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_ 세상을 바라보는 눈<br/>사람답게 산다는 것/샐러리맨, 자신과 타인의 능력 파악하기/강태공의 인물감정법/인생은 생각에 달려 있다/작은 노력이 모이면 훌륭한 인생을 낳는다/상대방 입장이 되어 생각하라/하늘이 주신 ‘시간’의 절대가치/덕은 외롭지 않으며 반드시 이웃이 있다/마음을 행복 채널로/‘변화와 자극’으로 삶을 풍요롭게/나의 투쟁-컴퓨터와의 악전고투/나의 투쟁2-칠전팔기로 워드와 친해지다/지식과 무한의 지혜, 평생 배워라/코끼리 들어올리는 법<br/><br/>2장_ 꽃과 나무에 대한 사랑<br/>형형색색 꽃물드는 사계절 풍경/정열의 꽃 ‘하이비스커스’/생활 속 음력명절을 생각하다/벚꽃, 복숭아꽃은 한반도에서?/벚꽃전선 이상무/매화나무와 꾀꼬리/‘세쓰분’ 행사의 액막이 콩 뿌리기/바람에 흩날리는 ‘고리버들’/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는 목근(무궁화)/100일 꽃피는 ‘백일홍나무’<br/><br/>3장_ 기억 저편의 추억<br/>일본 패전 당시를 기억하다/집으로 돌아온 황구/하느님은 어디에 계신가?!-상호 부자 3대에 바치는 진혼가/행복했던 어느 기억의 포착/‘명당’에 대한 사색-아버지의 약속/인생은 편도 티켓을 쥔 여행<br/><br/>4장_ 동서고금 진풍경<br/>동양의 베네치아 쑤저우/한국에서는 미용성형이 인기중/진짜 범인은 누구인가?/남녀동등권이 남녀의 틀을 바꾼다/팀워크/진정한 스포츠맨십/중국 개혁이 불륜 확산으로 이어지다?/속옷 이야기 두 가지/홀인원에 얽힌 이야기/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도둑맞다/인생은 팔색조/칼로리 소비문화를 추구하며/이상적인 죽음<br/><br/>5장_ 80년 동안 바라본 일본과 한국에 대한 나의 시각<br/>한국의 <애국가>와 일본의 <기미가요>/일본사람들의 애완동물 기르기/일본사회, 배우자 호칭이 달라진다/여성 상위는 모계사회로의 회귀인가/‘안씨가훈’을 떠올리며/한국에 설립된 난자, 대리모 뱅크사업/야스쿠니 신사와 전쟁 주모자/살신성인,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가루비’는 한국어입니까?/호국정신의 산실, 현충사를 방문하다/국제결혼과 꿩/중국 선양, 탈북자들의 영상/퇴색하는 경로정신 속 고령자 복지정책/일본인 납치를 통해 김정일을 다시 본다/장인, 연예인 경시는 과거의 유물/기념행사 공동개최를 통해 민단과 조총련의 문제 생각하다/인천국제공항에 대한 나의 평가<br/><br/>6장_ 대통령에게 고한다<br/>후안무치한 국가 지도자들/역대 대통령 여론조사를 보고/세계인구와 식량문제/대량생산과 공해/비무장지대를 생물보호지역으로/한국의 노무현 정권에 떠도는 비운<br/><br/>7장_ 재일동포들을 위한 제언<br/>내 고향은 대한민국/21세기를 짊어질 재일동포 청년들에게1 / 21세기를 짊어질 재일동포 청년들에게2<br/><br/>부록_ 저 세상까지 가져갈 작은 기쁨<br/>손녀의 결혼식/연하장에 담긴 진솔한 의미/최고의 선물이 된 오하라노사토<br/>

●마음속에 간직한 인생교훈 - “역사와 인간적 삶의 체험에서 교훈을 얻어라”
정환기는 사람의 우현(寓賢)을 간파할 때 강태공의 ‘인물감정법’을 새겨본다. 강태공이 쓴 병법서인 《육도(六韜)》라는 책에 인물감정법이 들어 있다. 강태공은 이 인물감정법 8가지를 가지고 상대를 시험해보면 현자인자 우자인지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인물감정법 중 두 가지만 살펴보면, ‘어려운 업무를 주어 그 사람의 용기를 관찰한다’, ‘비밀을 털어놔 보고 그 사람의 인덕을 관찰한다’이다. 정환기는 그룹을 이끌어가는 회장이라는 자리에서 여러 사람의 인물됨을 평가할 때 이 말을 떠올렸을 것이다. 사람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사물을 분별하는 그의 통찰력은 이런 지혜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1955년 오사카의 도카이은행에 한 강도가 침입해 5백만엔의 돈을 탈취하고 경찰관을 사살한 사건이 있었다. 범인은 한 한국인으로 밝혀졌는데 이 당시 익명으로 1백만엔의 돈을 피해자 가족 위로금으로 경찰서에 전하고 사라진 이가 있었다. 한국인에 대한 감정이 최악이던 때 동족으로서 책임을 느껴 행동을 취한 이가 바로 청년 정환기였다.
그는 부모로부터 배운 말씀을 평생 실천하며 살아왔다. 정환기의 부친은 생전에 아들에게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사회를 위해 봉사하라”, “뿌리를 잊지 마라”고 가르쳤다. 부친은 혹독한 가난 속에서도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온 분이었다. 아름다운 고향 산천을 떠나 일본에 건너와 살고 있었지만 언젠가는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가리라는 강한 믿음을 지닌 분이었다. 이런 아버지의 가르침이 그를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시켰던 것이다.
그는 또 한 가지, 《논어》에 나오는 ‘덕은 외롭지 않으며 반드시 이웃이 있다’는 말을 깊이 간직하고 있다. 정 회장은 상대의 입장이 되어 매사를 생각하라고 당부한다. 타향에서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친구들과 지인들 덕분이라고 믿기에, 인간관계에 있어서 ‘신뢰’를 대단히 중시한다.
그는 3남 2녀를 두었고, 그 자녀들에게서 17명의 손자 손녀들을 얻었다. 이 손자 소녀들이 할아버지인 정환기 회장에게 보낸 편지(할아버지의 생일을 축하하며)들이 ‘부록’ 편에 실려 있는데, 할아버지의 사회적 영향력과 신용, 인망(人望)에 대한 존경의 말들로 채워져 있다. 그는 손자 손녀들의 큰 버팀목이요, 정신적인 지주다. 손자 손녀들에 둘러싸인 장면에서 진정한 성공을 이룬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여유로움과 행복이 묻어난다. 어릴 적부터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라.”라는 부친의 말씀을 들으며 자란 정환기 회장은 그 또한 손자 손녀들에게 한국인의 뿌리와 예의범절을 가르쳤으리라.
저자는 이 칼럼집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나도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내 아버지처럼 가르침을 주고, 깨달음을 주는 인물이었던가 생각하다 보면, 어디선가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인생은 투쟁의 연속 - “험한 산 정상에 도달하고 나면 저 멀리 더 높은 산이 다가온다”
그의 삶을 보면 한 가지로 규정하기 힘들 정도로 다채롭다. 그 다이내믹한 경력들로 그가 살아온 발자취를 가늠해볼 수 있다. 금강신용조합 이사장, 아이치상은 이사장, 아이치현 한국인상공회 고문, 민단 아이치현 본부단장, 재일본대한체육회 고문, 평화통일정책자문위원, 88서울올림픽대회 재일한국인후원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민족교육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아 고국의 경상대와 진주교대에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그 공로로 1993년 경상대에서 명예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이력이 보여주듯 조직의 일원으로 40년 넘게 ‘장’을 역임해오며, 개인적인 경제적 성공을 넘어 재일동포의 권익과 비전을 위해 한평생 싸워왔다. 그는 끊임없이 목표를 정하고 ‘변화와 자극’을 추구하라고 말한다. ‘쓰러질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와 기개를 가지고 전력투구하라고 강조한다.
칼럼 내용 중에, 늦은 나이에 투쟁적으로 컴퓨터를 배우는 모습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담아낸 부분이 있다. 그는 젊은이들 못지않게 호기심이 왕성하다. 컴퓨터가 비즈니스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임을 자각하고 배우기 시작하는 모습에서 그의 열정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워드에 익숙지 않아 며칠에 걸쳐 쓴 원고를 몽땅 날리기도 하지만 공포심을 이기고 컴퓨터 정복에 나선다. 그래서 이제는 직접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 원고를 작성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진보 전진하길 바란다. 그리고 가장 좋은 방법으로, 몇 가지 꿈을 단기ㆍ중기ㆍ장기로 세워 도전해볼 것을 권한다. 인생의 길은 멀고도 험하지만 반드시 목표점인 ‘로마’에 도달함을 확신하기에.

●세월은 시위를 떠난 화살 - “시간을 소중히 하라, 인생을 소중히 하라”
정환기는 말한다. “하늘이 주신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각자의 인생철학과 생활태도에 달려 있다.” 그는 하늘이 주신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이룬 성공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어느새 헛되이 나이만 먹었다고 고백한다. 그의 말에는 비정한 세월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 있다. 그는 어려운 시대를 투쟁적으로 살아왔지만 글에는 내면의 감수성이 빛나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대실업가다운 강한 면모와 섬세한 시인의 기질이 스며 있다.
그는 자신의 정원에 계절에 맞춰 여러 가지 화초 씨앗을 뿌린다. 그리곤 벚꽃, 복숭아꽃, 하이비스커스, 매화나무, 고리버들, 백일홍나무 등으로 표정을 바꾸어가는 정원을 바라보며 추억에 잠긴다. 생사(生死)를 반복하며 끊임없이 변해가는 만물에 인간사를 겹쳐본다. 이 꽃들이 사계절을 수놓은 것처럼 그도 인생의 사계절을 무수히 지나왔다. 기업가로 민족교육자로 문장가로 그가 이룬 것들이 그의 삶을 대신 말해준다. 그는 인생에 있어 아직 미지의 세계가 너무 많다고 한다. 그의 말에서 식지 않는 청년의 열정이 느껴진다.
80대인 그가 느끼는 시간은 맹렬한 속도로 흘러간다. 그러기에 젊은이들에게 인생을 소중히 하라고 외친다. 생명은 모두 유한하므로. 세월은 기다려주지 않으므로.

전쟁, 가난을 겪으며 인생 밑바닥에서 전 생애를 헤쳐온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인간의 일생이라는 것은 마음속에 숨은 꿈을 인내와 용기와 지성을 가지고 실현시키는 데에 최선의 모습이 있다.’는 가치관을 지닌 사람이다. 일본 땅에서 조국을 그리워하며 치열함과 근면, 무서운 절제로 기업을 일궈내고 민족학교를 세운 재일교포 1세 실업가, 정환기. 한민족으로서의 긍지와 강인한 조국애를 가진 재일한국인 정환기는 현재, 일본에서 혹독한 민족차별을 딛고 선 기업인으로 존경과 명성을 얻고 있다. <br/><br/>그렇다면 그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이 칼럼집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투쟁정신,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위트, 인격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이 칼럼집은 그가 일본의 신문이나 잡지에 꾸준히 써온 글을 모아 번역한 책이다. 그의 역동적인 삶처럼 사색적이고 생명력 넘치는 글들로 가득하다. 한국에 그의 산문집이 몇 편 소개되어 있지만 그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전작(前作)에 못지않게 깊고 날카롭고 삶에 애정이 넘친다. 80년 동안 살아온 일본에 대한 냉철한 시각, 재일동포들을 위한 당부의 글들은 민족차별과 편견을 뛰어넘은 저자의 삶의 철학과 지혜에서 비롯되었다.<br/><br/>지금은 재일교포 기업가로 인정받고 있는 그이지만 성장과정은 눈물과 땀으로 점철된 한편의 드라마다. <br/>그는 1927년 3살 때 아버지를 따라 일본으로 건너간다. 일본 식민지하에서 토지를 빼앗긴 그의 부모는 현해탄을 건너 낯선 타국에서 편견과 굴욕을 참고 견디며 중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아이치현 나고야가 그들의 삶의 터전. 조센징이라 업신여김을 받으며 참혹한 환경 속에서 모진 시간을 견뎌나간다. 학교에 입학한 정환기는 이름 때문에 일본인 동급생들한테 놀림을 당한다. 학교에서는 천황에 대한 숭배로 천황 사진을 향해 경례를 해야 했으며, 선생들이 ‘천황폐하’라는 말을 할 때마다 차렷 자세를 취해야 했다. <br/>양친의 헌신으로 정환기는 올곧고 효심 강한 청년으로 성장해 당시로서는 드물게 상업학교를 졸업하고 통신사에 입사한다. 운 좋게도 20명 중 그와 일본인 한 사람만 채용된 것이다. 그는 성공해 백만장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꾼다. 하지만 한 달 65엔의 급여로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었다. 1943년 20세 때 건어물 도매상을 시작한다. 그러나 일본의 패전 직전, 미군공습으로 그는 전 재산을 잃고 만다. <br/><br/>그러나 그는 경제적인 성공만을 추구하지 않았다. 징병, 징용되어 일본에 뿌리를 내리게 된 재일동포들의 불이익과 굴욕, 법적 차별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해방 후 그는 재일동포 권익옹호 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 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이후 재일동포들과 힘을 합해 민족금융조합인 ‘금강(金剛)신용조합’을 설립한다. 또한, 민족의식이 점차 희박해져가는 교포 2, 3세들을 위해 교포 1세대들과 함께 민족학교인 ‘한국학원’을 설립한다. 또 민족교육 50시간 이수 의무제를 창안 실행하여 민족정신을 고취시킨다. <br/><br/>이러한 활동의 밑바탕에는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겼던, 강한 동족애를 지녔던 아버지의 가르침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정환기는 장사꾼으로 출발해 제조업, 가구, 음식, 운수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호박(琥珀)그룹을 세운 장본인답게 이렇게 단언한다. “작은 노력이 모이면 훌륭한 인생을 낳는다.” <br/>이 책 《세월 속에 성공을 담은 이야기》에는 일본사회의 단면, 조국을 향한 그리움, 남북문제, 한국의 정치ㆍ경제ㆍ문화ㆍ사회 전반에 대한 해박한 견해, 세계 식량문제, 공해문제 등이 다각도로 펼쳐져 있다. 또한 벚꽃, 하이비스커스, 매화나무, 백일홍나무 등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따라 변화하는 꽃과 나무에 대한 감성이 세월을 관조하듯 쓸쓸하고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br/>민족주의자로서 80인생을 투철하고 치열하게 살아낸 한 거목의 빛나는 정신을 만나보자. 방향 잃은 이 시대에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가르침을 따라가보자.<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