기분이 되어보다 / 만져도 돼?<br/>070 기다리다 / 푸하의 대합실<br/>071 그래도 좋은 걸 어떡해 / 고양이 음식은 파라의 것?<br/>072 편견을 가지지 말자 / 개는 놀랍게도…… 똥을 아주 좋아해<br/>073 생각을 바꾸자 / 산책을 빼먹어서 미안해 파라<br/>074 기회가 오면 재빠르게 행동을 / 개는 잠에서 쉽게 깬다?<br/>075 보이지 않는 세계를 믿다 / 왜 짖는 거지?<br/>076 돕다 / 개들만의 규칙<br/>077 몸을 낮추어 세상을 바라본다 / 무서운 것도 많은 푸하<br/>078 같이 놀아요 / 사교성이 좋은 건지?<br/>079 몸은 정직 / 뱃속의 소리<br/>080 상부상조 / 몸단장해주는 개<br/>081 타인의 기쁨은 나의 기쁨 / 내가 기쁠 개도 기쁘다<br/>082 신뢰 / 드라이브를 좋아하는 개<br/>083 아래를 보고 걷자 / 걷는 청소기<br/>084 태도로 나타내다 / 세 마리의 변신?<br/>085 아무리 그렇더라도 / 고기를 싫어하는 개는 없다<br/><br/>6. 훈련과 교감<br/>086 무엇이든 순서가 있다 / 나 먼저, 그리고 파라<br/>087 자신이 변하면 상대도 변한다 / 아무리 겉꾸며도 개는 안다<br/>088 이름을 부를 때는 애정을 담뿍 담아 / 개를 이름으로 혼내서는 안 된다<br/>089 용기를 가지고 / 밤의 도전<br/>090 함께 놀자 / ‘가져오기’ 놀이는 개도 인간도 즐겁다<br/>091 도전하다 / 파라는 점프를 아주 좋아해<br/>092 사랑에는 사랑이 돌아온다 / 개는 칭찬받기를 좋아해요<br/>093 아침바람 찬바람에~♬ / 오줌 싸<br/>094 절제를 배우다 / 개는 미식가<br/>095 진심이면 전해진다 / 승마 요법<br/>096 마음을 담아서 / 푸하 전용<br/>097 적당히 / 스트레스<br/>098 마음을 읽다 / 푸하 길들이기<br/>099 평소처럼 / 대혁명<br/>100 즐거운 일은 계속 된다 / 쇼!쇼!쇼!

과연 인간과 개는 어떤 관계인가?<br/><br/>카니스 파밀리아리스(Canis familiaris)<br/>1976년 이스라엘에서 1만2천 년 전으로 추정되는 여자의 유골이 발굴되었다. 이 여자의 품안에는 개의 것으로 보이는 뼈도 함께 발견되었다. 개의 학명은 ‘카니스 파밀리아리스(Canis familiaris)’로 ‘친근한 동물’, ‘가족’의 의미이다.<br/>『개에게 배우는 마음의 레슨(도서출판 꼭사요)』은 평범한 두 인물이 개를 기르는 과정을 그려낸 수필이다. 우리나라의 애견인구는 500만 명이다. 평범한 인물이 평범한 개를 키우는 얘기는 새로울 것도 없고 특별할 것도 없다. 어떤 책처럼 애완동물이 선천적인 장애를 겪고 있다든가 아니면 감정이 담긴 동물의 표정이나 포즈를 순간 포착한 것이 신선하고 보기 좋다.<br/><br/>그런데 이 책은 직접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지만 왜 개가 인간의 친구로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왔는지를 작은 에피소드에 담고 있다. 개는 이유를 묻지 않으며 조건 없는 믿음을 보이고 정직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개의 태도는 주인에 대한 맹목적적인 사랑으로 읽혀진다. 그리고 주인은 개를 보호하고 책임지며 자신감을 얻는다. ‘나를 믿어주는 이가 있다면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br/><br/>애완동물(pet)에서 동반자로서의 동물(companion animal)로 개는 특별한 동물이다. 원시조상인 늑대를 닮아 지능이 높고 사회성이 강하다. 조직 안에서 생활하는 데 익숙하고 가축화되는 과정에서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개를 기르게 되면 처음에는 보고 즐기는 애완동물(pet)이었다가 점차 생활 깊이 침투하여 식구로서 대접받는다. 늑대와 영혼을 나눈 형제라고 믿는 인디언처럼 개와 오래 함께한 사람은 특수한 의사소통 방식이 있음을 깨닫는다. 경제성과 이익의 창출을 삶의 수단으로 삼는 현대인에게 개의 단순하면서 영적인 사고방식은 낯설면서도 즐거운 경험이 된다.<br/> <br/>주인은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 잊혀졌던 무언가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시각과 청각에 고정되었던 방송매체용 감각은 촉각, 미각, 후각으로 확대되면서 모든 감각이 적절한 비율로 균형을 이루며 동시에 작용하는 경험을 한다. 자연과 인간을 개가 연결한다. 이러한 설명은 의학적으로도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어 개가 각종 질병으로부터 인간의 면역력을 높인다는 실험 결과로 나타났다. 개를 길들이고 훈련시키는 과정이 인간 본래의 인간성을 회복하는 길로 이어진다. ‘애완동물’이 공식적인 용어로 사용되지만 애완동물 문화가 발달한 사회에서는 ‘companion animal(동반자로서의 동물)’이라는 용어를 즐겨 쓴다.<br/><br/>‘개 아빠’, ‘개 엄마’ 들에게 바치는 책<br/><br/>아직 우리나라는 애완동물 문화가 성숙하지 못한 듯하다. 애완견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사이에 보건위생 문제로 시비가 끊이지 않으며 개와 사람이 함께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개가 출입할 수 있는 공공장소는 거리 외에는 거의 없으며 중형견 이상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 한편으로 애견 문화가 성숙하려는 조짐도 보인다. 애견 동호회나 인터넷 카페 중심으로 ‘개 아빠’, ‘개 엄마’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사이버 묘지에는 죽은 개를 추억하는 글들이 줄을 잇는다. 왜 사람들은 ‘개 엄마’, ‘개 아빠’를 자처하는가? 개의 순진무구함과 주인을 향한 맹목적인 사랑의 힘은 강하다. 새끼의 부화를 위해 애쓰는 가시고기와 연어의 마음이 개와 생활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개에게 배우는 마음의 레슨(도서출판 꼭사요)』은 개의 ‘가시고기 아빠’와 ‘ 연어 엄마’들에게 바치는 헌사이다.

잡종견 파라와 함께 이래저래 7년이 지났습니다. 파라의 엄마는 하얗고 긴 털을 가진 테리어 잡종으로, 한 살을 갓 넘겼을 때 임신했습니다. 젊은 엄마였습니다. 한편, 아빠는 옆집의 킁킁이라는 평범한 개로 당시 12살. 늙은 개였습니다. 둘은 담장을 오가며 자연스럽게 서로를 사랑한 듯합니다만, 주위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습니다.

“그게 말이에요, 킁킁이는 할아버지인걸요. 나이가 워낙 많아 그러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부주의한 임신, 바라지 않은 임신이라고 말들이 많았습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태어난 세 마리 중, 암컷이라는 이유로 데려가는 사람이 없어 보건소행을 각오하고 있던 강아지가 바로 파라였습니다. 그런데 파라를 맡기로 한 가정은 그림 그리는 올드 미스와 글 쓰는 올드 미스인 두 친구가 허름한 셋집을 빌려 사는, 아무래도 평범한 가정이라고는 할 수 없는 집입니다.

아침에는 10시가 넘도록 일어나지 않고, 밤에는 올빼미처럼 잠이 없어 밤과 낮이 완전히 뒤바뀐 생활이었지요. 아마도 술주정뱅이가 어떻게 사는지 파라는 어릴 때부터 뼈저리게 느꼈으리라 여겨집니다. 저녁밥을 새벽 2시에 주는가 하면, 산책 시간이 아침 5시도 됐다가 낮이 됐다가 저녁이 됐다가, 아예 건너뛰기도 했습니다. 한 명이 소파에 앉아서 “좋아.”라고 하면 다른 한 명은 “안 돼.”라고 거부합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한 명은 “친구니까 사이좋게, 알았지?”라고 파라에게 새끼고양이 돌보는 일을 시키고 희희낙락이었습니다.

그뿐인가요?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취재가 순조롭게 되지 않는다며 파라 눈앞에서 갑자기 말싸움을 하거나 침울해져 한 마디도 않거나 그러다가도 맛좋은 술이 들어왔다, 잊고 있었던 원고료가 들어왔다며 미친 듯이 춤을 추며 좋아했습니다. 파라는 감정 기복이 심한 주인들에게 매일매일 시달렸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파라는 홀로 생존할 수 있는 능력도 없이 세상에 버려진 운명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언가에 늘 바르르 떨고, 아주 작은 일에도 오줌을 지리고, 모르는 사람을 보면 발밑에 숨었습니다. 변덕쟁이여서 사람 사귀는 데 서툰 그림 그리는 주인과, 게으름뱅이여서 사람 사귀는 게 귀찮은 글 쓰는 주인은, 자신들의 결점은 짐짓 모르는 척 하면서도 파라가 변덕을 부리거나 게으름을 피우면 매우 기분 나빠 하며 꽥꽥 소리를 지르거나 손바닥으로 찰싹 때리기 일쑤였습니다.

제멋대로인 두 사람에게도 개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글 쓰는 주인이 동물을 좋아한다고 선전하고 다녀, 수의사 선생님과 함께 잡지 연재와 책을 출간하자는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잊혀지지도 않습니다. 파라가 두 살 때였습니다. 수의사 선생님이 하는 얘기에 두 주인 모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겁쟁이, 마구 짖는다, 아무 데서나 오줌 싼다, 산책할 때 개줄을 질질 끌어 곤란하게 한다, 화내기 전부터 비굴한 태도를 취한다, 고양이 밥을 먹어버린다…… 열거하면 끝이 없는 파라의 결점 거의 전부가, 바로 자신들 탓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의 체험기를 묶었습니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는 파라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하며 알게 된 개의 특성, 파라의 좋은 점입니다. 정말! 개와 함께 살아가면서 우리의 생활도 많이 변했답니다.두 사람은 그저 파라에게 머리 숙일 뿐입니다.
--- 책머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