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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3년 12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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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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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PDF(DRM) | 12.51MB 파일/용량 안내 |
페이지 수 | 약 305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40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황경신이라는 작가의 책을 많이 읽어 보지는 못했지만, 몇 권의 책을 만나며 가지게 된 작가의 이미지는 감성적인 글을 참 잘 쓰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밝은 느낌이 아니라 뭔가 쓸쓸하기도 하고 외롭기도 한, 조금은 흐린, 옅게, 잔잔히 퍼지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나는 그런 느낌이 좋아서 작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번 <밤 열한 시>는 작가의 열일곱 번째 책이며, 나는 읽어 보지 못했지만 <생각이 나서>라는 책의 그 후 삼 년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한다. 가을부터 시작해 겨울, 봄, 여름의 이야기를 담았고, 일기처럼 날짜가 기록되어 있어 저자의 감정을 따라 갈 수 있다.
밤 열한 시... 제목부터 뭔가 차분하고, 조용한,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생각해 보니 내가 좋아하는 시간이 될 수 있겠구나... 주변이 조용해지기 시작하고, 그래서 책을 읽기도 좋은 시간. 근래에는 책장에 꽂힌 책을 한 권 한 권 살펴보다 싱숭생숭한 마음에 이 책을 읽을까 저 책을 읽을까 많이 생각했던 시간이다. 아 이 책도 읽고 싶도 저 책도 보고 싶은데 알지 못하는 책 속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시간.
저자는 밤 열한 시, 어떻게 해야 하나 종일 뒤척거리던 생각들을 차곡차곡 접어 서랍 속에 넣어도 괜찮은 시간이라 했지만, 난 밤 열한 시 다시 생각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조용하니까 더 많은 생각이 떠오르고,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무는 시간이다. 불현듯 떠오르는 좋았던 기억, 고개를 흔들고 자책하게 되는 기억, 왜 그랬었을까, 왜 그러지 못했을까 그래도 그땐 좋았던 일이 있었지, 그 사람들은 뭘 할까 그때의 장면들이 떠오르는 시간이다. 여러 가지 생각들로 가슴이 두근거린다. 좋은 의미의 두근거림과 나쁜 의미의 두근거림으로... 어두운 만큼 조용해서 좋고, 그 어둠만큼 외로움과 불안감이 동시에 드는 시간이 나에게는 밤 열한 시가 아닐까 싶다. 생각이 시작되는 시간이기는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모든 걸 멈출 수 있는 참 좋은 시간 밤 열한 시.
책을 읽다 보면 역시나 저자의 감성적인 글이 마음을 흔든다. 어떤 글은 시 같기도 하고, 단어의 선택에 있어서도 감성을 흔들 수 있는 단어 선택을 참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짜와 함께 제목들도 적혀 있는데, 조각들, 언젠가 언젠가, 먼발치, 얼룩지다, 견디다, 아무쪼록, 쓸쓸하게 무심하게, 애틋하다... 등과 같은 제목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저자의 책을 몇 권 만나면서 밝은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런데 난 이런 느낌이 좋다. 그래서 작가의 책이 나오면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읽고 싶어지는 것 같다. 어떤 작가의 책은 의도가 감성적이게 적으려고 하는 것이 너무나 명확해서 거부감이 일어나기도 한다. 황경신의 책은 감성적인 단어들도 많이 사용하고 전체적인 느낌 또한 그러한데 거부감이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감정에 빠져들고, 내 마음과 같은 글을 만나면 다시 되뇌이게 되고, 뭔가 쓸쓸한 그 기분에 빠지게 된다. 원고지 형식으로 적혀 있는 구성도 좋았다. 밤 열한 시에 어울리는, 읽기 좋은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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