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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7년 12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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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
파일/용량 | EPUB(DRM) | 48.32MB 파일/용량 안내 |
ISBN13 | 9788933870761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62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이 소설의 주인공 맥의 딸은 살해당한다. 딸을 죽인 사람은 어린 아이들만 노리는 연쇄 살인범이다. 맥은 딸을 잃은 슬픔, 딸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 딸을 죽인 살인범을 향한 분노와 증오에 잠겨서 죽지 못해 살아간다. 그런데 어느 날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우표도 없는 쪽지가 도착한다. 딸의 마지막 흔적이었던 피 묻은 빨간 원피스가 발견된 오두막으로 오라는 내용의 쪽지이다. 여기까지의 <오두막>을 읽으면, 마치 서스펜스 장르 소설일 것 같다. 이후에는 쪽지의 내용을 쫓아 오두막을 찾아간 맥이 살인범의 흔적을 발견하고, 살인범과 추격전을 벌이며 딸에 대한 복수를 해야지만, 그의 죄책감과 분노가 다 해소될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오두막>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가 된다. 딸이 살해되었던 오두막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살인범이 아닌, 웬 흑인 여자, 중동계 남자와 아시아계 여자, 세 명. 그들은 자신이 하나님이라고 말한다. 사실 맥은, 그 쪽지에 아내가 하나님을 부르는 호칭인 “파파”가 보낸 이로 적혀있는 것을 보고 반쯤은 오두막에 하나님이 있기를 바라며 오기도 했었다. 그는 자신이 하나님을 만난다면, 딸에게 그런 일이 벌어지도록 내버려둔 것에 대해서 마구 묻고 따질 결의도 가득했었다. 그러나 자신이 상상했던 하나님과 너무 다른 “파파”와 예수님, 그리고 “사라유”(성령을 나타내고 있다)의 모습에 당황한 맥은 다른 질문들만 늘어놓고, 자신의 감정을 폭발 시킬 것 같은, 그리고 사실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말들은 최대한 숨기려고 한다. 그래서 소설은 또 생뚱맞게, 맥이 하나님과 커피를 마시고, 예수님과 산책을 하거나 사라유와 정원을 가꾸는 에피소드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런 와중에 맥은 끊임없이 그들과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다. 살인범에게 딸을 잃어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삼은 것 치고, 지나치게 평온한 내용 아닌가 싶을지도 모른다. 물론 후반으로 가면서 더 극적인 이야기들이 등장하지만, 이 클라이막스까지 오르는 전개들도 시냇물 흐르듯 부드럽다.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는커녕 자기 자신에게 그 감정을 제대로 인정하기조차 힘들어하는 이 주인공 남성이 책의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드디어 감정을 표출하기 시작했을 때조차도 분노의 외침은 딱 한 번뿐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이 소설의 의외의 흐름은 나를 자연스럽게 빨아들였고, 또한 맥의 분노를 가장 효과적이고 극적으로 해소 시켜주었다. 오히려 맥이 살인범을 찾아내어 그에게 시원하게(?) 복수를 했다면 느끼지 못했을 평안과 따뜻함을 이끌어내었다. 윌리엄 폴 영은 폭력적으로 분노를 표출하면서 잠깐 느꼈을 희열을 포기했다. 대신, 평생을 이어질,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뻗어나갈 마음의 진정한 평화를 택했다. <오두막> 속의 세계에서는 일어난 사건이 중요하기보다는, 그것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이 중요했다. 그 감정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보다, 그 감정을 어떻게 풀어내는 지가 중요했다. 그리고 그 감정을 함께 정직하게 털어놓고 같이 공감해주며 보듬어 줄, 관계가 중요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사람에 대한 증오, 나의 삶을 결정적으로 바꿔버린 일에 대한 후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한 막연한 원망. 이런 감정들은 누구나 느껴봤거나, 느끼고 있거나, 느낄 것이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하루의 삶을 어떻게든 살아내기 위해서 이렇게 버거운 감정들은 마음속에 한 구석에 치워놓고 살고 있을 수많은 보통의 사람들에게 윌리엄 폴 영의 <오두막>은 잔잔하게 다가와 획기적으로 삶을 바꾸어 놓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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