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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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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

[ EPUB ]
에르난 디아스 저/강동혁 | 문학동네 | 2023년 03월 08일 | 원서 : TRUST 리뷰 총점9.1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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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03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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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58.68MB 파일/용량 안내
ISBN13 9788954691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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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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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1973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스웨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미국으로 가 뉴욕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7년 소설 『먼 곳에서』를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첫 작품으로 단숨에 미국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퓰리처상과 펜/포크너상 최종후보에 올랐고, 사로얀 국제상, 캐벌 어워드, 뉴 아메리칸 보이스 어워드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트러스트』(2022)는 작가의 두번째 소설로, 1920년대 ... 1973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스웨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미국으로 가 뉴욕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7년 소설 『먼 곳에서』를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첫 작품으로 단숨에 미국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퓰리처상과 펜/포크너상 최종후보에 올랐고, 사로얀 국제상, 캐벌 어워드, 뉴 아메리칸 보이스 어워드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트러스트』(2022)는 작가의 두번째 소설로, 1920년대 월 스트리트에서 전설적인 성공을 거둔 부부에 대해 네 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이 소설은 커커스상을 수상하고 부커상 후보에 올랐으며, <뉴욕 타임스> <타임> <워싱턴 포스트> 올해의 책 top 10에 이름을 올린 것을 포함해 서른 개가 넘는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기도 했으며, HBO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다.

에르난 디아스는 <파리 리뷰> <하퍼스> <애틀랜틱> <그란타> 등의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고, 구겐하임 펠로십, 와이팅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 34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바버라 킹솔버의 『내 이름은 데몬 코퍼헤드』, 에르난 디아스의 『먼 곳에서』, 『트러스트』, 커트 보니것의 『타이탄의 세이렌』,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그 후의 삶』,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 토바이어스 울프의 『올드 스쿨』, 『이 소년의 삶』, J. K.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 앤드루 숀 그리어의 『...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바버라 킹솔버의 『내 이름은 데몬 코퍼헤드』, 에르난 디아스의 『먼 곳에서』, 『트러스트』, 커트 보니것의 『타이탄의 세이렌』,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그 후의 삶』,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 토바이어스 울프의 『올드 스쿨』, 『이 소년의 삶』, J. K.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 앤드루 숀 그리어의 『레스』, 진 필립스의 『밤의 동물원』, 말런 제임스의 『일곱 건의 살인에 대한 간략한 역사』(전 2권)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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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311

출판사 리뷰

추천평

여기 퍼즐처럼 연결된 네 개의 이야기가 있다. 소설 속의 소설, 자서전, 회고록, 일기. 이 이야기들은 각기 다른 화자의 욕망에 따라 때로는 진실을 때로는 거짓을 담보한다. 나는 규칙에 따라 퍼즐을 맞추듯 소설을 읽었다. 절대 속지 않으리라 다짐했으나 각각의 이야기에 걸려 넘어졌으며 마지막에는 내가 읽은 모든 것을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트러스트』는 광란의 시대라 불리는 1920년대 미국의 금융시장과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다. 부와 성공이라는 신화, 돈과 사랑이라는 허상, 그리고 남편과 아내라는 역할. 작가 에르난 디아스는 우아한 춤을 추듯 그 사이를 빠져나가며 우리에게 무엇을 믿느냐고 되묻는다. 지독히 현실적이면서 놀라울 만큼 환상적인 소설이다.
- 정한아 (소설가)
라쇼몽식 서사는 이제 익숙한가? 이 소설을 읽으면 달리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작가는 다층 서술을 종횡으로 구사하여 먼저 외로웠던 한 인물의 초상을 보이고, 동시에 다른 각도에서 각종 ‘트러스트’들을 살핀다. 내러티브에 대한 믿음, 가족과 연인 사이의 신뢰, 고용주의 신임, 신탁 재산, 1929년 월 스트리트 대폭락을 불러온 제도, 금융이라는 추상적인 구조에 대한 신용까지. 진실은 우리의 믿음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일까, 밖에 놓인 것일까. 믿음 그 자체가 현실이라면, 믿음을 조정하고 구부리는 일에 나서야 하는가, 혹은 막아야 하는가. 깊고 지적인 질문을 매끄러운 이야기에 담아낸 솜씨에 찬사를 보낸다.
- 장강명 (소설가)
에르난 디아스는 내러티브의 천재다. 폭넓은 이야기를 하는 동시에 문장들은 힘있고 유연하다. 『트러스트』는 절묘하고 여유롭게 독자적인 세계와 캐릭터를 구축했다. 정말이지 반짝이고 심오하고 감동적인 소설이다.
- 로런 그로프 (소설가)
에르난 디아스는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전능하면서도 비실재적 물질로서 돈이 얼마나 이상한 존재인지 깊이 이해하고 있다. 그의 소설 『트러스트』는 경이와 지식과 미스터리로 반짝인다. 플롯은 아르 데코 기하학처럼 날카롭고 초현실적인 반면 그 구조 안에는 지독하게도 현실적인 인물들이 존재한다. 아주 고전적이면서 아주 독창적이며, 발자크와 보르헤스가 모두 자랑스러워할 만한 소설.
- 레이철 쿠시너 (소설가)
과거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지지만 오늘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를 이야기한다. 돈, 권력, 계급, 부부 사이의 그리고 부모 자식 간 관계, 인간사에서 신뢰와 배신이 맡고 있는 역할. 선택한 주제에 대한 작가의 전개는 매우 통찰력 있다. 영리하게 구성되고 놀라움이 풍부한 이 훌륭한 소설은 아름답게 구성된 모든 페이지에 진지한 아이디어와 진지한 즐거움이 가득하다.
- 시그리드 누네즈 (소설가)
멋진 퍼즐 같은 이 소설은 계속해서 시점을 바꿔가며 20세기 초 어느 가문이 소유했던 대단한 부의 시작에 대해 다른 이야기들을 펼쳐나간다. 훌륭하고 인상적인 재능으로 써내려간 소설로 페이지마다 긴장감이 넘쳐나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에르난 디아스는 다시 한번 미국의 신화를 해체하고 우리가 스스로에게 하는 거짓말에 대해 곱씹게 해주었다.
- 조앤 실버 (소설가)
희귀한 보석 같은 책. 아름다운 문장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놀랍다. 세상이 소란한 가운데 나는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디아스의 탁월함에 빠져든 채 며칠을 통째로 보냈다.
- 재클린 우드슨 (소설가)
레이어가 겹겹이 쌓인 절묘한 소설. 이야기 속에서 이야기가, 그 속에서 또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아하게 쓰인, 탁월한 작품.
- 록산 게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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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트러스트 / 에르난 디아스 장편소설
평점10점 | g*****0 | 2023-05-30 | 신고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지만 강열하게 압도된다. 첫 번째 작품인 『먼 곳에서』 소설은 퓰리처상과 펜 / 포그너 상 최종후보 작품이다. 이외에도 다수의 상을 수상한 작가의 두 번째 소설이다. 이 소설은 커커스상을 수상하였으며 부커상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뉴욕타임스>, <타임>,<위싱턴 포스트>올해의 책 top10에 오른 소설이며 다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도서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도서이며 시리즈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수많은 찬사가 함께한 작가의 소설에는 이유가 분명하다. 그 이유는 네 가지로 구성된 이야기를 통해서 충분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굵은 선의 스토리와 네 가지의 서로 다른 이야기에서도 몇 번을 놀라워했는지 모른다. 진실을 알고 싶다는 강열한 호기심과 의구심은 점점 증폭되어가면서 이 소설의 이야기에만 푹 빠져들게 된다. 추리하면서 유추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더불어 작가의 깊은 시선의 끝을 여러 인물들과 대화들을 통해서도 전달된다. 특히 부부가 서로 나누는 대화들과 대필 작가의 아버지와 딸이 나누는 대화가 그러하다. 대화에서 전달되는 사회적 문제와 국제적 이슈, 무정부주의에 대한 한결같은 의지와 현실적 상황의 문제들이 자본의 힘과 마찰하면서 대필작가인 딸이 갈등하고 고뇌하면서 인정하는 수많은 대립적인 상황들과 장면들이 인상적으로 전달된다.

 

1부는 소설가의 소설로 이야기된다. 2부는 소설 속의 실존 인물인 앤드루 베벨의 미완성 자서전이며, 3부는 미완성 자서전의 대필 작가의 회고록이다. 4부는 앤드루 베벨의 아내인 밀드레드 베벨의 일기이다. 1부의 소설을 읽고 인물들의 전체적인 구도와 성향들이 파악되면서 이야기를 정리하게 된다. 그리고 2부의 자서전은 매우 이질적으로 전달된다. 자서전이 드러내는 의도와 방향성이 고발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3부의 대필작가 회고록에서는 더욱 박진감이 느껴진다.

 

자서전이 대필되는 과정에 편집되고 버려지는 문장들과 의도적으로 구성되는 문장들이 어떠한 목적성을 띠고 있었는지도 전달된다. 자본의 힘이 가진 위력이 어떠한지도 대필작가로 고용되는 순간부터 관찰되었다는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그녀는 더욱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게 한다. 감시당한다는 것과 고용되면서 비밀 보장에 합의하면서 일어나는 수많은 상황들에 그녀는 자본의 힘에 끊임없이 밀려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녀의 내면에 미안함이 존재하는 이유들에는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존재한다. 아버지와 나눈 무정부주의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와 글쓰기를 좋아하였던 부녀가 나눈 식사시간의 대화들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된다.

 

누군가 대필작가를 위협하면서 협박당하는 상황에 그는 누구인지 무수히 추리하게 한다. 수많은 가정들을 세워놓고 대필작가가 어떻게 위기를 이겨낼지도 무척 궁금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진실이 너무나도 궁금했다. 소설이 가지고 있는 허구성을 알지만 소설에 있는 진실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더욱 호모한 진실 찾기 게임은 책장을 멈추지 않게 하는 소설이다.

 

이민자에 대한 작가의 문체에서 『방랑자들』 소설이 떠오르게 한다. 이곳에서도 저곳에서도 부유하는 이민자들의 삶과 철학들이 대필작가의 아버지의 삶에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더불어 미국정부가 무정부주의자들을 지워간 사실까지도 소설을 통해서 이야기한다. 『제르미날』의 노동자들이 무정부주의를 외치는 장면과 『나는 박열이다』의 무정부주의에 대한 내용도 떠오르게 한다. 문학들을 통해서 무정부주의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이 소설에 부녀가 나누는 대화들과 아버지의 물건들 속에 있었던 포스터의 문구들을 통해서, 앤드루 베벨이 대필작가와 아버지의 무정부주의에 대한 정치적 대화를 처음으로 나누는 장면도 떠오르게 한다.

 

자본시장의 흐름에 존재하는 주식시장이 배경으로 흐른다. 자본은 자본을 낳고 부의 증대와 국가적 위기 상황 속에서도 부가 증대한 앤드루 베벨의 변론의 의도가 한결같이 강조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가 부를 증대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소설에 등장하는 그의 모습은 사실이었을까? 대필작가가 자택에서 목격하는 수많은 통계학자와 수학자들은 어떤 의미였는지 유추하게 된다. 그리고 베벨의 아내 일기를 통해서 드러나는 진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게 한다. 남편인 앤드루 베벨이 보였던 모습들의 진실은 말끔하게 드러나게 된다. 그림자처럼 자신의 뒤편에 놓여야 했던 그의 아내의 존재가치를 납득시켜준다. 미완성 자서전이 집필되어야 하는 이유는 선명해진다. 자서전은 그렇게 조각되는 조각상이 된다. 진실은 미묘하게 덮어버리는 작업이 된다.

 

읽는 동안 작가에 대한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던 소설이다. 굵직한 이야기와 인물들이 존재하면서 곁가지로 존재하는 인물들까지도 흥미롭게 관심의 대상이 되게 한다. 자본의 힘이 가하는 휘어지는 진실들에 처참하게 사라지는 소설가를 보여준다. 대필작가가 면접 과정에서 왜 일하고 싶은지 답변하는 장면의 대화 내용도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된다. 앤드루 베벨이 대필작가에게 일방적으로 집을 구하고 입주하도록 명령하는 장면에 그녀가 명석하게 이 상황들을 파악하지만 순응하는 모순적인 자신의 상황들도 잘 전달해 주는 장면이 된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향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지만 직장과 일을 향한 그녀의 현실적인 욕망도 잘 드러내는 소설이다. 굳은살이 생긴 아버지의 손가락의 의미, 쌓여가는 빚, 집세, 생활비 부족은 그녀가 어린 나이에 사회적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된다. 부모의 자본이 자식의 자본이 되는 밑거름이 된다. 다른 한쪽에서는 아버지와 저녁식사시간에 나눈 수많은 대화가 그녀의 집필작가 활동과 구직활동에 자본의 힘이 되어준다. 한쪽은 부모의 돈이었고, 다른 한쪽은 창작활동의 밑거름이 된 대화였음을 보여준다. 자본을 바라보는 시대의 시선적 변화에 대해서도 미완성 자서전을 통해서 전달된다. 자서전을 통해서 변론하고 싶었던 사업가의 이야기는 왜 집필되어야 하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이야기의 문체들은 색깔이 분명히 다르게 전달된다. 집필한 자들의 목소리와 색채는 분명하면서도 또렷한 주제가 다양한 장면들을 통해서 전해진다. 작가의 다음 작품까지도 기대하게 하는 소설이다.

 

부부란 무엇일까? 결혼은 무엇일까? 진중하게 질문하게 하는 소설이다. 앤드루 베벨 부부의 모습과 일기에 드러나는 남편의 모습과 자서전을 집필하면서 드러내는 아내를 향한 남편의 의도가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게 한다. 이들 부부가 보이는 침묵의 가치는 어떠한 모양새를 가졌는지 살펴보게 된다. 아내의 죽음이 찾아오면서 드러난 실상의 진실들이 저택의 직원들과 주변의 혹평이 대변을 해준다. 암으로 투병한 과정의 일기는 간결하면서도 묵직하게 전해진다. 그녀가 통증으로 흘리는 눈물이 아닌 눈물의 의미도 깊게 호흡하게 한다. 땅이 발산하는 달콤함과 축축함을 그려보게 한다. 새소리가 내는 음폭의 한계도 떠올려보게 된다. 누구나 가야 할 길이 죽음의 문턱일 것이다. 철학자 김진영의 『아침의 피아노』 책내용이 떠오르게 한다. 이 소설은 많은 작품들을 떠오르게 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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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트러스트] 퍼즐처럼 연결된 4개의 이야기
평점9점 | k****9 | 2023-04-15 | 신고
<트러스트>

에르난디아스 지음
강동혁 옮김
문학동네 출판


트러스트 소설은 1920년대 월 스트리트에서 막대한 부를 쌓은 앤드루와 밀드레드 베벨 부부에 대해 네 가지 서로 다른 형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베벨 부부를 모델로 가상의 ‘해럴드 배너’ 작가가 쓴 소설 속 소설 <채권>, 그 실제 모델이 소설의 내용을 반박하기 위해 쓴 ‘앤드루 베벨’ 자서전 <나의 인생>, 그 자서전을 대필한 ’아이다 파르텐자‘ 작가의 회고록 <회고록을 기억하며>, 그리고 마지막으로 앞의 세 글에서 계속 타인의 관점으로만 서술될 뿐 한 번도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 아내 ’밀드레드 베벨‘의 일기 <선물>의 내용이다. 새로운 글이 펼쳐질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이야기와 점차 밝혀지는 진실이 흥미롭다.




쏟아지는 텍스트에 각오를 하고 읽어야 했다. 책을 읽는 내내 글 속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빡빡하게 대화 하나 없이 이어지는 부분도 많다.
이 책은 제목처럼 누구를 신뢰할 것인지 질문하는 듯했다.
서로 다른 사람이 글을 쓰며 무엇이 실제인가? 생각을 찾아간다. 나는 그런 퍼즐 찾기도 좋지만 장강명 작가님이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과 미묘한 좌절들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해주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읽는데 초점을 두었다.

2부부터 재밌기 시작했다. 1부와 다른데 비슷해서 봤더니 이름이 달라서 한참을 봤었다;; 1부 밴저민 래스크 = 앤드루 베벨, 헬렌 = 밀드레드 베벨 을 알고 읽으면 조금 덜 헤멜 것 같다.

독특했다. 어디선가 본듯한 형식이면서도 아니고.
소설, 자서전, 회고록, 일기로 밀드레드 베벨이라는 인물이 도대체 어떤 게 맞는지 점점 더 헷갈렸다. 작가가 의도한 것이 그럴지도. 각 다른 인물의 감정들을 더 이해하고 싶었는데 꼬아 놓은 설정이 궁금해서 사실 감정은 놓치고 나도 모르게 퍼즐 풀듯 어디서 꼬인지 풀려고 했다. (풀리지도 않을 내용이지만^^;)

글이 많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한 번쯤은 읽어볼만한 책. 하지만 나는 글을 읽는데 지쳐버려 시간이 오래 지난 후에나 펼쳐볼 듯하다.




1부는 소설 속 현실의 억만장자 앤드루 베벨의 냉혈한 면모를 폭로 한다. 벤저민 래스크(앤드루 베벨)는 단지 늘 묵묵히 일하는 것 뿐이었고 배운데로 투자를 하고 운이 좋아 수익을 창출했는데 사람들은 그가 장난질로 부를 축적했다고 믿었을까.
그렇게 똑똑했던 헬렌(밀드레드 베벨)은 벤저민의 눈에는 다른 사람과 있을 때 정신이 멀쩡해 보일 때가 있었는데 착각이었을까.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2부는 앤드루 베벨의 자서전이다. 뛰어난 사업가 집안의 피와 재산을 물려받아 가문의 재산을 엄청나게 부를 증식시킨 천재 투자자 앤드루 베벨과 아내 밀드레드 베벨은 음악과 소설 읽기, 꽂꽂이 등을 좋아하는 가정적이고 몸이 약하며 순종적인 여성으로 묘사되어있다.

3부 앤드루 베벨의 미완성 자서전을 대필한 작가인 아이다 파르텐자의 회고록이다. 앤드루 베벨이 아이다 파르텐자의 개인적 경험을 훔쳐다가 밀드레드 베벨이라는 인물을 만들어내는 데 사용했다는 반전이!!

4부 사실 밀드레드 베벨은 앤드루 베벨을 이면에서 움직이던 투자의 천재이자 대단히 안목이 높은 현대음악의 후원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녀의 지성은 취미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영향력과 힘을 발휘했다. 어떤 밀드레드가 맞는지…




**채권 | 해럴그 배너

벤저민은 돈의 뒤틀림에 매료됐다-돈을 뒤틀면, 돈이 자기꼬리를 억지로 먹도록 만들 수 있었다. 투기의 고립되고도 자족적인 성질은 그의 성격과 잘 맞았고, 경이감의 원천이자 그 자체로 목표였다. P23

마치 시장이 곤두박질칠 것글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바로 그 주식이 밑바닥으로 주저앉기를 기다렸다가 헐값에 다시 사들였다. 그리고 이제는 아무 가치가 없어진 주식을 중개사에 반환했다. 그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이득을 냈다. P90

**나의 인생 | 앤드루 베벨

셜록 홈스가 아니라도 이런 문장이 나를 겨낭한 것임을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라면 누구나 확인해주겠지만, 단 한 사람이나 집단이 시장을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가를 피워대는 음모 집단이 응접실에서 월 스트리트를 꼭두각시처럼 조종한다는 상상은 우스꽝스럽다. P214

우리의 행동은 하나하나 경제의 법칙에 지배된다. 아침에 처음 눈을 뜨는 것은 이익과 휴식을 교환하는 것다. 밤에 잠자리에 드는 건 이윤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시간을 포기하고 힘을 회복하는 것이다. P217

**회고록을 기억하며 | 아이다 파르텐자

나는 더이상 돈의 물리적 형태에 대해 좋게도, 나쁘게도 생각하지 않는다-돈은 그저 상업적 거래를 하는 만질 수 있는 매체라고 본다. P298

“밀드레드는 날 구원했어. 다르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인간성과 온기로 나릉 구원했지. 가정을 만들어줌으로써 나를 구원했네. 이제는 아마 보이지 않겠지만. 이곳은.“ P316


**선물 | 밀드레드 베벨

운명적 음악. 내가 매일 듣는 종소리와도 같다. D F# E A 라는 식물은 귀에 들리기도 전에 A E F# D 의 싹을 틔우고 자란다. P426

우리는 서로를 보완했다. 그는 내 도움을 받지 않고는 자기 주위에 생겨나는 신화를 유지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나는 그를 통하지 않고서는 그토록 높은 곳에서 투자를 할 수 없었다. 한동안 우리는 둘 다 이런 동맹을 즐겼다. P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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