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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3년 05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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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224쪽 | 346g | 125*205*20mm |
ISBN13 | 9788934978831 |
ISBN10 | 893497883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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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뉴욕타임즈 21세기 최고의 책 100대 도서 『파친코』, 『채식주의자』 선정
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1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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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24] 『완전 (망)한 여행』 허휘수, 서솔 작가 북토크
2024년 10월 02일 ~ 2024년 10월 24일
2024년 08월 02일 ~ 2024년 11월 30일
10월의 굿즈 : POINT OF VIEW 북커버/스탬프/유리 티포트/페이퍼 아크릴 문진/북 백/저널 노트
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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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이라는 가수가 노래 뿐 아니라 다양한 재주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익히 들어왔던 것 같다.
가끔 예능에서 보여지는 어수룩한 모습에서는 소탈함이,
여성학자인 어머니의 똘똘한 아들로 출연했을 때는 따뜻함이,
음악이야기를 할 때는 스마트함이 묻어났던 그가 동화책을 펴냈다고 했을 때는 정말 의외였다.
그렇게 몇 권의 동화책을 낸 후 이번엔 산문집을 냈다고 해서 궁금한 마음이 컸다.
도착한 책은 하드커버에 깔끔한 화이트 표지.
뭐라도 뭍을까 조심스레 열어봤는데 페이지가 휑하다.
뭐지? 산문집이라 그러지 않았나?
오랜만에 들어본다. 에스프리.
좋게 보면 자유분방한 글이고, 나쁘게 보면 종이낭비.
어느쪽인지는 다 읽어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한페이지 정도의 짧은 글들이지만 카테고리가 확실하다.
책 제목이 "단어들"이다보니 글 제목도 단어라 깔끔 그 자체.
중간중간 본인이 그렸을 것 같은 간단한 그림도 들어 있는데
약간 얇은 소재의 종이로 바로 뒷장에 글이 이어진다.
글을 쓰려고 새로 노트북도 샀다는데.. ㅎㅎ
노트북 없이도 쓸 수 있을 것 같은 짧은 글들이지만 고민한 흔적은 꽤 여기저기에서 보인다.
지하철에서 히죽히죽 웃기도 하고 인상도 써가며 읽다보니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
읽지도 않으면서 그녀는 더 많은 책을 주문했다. 사방의 책장에 책을 꽂아넣고 그 제목들만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새 이야기를 위해서 책들의 배열을 바꿨고 모호한 부분이 생기면 새 책을 주문했다. 그녀는 서재를 읽고 있었다. 그 방의 이야기를.
- 서재
이런 신박한 방법이 있구나. 난장판이긴 하지만 책을 그래도 분야별(?)로 꽂아보려고 애쓰고 있지만 참 어려운 일이 많은 책을 한정된 책장에 욱여넣는 일이다.
읽지도 않으면서에 찔리고, 사방의 책장에 책을 꽂아넣는 것 까지는 나와 비슷하지만, 그 제목들만으로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매우 새로웠다. 나도 그렇게 해볼까?
아니야 책은 읽어야지. 책등의 제목으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사는 건 아니지.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고민은 다 비슷비슷하구나.
우리 몸에선 매일 세포가 죽고 그만큼 새로운 세포가 생겨. 1년쯤 지나면 몸 전체에 1년 전 세포는 거의 남지 않지. 그래서 그런 거야. 몇 년 전 네가 저지른 일들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건. 그땐 다른 사람이었다고.
- 세포
예전에 내가 쓴 글이, 내가 한 말이, 내가 찍은 사진이 끔찍할 때가 있다.
이게 내가 한 짓이라고? 부정하고 싶을 때 기억하면 좋은 글이다.
그래. 그땐 다른 사람이었다고 치자.
내게 도저히 불가능한 멀티태스킹 중 하나는 '음악들으며 무엇하기'다. 학창 시절 음악 들으며 공부하기가 어려웠듯, 요즘도 음악 들으며 책 읽기가 힘들다. 줄곧 같은 문장에 머물며 한 페이지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한잔할 때도 되도록 음악이 없는 곳을 택한다. 뮤지션에게 음악은 언제고 뒤에 깔아놓는 '백그라운드 뮤직'이 될 수 없다. 음악이 들리는 순간, 그것은 본론이고 주제고 모든 신경을 앗아가는 블랙홀이다. 좋든 싫든 화성 진행을 파악하고 악기 연주를 품평하고 사운드 믹싱을 분석하며 속절없이 끌려다닌다. 중요한 대화를 하려는데 앞에 '차원의 문'이 열린다. 죄송하지만 우리, 음악 없는 곳으로 옮길까요?
- 멀티태스킹
멀티태스킹에 대해서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규정되어질 것이다.
나같은 경우는 클래식이나 팝을 들으며 책읽는건 가능한데, 가요 들으며 책 읽는건 방해가 많이 된다.
(영어를 못 알아듣는다는 것이 이럴 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듣는 사람이 뮤지션이라면? 작곡과 작사, 편곡까지 하는 사람이라면?
그래서 그는 음악을 백그라운드 뮤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단다. 이게 직업병의 일종이라고 해야할지.
대부분 이런 정도의 짧은 글들로 "이적의 단어"가 정의된다.
많은 부분에 있어 공감을, 어떤 부분에서는 폭소하며 읽은 글들은 책을 덮고 나면 별로 기억에 남지 않지만 이적이라는 사람을 조금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가 정의한 성공의 의미가 마음을 때렸기에 마지막으로 옮겨본다.
싫은 사람과는 같이 일하지 않아도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는 상태
- 성공
이적이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를 살짝 보여줬던 책,
<이적의 단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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