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3부</b><br/>14장. 흐르는 시간 속에<br/>15장. 이사의 손<br/>16장. 파국<br/>17장. 죽음과 오욕<br/>18장. 저주와 같은 생존<br/>19장. 여정<br/>20장. 시발리<br/>21장. 부활<br/><br/><b>4부</b><br/>22장. 알라에게 버림받다<br/>23장. 응보<br/>24장. 탈출<br/>25장. 여명

■ 제국 흥망의 영욕 속에 타오르는 순백의 사랑
그리고 피비린내 가득한 모반을 담은 대 서사적 로망

『뭄 타즈마할』은 권력 투쟁에서 패배한 후 황궁을 떠나 평민으로 위장한 삶을 살아가던 공주 자하나라가 붉은 요새에서의 성장, 황제 자한과 황후 뭄타즈 마할의 헌신적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의 기념비인 영묘 타지마할 건설과 그 즈음에 발생된 권력 투쟁을 둘러싼 여러 사건들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시작한다. 그녀는 회교도 황제를 보좌한다는 책임감을 키우고, 여자로서 황궁 생활에서의 장애를 극복하는 법을 배워 가면서도 사치스럽고 놀이로 가득 차 있는 천진난만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하지만 그녀는 어머니에 못잖은 아름다운 젊은 여성으로 성장하면서 무굴 제국의 처참한 비극을 가져올 가족들의 갈등을 지켜보게 될 운명을 타고났다.

부유한 상인으로 오로지 궁정에서의 권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공주를 아내로 맞이하려는 콘다미르와의 결혼으로 인해 자하나라는 궁정에서의 일상적인 활동에서 배제되지만, 이미 궁정에서는 자한 황제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권력 투쟁이 시작된 상태이다. 황제의 제위 승계권에서 거리가 먼 아우랑제브는 가족들에 대한 증오심을 더욱 키우면서 북쪽의 페르시아와 남쪽의 데칸에 대한 전투에서 군대를 지휘하느라고 여념이 없다. 반면 강력한 제위 승계권자인 왕자 다라는 궁정에 머물며 이교도 사이의 통합을 유도할 방안을 모색하고자 철학과 종교에 몰두한다. 자하나라는 제위 승계와 유지에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정치술과 군사력 장악에는 무관심한 다라를 염려하면서 아우랑제브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그 무렵 자한 황제의 아내이자 자하나라의 어머니가 전쟁터에 동행하였다가 출산 중에 사망한다. 어머니로부터 일찍이 정치술과 권력층 사람들의 면면에 대해 학습 받았던 젊은 자하나라는 그동안 어머니가 맡았던 역할을 물려받게 된다. 이때부터 제위의 후계자이지만 문약한 오빠 다라를 대신해 황제를 보좌하는 것은 자하나라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황후를 잃은 자한 황제는 국정보다는 아내를 기념하기 위한 영묘건설에 집중한다. 타지마할로 알려지는 그 영묘를 짓기 위해 유능한 건축가 이사를 고용하고, 자하나라로 하여금 그 지휘를 보조하도록 한다. 자하나라는 한때나마 교활한 남편 콘다미르의 수중에서 벗어나고, 결코 결혼하지 못할 사람인 건축가 이사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녀는 그 일을 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궁정의 정치에도 다시 관여한다. 그리고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기지를 동원하여 노기등등한 아우랑제브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고, 비록 실패로 끝나지만, 사악한 동생 아우랑제브의 쿠데타에 대항하여 제위를 지키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 또한 그녀이다.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기까지 이처럼 번민과 비정, 지순한 사랑과 인간애에 대한 신의를 다시 새겨보게 하는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b>깊고 뜨거운 순백의 사랑</b><br/><br/><b>■『뭄 타즈마할』: 서정적·서사적 로망 노블</b><br/>존 쇼어스의 처녀작인 『뭄 타즈마할 Beneath a Marble Sky』은 타지마할을 세운 17세기 인도 무굴 제국 황제 샤 자한(재위 1628～1658)과 황후 뭄타즈 마할 사이에서 태어난 공주 자하나라의 회고로 풀어 낸 서사적 로망 노블이다. 작가는 타지마할의 건축적·예술적인 불가사의에서 얻은 영감을, 시공을 초월하여 타지마할 건축에 관여했던 사람들의 열정적인 삶에 투사하여 그들의 지순한 사랑 그리고 치욕적 모반을 씨알 삼아 논픽션과 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감각적 언어와 드라마로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 그렇다고 굳이 역사와 리얼리즘에 비추어 이 소설을 판단하지 않기를 바란다. <br/><br/><b>■ 사랑: 영원불변한 해탈의 기쁨</b><br/>『뭄 타즈마할 Beneath a Marble Sky』은 영묘 타지마할이 건설되는 그 시기에 맞춰, 절정에 달한 황실 내부 사람들의 가슴 시리도록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인간애, 탐욕이 빚은 배신과 모반, 격정의 소용돌이에서 비정할 정도로 비장한 결의를 다져야 하는 주인공의 갈등을 담아 빠른 흐름으로 극적 전개를 펼치고 있다. 이 매혹적 산문에 담긴 로망과 음모, 잔인성과 사랑을 읽노라면 마치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의 주인공들이 겪는 심리적 혼란이 연상되고 그리고 우리 시대에도 타당성이 있는 극한적인 정열에 매혹될 것이다. <br/><br/>그러나 지상에서 누릴 수 있는 아름다움의 극치라는 영묘 타지마할, 그것에 깃들어 있는 아내이자 황후,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사랑, 건축가와 주인공의 금지된 열정이 결코 달콤 쌉쌀하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뭄 타즈마할』에서의 사랑은 회의와 자괴감, 비탄, 원초적 본능이 할퀴고 간 상처의 윤회를 끊임없이 극복해 나가는, 하여 마침내 해탈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을까. 그것은 구도자들이 인고의 세월을 건너 비로소 누리게 되는 해탈의 기쁨과 같을 것이다.<br/><br/><b>■ 폭력: 사랑의 부재로 잉태된 두려움</b><br/>한편 『뭄 타즈마할』은 순수와의 일체를 이룬 타지마할의 순백의 사랑과 대조하여 교조주의적인 회교도 종교관, 권력욕에 눈먼 왕자 아우랑제브와 그 주변인들의 패륜적 모반과 만행, 원초적인 폭력성을 들추어 빠른 흐름으로 극적 전개를 이루어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소설을 읽어 내려가며 독자는 때로는 제국을 이루고 번성시키기도 하는, 하지만 절제할 수 없어 결국 자기 패망으로 이르게 하는 인간의 폭력성이 결국 사랑의 결핍으로 잉태된 두려움의 이면은 아닐까라는 회의도 느낄 것이다.<br/><br/><b>■ 타지마할: 시효 없는 사랑</b><br/><br/>『뭄 타즈마할』의 큰 흐름인 순백의 사랑과 잔인한 모반 그리고 비정한 배신마저 감싼 지순한 사랑이라고 하는 주제에서 자칫 통속적인 드라마를 연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가는 감각적 언어와 열정으로 시대를 거슬러 올라 17세기 힌두스탄 제국의 낯선 삶의 양식, 이국적인 거리의 광경, 코끝을 스치는 듯한 생경한 향신료들의 냄새로 가득 찬 시장 등 동시대 일반인의 호흡까지 생생하게 되살려 놓음으로써 독자들에게 그러한 드라마틱한 진부함을 허용하는 대신 오히려 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br/> <br/>『뭄 타즈마할』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즈음이면 독자들은 영묘 타지마할의 순백 대리석에 새겨진 샤 자한의 아내를 향한 지순한 사랑과 공주 자하나라의 애절한 사랑(어쩌면 능동적이고 강인하고 열정적인 여인)에 감응되어, 생물학적 시간을 초월하여 각자의 가슴속 깊은 곳에 침전되어 있는 영원한 사랑에 대한 동경의 부드러운 울림을 느끼고, 시효 없는 사랑이 이루어 낸 영묘의 건축적 우수성과 미학적 아름다움과 낯선 인도의 역사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될 것이다.

우리 시대에도 타당성이 있는 극한적인 정열에 관한 소설
덴버 로키마운틴 뉴스

쇼어스는 생생하고 놀라운 세상을 만들어 낸다. 아주 중요한 것은 그가 보편적인 감정을 구체적으로 친근하게 전달한다는 점이다. 자한 황제의 커다란 슬픔은 몇 세기 전에 살았던 사람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뭄타즈 마할이 태어나기 오래전부터 느껴졌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느껴지는 감정이다. 그 감정을 찾아내 생동감 있게 되살리는 쇼어스의 능력에 의해 이 소설은 타지마할의 벽면을 장식한 어느 보석보다도 더 반짝인다.
포어워드 매거진

인간의 투쟁, 실패, 결연, 배신 등의 이야기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매혹적인 소설
미드웨스트 북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