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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3년 01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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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84.72MB 파일/용량 안내 |
ISBN13 | 9791160409799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20일 ~ 2024년 09월 20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40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소설을 읽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책을 읽는 목적은 무언가 하나를 배우기 위함이라 생각했고,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책들을 읽었다. 그런데, 지식만이 아니라 살아가는데는 마음을 다스리는 법도 필요함을, 그런 도구로서 문학의 역할이 존재함을 알게 된 이후에는 소설을, 에세이를, 시를 읽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읽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문학의 힘에 대해서 새로이 배우게 된 점들이 많았다.
<문학이 필요한 시간>이란 제목에서 눈치 챘어야 했는데, 단지 책에 대한 책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정여울 작가의 전작들을 읽으면서 문학이, 읽기와 쓰기가 작가의 삶의 원동력임을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작가의 삶을 지탱했던 많은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나 스스로도 작품을 읽는 방법, 문학의 효용가치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단순한 감상으로만 끝낼 것이 아니라, 무언가 다르게 보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어쩌면 단순한 그 진리를 이제야 제대로 깨우친 느낌이랄까? 읽지 않았던 책들에 대한 얘기도 물론 흥미로웠지만 읽었던 책들에 대한 글들이 더 좋았는데, 이유는 내가 놓친 것들에 대해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철학자는 세계를 이리저리 해석해 왔을 뿐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다. (마르크스의 문장)
이 문장을 읽고 마비된 감수성을 깨우는 향기로운 문장의 힘을 느꼈다는 작가는 삶에 대한 설렘을 회복하는 것, 세상에 대한 놀라움을 되찾는 것, 이 모든 것을 느끼는 감수성의 심장을 되찾는 것. 그것이 문학을 통해 우리가 쟁취할 수 있는 생의 기쁨이라고 했다. 요즘 무기력에 빼져있기도 하고, 삶에 회의적인 느낌이 들고 있어서였을까? '생의 기쁨'이란 이 말이 강하게 다가왔다. 마르크스의 문장에서는 작가만큼의 감동을 받지는 못했지만, 생의 기쁨을 문학을 통해 쟁취할 수 있는 경험을 해보고픈 욕심이 생겼다.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오이디푸스왕>, <피그말리온>,<오디세이아>에 대한 글에서는 각각의 신화에 대한 감상과 함께 신화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았다.
문학작품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모든 이야기 속 인물들이 허구임을 알면서도 '지금 살아있는 우리의 이야기'로 승화시켜 살아낼 줄 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단지 신화를 읽는 것이 아니라 신화를 살아내야한다. 신화를 살아낸다는 것, 그것은 신화 속 올림포스 신들처럼 멋지고 영웅적으로 살아내는 것만은 아니다. 신화를 살아낸다는 것, 그것은 신화 속 인물들이 받았던 고통의 의미를 되새기며, 나에게 그런 고통이 다가왔을 때 그 고통을 이겨낼 힘을 기르는 일이다. -p39
신화를 읽으면서 그냥 이야기에 불과하다며 가볍게 읽고 넘긴 경우가 많았고, 저렇게 생각해본 적은 그다지 없었다. 저 신화가 왜 나왔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의미를 되새기고 나에게 대입해보는 신화 읽기를 한다면, 그 시간이 훨씬 의미있을 것같다.
<보바리 부인>을 읽었는데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보바리 부인에 대한 분노만이 남아있었다. 자신의 삶에 만족할 줄 모르고, 허영심으로 가득 차있고, 남편이 아닌 다른이에게서 사랑을 찾으려고 하는지. 하지만, 그 소설을 다르게도 볼 수 있음을 알게되었다. <댈러웨이 부인>은 읽지 않았는데 주인공 클라리사는 특별하지 않은 자신의 삶이 지루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저자는 클라리사가 가진 매력에 대해서 말했다. <댈러웨이 부인>을 읽게 된다면 그녀의 매력을 찾아볼 생각이다. 왠지 이 말이 굉장히 위로가 되고있다.
지금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소유하기 위해 이미 아름다운 오늘을 망치지 말자. 지금과 다른 그 무엇이 되지 않아도 당신은 찬란하게 빛난다. 당신 안의 가장 찬란한 빛을 찾아주는 문학의 속삭임이, 당신의 오늘을 밝혀줄 것이니.-p164
저자는 문학은 용기와 희망을 매일매일 이끌어내고,타인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는 연대와 공감이 있는 자리에서도 문학이 있다고 했다. 문학의 존재 이유, 문학이 가지는 힘이 무궁무진하다고 해도, 나 스스로가 느끼지 못하면 무용지물 아닐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지금까지 너무 가볍게 읽어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이 필요한 시간>을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앞으로 문학을 읽어내는 나에게 좋은 변화가 일어날듯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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