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조건"
무언가에 끌리듯 이 책을 선택하긴 했지만,
책장을 펼치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왜 이 책을 선택했을까 의문이었습니다.
현재 어떤 조직의 리더도 아니고 리더가 될 생각도 없던 내가 이 책을 왜 읽어야 할까? 하는 의무 역시 있었죠.
2013년 초 sbs 스페셜로 방영되었다는 동명의 프로그램이 책으로 발간되었다는 사실 역시 책을 받고서야 알았습니다.
그리고 책 속에는 꿈 같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꿈 같은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책을 읽은 후에는 바로 sbs 스페셜 리더의 조건을 검색했답니다.
(이제 곧 영상도 찾아 볼 기세...^^)
아마도 이 책은 어떤 조직의 리더보다는 리더가 아닌 구성원들이 더 많이 읽을 책 같습니다.
책 속의 리더를 꿈꾸는 사람 역시 현재 리더인 사람보다는 그 반대 위치에 있는 사람일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직까지 제가 속한 조직의 리더에 대해 불신이 큰 모양입니다.
책 속에는 6명의 리더가 등장합니다.
직원의 가능성을 믿으면 회사도 성장한다고 믿는 SAS의 짐 굿나잇 회장,
구성원을 행복하게 만드는 리더 제니퍼소프트 이원영 대표,
소통하는 리더가 마음을 얻는다는 걸 몸소 보여주는 전 핀란드 대통령 타르야 할로넨,
특권을 리더가 버려야 할 한 가지라 믿는 스웨덴 국회의원 수잔네 에버스타인과 우루과이 대통령 호세 무히카,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한다는 페루 찬차마요 시 정흥원 시장이 그 6명입니다.
6명의 리더 중 두 명의 이름이 한국인이라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6명의 리더를 교차 편집해 보여주는 영상과는 달리 책은 각 리더들을 한 챕터 속에서 이야기합니다.
때문에 정적이고 뻔해서 지루할 수도 있었는데, 책을 펼치는 순간 전혀 그럴 틈이 없었습니다.
'자칭 리더'들이 특권을 누리면서 자신의 리더다움을 확인하는 동안,
'진정한 리더'는 특권을 버림으로써 사람들에게 신뢰와 권위를 얻는다~는 프롤로그로 공감을 얻어낸 리더의 조건은
비정규직이 없는 회사 SAS의 짐 굿나잇 회장을 먼저 만나게 해 줍니다.
"기업 자산의 95%는 직원이다."
"기업의 리더가 최고의 대우를 해주어야 하는 대상은 고객이 아니라 직원이다."
"리더가 자신을 믿지 않는다고 느끼는 순간 직원들은 스스로 성장을 멈춰 버린다. 그리고 그런 직원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큰일을 해낼 수 있을 것처럼 직원들을 대우하십시오. 그러면 그들은 실제로 큰일을 해낼 것입니다."
모두 SAS의 짐 굿나잇 회장이 한 말입니다.
제가 평소 회사에서 듣던 말과는 180도 달라서 의아하고 의심 먼저 하게 됩니다.
현실 속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이 회사는 국내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는 통계 프로그램 패키지로 유명한 소프트웨어 회사입니다.
1976년에 창립되었고 구글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다국적 기업' 1~2위를 다투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한 두 해 벌리는 쇼가 아님을 짐작하게 합니다.
또한 이런 회사에서 과연 일이 굴러갈까...하는 의심 역시 회사의 성장률로 풀립니다.
우리나라가 아니니까 이런 회사가 존재하지...하던 생각은 바로 다음 챕터에서 틀렸음을 깨닫습니다.
국내에도 작지만 이런 회사가 존재하네요.
"행복이 목표가 될 순 없어요. 행복은 달성의 대상이 아니라 누리는 겁니다."
"복지는 기업이 당연히 해야 될 일이고, 생산성은 그것과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구성원들이 얼마나 능력을 발휘해서 의미 있는 생산성을 이끌어내느냐의 문제겠죠. 떡 하나 주면 일을 더 열심히 하겠냐고 묻는 건 우습잖아요."
이런 이상한(?)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은 국내 IT 회사 제니퍼소프트의 대표 이원영입니다.
고전적인 리더가 존재하는 대기업에서 야근을 당연하게 하던 그가 2005년에 '노는 회사'를 만듭니다.
그리고 아직 역사는 짧지만 놀면서도 성장하는 회사를 만든 리더가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 선배 중에도 그런 비슷한 분이 있었네요.
좋은 리더를 만나길 꿈꾸는 게 아니라 자신이 직접 좋은 리더가 되려고 하라는 새로운 답을 보여주었습니다.
리더의 조건에서는 회사안에서 뿐 아니라 정치가 중에서도 그런 리더를 발견했습니다.
"정치는 정당끼리 치고 박고 싸우는 것, 정떨어지고 치떨리는 것, 정기적으로 치사한 짓 하는 것, 정상인은 없고 치기만 가득한 것, 정 줄만하면 뒤통수 치는 것, 정정당당은 치외법권 취급하는 것"이란 모 드라마의 대사가 공감되는 저로서는
정치가 중에서 그런 리더를 찾았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2013년 초에 방영된 sbs 스페셜은 사실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연 우리나라의 새 리더는 이 방송을 봤을까요?
마치 꼭 짚어 지목 하듯이 여성 대통령이 등장합니다.
지금은 임기를 마쳤지만 여전히 국민의 리더로 기억되는 전 핀란드 대통령 타르야 할로넨입니다.
국민 지지율 80%...
투표율도 아니고 출마 당시 지지율도 아니고 퇴임시 지지율입니다.
그것도 재임 당시 지지율~☆
이야말로 꿈의 숫자가 현실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타르야 할로넨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나의 목표는 국민의 행복이고, 따라서 내가 가진 단 하나의 기준은 국민입니다."
"훌륭한 리더가 해야 할 일은 잘사는 사람이 많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외당하는 사람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수는 단체를 만들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수 있지만, 소수에게는 그것조차 쉽지 않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소수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항상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리더를 만든 바탕에는 가난했지만 현명했던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때로 내가 인생이 너무 불공평하다고 불평을 하면, 어머니는 '인생은 원래 공평하지 않아. 그러니 네가 인생을 좀 더 공평하게 만드는 일에 기여하는 사람이 돼야 하지 않겠지?'라고 말씀하셨어요."
회사의 리더와 달리 국가의 리더는 국민에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훌륭한 리더가 나오게 된 건 그만큼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국민이 존재하기 때문이겠죠.
어느 것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정치에 관심이 많은 나라에서는 훌륭한 정치 리더들이 많습니다.
스웨덴도 그런 국가 중 하나인데, 스웨덴에서 국회의원은 특권은 없고 국민과 나라를 위해 봉사하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만 가능한 직업이라는 게 신기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국회의원 수잔네 에버스타인이 전혀 신기한 게 아니고
우리 나라 국회의원의 특권들에 대해 이야기 했을 때 무섭다고 이야기하는 스웨덴 국민들이 부럽지 않았으면 합니다.
핀란드, 스웨덴 같은 복지 국가가 아니어도 이런 리더가 있습니다.
물론 중남미에서 국민 GDP가 가장 높은 나라인 우루과이이지만 정말 정치 수준도 높을까... 싶었는데
우루과이 대통령 이야기를 읽고 나면 그런 생각을 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집니다.
전 재산이 폭스바겐 1대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은 호세 무히카...
그의 대답이 더 주목할만합니다.
"사람들은 나를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고 부르지만, 난 가난한 대통령이 아닙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가진 것이 많은데도 더 많이 가지길 원하는 사람들이에요. 왜냐하면 바라는 데는 끝이 없기 때문이죠.
"대다수의 우루과이 사람들도 이렇게 살아갑니다. 제가 대통령이긴 하지만 그게 대단히 특별한 건 아닙니다."
챕터 말미에 등장하는 우리나라 대통령의 특권을 보면서 씁쓸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겠죠.
물론 모든 정치 리더가 100% 지지를 받을 순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건 독재자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대파가 있어야 정치 리더도 성장을 하니까요.
우루과이 호세 무히카 대통령, 전 핀란드 대통령 타르야 할로넨 역시 반대 세력이 존재하고 존재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들의 훌륭했던 점 또 하나는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남지 않았다는 겁니다.
한국의 제 18대 국회의원 공약 완료율은 35.1%라고 합니다.
이렇게 우리의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갑니다.
하지만
"약속은 지키라고 하는 것이다."
"그 순간을 위해 함부로 약속했다가 나중에 지키지 못하는 건,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는 신념을 지닌 한국인 정치 리더가 있습니다.
아쉽게도 그는 한국이 아닌 남미 페루의 작은 도시 찬차마요 시의 시장입니다.
페루에서 사업가로는 꽤 성공했지만 그를 시장으로 이끈 건 그의 재산이 아니었습니다.
중학교 중퇴라니 학연도 아니었고, 타지였으니 지연도 아니었을 겁니다.
그를 그 자리로 이끈 건 그가 시장이 되기 전 해 왔던 행동이었습니다.
작은 도시였기에 가능했던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래서 조금은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예전에 드라마 "시티홀"을 볼 때 연주시의 김선아와 같은 시장은 드라마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존도 한다는 걸 확인시켜주었으니까요.
이 책은 꿈 속에 있을 법한 리더를 소개하고 있지만
주변에서 그런 리더를 발견해서 그 속에 구성원이 되라고 하기 보다는
그런 리더를 만드는 것 역시 구성원의 역할이고(정치의 경우)
스스로도 그런 리더가 될 수 있음(회사의 경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성원이었을 때는 "리더의 조건" 속 리더를 꿈꾸다가 실제로 그 위치에 가면 정반대의 리더가 되기 쉬운 게 현실~★
평생 리더(제가 보아 온 리더들의 모습은 전혀 부러운 대상이 아니었으니까요.)가 되고 싶지도, 될 일도 없다고 생각하는 제게 진짜 리더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한 책입니다.
책 자체는 빠른 속도로 읽히지만 책을 읽으면서 또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변화를 위한 열쇠는 우리 자신이 쥐고 있다.
그누구도 그 어디도 아닌, 바로 지금 여기 우리 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